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모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이 나온지도 벌써, 한 5년 되는 것 같군요. 정말 애잔한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를 예술영화라고들 합니다.
김용택씨라고 유명한 시인이 있는데, 그분이 사는 섬진강 상류가 배경이랍니다. 구담, 갈담이라는 동네, 그곳에 저는 두번 가봤어요. 한번은 환경운동연합사람들을 따라, 또 한번은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강을 따라 트레킹을 했어요. 시인의 집에서 출발해, 반나절을 걸으면서 강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용담댐인가가 들어선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소식조차...
영화는 6.25가 배경입니다. 감독의 말에서서 알 수 있듯이, 어려운 세월을 힘겹게 살아간 분들에 대한 헌정으로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어제 시네아트에서 후샤오시엔이라는 대만 감독의 <호남호녀>를 봤습니다(저는 후샤오시엔이 팬이랍니다). 대만의 가슴 아픈 근대사와 그 힘든 시기를 살아간 사람들에 대한 추모의 영화로 봐도 되겠더라구요. 그러자, 이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헐리우드에 익숙한 친구들은 아마 몇번 자면서 볼 겁니다. 하지만 두번세번 본다면, 이 영화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한국영화로서 이 영화만큼 시적 서정미와 예술성을 성취한 것도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6.25의 아픈 역사를 담은 임권택의 <길소뜸>도 빼어난 작품입니다.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분단문제를 가장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