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8)
2008-01-21 17:40:21
176차 예봉산 - 시산제 --- 박은수
1. 일시 : 2008. 1. 20(일)
2. 곳 : 예봉산
3. 참가 : 재봉(대장), 병욱, 펭귄, 상국, 재일, 경남, 규홍, 덕영, 모철, 세우, 인섭, 광용, 은수
정호, 광호, 경호, 상호, 섬훈, 해정, 진운, 진홍, 길래, 황총, 부종, 택술, 병효,
32회 차후배님, 허고문님(총 28명)
- 대박의 주인공, 오늘의 산행대장 재봉이. 시종일관 좋아서 입을 다물줄 모르고...
“ 大和合의 亂場-30산우회 ‘08년 시산제 ”
완전 대박이다
시산제 전부터도 댓글 44개를 기록하며 완전 대박을 예고하더니
시산제 예상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4대총무인 황선달은 ‘30산우회 비상동원령 1호’를 발동시켜 “회원들 공히 1인당 3명씩 연락해라/
3명 데려오는 사람은 회비 면제~!!!“ 를 내걸며 집합장소를 제공한 재봉의 두터운 인덕을 믿었고
솔고는 自作詩를 올려 ‘시산제 하는 날/시린 손/시린 가슴/산에서 다 녹이고 싶다’ 하였다.
나도 덩달아 선약된 산악회 ‘눈산행‘을 취소하고 시산제에 동참하기로 결정~~
어제까지만 해도 살 에이듯 하던 강추위가 30산우회원들의 열기에 그만 꼬리를 내린다.
새벽부터 모처럼 영상의 온후한 날씨.
제일 멀리서 오는 재일이의 차가 8시 40분 도착을 필두로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다.
졸업 후 처음 만나는 친구도 둘이나 있다.
규홍이, 해정이, 나..이렇게 셋은 졸업 후 처음 보는 사이다.
동기회보다 많은 인원이 모이는 시산제라고 경남이가 투덜거린다.
인심 좋고 후덕한 재봉이가 회원들을 위하여 “굿타임 황토쿠션‘을 하나씩 준다.
‘악성 재고 처분’이라 명분은 내걸지만 친구를 배려하는 풋풋한 정이 흠뻑 배어있다.
드디어 “예봉산” 산행 출발, 09시 15분
들머리까지 도로를 따라 팔당역을 거쳐 일개 소대가 줄지어 간다.
처음 있는 일이다. 군대 행군같은 모양새에 마음도 덩달아 20대 초반이다....
여기저기서 즐거운 대화들~~
-권력의 무상함을 절절하게 느끼면서 떡을 메고 고행(?)중인 서총
30산우회 고문이신 허샘께서 작년에 이어 ‘고사용 떡’을 준비하셨다.
서총이 큰 배낭을 가져온 죄(?)로 무겁게 짊어지고 간다.
옆에서 재일이와 진운이가 서로 교대하자고 난리다.
특히 진운이는 끝까지 서총을 꼬드겨서 기어이 떡상자를 탈취(?)한다.
‘떡 얻어먹기 위한 전략’이라지만 정말 진한 우정이다... 배려가 깊은 진운이다.
- 여기 쉬는 사람들이 전부 우리편이다. 진짜로 많다, 많어...
선두는 이 지역이 나와바리인 재봉이다.
그 뒤를 솔욱이가 자리 잡는다. 덕영이 다음으로 AP의 선두주자인 솔욱이의 산행실력은 이제 중견급이다. 힘차게 산행하며 입도 활기에 넘친다. 항상 주변이 재미있다.
사전준비(몇일간 禁酒..?)를 열심히 한 펭귄도 오늘은 힘이 넘친다...계속 선두를 유지한다.
컨디션 등락이 심하긴 하지만 준비만 열심히 하면 다른 사람이 따르기 힘든 산행능력을 과시한다.
덕영이는 펭귄의 수제자이면서도 그만의 여유가 넘친다. 최근 해외출장 등 바쁜 일정을 잘 소화하면서도 산행에서 여유를 지킨다. 그만의 노하우가 있는 모양이다.
서총은 묵묵히 산행한다. 아직 3총시절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듯 많은 것을 챙기려한다.
그러다가 펭귄에게 한방 맞은 모양이다. “니가 총무가, 와 니가 챙기노~~?” 충격이 큰 모양인지
요즘 산강과 입싸움으로 모든 걸 대신한다. 뒷풀이때 ‘시원섭섭하제?’하고 누가 물었더니 ‘안 시원하다’하는 말투가 그렇다.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중독이 아직 안풀려 총무금단증세가 있나보다.
광용이도 마찬가진 모양이다. 말로는 시원섭섭하다면서도 시원치는 않고 섭섭하기만 한지...
서총과 서로 마음으로 달래고 있다. 홍어*에서부터 문어*** 등 상당히 가학적이고 자학적으로~~
그래서인지 인섭이와 허샘고문과 후미팀을 구성하며 챙긴다.
후미팀엔 호루라기와 시산제전담요원인 섬훈이 등이 가세한다.
산행시작 30분만에 중간 휴식지에서 숨을 고른다.
