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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사이펀문학토크|
이 저녁, 시인을 만나다
<5월 초청시인>
류선희 시인 『끝없는 변주』(빛남) -1990년 시집 『그대의 빈들』로 작품 활동. -1992년 《한국시》 신인상 -부산문학상(본상), 부산시인협회상 등 수상. -시집 『그대의 빈들에서』, 『화수동집 뻐꾸기』, 『벽 속의 낮달』, 『눈먼 새를 위한 푸가』,『꿈꾸는 나무』, 『그리움 두드리는 빗방울』, 『황혼의 창가에서』, 『길속에도 강이 있다』,『숨 쉬는 흔적』, 『사유의 향기』, 『끝없는 변주』, 시선집 『바람개비』
김희영 시집 『사랑하다가 기다리다가』(작가마을)
-199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영축문학 대상, 한국여성문학 대상 등 수상 -시집 『가슴에 비밀의 창 하 나』, 『나, 그대에게 꽃이 되렵니다』, 『은밀하게 은밀하게』,『그 사람이 거기 있다』, 『아름다운 침묵』, 『시가 있는 여행』, 『부산 100경속으로』, 『시의 바다 부산』, 『사랑하다가 기다리다가』
|오픈사회 : 김뱅상 시인 ▪ 정리: 김해경 시인|
▪일시: 2020년 5월15일 저녁 6시30분 ▪장소: 남포문고 3층 문화홀 ▪주최: 계간 《사이펀》 ▪주관: 사이펀의 시인들 ▪후원: 남포문고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부산작가회의 도서출판 <빛남> <작가마을> <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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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사이펀 문학토크 현장 스케치
이 저녁, 시인을 만나다!
김해경(시인)
사인회 중인 류선희 시인
사인회 중인 김희영 시인 오월은 장미의 계절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 오월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지옥에 갇혀 살고 있다. 지겹고도 악랄한 코로나바이러스에 목숨을 잃고 건강을 잃고 일상을 빼앗겨 버려 모두들 우울증에 빠져 현실 감각을 잊은 것 같다. 평소에 쓰지도 않던 마스크를 쓰고 살아야 하고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여행도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러한 시점 임에도 불구하고 ‘사이펀’에서는 「이 저녁, 시인을 만나다!」 라는 문학토크를 열었다. 코로나가 진정국면에 들면서 3월로 예정된 것을 5월로 미루어 치르게 된 것이다.
민병일 '사이펀의 시인들' 시인장님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오후가 되자 그친 듯한 비가 다시 내려 중요한 행사를 앞둔 집행부의 한 사람으로써는 걱정이 앞섰다. 최근 장소를 옮겨 새로 오픈한 행사장소인 남포문고에 들어서니 넓고 환한 매장이 먼저 눈에 띈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 싸여 있고 세련된 실내에 마음이 푸근하고 부자가 된 듯하다. 사전행사의 일환으로 6시부터 30분간 독자 사인회가 있었다. 매장 2층에 마련된 두 작가의 사인회는 모처럼 대하는 풍경인지라 무척이나 반가운 정경이었다. 문학토크를 축하하는 단아한 꽃바구니가 놓여있고 작가 분들은 찾아온 독자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며 시집에 정성껏 사인을 해주는 기쁨이 얼굴 가득 미소로 퍼져 나왔다.
오픈사회 - 김뱅상 시인 사인회를 마치고 6시 30분부터 3층에 마련된 토크장소에서 정식 행사가 시작되었다. 약 50여분의 각계각층 손님들과 작가, 독자 분들이 참석하여 공간이 꽉 찼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다과와 함께 담소처럼 진행되는 평온한 행사가 될 것 같다. 창밖에는 도시의 어둠이 조금씩 비를 가라앉히고 있다.
김해경 시인 - 시 낭독 오픈사회는 2017년 ‘사이펀’으로 등단한 김뱅상 시인이 맡았다.
가장 먼저 ‘사이펀’ 배재경 발행인의 행사소개와 함께 오늘 토크 초청자인 류선희 시인과 김희영 시인, 발제를 맡은 정훈 평론가 진행사회를 맡은 배옥주 시인을 소개하고 궂은 날씨 임에도 많이 참석해주신 여러 분들께 먼저 감사를 드렸다.
