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동요를 찾아서 14]
초록 바다
작사·박경종 작곡· 이계석
초록빛 바다물에 두 손을 담그면
초록빛 바다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 빛 물이 들지요.
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
초록빛 여울 물에 두 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어루만 져요.
우리 순이 손 처럼 간지럼 줘요.
https://youtu.be/0WuZSVvl7R0
개요
‘초록 바다’는 1958년에 서울중앙방송국(KBS 전신)의 방송용으로 발표되어, 오늘날까지 널리 애창되는 동요이다.
박경종이 1962년에 고향 함경남도 홍원 앞바다를 그리워하며 시로 발표한 것을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계석이 곡을 붙여 만든 동요이다.
산뜻한 노래말과 경쾌한 가락, 리듬이 조화를 이루는 동요로서 오늘날까지 널리 애창되고 있다.
4분의 4박자와 4분의 2박자를 혼용하면서 리듬을 변화시키는 것이 특색이다.
바장조의 경쾌한 리듬이 재미있다.
이 곡은 합창곡으로 또 기악곡으로도 편곡되어 널리 애창되고 있다.
아마 학교에서 이 노래를 배웠던 이들은 모두 다 마지막 소절이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가 2번 반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건 초등학교 6학년 음악 교과서에 수록될 때 가사가 변형된 것이며, 실제 처음 작사가 박경종이 작사했을 당시엔 마지막 소절이 분명히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 줘요'로 되어 있었다.
본래 초록 바다는 2절로 이뤄져 있는데 사람들이 흔히 아는 가사는 본래 2절 가사며 1절은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 다음에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 줘요’로 끝난다.
즉 2절 가사가 교과서에 실린 것이다.
왜 가사가 변형되어 수록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동요에서는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가 가사에 두 번 반복되면서 동요 노래가 마무리된다.
원작 시에 있는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 줘요’는 동요에서 생략되었다.
경기도 안산시 호수공원에 초록바다 시비(詩碑)가 있다.
작사가 박경종(朴京鍾, 1916∼2006)
박경종은 1916년 함경남도 홍원에서 출생하여 만주 동흥중학교를 졸업했다.
1933년 조선중앙일보에 동요 <왜가리>가 당선되고, 194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요 <둥글다>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아이생활> 편집 동인 및 초등학교 중학교 교원 생활, 잡지 기자 생활을 했다.
한정동 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제1회 한정동아동문학상, 제5회 이주홍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동시집으로는 <꽃밭>, <초록바다>, <엄마하고 나하고> 등이 있고 동화집으로는 <노래하는 꽃>, <송이골 다람쥐> 외 다수가 있다.
박경종은 광복 후 홍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51년에 월남하여 서울에서 양복점을 경영하면서 동요와 동화를 창작했다.
동요 동인회장과 한글글짓기지도 회장(1969),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분과 회장(1977),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1979)과 한국문인협회 이사(1991), 크리스찬문학가협회장 등을 지냈다.
2006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자 그와 아내 정혜옥을 기념하기 위한 박경종·정혜옥 아동문학상이 제정되었다.
저서로 17권의 동시집과 23권의 동화집 등 40권이 있다.
주요 작품으로 동시집 <꽃밭>(1954)과 <초록바다>(1962) 그리고 <고요한 한낮>(1967) 등이 있고, 동화집 <노래하는 꽃>(1958)과 <송이골 다람쥐>(1963), <해님이 보낸 화살>(1966)과 <둘이서만 아는 비밀>(1969) 등과 수필집 <십자가 위에 핀 석화> 등이 있다.
한국 PEN문학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문학상과 반달 동요대상, KBS 동요대상과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https://youtu.be/vUzsWblYpZc
작곡가·이계석(李啓奭, 1922~2011)
이계석은 1922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태어났다.
6.25때 월남해 서라벌예대를 졸업한 후 초등교육과 동요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교육자요 작곡가로서 삶을 살기 시작했다.
