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 :
너 대체 언제까지 이럴건데?
언제까지 나만보면 눈 흘기고,
말끝마다 토달고, 갈구고,
대체 언제까지 그럴건데?
준영 :
착각 좀 그만해.
우리 헤어지고, 선배 나한테 집에 잘 갔냐고
전화걸고 길거리에서 어디가냐고 물어보고 그런거
미련이었어, 아님 단순히 후배로서의 안부였어?
후배로서였지? 첨엔 나도 믿고싶지 않았는데,
두고두고 관찰한 결과 '아~ 이 사람은 내가 정말 후배네.
진짜 감정없는 후배네.' 믿겨지더라. 이젠 선배가 나 좀 믿어주지?
내가 말했지 지지난밤 욕실에서 이제 그만둔다고
그리고 오늘 내가 선배한테 말한건,
갈군 거 아니야, 토단 거 아니야,
미련이 남아 껄떡댄 건 더더욱 아니고.
지오 :
그럼 뭐야 자식아.
사람들있는데 내가 하는 말 끝마다 받아치고.
준영 :
그건 받아친 게 아니라, 충고지!
내가 참으려고 해도, 참을수가..
선배.. 지금껏 나, 양수경, 민희, 병욱이, 철이
그런 후배들한테 뭐라그랬어?
작품따로 인생따로 살지 말라그랬지?
작품은 그 사람의 인생이어야 된다고,
툭하면 침 튀겨가며 그렇게 열변 토했지?
'드라마가 뭐 별거냐, 대충 사람들 좋아하는 거
발라서 시청률만 잘 나오면 되지. 거기 무슨 인생이 있어.'
그렇게 살면 나 편했어.
근데 너 기어이 나 설득시켜서 니편으로 만들었지.
그리고 선배 넌 어떻게 살았어?
아까 그 작품만해도 그래.
중산층 중년부부의 쓸쓸함을 말한다고?
가질 거 다 가져도 인생의 외로움은
어쩔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그럼..
남들이 보기에 가질 건 다 가진 우리엄마도 쓸쓸함은 있겠네?
그걸 진짜 니가 이해해?
게다가 새로할 드라마는..
진정한 사랑얘기라고? 죽음을 넘나드는.
야~ 지 여자친구가 지 기 좀 죽이게 잘 산다고,
순간의 쪽팔림도 못이겨서 전전날까지 부둥켜 안고있다가
하루아침에 그만 끝내자고 말한 니가?
야~ 말도 정도껏 번지르르하게 해.
애인잃은 것도 화나 죽겠는데,
하늘같이 존경한 선배가 지금까지 한 말이
전부 구라였다는 걸 인정하기 까지는
나 좀 시간이 걸릴 거 같애.
그러니까 그 때까지 나 건드리지 마, 알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