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학원과 학교를 왔다 갔다하는 것 빼고는 잘 걷지도 않고 15분 정도 거리인 중학교에 걸어가는 것조차도 힘들어한 나는 솔직히 처음 아빠가 히말라야 탐사대를 권하였을때 많이 망설여졌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참여를 할수있는 기회가 많이 없을거라 생각하고 눈딱감고 시도를 하게 되었다. 제 1차모임과 2차 모임, 그리고 처음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을때까지만 해도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오랜시간을 거치고 드디어 네팔에 도착할때쯤에 비행기에서 히말라야를 살짝 옅볼수있었는데 내 생애 처음보는 조그만 하얀 뾰족한 끝들이 나를 떨리게 했다.
트래킹 첫날은 4시간정도밖에 걷지 않는 짧은 일정이였는데도(여기 오기 전에는 길었지만 앞으로 그 2배도 걸을수있다하셔서) 불구하고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 워낙 걷지 않다가 갑작스럽게 걸어서 그런지 물렁거리는 내 다리살이 주인 갑자기 왜이러냐고 놀라는 듯했다. 막판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생각을 하며 힘겹게 걸어갔는데 효과가 조금 있는 것 같았다. 오늘 점심, 저녁을 요리스태프분들이 직접 한식을 차려주셨는데 밥을 조금 남기게 되서 너무 미안하고 감사했다. 다음에는 꼭 다 먹을 수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트래킹을 하며 네팔 현지인들도 만나고 우리처럼 트래킹하러 온 외국인들도 만났는데도 서로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니 기분이 괜히 좋아지기도 했다.
10일째에는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음식들 중 하나인 짜장밥이 점심으로 나와서 너무 기뻤다. 오늘의 트래킹은 어제보다 힘들긴 하지만 조금은 적응을 한것같아서 다행이였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조금 들기도 하였다. 이제는 내가 사는 곳이 얼마나 편리한 곳인지 알수있었다.
11일째는 일출을 보러 새벽 5시에 일어나 트래킹을 시작했다. 어두운밤에 줄지어 이어지는 우리의 헤드랜턴 불빛이 무슨 행진을 하는것같기도 했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서 헐떡이며 올라갔는데 드디어 푼힐 전망대에 도착을 해 풀잎들 위에 앉아 일출을 보는 순간 올라온 것이 너무 다행이라고 여겨졌다. 따뜻한 동시에 엄청나게 밝은 붉은 해가 산 너머로 천천히 올라오는 것을 보며 정확히 새해는 아니지만 그래도 새해 소원을 빌었다. 소원은 비밀이지만 꼭 이루어지면 좋겠다.
오늘 새벽에 설사를 하고 속이 너무 않좋아서 내가 다짐한 바와 다르게 또 밥을 남기게 되었다. 그런 내가 짜증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른곳에는 별로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내가 15년동안 인생을 살며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진 일정이여서 그런지 괜시리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가족이 보고싶었다. 하지만 같이 온 어른 스태프분들과 다른 청소년 대원들과 함께 있다보면 혼자 온것이 아니라 이렇게 또다른 가족과 함께 올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내일은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다른 탐사대 대원들한테 피해가 되지 않을수있도록 씩씩하게 걸으면 좋겠다.
컨디션이 좋지 못해서 오늘 5명의 대원들이 돕ㄴ에서 멈춰야했다. 다들 너무 아쉽고 안타까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나의 조인 3조 조원들에게 더 챙겨주지 못하고 나만 챙기기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
14일이 되는 날 드디어 MBC에 도착을 하였다. 위아래로 난리난 인체의 신비여..힘들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앞이나 뒤에서 나보다 훨씬 힘들어하거나 머리까지 아픈 대원들이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것을 보며 올라오다보니 금방 도착한것같았다. 이제는 구름 위에 있는 것 같다.
15일, 오늘 새벽4시에 우리의 일정중 가장 높은 ABC에 올라가 일출을 봤었어야 하는데 잠에서 일어났는데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머리가 아파 내가 스스로 올라가지 못하겠다고 얘기해놓고서도 같이 올라가지 못해서 너무 아쉽고 슬펐다. 조금만 더 걸으면 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고 걸어볼만 했던거 같기도 해는데 처음 느껴보는 두통이랑 원래 있었던 속이 않좋은거랑 같이 일어나니 나도 모르게 조금 실제보다 더 아프게 생각하고 겁이 났었던 것 같기도 했다. 다른 대원들이 돌아오고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도 계속 맨뒤에 뒤쳐져 걸었는데 계속 옆에서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스태프분들과 대장님에게 너무 고마웠다.
