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6)
2016-02-01 10: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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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차 정기산행기 및 구르메 일기.
1.일시:2016.1.31 (일)
2.장소: 예봉산
3.참가:재봉 (대장)세우.민영.진수.길래.거훈.상국.뽈.가오리.일기.경환.문수.은수.규홍.섬훈.재일 (뒷풀이 ~ 효용.해균.도다리.경호)
나 혼자 생각이다. 올해는 30산우회 산행참석율 55프로로 잡았다. 마음먹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진수와 함께 광어9900앞에서 문수의 까만 볼보를 타고 재봉사무실을 향해 달린다.시간이 남아 팔당댐쪽으로 옛날 국도를 드라이브 시켜주는 문수.
경치좋은 곳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 마침 박주가리 열매가 많이 달려있어서 한개 따 씨앗을 날려본다. 이 순간 동심으로 돌아간다.
10시 정각. 재봉사무실에 14명이 모이고 서로 악수하며 시끄럽게 덕담을 나눈다. 민영이의 지시대로 시루떡을 나누어 배낭에 담는다. 나에게 주는 것을 바로앞 배낭이 홀쪽해 뵈길레 거기에 두봉지나 넣었다.
민영이 묻는다.
"누구 배낭이고?"
"크크.나도 몰라. 어리한 누군가가 지배낭이라고 메고 올라가겠지."
알고보니 가오리 배낭이다.
가오리 울상을 짓고 하는 말.
"나는 이거 지몬 꼭대기까지 몬 올라간다. 제발 좀 봐주라~"
하긴 엊저녁 가오리, 뽈라구,일기. 이렇게 3주당이 밤늦게 까지 술병을 자빠트렸으니 알만하다. 봐주자~
재일이와 거훈이는 10억짜리 차를 타고 팔당역으로 온다하니 은수가 가서 데려오기로하고 우린 무덤가를 지나 철탑방향으로 떠난다.
쉬엄쉬엄 올라가며 재밌는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한강에 가오리섬을 보여주고 행글라이더가 바로 우리 머리위를 날아다니는 것을 바라보며 감탄한다.
철문봉을 지나 근10년째 시산제 장소로 쓰고있는 곳으로 간다.
늦게 출발한 재일,은수,거훈이 먼저와서 자리를 깔고 기다리고있다. 괴물 재일이와 은수가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가져온 제물들을 진설하고 길래가 집사가 되어 시산제를 진행한다. 재봉 대장이 자기 구역이라고 이번에 자비를 들여 플랭카드를 새로 마련했다. 천상운집, 상서로운 여러 기운이 구름같이 몰려들라는 말이다. 우리 30산우회에도 또 재봉선사의 사업에도 꼭 그리되기를...
인간 퇴주잔들이 옆에 도열하여 나오는 족족 잔을 비운다. 매년 시산제에만 나오던 섬훈이는 호가 '시산'이 되었다. 산에 오면 체력이 바닥나는 모양이다. 가오리가 섬훈이를 위안삼아 슬슬 엊저녁술이 깨는 듯 제법 선두그룹에 끼어 가더라.
아이고 추버라~ 빨리 밥 묵으러 갑시다. 하산을 서두른다.
작년에도 온 콩요리전문집이다. 구르메 도다리와 돌장군이 압구정에서 양평 여기까지 잔차를 타고왔다.저 바람에 나부끼는 붉은색 30구르메 깃발을 보라.
돌장군이 어제 안장을 도둑맞아 낭패를 보았다했는데, 이건 새안장이구나. 9만원이나 들었다했는데 그럼 이렇게 사람 많이 다니는 곳에서는 안장을 빼들고 다녀야지, 그래서 장난으로 돌장군 안장을 빼어 뒷짐지듯 숨기고 규홍이 차에 숨겨두었다.
보니 저위에서 도다리와 돌장군이 우리쪽을 보며 안장~뭐라뭐라 하던데,나는 도다리가 눈치챈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한참 식사를 맛나게 먹고 있는데 잠시 밖에 나갔던 뽈이 저멀리 있는 두 자전거를 유심히 보고는 안장이 없는 것을 알아채곤 돌에게 전달.설마 하며 나가본 돌의 비명.
