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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말라떼 - 버려진 아파트남은자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 어밴던(Abandon) 하우스 |
최근 마닐라 시장의 지시에 따른 지속적인 공권력의 동원으로
많은 로드피플(거지)들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정부가 만들어 놓은 수용소와 같은 공동 합숙소와 그리고 말라떼 중심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어벤던 하우스들입니다,
어벤던 하우스를 직역하면 버려진 집이라는 뜻입니다.
노후되고 낡아 사람이 살기 힘든 곳입니다.
오래전 살던 주인들은 떠나고 그곳에 거리의 로드 피플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건물은 원래의 모습과는 달리 보수가 되지 않아 외부는 폐가와 같은 느낌이 들며
내부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기 위해 불법 개축되어 미로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고의 위험요소를 항상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은행 앞에서 로드피플로 살아가는 로즈마리의 가족들도 어벤던 하우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로즈마리의 가족과는 이웃처럼 지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가끔 오가다 길바닥에 앉아 그들과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또 그들 할머니 소리아야와는
한 시간 이상을 수다를 떨기도 하는 친한 사이이기도 합니다.... ^^
그래서 소리아야에게 당신의 집으로 초대할 수 없겠냐라는 부탁을 해보았고 흔쾌히 승낙을 받아
그들 어벤던 하우스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로즈마리가 사는 아파트의 입구 모습입니다.
1층에 작은 상점이 있고 아주 작은 입구를 통과하여 건물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로즈마리의 집은 3층에 있습니다..
1층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느낌이 매우 안 좋습니다.
일단 빛이 잘 들어오지 않은 대부분의 실내가 등을 켜지 않아 어둡습니다..
어두운 실내와 바닥에 고여 있는 물들 그리고 쾌쾌한 냄새
사람이 살기에는 매우 힘든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로즈마리의 3층 집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오릅니다.
이방인이 그들 삶의 공간에 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 경우 같습니다.
신기한 듯 젊은 친구하나가 저를 보고 웃고 지나갑니다.
계단 옆벽에는 뜻 모를 낙서들이 빼꼭히 적혀 있습니다.
꼬마의 모습 뒤로 누군가 안에 살고 있음을 알리는 낮은 불빛이 보입니다.
저를 초대한 로즈마리 가족의 가장 큰 어른인 소리아야 할머니가 앞서서
저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소리아야는 관절이 매우 안 좋은가 봅니다.
3층 집까지 오르는 동안에도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귀여운 손녀딸 에인젤이 할머니가 빨리 오기를 앞에서 기다리고 있군요.
3층으로 올라가는 동안에 다양한 로즈마리 가족의 이웃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계단 중간 빈 공간 천정에 매달듯이 다락방처럼 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당연히 불법 개축물입니다.
누군가 저곳에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불법으로 만든 것이고
저곳을 만든 이는 이들에게 세를 받아 갑니다.
사다리를 통해야만 저곳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젊은 부부가 다락방 집에서 아이를 하나 키우며 살고 있습니다.
어떻든 이곳은 혼돈스러운 마닐라 말라떼 거리에서
누군가에게 방해받지 않고 살수 있는 그들의 유일한 공간입니다.
집이라는 단어로 연상되는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집이 가지는 행복과 따듯함이라는 의미가 과연 이들에게 연상이 될까 의문이 듭니다...
다른 층에도 비슷한 구조물들이 있습니다. 이 가족의 다락방 집에는 사다리도 없습니다.
왼쪽의 작은 나무판자가 내려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며
더위를 피해 쉴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자칫 실수를 하면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어 위태로워 보입니다.
어벤던 하우스에서는 카오스라는 단어가 자주 떠오릅니다.
혼돈 ...
어디를 둘러보아도 깨끗함, 새로움 그리고 정돈된 것이 없습니다.
어벤던 하우스에는 빈 공간이 없습니다.
조그만 공간이라도 생기면 그곳에 사람이 살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그래서 미로와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둡고 복잡하며 더러운 미로가 어벤던 하우스의 현실입니다.
로즈마리의 이웃들을 만나며 미로와 같은 낯선 공간을 지나 로즈마리의 집에 도착합니다..
로즈마리 가족의 집은 3층 가장 안쪽 구석에 있습니다.
처음 오는 이들이 설명을 듣고 이곳을 찾아오기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람 하나 들어갈 공간을 지나서야 로즈마리의 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은 옆으로서야만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좁은 공간입니다.
로즈마리의 집은 한 개의 층을 두개로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아래층에는 할머니 소리아야와 할아버지 그리고 딸 3가족이 살며
위층에는 로즈마리의 다섯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위층과 아래층의 이동 수단은 나무로 만든 임시 계단입니다.
호기심 많은 로즈마리의 둘째 아들 지말이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
이층은 두세 평 남짓의 공간으로 가족이 잠을 자기에는 턱없이 부족 한 공간입니다.
로즈마리의 표현을 빌리면 잠을 자기 위해서는 옆으로 누워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방을 돌아 보아도 햇빛이 들어올 수 있는 창문이 없습니다.
유일하게 낡은 환풍기 하나만이
이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전달하는 과정을 수행합니다.
작은 공간에 환기 시설도 없는 이곳에 유일하게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선풍기입니다.
솜씨 좋은 로즈마리의 남편 짐이 손수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닐라는 12월마저도 한낮의 더위는 상당히 덥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물건을 쌓아 놓아야만 합니다.
선반 위에 올려진 아이들의 신발들이 보입니다..
TV는 고장 난지 오래며 장식품일 따름입니다.
벽 보드에 가족들의 이름들이 쓰여있군요 ..