16일, 오늘은 산에서 트래킹의 마지막 날이였다. 산과 빠이빠이하는 날이였는데 내심 기쁘기도 하면서 푸른 환경이 그리울 것 같기도했다.
여기는 냄새가 너무 좋다. 다음에는 기회가 된다면 커서 혼자서 배낭여행을 와보고 싶은 생각도 좀 들었다. 주변을 좀 더 둘러보지 못한게 쪼오금 아쉬워서 그런가 보다.
17일, 오늘은 내일 방문하게될 바라불 학교의 학생들 몇명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할수있는 뜻깊은 시간이 있었다. 나는 다른 3명의 우리 탐사대 여자친구들과 네팔의 저무나와 껀가라는 쌍둥이 여자 자매와 그들의 집에 배정받았는데 그들의 친구한명과 남동생이랑 우리와 같은 방에서 자기로 했다. 우리에게 침대를 양보해주고 자기들은 바닥에 이불을 깔아서 자며 우리를 배려해준것이 너무 따뜻했다. 우리가 홈스테이를 위해 준비한 선물들을 다 기분 좋게 받아주어서 너무 감사했다. 또 우리 4명 모두에게 아이들이 팔찌를 선물해주었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할줄 모르는데 이런 기회가 있어서 탐사대와 대장님, 그리고 가족에게 너무 감사했다.
오늘은 홈스테이를 한 집에서 일어나서 바리부리 학교를 위해 봉사하러 갔다. 거기서 학교 아이들과 과학수업을 하며 매직박스를 만들었는데 내가 이해를 하지 못해서 다른대원들이 조금이 아니라 좀 많이 도와주어서 내가 맡은 아이들한테 미안하고 도와준 대원들에게 감사했다.
19일, 오늘은 포카라에서 조끼리 자유시간을 가질수있게 되었다. 특별히 계획한 것은 일단 없어서 호수부터 갔다. 호수 가운데 작은 섬에 있는 사원도 가서 (배를 타고) 사진을 찍은후 시내를 돌아다니며 좀 구경을 하다 조르바라는 식당에서 나는 치킨 버거를 먹었다. 그 다음에 우리3조는 차를 타고 흰돔으로 된 사원에 가서 구경을 했다. 거기 빵집이 있었는데 크림도넛이 너무 맛있었다. 저녁으로 대장님이 피자와 스파게티를 사주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특히 피자 너무 맛있다.
오늘은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카트만두로 갔다. 비행기가 조금 연기되서 도착하자마자 점심으로 스테이크랑 만두, 그리고 볶음밥을 먹고 시장을 돌아다녔다. 동생이랑 가족 줄 팔찌를 사고 열쇠고리도 샀다. 그후 슈퍼마켓에 가서 유명하다는 차랑 야크치즈를 샀다. 커피를 사러왔다가 대장님이 바닐라 모카 아이스를 사주셨는데 진짜 한국에서도 못먹을것 같은 맛있음이였다. 진짜 너무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나올 뻔했다. 진짜 이거 다시 먹기 위해서라도 다시 네팔에 와야될 것 같다. 저녁으로는 한식당을 가서 삼겹살을 배불리 잘 먹었다.
21일 오늘은 바니빌라스 학교를 방문했다. 히말라야 탐사대가 14년동안 끊임없이 연을 이어오며 자원을 한 학교라는데 그 연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지금 현재 학교는 꽤 반듯해졌는데 탐사대원으로서 뿌듯하고 기뻤다. 학교 방문 후 사원 겸 화장터를 갔는데 우리와는 다른 문화를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그후 흰 돔에 눈과 제3의 눈, 그리고 물음표 같은 것이 그려있는 불교(아까는 힌두교 사원이었다) 사원에 가서 구경을 한 다음 숙소에 갔다. 숙소에서 다시 저녁을 먹으러 어제와 같은 곳인 아리랑 식당을 갔는데 진짜 네팔 온 이후 제일 배터지게 먹은 것 같았다.
이렇게 14차 히말라야 오지학교 탐사대 일정을 모두 마치고 가벼워진 마음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어린 나이에 많은 경험을 할수있었던 내가 너무 복받은것같다. 이번 일정 동안 계속 분위기를 밝게 해주고 힘이 되주며 좋은 추억들을 같이 간직하게된 모든 탐사대원들(어른대원님들 포함)과 고생하신 스태프분들과 대장님, 모두모두 감사하고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서현아~ 잘 지냈어? 아이고~ 우리서현이 보고프네. 뒤에서 걸어가면서 네가 얼마나 멋진 친구인지 나는 알았는데. 씩씩하기도 하고 속도 깊은 서현이가 히말라야 추억으로 한 해 한 해를 목표한 대로 열심히 살아가길 늘 응원한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