진짜 안장이 없어졌다는 돌장군의 말에 예봉산 산행대장이자 이지역 위수사령관인 재봉이가 분노를 표하면서 식당사장님에게 항의성 멘트와 함께 cctv 있는지 묻고,사장님은 사장님대로 그거 확인하면 된다고하면서도 좀 낭패스런 표정.
구르메 대장 도다리가 허리아픈 것도 이자뿌고 뛰어나가 확인하고는
"하~참~ 이거 안장을 이틀새 두개를 도둑맞다니... 이거 우야노.오늘은 내가 사주께"
한편 2층 실내에서는 도다리집 아파트에서 잃었다는 것과 오늘 또 도다리와 잔차타다 이래되었으니 아무래도 도다리가 용의선상에 있다는 왕년의 명검사 최변호사가 도다리를 의심한다.
그래도대한민국에서 내노라하는 압구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엔 비번을 알아야 들어갈수있는데 거기 세워둔 자전거 안장을 도둑맞았다는 것에 실망하고 어이없어하는 돌장군은 수심에 잠기며 이런 마음을 먹는듯.
'마~이 고약한 서울을 떠나 보령에서 팍 계속 살아뿌까?'
친구들은 안장없이 계속 서서 페달을 저어야하는 돌장군을 위로하고, 사장님은 cctv를 몇시부터 돌려보면 되겠냐며 모니터있는 쪽으로 간다.
내가 화장실 다녀오다가 사장님 배를 쿡쿡 두번 찌르면서 눈짓을 하니, 방금전까지 어쩌면 용의자로 몰릴것 같기도 한 도다리가 매의 눈으로 그것을 감지!
"저저.., 상구기가 범인이네? 하이튼 절마 저기 분명 심증이 갔는데.... 문수랑같이 문수 차를 다 뒤져도없던데 도대체 오데다 숨캈노?"
옆에 앉은 최변이 내 등짝을 후려치면서
"그럼 그렇지. 이틀 연이어 안장을 잃어버리기 어렵지. 도다리 아니면...같은 구르메 안에 범인이 있을거라고!"
아까 내가 잔차 안장을 빼어 숨기는 것을 본 진수,경환이가 아무것도 모르는척 시침을 떼고는 위로한다는 듯
"갱호야, 그안장이 비싼거가?"
이렇게 바람을 잡았으니 우째 알겠노?ㅋㅋ
(안장 이자뿌서 30구르메 대장 도다리 마음이 아팠다,아주많이 아팠다.)
다들 엄청 웃었다. 재봉이가 3년전 깃봉사건을 친구들에게 설명하며 결론을 내린다.
"하이튼 저리 짓궂은 장난칠 놈은 절마~저 상구기빼끼 없다니까!"
(안장을 돌려주는 의식을~)
돌장군 함박웃음이다.기분좋았을 것이다~ 안장 하나 그저 줏었다!
산에서 재봉이가 나보고 산행기 쓰라카고 아까 도다리 첨 보자마자 대뜸, "오늘 30구르메일기 상장군 니가 쓰는거알제?"
1타쌍피! 어째도 해야하면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
우리 다같이 웃으며 삽시다.
도다리와 돌장군은 오늘 좀 탔제? 해균이늘 둘째딸 수진이 결혼시켜 오늘 독일로 유학보내고 뒷풀이 왔는데 많이 섭섭하겠소. 우야겠능교.다들 제 갈길 찾아갔는데 우리모두 해피합시다.
아까 식사 하면서 전부 화투판돌아가는 순서대로 올해 자신의 근황과 다짐같은 것, 발표했는데 우리모두 다짐대로 잘해나갑시다. (가오리 니는 내일부터 담배 끊는다캤다이~)
(후기)
문수가 집앞까지 데려다준 덕분에 시간이 남았다. w가 찜질방에 있단다. 나도 와서 찜질하고 폰으로 산행기와 일기를 쓴다. 노트북을 사무실에 갖다두는 바람에 집에는 컴이 없다. 폰으로라도 써둬야한다. 안그라몬 도다리가 도라삘찌 모른다.
아까 일기가 내게 준 흰뚜껑 장수막걸리도 묵어야하고~바뿌다 바빠~
카톡보니 하키가 잔차타고 나온 모양이다. 춥단다. 찜질방은 뜨뜻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