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건전가요부르기'의 선구자[2] 전석환
'밝은 노래가 세상을 바꾼다'
'노래의 메아리가 전국 방방곡곡 울려 퍼질 때까지',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노래할 때까지'라는 캐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건전가요 보급에 앞장선 전석환씨는 생활 속 '노래운동 실천가'였다.
'포크송'과 '캠프송'의 못자리 역할을 맡았던 '싱어롱 Y'를 매주 토요일 정기행사로 끌어들인 YMCA 측은 거리에 임시 포스터를 붙여 알림판으로 활용했다. 이렇게 해서 첫날 모인 인원은 모두 13명. 이 중 초청한 아마추어 가수 남성3인조 '코코넛 트리오'를 빼면 실제 참가인원은 불과 10명 뿐.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한달 뒤에는 200여명이 집결, 대성황을 이룬다.
이때 전씨는 개인적으로 통기타와 전자오르간을 직접 가져와 반주를 맡았다.
이 행사가 연일 화제를 모으자 당시 YMCA의 미국인 총무 베이커는 현장 사진을 세계본부에 보내 세계 YMCA 포스터에 사용되기도 했다.
젊은이들 위주로 진행된 이 노래 부르기 대열에 합류한 초창기 가수들을 보면 남성 4중창단 쟈니브라더즈를 비롯해 '별넷'의 전신인 '넷소리'. 또한 '코코넛 트리오', 여성 3인조 '탑 트리오' 그리고 파주의 고아원생들로 구성된 '무궁화소녀합창단' 등이다. 이를테면 남녀 중창단들이 주축이 되어 행사를 이끌었다.
"우리 한민족이 천년 전 삼국시대 때부터 즐겨 불렀던 노래들을 보면 서로 '멕이고 받고(주고 받고)', 후렴을 다같이 부르는 '론도(Rondo)' 형식이 많았습니다. '밀양아리랑'이나 '뱃노래', '군밤타령' 그리고 구한말 창가인 '꼬불꼬불' 등이 바로 상대와 호흡을 주고받음으로써 같은 효과를 반복하는 사이 어느새 모두가 합쳐집니다."
전씨가 추구하는 음악은 여러 목소리가 함께 어울려야 제 맛이 난다. 아울러 '통기타 1세대'이자 '전령사'인 전씨의 노래들은 밝고 힘차다.
외국 팝이나 전래민요를 발굴·채보해 보급하는 것 외에 직접 작곡을 해 노래를 전파시킨 것들 역시 밝고 건강하다.
공개방송 '삼천만의 합창'의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된 '정든 그 노래'와 70년대 새마을 운동의 대명사격으로 불려진 노래 '좋아졌네'들이 그렇다.
전씨는 69년 3월 대한노래부르기중앙회를 발족시켰고 71년에는 (사)대한노래중앙회, 그리고 '새마을 노래협의회'라는 모임체를 조직해 전국 행사와 해외활동까지 겸했다.
그는 이러한 공개방송 활동 외에도 새마을 연수원의 교육이나 국방대학원에서 노래 지도와 강의를 18년간 꾸준히 해왔다.
때문에 주위에서는 그를 가리켜 김동길 교수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강단에 선 인물로 꼽는다.
'부르는 노래에 따라 생활이 바뀐다'는 이론을 강조, '음악요법'이라는 용어를 우리나라에서 처음 사용한 인물이기도 하다.
항상 언제 어디서든 늘 밝고 건강한 노래만을 부르기를 강조했고 그 스스로도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멜로디와 가사만을 고집했다.
노랫말 역시 1절에서는 이별을 하고 떠날지라도 2, 3절에서는 반드시 돌아오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로 인해 그의 열변은 한편으로는 과격하게 비춰지기도 했고 또 저속가요와 건전가요의 비교론이 너무 극단적인 면도 없지 않아 때로 반론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노래철학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아침이슬'의 경우 '태양은 묘지 위에'가 아니라 '대지 위에'였다면 희망의 노래가 되었을 것이고, 아울러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를 '나를 데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만 걸어도 행복해요'라고 개사해 불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주장을 서슴없이 펼친다.
'밝은 노래를 부르는 것은 건강에 매우 좋다. 미래지향적 순기능 소리와 꼴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일흔셋이라는 나이가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건강하고 활기 넘치는 그, 밝은 노래와 긍정적 사고가 주는 힘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그 스스로 증명해보이는 듯했다.
글 l 박성서(대중음악평론가/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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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제가 사랑하는 노래들 포크송 캠프송 건전가요 참으로 순수하고 밝은 아름다운 그리운 노래를 작사 작곡 하시고 보급에 앞장서신 전석환님 존경합니다.
일종의 음악요법, 즉 뮤직세라피, 부르는 노래에 따라 생활이 바뀐다...는 전석환선생님의 주장에 무조건 한 표.
어찌보면 시대를앞서가신분이네요
박선생님의 보물같은 자료들 너무나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고딩 시절 태평양화장품 부산지사 빌딩 교육실에서 전석환님께 노래강습을 받을때에
우리나라 민요에 대한 애증을 이야기 하신게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네요
구구절절히 애절히 창을 하는 민요의 독창성과 그렇게 느리게 하면 시대에
걸맞게 못따라 간다고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현대가요에 대한 지론,,,,ㅎㅎ
건전가요, 캠프송을 개척하신 분으로 늘 존경하옵니다
올리신 글들이 넘 탐나서 모두 모아서 시디에 품을 계획입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