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자를 위한 성서 백주간 예습․나눔․복습 도움말
1. 성서 백주간의 특징은 봉사자가 성서에 ‘관하여’ 무엇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신자 각자가 스스로 ‘성서 본문’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고 묵상하면서 맛들이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2. 그런데 모임 진행에 있어 구성원과 봉사자 모두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예습․복습인 것으로 거듭 드러나고 있습니다.
3. 우선 분명히 인식해 두어야 할 점은 예습/묵상 나눔/복습이 각각 매우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 예습은 다음 모임을 위해 배분된 성서 대목을 모두가 더 잘 파악하도록 돕기 위하여 봉사자가 그 내용의 요점, 삶과 교회와 전례와의 관계, 의문점이나 난점 등을 미리 간략하게 제시해 주는 부분입니다.
-<길잡이> 11-12쪽, 지도자의 발언 참조
나) 묵상나눔은 각자가 그 주간 성서 대목을 집에서 묵상해 온 바를 주관적 감상으로 간략하게 발표하고 일인칭의 기도로 짤막하게 마무리하는 부분입니다.
-<길잡이>9-10쪽, 감상 발표와 기도 참조
다) 복습은 매 모임의 시작기도에 곧 이어 지난주에 읽은 대목 중에서 중요한 요소를 객관적으로 짚어 나가면서 재정리하는 작업입니다. 구성원은 비록 저마다 파악한 요점중 한 가지씩만을 차례로 말하지만, 복습 준비는 범위 전체에 걸쳐 해 와야 유익하고, 모두가 한 바퀴 돌고도 혹시 빠진 요점들이 있으면, 몇 사람이 마저 보완하거나 봉사자 자신이 정리하면 되겠습니다.
-<길잡이> 8-9쪽,복습 참조
★특히 모임 초기에 묵상나눔과 복습이 뒤범벅이 되지 않도록 <길잡이>의 해당 부분을 가끔 함께 읽으면서 서로 다른 그 성격을 뚜렷이 인식하여 익히도록 합니다.
4. 복습의 내용을 착실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길잡이>의 이러한 성격 설명에 더하여, 무엇보다도 <도움책>에 성서 각 책 관련 첫머리에 나오는 ○○○에 대하여라는 대목과 특히 끝에 나오는 ○○○의 가르침이라는 대목 (보기 : 예레미아 254-256, 264-265쪽)을 유심히 참고하면 환히 보입니다.
5. 예습과 복습의 초점을 모으고 전체를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하도록 돕기 위해 백주간의 창시자인 마르셀 르도르즈 신부님은, 그때그때 다음 주의 내용에 관한 중점적인 질문의 형태로 문제집을 만드셨습니다. 이런 질문에 대해 좁은 정답이 따로 있다기보다 각자가 폭넓게 잘 생각하여 발언할 수 있도록 돕자는 것입니다. 발언들에 이어 봉사자가 끝으로 마무리하여 정리해 주면 좋을 것입니다.
★다만 조심해야 할 것은 예습․복습을 이들 질문에만 국한해서 한다던가, 이런 질문들에 어떻게 올바로 답해야 할까를 지나치게 궁리하느라 본문과의 대면과 묵상이 뒷전으로 밀려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입니다.
6. 예습 때 그 시작이나 끝에 다음 주의 예습․복습 문제를 모임 구성원에게 구두로 불러 주어 받아 쓰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제집을 복사해서 미리 다 나누어주거나, 더욱이 정답집같은 것을 작성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여러 문제중 한 둘을 골라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으나, 모든 물음을 염두에 두고 본문 전체를 음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7. 이처럼 경우에 따라 문제집도 활용하면서 다음 주 복습 때 조원 각자가 정리해 온 것을 차례로 간결하게 발표하고 나면 (자신은 더 잘 준비해 온) 봉사자는, 나서서 가르치는 태도는 삼가면서, 전체를 친절하고 겸허하게, 그리고 짤막하게, 정리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8. 그러나 문제집의 이러한 활용은 어디까지나 차선책입니다. 예습은 성서에 ‘관하여’ 많은 설명을 해주기보다는 본인들이 스스로 본문 자체를 뜻있게 읽을 수 있도록 부담 없는 도움을 주도록 해야 옳습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길잡이>와 <도움책>의 해당 부분을 밑줄을 쳐가며 다 함께 착실히 읽어나가는 길일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훌륭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말씀 안에도 현존하시니, 교회에서 성경을 읽을 때 말씀하시는 분은 그리스도 자신이십니다. -전례 헌장 7-
2001년 1월 26일 성 디모테오와 디도 축일에, 장익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