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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엉뚱한 소리지만, 캠버 얘기를 하니 생각나는 게 하나 있네요. 예전에 ID One을 타다 캠버가 거의 죽어서, 투덜거리며 스키를 바꿨는데, 에어가 그거 자기 달라고 조르더군요. 파크용으로 남겨뒀던 건데 하두 조르길래 줬더니, 대발님한테 불하(?)되어 있더라구요. 그런 거 보면 대발님은 정말 스키에 남달리 타고난 재주가 있으신 모양입니다. 음. 에어는 후배 챙기는 마음이 예나 지금이나 한결 같은 걸 보면 참 기특합니다. 제가 에어를 좋아하는 여러 이유들 중의 하납니다. (대장은 좋겠어. 든든한 오른팔 둬서)
본론으로 들어 가서, 우리처럼 모글을 주로 타는 사람들은 camber에 대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모글을 타면 탈수록 캠버는 서서히 죽어(?)갑니다. 그게 죽으면 모글 스키의 운명은 다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맞는 소린가?). 뭐 탄력이 없어져 버렸으므로... 늙은 거죠.
처음부터 스키에 camber는 없었습니다. 스키에 캠버라는 컨셉이 적용된 이유는, 스키를 눌러서 엣지로 턴을 만들 때, 보다 많은 압력이 팁과 테일에 적용되어 좀더 나은 grip과 power를 창출하는 것으로 믿어졌기 때문입니다. 근데 왜 보다 나은 grip과 power를 갖고 있는 camber를 포기하니...?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포기하는 건 아니고, 캠버를 얼만큼이나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갖는 것이 낫냐, 하는 의문은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스킹을 하는 환경은 천차만별이니까요...
좀 어의 없는 비유이긴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글을 타기 전에 그 캠버를 누를 수 있는 방법이 오로지 하나 밖에 없는 줄 알고 살아왔습니다. 턴을 만드는 방법은 오로지 하나! 무릎을 힘껏 구부리면서 다운~ 그쵸? 다운다운다운...이른 바 '다운'을 수도 없이 반복하며 연습했습니다. 그리고 보겐-->슈템-->패러렐-->베데른, 이게 다 였죠. 기억나세요? 근데 그게 다가 아니더란 말입니다. 뭐 캠버를 꼭 그렇게만 누를 수 있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마찬가지로 스키의 디자인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게 다일까? 뭐 그런 의구심이 없었으면 지금처럼 장비의 발전이 없었겠죠. 그럼 camber가 거꾸로 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그 얘기를 하기 전에 우선은 보드 얘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reverse camber의 태생은 보드라고 봐야 하니까요.
보드는 태생적으로 알파인보다는 프리스타일이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해 처음부터 이제까지 쭈~욱 트윈팁의 프리스타일 보드가 압도적인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겁니다. 태생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예전에는 그래도 더러 알파인 보드를 타는 사람들을 보곤 했는데, 이제는 거의 뭐 일반인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이를 테면, 스키장에 가보면 알파인 스키는 볼 수가 없고, 맨 트윈팁의 프리스타일 스키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트윈팁 보드의 경우에 그 camber라는 것을 이용하고 혜택을 보기가 그리 녹녹치 않았을 거란 얘깁니다. 처음에 보드를 만들었을 때 디자인은 어쩔 수 없이 스키에 따랐습니다. 그거야 거의 스키 제조사에서 만들었으니 그렇죠. 물론 가운데에 camber도 넣어서 말입니다. 아무 생각이 없었던(^^) 거죠.
보드와 스키는 그 구조부터가 다릅니다. 보드에 바인딩이 마운트 되는 위치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두 발로 그 캠버를 누르기 적당한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그쵸? 뭐 당연히 누르기 힘든 캠버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겠죠. 이거 캠버를 가운데 넣어봐야 누르지도 못하는데... 게다가 jibbing 같은 걸 할 때는 자꾸 걸려서 영 거시기 했겠죠.
