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공부, 어떤 분야를 배우는가요?(03)
인문학 공부에 대하여,
그 세 번째 이야기는 인문학의 분야입니다.
인문학은 좁게 보면
문사철(文史哲)이고 넓게보면 인간에 대한 모든 공부입니다.
보통은 문사철을 토대로
건축, 음식, 음악, 과학 등으로 범위가
퍼져나가고 영화, 연극, 광고, 미래학 등
응용분야로 나가게 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공부 분야는
그 기초에 해당하는 문사철입니다.
동아시아에서는 문사철을
시서역(詩書易)이라 하였는데
그 시서역이 바로 문학(시경), 역사(서경), 철학(역경) 입니다.
우선 문학은 삶과 사색을 언어와 문자로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인류는 자신들의 행위와 정신적 결과물을 후손에게 남겨주고자 하였습니다. 구석기시대의 암각화, 신석기시대의 토기문자, 청동기시대의 갑골문은 소리를 그림형태로 저장하여 후손에게 전달하고자 하였으며, 신화나 전설, 민담 등의 구전문학으로 민족집단, 또는 자신들의 감정이나 경험 등을 전하였습니다. 이처럼 문학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문적 행위입니다.
역사란 인간의 삶을 기록한 이력서이고 일기장입니다. 인간은 시간과 공간에 예속된 유한한 존재입니다. 다양한 삶의 유형들이 과거의 시공(時空)속에 숨쉬고 있습니다. 인간 이해의 첫걸음은 오늘의 나를 이어주는 과거의 사람들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사람을 이어주는 끈은 역사입니다. 따라서 인간이해의 가장 중요한 도구는 역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문학적 관점의 철학은 어떻게 정의가 될까요? 철학은 고대 그리스에서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했습니다. 인간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성에 이르는 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사회적, 제도적 현실은 유한하지만, 지혜를 통해 이룬 이성은 영원하다며 독배를 들고 죽음에 이르면서도 웃을 수 있었습니다.
철학은 인간과 자연과 사회와 우주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고 사색입니다. 인간은 육체를 지닌 감성적 존재로 역사라는 삶의 흔적을 남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색의 결과물을 후손들에게 남겨줍니다. 이것이 철학입니다. 따라서 철학은 인간이해의 가장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문사철(文史哲)은 이와같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회, 인간과 자연, 인간과 우주의 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인문학 공부의 첫걸음이 문사철이 되어야 하는 까닭이 이것입니다. 한국사(통사), 세계사(통사), 동양철학, 서양철학, 인도철학과 다양한 인간과 지역의 사색들, 그리고 인류지성이 남긴 대표적인 문학고전, 인문고전을 꾸준하게 읽고 사색하고 성찰하고 토론하고 비판하는 힘을 기르는 것으로 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