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수현: 전직fbi. 냉철하고 차갑다.
이정수: 살인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적 성향
-첫번째
전직fbi요원인 길수현은 한국에 잠시 돌아온다. 그 사이 경찰서에 길수현 앞으로 이정수가 쓴 편지가 배달된다. 편지의 내용은 이정수가 자신이 죽인사람들의 살인 장소를 알려주는 것. 미국으로 돌아가려던 길수현은 경찰청장의 부탁으로 이정수를 찾아간다.
(교도소 면회실, 길수현(전fbi)가 앉아있고 곧 이정수(사형수,살인)이 들어온다.
이정수: 정확한 시간에 오셨네요.
길수현:왜 자꾸 웃지?
이정수:신기해서요. fbi는 영화속에서만 나오는 사람이잖아요.
길수현:지금은 그냥 백순데 뭐. 여기오느라 돌아가는 티켓도 오프시켰고..
이정수: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갑자기 부담되잖아요.
길수현:부담 느끼지 말고 기대에 부응하면되지. 지금까지 나쁘지 않았거든. 그림도 흥미롭고 말이야.
이정수:그쵸? 어렸을땐 사생대회나가서 상도 많이타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화가가 될까 고민한 적도 있었었는데.. 결국 못했어요. 제가 좀 그래요. 조금씩은 다 재주가 있는데 뭐 하나 특출난게 없어서.. 공부는 좀 했어요. 아,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건가?
길수현:나에 대해서 조사를 아주 많이 한 모양이네.
이정수:여기선 남는게 시간이거든요.여기 있으면서 제일 힘든게 뭔줄 아세요? 원두커피 못 마시는거랑, 챔피언스리그 못 보는거. 지난 리그에 레알마드리드가 우승했었다면서요?
길수현:그래. 바르셀은 안타깝게 8강에서 탈락했지만 말이야.
이정수:바르셀로나 팬이시구나. 우린 이렇게 숙적이 되는건가요? 제 꿈이 뭔지 아세요? 산티아고경기장에서 레알마드리드경기 직접 보는거.
길수현:그러기엔 너무 멀리 있는 것 같은데..
이정수:그런거? 그래도 꿈은 이루어진다잖아요.
길수현:자자자, 뭐 꿈풀기는 이쯤으로 됐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편지를 보면 죽인 사람들이 더 있다고 썼던데.. 발견된 사체는 하나. 그럼 그런 상태의 사람들이 더 있다는 건가? 여러 사람들을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이정수:(웃는다)예상외네요, 그게 누구냐, 어디에 있냐, 왜 이제와서 밝히려는거냐.. 뭐 이런거 물으실줄 알았는데...
길수현:처음부터 자기가 가진 패를 다 까버리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럼 재미도 없고.
이정수:맞아요! 그래서 지금부터 천천히 하나씩 까볼려구요. 그냥하면 재미없겠죠? 게임을 준비했거든요. (힌트 내민다)
길수현:게임?(힌트를 읽는다)
이정수:룰을 간단해요. 제가 죽인사람이 누군지 알아오면 그 사람이 어디있는지 알려드릴게요.기대되네요.
길수현:하나만 물을게. 왜 나지?
이정수:글쎄요. 바르셀로나 팬이라서? (씨익 웃는다) 그럼 건투를 빌어요. 아, 정정할게 하나 있다. 죽인사람들이 아니라 죽을 사람들이 맞겠다. 발견당시 첫 번째 희생자가 살아는 있었다는거. 혹시 잊으셨을까봐. 내일봐요. (일어나 퇴장)
-두번째
길수현은 첫 번째 범인을 찾아내고 이정수를 만나러 온다.
(처음과 같이 길수현은 면회실에 앉아있고. 이어 이정수가 들어온다. 길수현은 탁자에 원두커피를 내어놓는다.)
이정수:(기뻐하며) 우와. 별걸 다 기억하셨네요. 이렇게 선물까지 준비해 오신거 보니까 문제를 푸셨나봐요.
길수현:신지섭. 타이어공장을 운영하는 신강타이어 대표야. 작년 첫 눈오는 날 강에서 배를 타려다 실종됐고.
이정수:역시.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네요. 이렇게 빨리 푸시다니. 사람들이 어떻게 하다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는지 아세요? 처음엔 빨간커피 열매를 그냥 따서 먹었대요. 그러다 열매가 너무 독해서 우려먹기 시작한거죠. 그러다 어떻게 로스팅을해서 먹기 시작했는 줄 아세요? 전쟁이 끝나고 점령지를 불태우는 과정에서 커피열매가 타는 향이 너무 매혹적이었던거에요. 상상해보세요. 온 마을이 불타는 걸 바라보며 슬피 울던 사람들이 커피향에 매료되 울음을 뚝 그치는 모습. 아, 재밌지 않아요? 예상치 못한대서 반전이 툭 튀어나오는게.
