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의 산줄기를 찾아서
<제12차 → 제2일차>
●양산지경고개 ⇒ 골프장-공원묘지-정족산- 안적고개
▲산행 : 09/02/15 일요일
▲거리 : 약9km<도상거리임. 약5시간여>
▲동행 : 4인 (서샘님. 대박님. 옆 지기 달콩. 평산지기)
※우정산행 : 울산의 산우님들<박희철님. 김원규님. 지명호님>
▲교통 : 7인승 승용차 <※택배 : 12차 낙동정맥 전 구간 → 울산의 류호열님>
▲숙박 : 14일 → 통도사 앞 숙박업소.
※구간정보 : 골프장 구간
(14번 홀 앞 - 작업도로 따라서 -클럽하우스 옆까지 진행.
- 다시 표지판의 작업도로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엉성한 차단기가 보이면
그 뒤편 오른 쪽으로)

이동거리가 멀어질수록 귀경이 늘 문제다. 왕복교통운행시간을 합하면 산행시간만큼보다 더 길다. 그렇기 때문에 산행만큼이나 귀경교통에 대비해야한다. 그래서 이틀째는 일찍 기상해서 조금 산행 후 귀경길에 오른다. 수도권의 귀경전쟁이 심신을 피곤하게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산행 후 정체되는 도로에서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운전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정체되어 저속으로 운행 시에는 졸음이 엄습해 오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제 각기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니 이를 어찌하리오.
23일차
아무튼 제12차 낙동정맥의 마루금을 찾아서 제2일차의 날이 밝아오고 있다. 어둠을 밝히는 태양은 오늘도 어김없이 떠오르듯이 - 산꾼이 눈을 떴으면 산에 들어야지 살아있음을 인증 받을게다. 오늘도 또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질러 진행한다. 어느새 세 번째인가? 바로 옆에는 현대차 출고사무소다. 울산의 산님들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정산행을 하겠다고 찾아주었다. 헌데 오늘은 멤버가 바뀌었다. 60km에 이르는 호미지맥을 이틀에 끝내는 분들이시다. 지명호님은 낙동정맥의 마루금 중 80여km를 야간을 이용하여 24시 만에 마무리하는 - 그야말로 연구대상<?>의 분이시다. 이런 분들과 우리 팀이 동행한다는 것은? 일단은 과제다.




35번 도로에서 고속도로, 현대차 출고사무소를 지나는 길은 포장도로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동면 경계 이정표 바로 우측으로 들면 된다. 얼마 후 골프장의 14번 홀을 만나게 되고, 우회를 하려했으나 작업자의 친절한 안내로 골프장을 가로질러 작업도로를 지나게 된다. 이른 시간이지만 휴일이라 홀마다 골프를 즐기려는 이들로 가득하다. 작업도로를 따르면 되겠으나 이 길이 정확한 마루금이 아니라면서 지명호님이 부득이 우회를 하자고 해서 마루금을 밟는다. 우리를 발견한 캐디가 부랴부랴 상급자에게 무전을 날리고, 내가 묻는 말에는 답도 하지
않는다. 이에 기분이 상한 달콩이 몇 마디 하려하기에 가로막는 순간 상급자가 도착한다. jenjang<젠장>.
여차저차. - 하여 친절한 안내로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클럽하우스 앞을 보무도 당당히 지난다. 요상한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지만 신경 쓸 일이 없다. 오랫동안 필드를 나가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들대로의 생각이 있으니 이해하기로 한다. 훼손된 마루금이니 좌우당간에 클럽하우스로 직행하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이유 있음?







표지판을 따라 (작업도로방향) 진행하면 골프장과 헤어지게 되고, 우측으로 엉성한 차단기가 있는 삼거리가 나온다. 차단기를 넘어서면 우측으로 길이나 있다. 오래간만에 보는 두루님의 표지기가 엉켜있어 풀어놓으며 사이좋게 나란히 내 표지기를 걸어본다. 작은 언덕 넘어서면 묘지들이 보인다. 대단한 규모다. 여기까지 쉬지 않고 왔기에 잠시 숨을 고른다. ( 숨을 거둔 이들의 묘지 앞에서 숨을 고른다? ) 묘지들 앞에는 유통기한<?>이 넘은 소주병들이 있으며, 날짐승들이 쪼아댄 과일들이 널 부러져 있다. 술이 아무리 곱하다한들 예 있는 소주병에 손을 댄다면 상당한 애주가? 아님 중독자? 그런데 이 묘지들을 넘어서면 더 규모가 크고 관리도 잘 되는 공원묘지를 또 만나게 된다. 이곳의 본 마루금은 묘지조성으로 완전히 훼손되어있어 좌측의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거의 끝까지 올라가야한다. 끝 부분엔 소나무 두 그루가 영축산과 묘지들을 굽어보고 서있다. 조금 전에는 골프를 즐기는 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었건만 이곳엔 온통 이승을 떠난 이들의 말없는 무덤이니 만감이 교차한다.