해서 보드의 왼 발과 오른 발 사이의 공간을 눌려진 상태(rocker : reverse camber)로 만들고, 바인딩이 마운트 되는 위치-발의 위치-로 부터 양쪽 팁까지는 평평(flat)하게 만들었습니다. roker(역캠버)를 넣은 부분(가운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스탠스 부분이 flat(평평)해도 캠버로 느껴질 겁니다. 누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니까요. 아래 그림을 보시면 대략 어떤 모양인지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처 : lib-tech.com)
아래 사진처럼 요즘은 이에 한 발 더 나아가서, 스탠스 부분을 flat 하게 하지 않고 캠버를 주고 있습니다. (출처 : lib-tech.com)
보드 입장에서는 당연히 저렇게 디자인을 해야 턴을 더 쉽게 만들 수 있겠죠. 위 그림 보시면 아시겠죠? 위의 rocker 부분과 camber 부분에 그어진 선의 방향을 보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암튼 그래서 만들었는데, 그 외에 다른 효과들이 더 있었습니다. 그것은 park에서 온갖 놀이(?)를 하는데 불편함이 대폭적으로 줄어든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jibbing 할 때 뭔가 걸리적 거리면 참 거시기 합니다. 랜딩할 때 엣지 잘못 걸리면 사단이 날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big landing 시에 두드러진 장점을 갖게 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게다가 이 놈이 powder에 들어서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팁과 테일을 살짝 딴딴하게 만들었더니 pop-up도 훨씬 더 쉽게 잘 되는 것이었습니다. 방방이 생각해보세요.
적은 힘으로 pop-up이라...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 컨셉이 스키에 어떻게 적용이 되었을까요?
팁과 테일 부분으로부터 일정 부분이 rocker(reverse camber)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가운데 캠버는 어떻게 보일까요? 그리고 그 짧아진 캠버가 rocker랑 같이 맞물려 어떤 역할을 할까요? reverse camber를 적용시킨 스키라고 캠버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스키를 탈 때 모습을 보면 스키 전체가 reverse camber로 보입니다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camber 부분이 줄어든 거죠.
하지만 상대적으로 캠버의 역할이 오히려 증가된 것은 아닐까요? 캠버를 더 효과적으로 누를 수 있게 된다 이거죠. 파우더 스키의 용도는 일단 tip을 일찍 띄우기 위해 설계된 것이지만, 캠버 부분이 줄어 들었다는 건...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모양입니다. 그건 제가 정확히 측정을 안 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암튼 같은 힘으로도 pop-up이 잘 된다니 뭐 일단 힘이 덜 들겠지요. 암튼 파우더 스킹 시에 rocker는 팁을 일찍 그리고 잘 띄워주거니와 쓸 데 없는 후경을 대폭적으로 보정해 줍니다.
지금 설명드린 것이 rocker(reverse camber)를 채용한 스키 중 가장 앞선 technology라고 여겨지는 reCURVE 시스템입니다. 회사 별로 rocker의 설계가 천차 만별이라 그걸 일일이 다 설명을 드리기는 좀 힘들고, 또 초창기이다 보디 니가 잘 났냐? 내가 더 잘 났다, 하는 양상이라 뭐..
여하튼 이 rocker(reverse camber)가 powder skiing에 일대 혁명을 가져 왔습니다. 파우더도 종류가 좀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타기 참 거시기한 파우더도 있거든요. 근데 이 스키를 신으면 힘든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참 잘 떠갑니다. 게다가 natural air 후 big landing 시에 받는 충격을 대폭적으로 완화시켜 줍니다. 따라서 랜딩도 부드럽게 되구요. 부상의 위험도 대폭적으로 줄어듭니다.
