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이가 많아 능선길에서 어깨가 부딪치는 금정산 백양산 장산은 뺐다.
# 올망졸망 아홉봉우리, 회동동 아홉산
금정산에서 저 멀리 회동수원지 쪽을 바라보면 바로 뒤에 올망졸망한 봉우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바로 아홉산이다. 숲 체험장으로 널리 알려진 아홉산과는 다른 산이다.
들머리인 금정구 회동동은 시내버스 99, 179번 종점에서 걸어서 대략 10분 거리. 산행시간은 3시간이면 충분하다. 아홉개의 봉우리라 하지만 힘이 거의 들지 않아 가족산행에 안성맞춤이다.
작지만 매서운 아홉산 암릉. | |
산을 내려서면 곧바로 '밤나무집'(051-721-9048)이라는 추어탕집이 기다린다. 가마솥과 장작불로 만들어 일품이다. 추어탕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한우는 어떨는지. 한우불고기 축제로 유명한 곳이 바로 이곳 아닌가.
철마복지회관 인근 철마탕은 현재 확장 공사 중이다. 참고하시길. 철마면사무소 앞에서 팔송(범어사 지하철역 앞)행 버스가 40~50분 간격으로 있으며 철마초등 맞은 편에는 73번 버스도 있다. 반송 석대 안락교차로를 거쳐 롯데백화점 동래점이 종점이다. <근교산&그 너머 420회 참조>
# 남해안 섬에 갈 필요 없어요, 영도 봉래산
봉래산 주봉인 조봉서 내려다 본 부산항. | |
봉래산은 할아버지를 의미하는 주봉인 조봉(祖峯)과 자봉(子峯) 손봉(孫峯)이 나란히 이어진다. 2시간30분 남짓한 산행시간 중 섬 산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호사를 만끽할 수 있다.
봉래산에 서면 부산이 진정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도다리를 중심으로 남항과 북항이 뚜렷이 구분되고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와 이기대는 물론 저 멀리 가덕도와 거제도, 그리고 부산의 거의 모든 산들이 확인된다.
산행 막판 만나는 임도에선 '목장원'으로 곧바로 하산해 가족외식을 할 수도 있다. 길 건너 산으로 진입해 도개공아파트 쪽으로 내려서면 해녀들이 해산물을 파는 중리해변에 이른다. 여기서 선택은 두 가지. 하나는 중리해변을 가로질러 중리산으로 진입, 산허리를 돌아(정상에는 군부대가 주둔해 있다) 태종대 인근 감지해변으로 갈 수도 있고, 또 하나는 영도가 자랑하는 명소인 절영 해안산책로를 거닐어도 된다. 총 길이 3.3㎞인 해안산책로는 도중에 탈출로가 여럿 있어 체력 등 여건에 맞게 택하면 된다.
산행팀은 신선동 새마을금고 신선본점 뒤 대흥사를 들머리를 시작했다. 영선로타리에서 하차하면 된다. 시내버스 6, 7, 9, 11, 70, 501번 등. <근교산&그 너머 471회 참조>
# 여기가 부산 맞아요? 천마산~암남공원
막상 걸어보고 나면 "부산에도 이런 멋있는 코스가 있는 줄 몰랐어요"라는 즉각적이고도 확실한 반응이 나오는 산길이다.
산행팀은 그래서 이 코스를 '공원같은 산길'로 규정한다. 그 만큼 부담이 적어 가족 산행지로 제격이다.
특히 낚시꾼들의 천국으로 널리 알려진 암남공원의 그림같은 기암절벽은 태종대나 이기대의 그것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 시종일관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울창한 신록, 그리고 환상적인 조망은 곳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심하게 흔들리는 명물 구름다리도 재밌다.
그래도 옥에 티가 있는 법. 코스가 너무 짧아 암남공원과 산줄기가 이어지는 천마산을 연결하고서야 3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코스를 만들어냈다.
대표적 도심의 산인 천마산은 산 자체가 부산의 명소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또 40여 점의 조각품이 숲 속에 전시된 조각공원도 볼거리다.
암남공원 입구의 맛집 하나. '애경이네집'(051-253-4464). 닭백숙, 오리불고기 전문이다. 20여 년 전부터 송도를 찾은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들은 모두 이 집을 다녀갔다. 집은 허름하지만 전망이 빼어나다.