生과死 - 살아있으되 살아있는 것이 아니고, 죽었으되 영원히 편히 잠드는 것이 아닌가 보다. 묘지들은 15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하는 모양이다. 현수막이 그렇게 알려준다. 자손의 不가 넉넉하면 갱신에 갱신을 거듭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연고로 처리한다하니... 죽었어도 이 얼마나 서러운 노릇이냐 말이다. 나야 선산이 있지만 내 자리는 없으니 한 줌의 재가 되어 산하에 날리면 이산저산 못 다한 종주나 하지. 묘지의 위치에 따라 분양대금이 다르겠다싶다. 높은 곳에서는 내려다 볼 수는 있겠지만, 자손들이 찾기에 땀께나 흘려야겠다.
아무튼 jenjang. 이다.



갈 길이나 가자. 좌측으로 표지기가 있는데 이곳에선 약간 오름이 급하다. 올라서면 좌측엔 온통 또 다른 공원묘지다. 토목공사 규모가 대단했음을 보여준다. 돌이 많아 돌을 캐어 석축을 쌓았을 테니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 그리고 분양해서 망자 받아 돈 받고,15년 후에 또 받고,..... 뭐 사업도 이런 사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jenjang. 간이 주차장 같은 공터(간이 화장실)에서도 시멘트 도로를 따라서 계속 오르면 끝 부분에서 오른 쪽으로 들면 된다. 물론 여기에도 표지기는 있다. 여기서부터는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능선을 따르면 뚜렷하고 틀림없다. 정족산(701m)의 정상 석과 국토지리연구원에서의 삼각점에 대한 안내문, 그리고 태극문양을 넣은 모 산악회의 석판은 그야말로 생각 없는 이들의 졸작이다. 왜 하필 그렇게 설치해야했을까? 이런 것은 놔두고 표지기는 공해가 된다고 라?





진행해야할 낙동정맥 마루금상의 천성산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음에 저 구간을 오를 것이다. 헌데 여기까지 좋았던 날씨가 갑작스럽게 구름이 몰려와 분위기를 스산하게 한다. 상어 입 같은 모양을 한 바위가 있어 스틱을 물려본다. 이를테면 공해 없는 인증 샷이다. 내가 상어 밥이 된 것인가? 그런거야? 오프로드를 즐기는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있는 정족산 일대는 암자들도 많아 임도가 발달된 모양이다. 정확한 마루금을 따른다면 산죽을 지나야하는데 그 키가 내 키를<?> 덮어버린다. 이리 저리 오르고 내리면 이젠 임도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 그러면 팔각정이 있는 안적고개다. 이곳의 이정표에는 주남고개라고 표시되어있다. 무엇하나 제대로 통일이 되는 것이 없어 아쉽다. 류호열님이 이곳까지 택배 차 와주었다. 오늘 - 그러니까 제12차 낙동정맥 마루금을 찾아서 제2일차 산행은 여기까지이다.








영산대학교 정문을 통과하여 7번 도로를 타고, 다시 35번 도로로 바꾸어 탄 다음 진행하니 빗방울이 차창을 때린다. 그 이후 두 시간 정도는 내린 것 같다. 다른 이들은 지금 시간에도 산행을 하고 있을 텐데, 우리넨 적당한 시간 산행 후 비가 오니 참으로 다행이다. 남의 불행이 곧 나에 행복이다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야말로 예술같이 날씨가 많이 도와준다. 차량을 회수 - 어제 지났던 진부령 황태구이 집<055-372-3533>으로 이동하여 어제에 이은 산행을 마무리하는 뒤풀이를 한다. 사진에서 하도 많이 봐서 꼭 들려보고 싶었던 식당인데 청결, 맛, 친절은 이미 그 선을 넘은 듯했다. 수고하신 분들 덕분에 들머리와 날머리의 접근이 쉬웠고, 순탄한 산행과 무탈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는 모두 다 울산의 산우님들 덕택이 아닐 수 없다. 이틀간 함께한 일곱 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또한 동행한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이렇게 또 한 번의 출정으로 서둘지 않고 낙동정맥의 마루금을 답사하는 우리네는 어느새 예 까지 왔다. 다음 일정은 2월 27일경이 되지 않을까한다. 이런저런 일로 인하여 졸업산행은 한 참 뒤로 미뤄야겠다. 그래야 또 감칠맛이 날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하루는 천당과도 같은 영남 알프스 구간을 지나고, 또 어떤 하루는 삶의 여유 속 공치기에 웃음이 넘치는 이들 사이로 지나고, 그리곤 사연이 제각기 다를 망자들의 잠자리를 지나니 이 기분?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까짓 거 인생 뭐 있어? jenjang<젠장>
〔 제12차 낙동정맥의 산줄기를 찾아서 제2일차 끝 〕 ●좋은 나날/평산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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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평산님!늘건강하시고 낙동12차 까지 마무리 하셨는데 끝까지 좋은산행 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