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제68주년 광복절이었습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망언 보도, 광복절 특집으로 방영된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애국심을 불태울 수 있는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창밖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바라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연아 · 박지성은 알지만 이순신 장군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 당연히 김연아나 박지성 등 스포츠 스타를 꼽겠지요. 하나같이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등의 위인을 존경한다고 대답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요즘 아이들은 참 개성적이지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이름’입니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이 이순신 장군을 모르고 세종대왕을 모른다고 해도, 우리나라 국민들의 존경을 받아 마땅한 인물들 역시 바뀔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Best 1, 2위는 과연 누구일까요? 공교롭게도 보물창고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1, 2위와 일치하네요.
“지금은 한창 싸움 중이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첫 번째 인물은 이순신 장군입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만으로, 막연히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물창고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난중일기』를 읽고 나니 진심으로 존경스러운 분이더라구요. 해군의 최고 지휘자로서, 가장으로서, 자식으로서...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멋진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특히, 장군의 부드럽고 섬세함에 반했습니다. (억세고 엄격해 보이기만 하는 모습 속에 이렇게 따뜻함이 숨어 있을 줄이야!) 아, 그런데 『난중일기』가 어렵지 않냐고요? 저도 그런 편견을 갖고 겁을 잔뜩 먹고 있던 1인입니다. 하지만 보물창고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난중일기』를 보신다면, 그런 편견이 부끄러워집니다. 다른 『난중일기』와 달리 이순신 장군의 생애를 일별할 수 있는 일화들과 일기 속에 숨어 있는 일화들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수록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두 번째 인물은 김구 선생입니다. 특별히 어떤 업적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요. 김구 선생은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느끼면서도, 우직하게 독립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입니다. 『백범일지』는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을 하며 써 내려간 유서이자 자서전입니다. 동시에 격동하는 한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서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보물창고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백범일지』는 어렵지 않아요. 당시 상황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충실하게 첨가한 데다가, 『백범일지』에는 담기지 않은 이후 시대의 상황을 ‘백범일지 뒷이야기’로 덧붙여 시대의 흐름을 한눈에, 쉽게 꿰뚫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두 권의 책,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난중일기』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백범일지』에는 전기문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김홍도, 무동을 그리다」로 제1회 푸른문학상을 수상한 박지숙 작가가 문학적 향기를 더해 이야기를 구성해 삽입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책 읽는 재미는 물론이고 이해도 한층 쉽겠지요? 또 하나는 『난중일기』 중간중간에 삽입된 이순신 장군의 한시와 김구 선생이 말년에 즐겨 썼다는 시구에서 느낄 수 있는 두 인물의 문학적 감수성과 애국심입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요즘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올곧은 마음가짐과 정신을 지녀야겠지요. 지금 책상 위에 펼쳐진 참고서와 문제집은 살포시 덮어 옆으로 밀어놓고, 이 기회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난중일기』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백범일지』를 읽어 보는 건 어떨까요? 국어 시험, 수학 시험에서 100점 맞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우리 민족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나라를 사랑하는 일일테니까요.
| 출처: 푸른책들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