5연속 산행기록을 세우겠다며 호기를 올리는 규홍이, 아마 덕영이도 초기에 그랬었지?
열성과 의지를 가진 회원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30산우회가 자리를 잡아간다는 게다.
지난번 삼각산행에서 뜻하지않는 코점막손상으로 피를 봤던 인섭이가 함께 한다.. 2주간 거의(?) 금주했다는데 거의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가 안 간다.
‘호’자 돌림인 정호, 경호, 광호, 상호도 산행에 열심이다.
광호는 정상에서 젖은 속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고는 ‘포송포송한 이 기분이야’ 하며 앞으로는 꼭 정상에서 옷을 갈아입겠다고 한다.
모처럼 산행에 참가한 경호는 묵묵히 사진기를 들여댄다. 순간포착을 하려나...은근히 걱정 된다.
모철이는 골퍼차림에 신사처럼 산행한다. 추위도 별로 안타고~ 산행체질인 것 같은데~~
조그만 썬그라스를 착용한 해정이도 신사처럼 산행한다. 긴 다리를 이용하여 성큼 성큼 잘도 올라간다.
-워낙 대군이라 정상에서 단체사진을 못 찍고 대충 먼저 온 팀을 찍었다.
정상도착 10시 25분(선두 기준)
1시간 10분정도 산행이지만 계속되는 깔딱고개라서 인지 모두들 땀범벅이다.
면내의차림으로 산행했다가 벗어던진 산우들도 제법 있다... 기능성 등산복이 필요한 대목이다..
작년에 시산제 자리를 찾으니 벌써 선객들이 있다. 이제 버너불 피우는 것 보니 자리잡기가 그렇다.
황총이 급히 아랫자리를 찾는다. 작년 시산제 후 하산길목에 있는 자리를 병효대사도 기억한다.
동안거에 들어가서 운기조식하는 대사님을 불러내는 산우회의 위력도 대단하다~~
황선달이 자리를 옮기자 한다. 퇴촌청년회에서 산제용 제단을 만들어놓은 곳이라 시산제 지내기 제격~
떡함을 올리고 문어도 올리고 곶감, 과일..심지어는 연양갱도 올린다.. 향도 있고 고사목도 꽂는다.
그리고 시산제 卷頭辭 “ 天上集雲” 시산제전담요원인 섬훈이가 작년 이후 잘 보관해온 것이다.
작년에 이어 시산제 집사는 길래 몫...
-4공을 책임진 황회장의 초헌
-1공 박대장은 혼자 먼저 절하고, 2공 3공은 한꺼번에...
30산우회 시산제는 엄숙하고 차분한 忌祭祀같은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亂場”이다. 正劇이 조용하고 엄숙하다면 굿판과 탈춤판이 시끌뻑적한 것과 같다.
우리 시산제는 그야말로 탈춤같이 너도 나도 참여하는 亂場이다.
그래도 형식은 지켜 ‘산악인의 선서’ ‘초헌’에 이어 祭主인 황선달이 축문을 읽고 역대 총무들이 ‘아헌’ 고문인 허샘이 ‘종헌’을 한다. 허샘이 종헌을 하는데 갑자기 재봉선사가 자기도 해야 한다며 나란히
절하는데 그 모양새가 곡 부부같아~~ 다들 웃는다..
-인간퇴주잔 1호, 재봉이. 2호 권박이 다음 잔을 기다린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인간 퇴주잔”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祭에 올린 祭酒를 퇴주하는데 회원들이 줄지어 퇴주잔을 처리한다. 많은 복을 나눠가지자는~~ GG
삶은 돼지머리 대신 황금돼지저금통을 올리고 돈도 꽂아본다. 기똥찬 아이디언데 누구 아이디언지~~
마지막으로 헌작을 산우회 주치의인 권박이 祭酒를 올리며 합동으로 절 올린다.
- 쫄들은 한꺼번에...
그리고 떡을 나눠먹고 문어도 나눠먹고 (서총이 문어대가리는 꼭 산강이 먹어야 된다 해서 잘 전해줬음) 일 년 동안의 화기애애한 산행을 약속하며 안전산행을 기원했다.
세우가 갑자기 온 중요전화에 매달린 틈에 제상의 음식들이 동이 나서 잘 먹지 못한 것 같은데 좀 먹었나?
30산우회의 산행은 동기간의 산행이라 자칫 무질서하기 쉬운 산행규율을 서로간의 배려와 대화합의 마음으로 극복하고 자유로우면서도 많은 것을 지키는 참 좋은(ㅎㅎ 누구 말처럼 참 나쁜....이 아닌) 모임이라고 자부한다. 이번 시산제를 통해서도 증명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30산우회는 亂場판이지만 자유의지의 모임임을 자부한다.
작년에 이어 덕소의 ‘村夜‘에서의 뒷풀이는 한 식당을 몽땅 전세 낸 우리만의 화기애애한 亂場였습니다.
산행에 다 못한 이야기와 두터운 정을 나누는 분위기~~
말로 표현 어려움을 사진으로 달래기 바랍니다.
- 휴일인 촌야, 재봉이 전화를 해서 가게를 열고 우리가 독으로 다 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