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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자비의 날이다
회개하지 않는 예루살렘에 진노하시며 그곳에 닥칠 극심한 재난을 예고하신다. 주님께서 그 기간을 단축하시지 않으면 인류역사에 가장 심각한 환란이 닥치고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한 ‘유다의 전쟁’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예루살렘의 굶주린 유다인들 가운데 베레아에서 온 마리아라는 여자가 있었는데 자기 가슴에 안긴 아기를 잡아먹기 위해 살해해서 불에 구었다고 전한다. 닥쳐올 재난이 얼마나 가혹한가! 끝까지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분의 창조물인 하늘과 땅,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반란을 일으키고 소리칠 것이다.
바로 어제 일처럼 생각되는 2000년 대희년은 우리에게 그리스도교 제 삼천 년대를 위한 희망과 평화의 지평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바로 그 21세기의 새벽인 2001년 9월 11일, 뉴욕의 쌍둥이 빌딩은 죽음과 고통의 심연으로 무너졌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와 폭력 행위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레바논의 비극을 날마다 보고 있다. 또한 교통사고, 기아, 전염병, 어린이에 대한 이상성욕, 노예 수준의 노동, 방어할 능력이 없는 이에 대한 공격, 인간 생명의 시작과 마침의 신성함을 해치는 의학 실험을 위한 배아 이용, 낙태에 대한 합법화, 안락사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아직은 자비의 날이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께서는 어김없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실 것이다. 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시는 것을 볼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님! 우리를 사랑으로 창조하신 주님을 거슬러 자행되는 무례함과 방종함을 용서하소서.’
[김순중 수녀 (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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