초등교사합창단 단장을 오래 지냈고 1947년 서울효제초등학교를 시작으로 1988년 서울 은평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교단을 떠난 뒤에도 동요에 대한 사랑과 창작의 열정을 이어가며 수많은 명작들을 탄생시켰다.
평소 온화하고 정갈하며 인정스런 성품으로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해 교육계와 동요계에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동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지극해 무명의 젊은 동요 작곡가가 창작동요집을 냈을 때 이름난 음식점으로 초대해 밥을 사주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격려했던 일화도 남기신 분이다.
평생을 실향의 외로움을 안고 살면서 쉽고 재미있게 어린이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들을 만들어온 이계석 선생,
그의 작품은 그동안 교과서에 수록된 노래만 해도 12곡이나 있다.
대표곡인 <초록 바다>와 <바닷가에서>, <화음 삼형제>, <우산> 외에도 <잠자리>, <봄동산 꽃동산>, <숲속의 아침>, <귀뚜라미 노래잔치> 등이 있고, 작품집으로 <잠자리>, <봄동산 꽃동산>, <숲속의 아침>이 있다.
https://youtu.be/j9BuWv0K8Wg
리뷰
아동문학의 노신사(老紳士) 박경종 선생
<월간문학>, 2002년 12월호
어린 시절의 박경종은 몹시 앓아서 몸이 약했단다.
하루는 어머니가 경종을 업고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공동묘지에 가더니 부엌 식칼을 풀밭에 꽂으며 귀신을 쫓는 듯한 주문을 외더란다.
어린 경종은 외딴 공동묘지가 무섭기도 했지만 아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큰 사랑을 느꼈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평양 할머니’라 부르는 이웃 노파가 찾아와 “경종이를 살리는 방법은 교회에 보내는 길밖에 없수다. 두고 보라우. 내 말이 거짓말인가……”
한마디 던지고 갔는데, 그 후 어머니의 권유로 교회 주일학교에 나가기 시작했단다.
소년 박경종은 교회 주일학교에서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동화가 너무 재미있어 집에 돌아오면 주일학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단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는 그 당시 윤석중, 서덕출, 윤복진 등의 동요·동시를 읽고 ‘나도 멋진 동요를 써야지’ 하는 욕심을 갖게 되었단다.
문학에 관심과 욕심의 싹을 키우면서 그 당시로선 그리 흔하지 않은 신문과 잡지를 구해 이 잡듯이 읽으면서 혹시 동요·동시나 동화를 발견하면 심마니가 산삼을 만난 것만큼 반가워, 그 작품을 읽고 또 읽고 잡기장(공책)에 스크랩해두었다고 했다.
1933년 <왜가리>란 동시가 조선 중앙일보에 뽑혔고, 그 뒤를 이어 동요 <무지개>가 가톨릭소년에 뽑히면서 아동문학의 길로 들어섰다.
그러면서도 좀 더 본인의 문학적 기량을 인정받고 싶었던 문학 청년 박경종은 1940년 동요 <둥글다>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했다.
박경종 선생은 이후 70년 세월을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아동문학 창작 외길을 걸어오셨다.
그간 창작 출판한 동시집 17권, 창작 동화집 23권, 그리고 <십자가 위에 핀 석화>(1988)란 수필집도 한 권 있다.
이렇게 순수 창작 동시집·동화집을 40권이나 출간했으니 실로 놀라운 창작 의욕이 아닐 수 없다.
아동문학가로서 1995년에 대한민국 은관 문화훈장을 받으신 영광이야말로 후배들에게 큰 귀감이 되어 마땅하다.
첫댓글 홍향숙: 샘! 70이 다되어가는 할머닌데,
어린시절이 있긴했나봅니다!
동요들을 들으면 자동으로 두손을 모으고, 다소곳이 서서 부르고만 싶어집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동요를 찾다보니 가사와 멜로디가 너무 아름답다는 것이새삼 느껴지네요.
여름성경학교에서 배웠던 노래들도 하나씩 기억으로 떠오르고요!
장의원: 내가 참 좋아하고 즐겨 부르던 동요 네요.(굿)
최정미: ^^ 이런 노래를 부르고 듣던 시절로 잠깐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