다음은 ‘사이펀의 시인들’ 시인장이며 부경대학교 명예교수인 민병일 시인이 인사말과 함께 서정이 가득 묻어 있는 두 시인의 시에 대해서 짧게 언급하였다.
권오주 시인 - 시낭독 본격적인 토크는 배옥주 시인의 진행사회로 시작했는데, 후배시인들이 먼저 여는 시 낭독을 하였다.
백미늠 시인 - 시낭독 권오주 시인은 류선희 시인의 「흔적을 쌓으며」를 낭독하였고 백미늠 시인은 김희영 시인의 「토끼풀꽃밭에 누워」를 낭랑한 목소리로 낭독하였다.
이어서 두 초청시인들의 인사말이 끝나고 정훈평론가의 시집 발제 평을 들었다.
정훈 평론가의 발제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정훈 문학평론가
“시인은 작품에서 미적 패러다임과 윤리적 패러다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사람은 좋은데 시는 별로야, 아니면 시는 좋은데 사람이 별로야(전체 웃음^^) 라는 말이 있다. 시 따로 인생 따로 하는 시인이 많이 있다. 테크닉만으로 시를 쓰거나 자기의 인생관만을 시로 녹아내려다 보면 시적 테크닉이 부족해서 생기는 결함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류선희 시인은 틈새의 시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기에는 평화롭기만 하고 어려움이 없을 것 같지만 온실에서도 그늘을 찾아내어 시를 쓰는 시인이다. 좋은 작품은 그늘이 드리워있어야 한다. 김희영 시인은 꽃에 대한 소재로 시집을 내었다. 꽃이라면 생명인데 생명의 미학이 시에서 보인다. 생명의 반대는 죽음인데 피어나는 꽃은 죽음보다도 죽임이라고 보아야 한다. 김희영 시인의 시들은 꽃에서 생명을 천착한 시편들로 보아야한다.”
토론사회 - 배옥주 시인 배옥주 사회자는 시 외적인 질문으로 공통된 질문을 하였다. 두 분 다 등단 후 많은 시집을 내면서 추구하는 시세계나 변화하는 시세계가 따로 있는지를 질문했다.
류선희 시인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마음으로 시를 쓰고 있다고 했다. 시를 쓰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차분해지고 시를 쓰면 행복하니까 생활이 그냥 시라고 생각하고 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서정시만 써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김희영 시인은 시를 쓸 때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따듯하고 희망적인 시를 쓰려 노력하고 있으며 시처럼 살면서 시를 써야 하지 않나? 를 밑바탕에 깔고 시를 쓴다고 하였다. 초창기에는 주로 서정시를 썼지만 시간이 갈수록 일상의 모습을 진솔하게 그리고자 하였으며 한 때는 현실고발적인 시를 쓴 적도 있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오랜 공직 생활 중에 『부산 100경속으로』라는 시집을 내기도 하였고 최근에는 자연친화적인 시를 써보고 싶어서 이번에 나온 시집이 꽃을 주제로 한 『사랑하다가 기다리다가』라고 하였다. 또 곧 퇴직을 앞두고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요리에 대한 시집도 준비 해볼 요량이라고 하였다.
다음으로 정훈평론가는 김희영 시인께 공직생활과 창작을 함께 하려면 힘들 텐데 하루 중 언제 시상을 떠올리고 시를 쓰시는지를, 류선희 시인께는 ‘오랜 문단 생활 중 여러 문학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병폐랄까, 문제점, 문학단체가 이것만 바꾸었으면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물었다. 김희영 시인은 “일상이 시와 연결되어 있으며 눈을 뜨고 감을 때 까지 시상을 떠올리고 쓴다. 따로 시간 내어 시를 쓴 적은 별로 없다, 일상이 시”라고 하였다. 류선희 시인은 “부산시단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내가 말할 위치도 아니다. 그리고 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도 인간도 품격이 있어야 한다. 특히 시인은 인격과 품위를 스스로 갖추고 시를 써야 한다.”고 했다. 파벌을 만들고 자리에 연연하는 것은 시인이 할 행동이 아니라고 했다.
또다시 정훈 평론가는 김희영 시인에게 “꽃과 식물 중에 어떤 꽃을 좋아하시는지,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리고 류선희 시인에게는 “신실한 카톨릭 신자이신데 종교와 문학을 아우르는 작품을 쓰시는 노하우를 듣고”자 했다.
