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의 흔들림에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아침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이미 밖은 밝아져 있다.
아마 수산항의 어선들이 출어를 나가는 모양이다.
어선들이 만들어낸 물결 파가 CLJAY호를 흔들어 놓는다.
요트 밖으로 나와 보니 날은 흐리지만 바람은 별로 없다.
생각보다 아침 공기가 차갑다.
요트를 다시한번 잘 살펴 본다.
어제 발견하지 못한 다른 피해가 있었는지 구석 구석을 잘 살펴 본다.
다행이 다른 피해는 없다.
오늘 바람이 없을때 다시 마스트에 올라가야 할것 같다.
물을 끓이고 아침 커피를 준비한다.
커피향에 제이도 일어난다.
요트에서 아내와 맞이하는 아침이 사랑스럽다.
아침 7시
요트 마스트에 오를 준비를 한다.
짚세일을 풀어내고 헬리어드를 내려야 한다.
짚세일을 풀어내었는데 혼자 힘으로는 헬리어드를 내릴수 없다.
선실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제이를 부른다.
제이가 풀어진 짚세일을 잡고 내가 헬리어드를 풀어 내리는데 바람이 분다.
짚폴에서 풀어낸 세일이 바람을 받아 부풀어 오른다.
제이 힘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제이와 나의 임무가 교대된다.
제이가 짚세일 헬리어드를 풀어주고, 내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짚세일을 잡고 있게 되었다.
짚세일을 내려 앞 갑판에 정리해두고, 짚세일 헬리어드에 줄사다리를 고정하여 마스트에 매달아 올린다.
마스트 꼭대기에 줄사다리가 고정이 되고 난 후, 안전 하네스를 착용하고 줄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한다.
이번 오름이 세번째다.
이제는 쉽게 빨리 올라갈수 있다. 자꾸 해보니 덜 무섭다.
더구나 바람도 별로 없고, 배들도 다니지 않아 요트의 출렁 거림이 없어 더 빨리 올라간듯 하다.
다리 후들 거리는 동영상이다.
마스트에서 바라보는 요트와 요트장의 풍경이 참 아름답다.
카메라를 머리에 고정하고 올가가면서 찍었는데 찰영 각도가 영 좋지 못하다.
그래도 마스트에 오르기 3번 만에 찍은 동영상이라서 편집 없이 올린다.
어제 속초에서 구입해온 주문진가리비와 소라로 찜을 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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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비 크기가 어른 손바닥 만하다.
두께는 양손을 포갠것 보다도 더 두껍다.
이런 가리비는 어느 횟집에서도 맛보지 못한 가리비다.
이런 두툼한 가리비를 주문진 가리비라 불린다.
크기가 휴대폰 보다 조금 작은 크기이다.
우리가 회집에서 먹는 양식 가리비는 그냥 가리비라 부르며, 두께가 매우 얇다.
가리비 살로만 보면 10배 정도 주문진 가리비가 살이 많다.
간단하게 아침 식사후 요트를 출항 시킨다.
오늘 목표는 속초 앞바다.
9시경에 요트가 폰툰을 떠난다.
수산항 앞바다에 나와보니 파도는 0.5 ~ 1m 정도이다.
바람은 북풍.
바람 끝이 차갑다.
선실에서 잠바를 가져다가 구명조끼 위에 덧 입었다.
불어오는 바람이 노고존(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세일로는 갈수 없는 방향)이라서 기주(엔진 힘으로만 항해를 하는 것)로 속초를 향해 나아간다.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양양군 앞바다는 많은 정치망 들이 산재되어 있다.
이 정치망을 피하려면 동쪽으로 약 3마일 (4.8km)정도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반대로 해변으로 붙어서 정치망을 피해 나아간다.
수산항을 빠져나와 바로 선수를 북으로 향하고 10분 정도 달리면 예쁜 솔비치 리조트가 나타난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이국적인 건물과 해변이 잘 조화를 이루어 지중해의 어느 바다가에 나와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풍경을 솔비치에 있는 사람들은 보지 못할 것이다.
다시 20분 정도를 시속 6노트 정도로 달리면 낙산항과 낙산사가 저 멀리 보인다.
낙산사에 있는 커다란 불상이 이정표 처럼 길안내를 한다.
낙산항에서 출발한 낚시배들이 바다에서 6척이나 바다 낚시들을 하고 있다.