파우더 스키 쪽에서 보면 이게 전부인 겁니다. 빨리 갈 수 있고, 잘(오래) 떠 있고, 웬만하면 랜딩 부드럽고... 뭐 더 있을 게 없죠. 아직까지는 powder용이 주력입니다만, 뉴스쿨들은 이미 이 rocker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back country skier들은 구세주를 만난듯 예찬에 예찬을 거듭하고 있고요. 제가 매일 동영상으로 들이대는 Seth Morrison이라는 애조차 rocker 아니면 스키가 재미 없을 것 같다고 할 정도니까 말입니다.
이 개념을 모글 스키에 접목시키면 어떻게 될까요? 모글도 파우더와 같은 입체적인 사면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pop-up이 잘 된다는 건, 반대로 잘 눌려진다는 말도 되잖아요. 그리고 캠버 부분이 짧아진 건 어찌 보면 그 부분의 탄력이 강화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잘 눌려진다는 말은 부드럽다는 말이고(이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스프링 구실을 하는 곳은 더 탄력 있어지고(부분적으로)... 그러니까 말하자면, 부드러우면서고 탄탄한...그런 스키라는 겁니다. 더욱 빠른 턴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봐야죠. 괜찮지 않을까요?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이 넘치는... 근데 그게 가능한 말인가요? 전에는 가능하지 않았지만, reverse camber의 개념이 가능하게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기술적인 문제가 분명히 있겠지만요.
이런 스키를 들고 모글을 들어가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허리가 너무 두꺼워서 모글을 타기는 좀 둔하거든요. 암튼 어떻게 접목을 시킬 것인지는 뭐 제조사에서 알아서 할 일이죠. 근데 왜 안 하나 몰라...?
그루밍 사면에서는 이런 스키 타지 마세요. 거시기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rocker라는 말은 salomon rocker skis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salomon 스키는 rocker가 스키 앞부분(tip)에만 있습니다. tip으로부터 720mm까지가 rocker 부분이랍니다. tail은 좀 다르게 생겼습니다. 기본적으로 salomon rocker는 트윈팁 스키가 아닙니다. 파우더계의 레이싱 모델이라고나 할까요...
스키에 이 reverse camber의 개념을 가장 먼저 접목시킨 회사는 volant라는 미국 콜로라도 소재의 스키 제조사였습니다. spatula라는 모델이었는데, 선구자는 언제나 그렇듯이 찬밥 신세였죠. 별 반응이 없었습니다. 이후로 서서히 그 진가를 발휘하더니 지금은 거의 모든 파우더 스키를 만드는 회사에서 채용하고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armada의 ARG, K2의 pontoon, salomon의 rocker 입니다. 근데 올려 놓고 보니 연식이 된 거네요.
암튼... 결론은 이겁니다. 파우더 탈 때는 rocker를 이용하자. 결론은 간단한데, 설명이 길었네요. ^^ 그리고 모글 스키도 rocker를 적용해서 만들자고 우기자. (이상하려나...?)
첫댓글 아~~~~ 어려워요~~
몇번 반복해서 앍어보아야 될듯합니다
스키에 접목한 사진을 보여드리면 좋을 텐데, 제가 멍청해서 그 그림을 따올 수가 없네요..
ㅎㅎㅎ 아닙니다, 제가 구조에 대해 문외한이고 원래 이런 이론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집니다
참 간단하게 올릴 수 있는 걸 가지고... 그림 올렸습니다.
오호.. 이건 뭐.. 완전 논문일쎄~ ㅎㅎ 역 캠버에 모글이라.. 음 당장 만들어 봐야겠다..
캠버 다 거덜난 거 갖고 만들었다고 하진 않겠지, 설마...
어려워요. 아주 유익한 내용 같은데요.
음.. 글이 너무 길어서 그러신 건 아니구요..? ㅋㅋ
첫문장이 감동적입니다. 쩝...역캠버 스키 구하실라면 제게 말씀 주세요. 좀 거덜난거긴하지만 몇대 있네요.^^
감동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