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주
인생은 형이하학이다. 그러나...
고등학교시절 우리 옆집에 동갑내기 남학생이 있었는데 그 앤 매일 심각한 얼굴이었다. 아침에 주로 엘리베이터에서 보는데 뭔 고민이 저렇게 많나.....늘 그게 궁금했다. 우리 집에서는 ‘심각한 애’라고 불렀는데 나중에 엄마말로는 공부를 잘해서 S대 법대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옛날에는 ‘심각한 애‘ 스타일이 공부를 잘했던 거 같다. 문과의 경우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이고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은 철학적인 인생을 말하는 게 아니던가.
요즘은 몸 좋은 애들이 공부도 잘하고 성격도 좋은 거 같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애들이 몸도 좋고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놀기도 잘 한다. 건강은 체력이고 체력이 곧 실력이다.
나 자운영이 육체를 업수이(?) 여기던 시절. 몸뚱아리. 몸. 육체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정지어버렸던 시절. 그 시절에는 오로지 정신만이 위대했다. 정신만이 살아 있는 것이고 정신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다. 육체를 끌고 가는 것은 오로지 위대한 정신뿐! 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서구식으로 육체/정신 이렇게 이분법으로 나누어서 어느 하나에 우위를 선점하고 그것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타당치 않음을 깨닫는다. 나 자운영은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성립됨을 이해한다.
물론 그 자체만으로 볼 때 생각하는 기능은 없지만 생각해보라 호두같이 생긴 뇌라는 어마어마한 기관이 우리 몸을 끌고 가지 않는가. 뉴우런이나 시상하부, 대뇌피질 그 자체는 생각을 못하는 육체의 일부분이지만 뇌라는 기관 속에서 서로서로 생각하고 명령하는 기능을 말없이 수행하는게 아닌가. 잘은 모르지만 근육을 힘들게 하고 그 힘듬을 만들고 지속하는 것은 뇌에서 나오는 의지 아니던가. 어쨌든 나 자운영은 근육맨을 존경해마지 않게 되었고 고통을 통한 만들어짐을 쬐금이나마 알기에....거꾸로 몸도 좋아야지 마인드도 산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기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시 한번 불러본다. 바디~~바디 라이프~~~여기도 강조하면 인생이 심각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여기서 잠깐 의문사항이 생긴다. 영어에서 시체를 바디라고 하는데 그렇담 지금 한창 만들고 있는 바디는 숨이 들어있냐 없냐에 따라 쉽게 갈라지는걸까. 걔네들은 정말 이분법이 확실한 문화군! 톨킨의 <반지의 제왕>처럼 선/악, 형이상학/형이하학, 삶/죽음, 있음/없음...
그러나 가끔은 경계해야할
내안의 서구주의...
근육운동이란 것에 한 발을 들여놓고 보니까 완전히 서구문화의 산물임이 느껴진다. 헬스클럽이란거 자체가 서구적인 것 아닌가. 나 자운영이 바라마지않았던(?) 미국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주인공들.. 가슴 빵빵(과장) 허리 잘록(과장) 그러한 몸매 자체가 서구적이 아니었던가. 게다가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 단백질이라는 것을 빡빡 먹어야 한다는 것. 도저히 우리 동양 사고에서는 만들어지지 않는 개념이다.
파륜궁이나 국선도, 태극권 같은 동양의 운동은 빵빵한 근육보다도 기의 흐름이다. 복식호흡과 더불어 때로는 고도의 수행능력을 키운다.
요사이 몸짱몸짱하는데 이거 역시 서구주의의 한 유산물인 미스코리아/ 미스 월드/ 미스 뭐뭐뭐로 시작되는 쭉쭉 빵빵인 몸매를 한 축으로 삼는 문화에서 온 게 아니더란 말이다. 서구인들처럼 다리도 길어야하고 허리는 짧아야하고 늘~씬 빵~~빵 한 몸을 너도 나도 원하게끔 만드는 매스 미디어 또 그들의 추종자들....ㅎㅎㅎ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지요...하면서.
(근데 왜 그런게 보기 좋은지 가끔은 자문할 것!!)
여기 까페 회원들은 어쨌거나 근육을 키우는 사람들.......
근육을 키워주는 사람들 아니던가...
내 주변만 해도 ‘침대’에서 안자는 사람이 없다. 나 자운영은 아직도, 앞으로도 침대를 사용하지 않지만. 먹는 거는 또 어떻고. 빵보다는 다 ‘베이커리’를 먹지 않던가? 이제 우리 생활자체가 그렇게 되어 버렸다. 한결같이 쭉쭉 빵빵이어야만 미인미남이고 합리적인 거는 다 서구적인게 아니던가 말이다.
나 자운영도 광고 모델이 서양인이면 이상하게도 맘에 들어버린다. 쌍꺼풀진 크지만, 깊은건 잘 모르겠는 두 눈. 오뚝한 코. 내가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해도 이상하게 백인들의 외모에 점수를 거저 주고 만다. 이성으로는 서구적인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학창시절 얼마나 많은 반미 데모를 **** ) 이미 내안에는 서구화가 되어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한국통신으로 전화하는게 아니라 ‘KT’로 하지 않은가.. 여러분은 어떠신지...^^*
몸 만들겠다고 하는 모든 작업들. 연예인 아무개 요가 비디오/ 필라테스/ 몸매 만들기 등등 수많은 비디오들.........포르노가 산업이듯 비만이 산업이듯 휘트니스도 하나의 산업일 수 있음을 기억하라!
바라건대 근육운동 하는 자들이여! 마인드 없이 서구지상주의로 근육에
목을 매지 말지어다.
오로지 내 몸은 내가 관리한다
오로지 내 몸은 내가 만든다.
오로지 내 몸의 건강을 위해서! 아멘
몸만 키울게 아니라 정신도 키울 것임을!!
근육 프로들 앞에서 감히 번데기 주름잡은 나 자운영 ㅋㅋ

첫댓글 자운영님 글에 점점 더 빨려 드네요 읽을때마다 빠져드는... 접속 때마다 체험담에 새글이 있을까 매일 보는데 오늘도 늦은 시간까지 글쓰시느라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