이층을 촬영한 렌즈는 17mm 레즈로 화각이 매우 큰 광각 렌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너무 좁아 사진을 찍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사다리에 위태롭게 매달려 보기도 하고 때론 바닥에 누워야 했으며
최대한 화각을 확보하기 위하여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
사진을 찍는 동안 맣이 덥고 답답하더군요 ..
좁은 공간, 쾌쾌하고 더러운 환경 외부로부터 들어오지 않는 공기들
과연 제가 이곳에서 일주일 이상을 살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니
절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로즈마리의 아이들에게는 모두 크고 작은 피부병들이 있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진이 모든 걸 말해 줍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아이들에게는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아래층 또한 별반 다르지 않게 그들 고단한 삶의 흔적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어른 셋과 아이 둘이 잠을 잘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상황입니다.
이곳 역시도 너무 좁은 공간 때문에 사진을 이렇게 밖에 찍을 수 없는 상황 이해 바랍니다.
아래층에는 간단한 주방 시설도 있습니다.
왼쪽에 보이는 칼의 손잡이 그리고 낡은 물건들이 위생적으로 심각한 상황임을 말해 줍니다.
돌을 깎아 전열기구를 임시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화기는 사용을 전혀 못 할 것 같습니다.
협소한 공간에 화기를 놓을 곳도 없으며 또한 화재 위험이 너무 많습니다.
만약 이 공간에서 화재가 났다고 상상을 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좁은 미로와 같은 구조로 무조건 대형 참사가 예상되는 곳입니다.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모습 또한 많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몸을 움직이며 플러그를 제가 건들었나 봅니다.
누전으로 등이 꺼지기도 하더군요..
임시로 만들어 놓은 플러그 또한 위태로워 보입니다.
로즈마리의 가족은 독실한 케톨릭 신자들입니다.
오며 가며 지나는 길에 할머니 소리아야의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 기도만큼 신께서 이 가족들을 돌보아 주시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어벤던 하우스에는 공동 화장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마저도 선택된 이들만 사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계약상 화장실 사용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밖으로 나와 길거리에 볼일을 해결해야 합니다.
미로와도 같고 복잡한 이곳 어벤던 하우스에는 다양한 상업 시설들이 있습니다.
자투리 공간들을 활용하여 생존을 위한 시설들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길에 작은 구멍가게가 보입니다.
가장 저렴한 사탕의 가격이 1페소 입니다. 우리돈 25원입니다... .
덕택에 적은 비용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사탕을 나누어 줄 수 있었습니다.
물건들은 저가의 싸구려 과자류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60,70년대 위생적으로도 심각하였고 그래서 사고도 많이 났던 우리나라 불량식품들이 생각났습니다.
식당도 보입니다.
내부의 부족한 공간으로 밥을 해 먹을 수 없는 이들은 이곳에서 20페소
우리돈 500원짜리 비닐봉지 밥을 사 먹습니다.
이런...
한쪽 구석에 작은 오락실도 있군요 ... ㅋ
또 다른 누군가의 환풍기입니다.
이들에게 유일하게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도구입니다.
이들이 왜 쉽게 병들고 또 왜 평균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는지 이유를 말해 주기도 합니다.
로즈마리 집의 월 임대료는 삼천 페소입니다.
한국 돈 7만 오천 원으로 그들에게는 결코 싼 금액이 아닙니다.
이 공간마저 없는 이들은 거리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간이 있더라도 이들은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업습니다.
거리에서 잠을 자는 것이 더 편하고 시원한 공기를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2평 정도의 습하고 창문도 없는 더러운 공간에서 먹고 자고를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당신 또한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마닐라 시장이 최근 이들에게 합숙소로 또는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공권력을 동원해 이들을 말라떼에서 몰아내고 있습니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정부에서 살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었고 돈을 벌수 있는 이들은 그들의 집으로 돌아가라는 얘기입니다.
씨팔... 욕은 이럴 때 하라고 있는 겁니다.
마닐라 시장이 저곳에서 일주일만 생활하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마닐라 시장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가 깨닫기를 바라겠습니다.
핵심은 공권력을 동원한 강제 추방이 아니라
가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시스템의 개혁과 그들 기득권층의 의식 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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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슬프네요.. 마닐라 임대료는 정말 나라실정에 비해서 너무 비싸요.. 집주인들이 공가로 놔둘지언정 임대료는 안 내린다는.. 독한넘들..
그렇죠.. 저들 한달벌이라야 만페소가 안됩니다..
집세내고 10명정도 되는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여야 하고 ...
그래서 삶이 힘들수 박에 없습니다.
필리핀 부자들이나 정부 관리들 하는거 보면 정말 욕 나옵니다. 가난한 이들에 대한 구호 손길은 대부분 다 외국인들이죠.
미래가 없는 필리핀입니다.
필에 살다보면 소명님과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사회 시스템이 심각하게 문제가 있습니다.
두테르테가 변화를 줄것으로 보이지만 마르코스를 영웅 묘지에 안장하는 것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아보입니다..
이래저래 미래가 보이지 않는곳이 필리핀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사진도 보면서 왠지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는군요. 갑자기 겜하면서 뱃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군요.
저가 앙헬레스에서 도네이션 행사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혹시 그런 계획이 있으면 동참하고 싶군요.
앙헬레스에서는 3천페소를 내면 빵하고 음료를 사서 매주 월요일에 빈민촌 마을사람들에게 도네이션하는 행사를 하는
한국분이 있어서 많은 분들이 도네이션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답답하네요...휴
원조만 원하는 국가입니다.
안타깝네요. 하지만 가난한 나라의 어쩔수없는 풍경중의 하나가 아닐지,,
반세기전만해도 우리나라가 필핀보다 못살았다는게,,, 참
열심히 일해오신 아버지, 어머니한테 감사할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