길수현:그래서 인생의 묘미가 있는거지. 자기 계산대로만 되지는 않으니까.
이정수:공평하긴 하네요. 그건 누구의 계산대로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니까. 어쨌든 문제를 푸셨으니 약속대로 다음 피해자가 있는 장소를 알려드릴게요. (주소가 적힌 쪽지를 내민다) 너무 늦지 않길 바래요. hurry up!
-세번째
(이번엔 이정수가 먼저 앉아있다. 항상 길수현이 앉아있던 자리에.길수현은 반대편 모서리에 서 있다.)
이정수:(놀라는척 하며) 제때 찾지 못하셨나봐요.
길수현:내가 주소를 잘 못 읽으리라는 것도 계산에 넣은건가?
이정수:(웃음을 터뜨리며)아이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신다. 아 형사님이 어떻게 하실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아이 진짜 화나셨나보다. 근데 어떡하죠? 두 번째 게임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시간이 얼마 없어요. (주머니에서 숫자가 적힌 종이를 꺼내며) 아, 이번엔 룰을 좀 바꿔봤어요. 24시간안에 이 사람 찾아오세요. 그러면 다음 피해자 어디있는지 알려드릴게요.
-네번째
(범인은 이미 죽은 상태였고 그 유골함을 내밀며.이정수의 표정은 전과 다르게 굳어있다)
길수현:강순영을 찾긴 찾았는데 말이야... 7년전 홍천의 한 야산에서 유골로 발견됐더군. 사망시점은 실종됐던 15년 쯤으로... 강순영을 찾으려고 피해자들을 납치, 감금하고 고문한건가. 왜지?
이정수:(눈물을 애써 참으며)게임의 주도권을 제가 가지고 있는 걸 잊어선 안되죠. 게임의 룰에서 벗어난 사적인 질문은 사절이예요. 어쨌든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이 증명됐으니 이제 진짜 게임을 시작할거예요. 지금부터가 본게임이예요. 강순영 살인범 찾아오세요.
길수현:(웃는다) 아니, 나는 이쯤에서 이 게임을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러 온거야. 게임이란게 말이야, 서로 주고받는 맛이 있어야 하는거거든. 그런데. 이 사진 속 사람들은 이미 다 죽었어. 더 이상 죽을 사람들이 없는데 이 게임을 계속 해야하는 이유가 없잖아.
이정수:(사진을 바라본다. 강순영의 모습을 보자 눈물이 흐른다) 과연.. 죽을 사람이 정말 더 없을까요? (그림을 내민다. 거기에는 이정수의 어린 여동생이 그려져있다.
길수현:여자아이? 설마.. 이... 여동생? 살아있었어?
이정수:(눈물을 흘리며 웃는다)
-다섯번째
이정수:설마... 벌써 찾으신건 아닐테고.. 제가 너무 시간을 많이 드렸나요?
길수현:강순영의 살인범을 찾았다고 해야하나?
이정수:지금 저를 떠보러 오신건가요? 제가 형사님이라면 1분1초가 아까울 것 같은데요.
길수현:뭐 세상일이 서두른다고 되는게 아니더라고. 서두르다가 오히려 중요한걸 놓치고 가는 경우가 있지. 면회온 친구가 있는 줄 몰랐네?
이정수:(표정이 굳어지며)
길수현:신지섭, 니가 납치한거 아니잖아. 김석진도 니가 죽인거 아니고.
이정수:(책상을 내리치며) 기억력이 좋은 분이신줄 알았는데.. 제가 저번에 말씀드리지 않았나요? 게임의 룰에서 벗어난 사적인 질문은 사절이라고. 제 인내심 시험하지 마세요. 인내심의 한계가 오면 저도 무슨 짓 저지를지 모르거든요.(시계를 보며) 시간이 얼마 없네요. 좀 더 분발해야겠네요. (일어나 퇴장)
-여섯번째
이정수:드디어 게임오버시간까지 20분밖에 남지 않았네요.
길수현:도대체 주요셉과 무슨 관계지? 니 동생의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강순영의 살인범을 찾는 이유가 대체 뭐야?
이정수:지금 중요한거는 시간이 없다는거예요. 자, 빨리 답을 하세요.
길수현:근데 이상하네. 왠지 나보다 니가 더 시간에 쫒기는 것 같거든. 왜 이렇게 초조해하는거지?
이정수:시간이.. 없다니까요. 빨리 답 말해요.
길수현:그래 좋아. 강순영의 살인범은 김석규야.
이정수:(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 눈물이 고이며) 김... 석규요?
길수현:그래 김석규. 놈이 2000년2월20일 강순영을 살해했어. 그래서 55시간이란 시간제한을 준거아니야. 앞으로 20분 후면 공소시효가 끝나니까.
이정수:아니요. 틀렸어요. 그는 살인범이 아니예요.
길수현:뭐?
이정수:(웃는다) 안됐네요.. 김석규는 살인범이 아니예요. (눈에 눈물이 고이며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