표준어로는 오뎅이 아니라 어묵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래도 평소에 사용하는 오뎅이라는 말이 더 친근감이 드네요.
오뎅도 비싼 것이 아니라 학교앞 분식집에서 팔던 튀김용으로 쓰는 싼 오뎅입니다.
잘 익은 묵은 김치에 물 붓고 오뎅 넣고 파, 마늘만 넣고 끓이는 아주 단순한 음식입니다.
약간의 미원도 좀 필요해요. 우리 엄마들의 필수품이지요.
국 보다는 약간 되고 찌개 보다는 묽어서 편하게 먹기 좋은 음식입니다.
집에 마땅히 해 먹을게 없거나 입맛이 없다고 하면 엄마는 항상 오뎅김치찌개를 해 주셨어요.
다른 반찬 필요없이 찌개 하나만 있으면 밥 한그릇을 뚝딱 해결했던 저였습니다.
엄마는 부족한 음식이라고 항상 미안해 하셨지만 정말 맛있었습니다.
찌개를 먹을때 엄마는 제 맞은 편에 앉아서 먹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셨어요.
아마 찌개의 맛도 맛이지만 엄마가 계셔서 더 맛있던 것 같아요.
엄마는 참 손맛이 좋으셨어요. 보면 그렇게 좋은 재료가 아닌 것 같은데 엄마가 해 주신 음식은 항상 맛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계시지 않은 지금 아무리 맛있는 김치로 아무리 비싼 오뎅으로 끓여도 예전에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 안 나네요.
이제는 더 이상 그 맛을 느낄 수 없겠지요. 다음 세상에서 엄마를 만나면 먹을 수 있을까요?
메일을 정리하면서 선생님의 이벤트 메일을 보니 문득 그 오뎅김치찌개가 생각났습니다.
물렁한 김치와 쫄깃한 오뎅... 칼칼한 오뎅김치찌개의 그 맛이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