지하철 1호선 토성동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와 부산대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마을버스 2번을 타고 감천고개에서 내려 감정초등 정문을 지나 산불초보 앞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근교산&그 너머 438회 참조>
# 기장에도 눈길 한 번 주세요, 거문산~철마산
거문산 정상에 앞서 바라본 기장의 산들. 달음 철마 문래봉이 확인된다. | |
사실 동해바다와 인접한 기장에는 의외로 산이 많다. 금정 백양 황령 승학 등 기장을 제외한 전 지역의 산을 합해도 수적인 면에서 버금간다. 동부 천마 아홉(철마) 일광 달음, 서부 철마 거문 공덕, 남부 개좌 운봉 아홉(회동동), 북부 백운 망월 용천 석은덤 등이 바로 그것. 대부분 한눈에 압도될 만큼 고봉준령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수수하다.
거문산~철마산 코스는 앞서 기술한 기장의 모든 산과 금정산 대운산 영남알프스 등 부산과 동부경남 일대의 이름깨나 있는 산의 물결, 그리고 동해바다의 출렁거리는 파도를 만날 수 있다.
하산길에 만나는 의양골은 부산에도 이런 계곡이 있었나 할 정도로 경관이 수려하다. <근교산&그 너머 426회 참조>
# 부산을 동서로 가로지른다, 엄광산~수정산
둘 모두 흔히 '동네 뒷산' 정도로 치부돼 왔지만 두 산을 이으면 부산의 동서를 가로지르며 강서구 사상구 부산진구 동구 중구 서구 등 부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4시간30분 정도의 보석같은 코스가 완성된다.
능선길을 내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흔히 동서고가도로라고 불리는 제2도시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고, 도시고속도로 밑으로 경부선 철도가 X자 모양으로 산허리를 돌아 구포로 향한다. 또 700리를 내달려온 낙동강 물줄기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일본인이 한때 '고원견산'으로 불렀던 엄광산에 서면 구봉산 민주공원 용두산공원 천마산 봉래산 해양대 태종대 신선대터미널 이기대 등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이밖에 동의대, 어린이대공원,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점 등도 산 속에서 확인 가능하다.
들머리는 사상구 학장동. 서대신동에서 구덕터널을 지나 축산물도매시장 또는 (주)세원 건너편에서 시작해 동구 범일6동 성북고개로 내려온다. 산행 도중 이정표와 함께 탈출로가 곳곳에 열려 있어 체력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근교산&그 너머 425회 참조>
# 항구와 산이 한눈에 황령산~행경산~금련산
금련산에서 본 광안대교. | |
지도를 보면 황령산은 도심 정중앙의 산이다. 마음먹기에 따라 신발만 갈아신고 곧바로 달려갈 수 있을 만큼 지척에 위치해 있다. 서울로 치자면 남산에 비유될 듯하다. 정중앙에 있기에 봉래 천마 엄광 수정 구봉 구덕 시약 백양 금정 천성 구월 용천 철마 백운 장산 배산 등과 부산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금련산과 행경산도 광의의 의미에서 황령산 자락에 포함시켜도 무방하다. 넉넉잡아 30분 정도면 세 봉우리를 연이어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정 쪽에서 오르면 행경산을 거쳐 황령산으로 이어진다. 참고로 행경산 발아래 보이는 부산여대의 축제이름이 행경축제이다. 8부 능선쯤에 청소년수련원이 위치한 금련산은 광안리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광안대교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야간에는 현란한 조명을 밝혀 바다 위에 오색 무지개가 걸린 것처럼 아름답다. <근교산&그 너머 410회 참조>
# 섬 산행의 진수, 가덕도 응봉산~웅주봉
가덕도의 산을 빼면 부산의 산은 '앙꼬 없는 찐빵'이다.
흔히 최고봉인 연대봉을 으뜸 산행지로 꼽지만 산행팀은 응봉산과 웅주봉을 권하고 싶다.
우선 녹산선착장(051-831-9664)에서 출발한 도선의 첫 기착지가 들머리인 눌차인 데다 날머리 또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위치한 선창이다. 다시 말해 외눌차~폐 군초소~강금봉~응봉산~매봉~국군 23용사 충혼비~웅주봉~왜성~성북동 체육시설을 거쳐 외눌차에서 2, 3분 거리인 선창에 이르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국제신문 산행팀과 함께 가덕도 산길을 개척한 용원산악회 김태복 씨는 "확신하건대 가덕도의 능선길 중 동쪽 해안선을 따라 걷는 강금봉에서 응봉산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수려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는 해안선 저 멀리로 다대포와 몰운대가 보이는 이 능선길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산길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가덕도를 오가는 도선사인 가덕 진영해운을 운영하고 있다.
건각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응봉산과 웅주봉 사이에 위치한 매봉에서 연대봉까지 다녀올 수 있다. 왕복 1시간30분 걸린다. 녹산에서 오전 6시40분 첫 배를 시작으로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며, 눌차에선 4시50분, 5시40분(막배)에 있다. 1200원. 산행 문의 김태복(011-867-6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