요즘은 어떤 어종이 잡힐지 다음에는 우리도 낚시 채비를 준비해서 낚시를 시도 해봐야 겠다.
이후 물치항, 대포항을 지나간다.
대포항을 지나고 바로 앞에 정치망들이 나타난다.
대포항 앞쪽의 정치망들은 해안부터 바다쪽으로 쭉 연결 되어 있다.
그 길이가 자그마치 2km정도 된다.
우리는 요트 선수를 동으로 돌리고 정치망들을 피해 바다쪽으로 항해를 한다.
정치망 지대를 빠져나온후 다시 선수를 북으로 돌려 속초 앞바다를 향한다.
대포항을 지나면 외옹치항 부근에 커다란 가두리 양식장이 4동이 보인다.
아마 고급어종을 기르는 가두리 양식장 인 것 같다.
외옹치항을 지나니 저 멀리 속초 앞바다에 있는 조도가 또렷하게 보이고, 앞등대 뒷등대도 보인다.
혹시몰라서 더 스쿠바 홍강사에게 전화를 해보니 김사장님이 전화를 받으신다.
지금 홍강사는 교육 다이빙 중이고, 다이빙 보트는 뒷등대 부근에 있다고 하신다.
망원경으로 살펴보니 저 멀리 다이빙 보트가 보인다.
항로를 뒷등대로 변침하고 다이빙 보트를 향해 달려 나갔다.
보트에 가까이 가다보니 수중에서 주황색의 SMB들이 올라온다.
바다에 들어간 다이버들이 출수는 하는 모양이다.
다이버들의 안전을 위하여 일정 거리를 두고 인사들을 나눈다.
같이 다이빙중에 만나던 사람들을
오늘은 다른 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에서 만난 것이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출수하는 다이버들을 바라보며 다이빙 보트주위를 2바퀴 선외한후 작별인사를 하고 우리는 다시 수산항으로 향한다.
우리도 청초호로 들어가고 싶지만 설악대교의 높이가 낮아 우리 요트로는 들어갈수가 없다.
우리 배에도 운전을 해 줄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속초로 이동하여 요트에서 다이빙을 시도해 볼 수 있을 텐데, 아직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제 수산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세일링을 하기 위하여 짚세일을 펼친다.
그런데 바람이 약하다.
바람이 약하여 세일이 펄럭이기만 할뿐 바람을 받지 못한다.
그래도 아쉬움에 세일을 펼치고 2노트의 속도로 30여분간 세일링을 한다.
바람이 완전이 없어졌다.
짚세일을 감아 들이고 다시 기주로 수산항을 목적지로 항해를 한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어제 울릉도로 출발하지 못한 서운함이 밀려온다.
앞으로 2일간은 기상여건이 좋을 텐데 아쉬움이 크다.
기주로 1시간 정도 달려서 저 멀리 수산항이 보인다.
하늘은 밝아져 해도 모습을 들어내고 바람이 살짝 불어준다.
다시 세일을 펼쳐 본다.
그래도 바람이 약하다.
아쉬운 대로 짚세일을 활짝 펴고 2.5~3노트로 세일일을 해본다.
30여분 정도 세일링을 마치고 수산항 요트계류장에 안전하게 계류를 한다.
오후 2시경에 요트에서 늦은 점심을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는 잠시 낮잠을 자는 사이 제이는 설거지며, 쓰레기 버리기등 요트정리를 다 해두었다.
내가 움직이면 언제나 제이의 일거리만 만드는 상황이 연출된다.
미안하고 고맙다.
오늘 저녁에 몇분의 요트 선주들과의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다들 일정이 있어 참석이 어렵다고 연락이 왔다.
어쩔수 없이 우리도 서둘러 서울로 돌아가기로 일정을 급 변경 한다.
오후 4시경 수산항을 출발하여 서울로 향한다.
잘 달리던 도로는
강촌부근 8km와 서종부근 16km의 정체로 오후 8시가 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1박 2일의 여행은 울를도를 가지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울릉도를 여행할 기본 연습으로는 충실한 여행이라 자평하고 위안을 삼는다.
요트를 타기 시작 하면서 언제나 제이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그래서 우리 요트 이름이 CLJAY호다.
CLJAY는 Choi Love JAY 줄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