답변에 나선 김희영 시인은 “모든 꽃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개나리꽃을 특별히 좋아한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이른 봄 환한 노란색으로 피어나는 개나리꽃을 보면서 지는 것이 안타까움으로 먼저 다가와 더욱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희망과 절망을 한꺼번에 발견하는 시인인 것 같다. 이어 류선희 시인은 “오래전 1997년 교구청에서 부산교구가 작사 의뢰가 왔다. 그러나 그 당시 부산에는 쟁쟁한 선배 가톨릭 시인들이 많이 있어서 사양을 했다. 그러나 교구에서는 그래도 류 시인이 해보라며 한 달의 말미를 주었고, 어쩔 수 없이 작사를 해서 보냈더니 채택이 되어 지금까지 부산교구가로 불러지고 있다. 그 이후 시가 더욱 절실해지고 내 시의 바탕은 종교다라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 난 시인으로서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문학적 그림자들을 돌아봤다.
정정옥 시인-시낭독 배옥주 사회자는 “종교든 공직이든 어떤 위치에서든 시를 쓴다는 것은 훌륭하고 아름다운 일인 것 같다.”라고 하였다. 이어 뜨거운 공기를 좀 가라앉히고자 진행에는 없지만 즉석, 시 낭독시간을 가졌다. 객석에서 나온 박영점 시인이 김희영 시인의 시 「과꽃이란 이름으로」를, 정정옥 시인이 류선희 시인의 시 「꽃의 염원」을 잔잔하게 낭독해 주었다.
독자낭송이 끝나고 이어진 토크에서 정훈 평론가는 두 시인에게 앞으로의 창작계획을 물었다. 류선희 시인은 “이번에 작가마을에서 나온 시선집 『바람개비』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시는 계속 쓸 것이다. 그러다 혹시 팔순 때 까지 시가 모여지면 한 권 정도 더 낼 수도 있다.”고 웃으며 바람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류선희 시인은 시에 대한 열정이 높은 만큼 앞으로도 많은 시집들을 펴낼 것이리라 믿는다.
김희영 시인은 “요즘 유튜버를 공부하고 있는데 요리과정도 유튜버에 올리고 요리시를 써 음식에 대한 시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시집 제목도 정해 놓았는데 일단 가제로 ‘시가 있는 밥상’이라고 생각해보았다. 그 다음 아이템은 해바라기를 소재로 한 사랑시. 그리고 그 다음엔 사람에 대한 시 등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하여간 김희영 시인은 시에 대한 욕심을 굉장히 무장하고 있는 시인인 것 같다.
조준 시인 - 시낭독 배옥주 사회자가, “두 분 참 대단하십니다. 오랜 시간동안 자기만의 영역들을 잘 구축해 나가시는 것 같아서 참 부럽고 보기가 좋다”라고 정리하였다. 이어진 시 낭독에는 필자가 류선희 시인의 시 「종」을 조준 시인이 김희영 시인의 시 「개나리꽃이여 피지 마라」를 잔잔히 읽었다.
배옥주 사회자는 마지막으로 류선희 시인의 전공인 음악과 시의 관계에 대하여, 김희영 시인에는 공직과 시의 함수관계에 대해서 질문하였다. 류선희 시인은 음악과 시는 밀접한 관계라고 얘기한다. “음악도 한 주제가 있고 주제에 따라 발전하고 시도 시적 이미지에 음률을 넣고 변화를 주고 영혼을 넣는 것, 종교를 넣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고 했다. 또 “본인의 시에는 음률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쓰고 있다.” 라고 하였다. 김희영 시인은 “공직생활과 시는 별개라고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본인은 공직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때 골똘히 생각하고 고민해야할 때 시를 생각하면서 어려움을 이긴다. 또 공직생활을 하면서 시의 소재를 많이 얻는다. 공직생활과 시는 함께 한다.”라고 자신만의 시 창작환경을 공개하였다.
그렇게 두 시인의 문학토크 ‘이 저녁, 시인을 만나다’가 끝이 났다.
코로나로 지친 일상의 풍경을 모처럼 문학토크로 해독하면서 나서려니 어느 사이 창밖에는 비가 그쳤나보다. 남포동의 가로수만 촉촉이 젖은 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함께 한 사람들의 얼굴마다 웃음이 환하다. 화분에 심겨진 잎 큰 벵갈고무 잎사귀에도 행복이 주렁주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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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