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집에 도착하여 뒷정리 좀 하고나니 6시..
그때부터 이불깔고 누워서 잠시 깨어 저녁먹고..또 자고..
그렇게 피로를 풀었습니다.
새벽녁 잠이 깨어 잠시 뒤척이는 동안 머릿속이 온통
마지막 골인할때의 그 여운이 너무 가득해서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
"포항? 5km 뛰러 ? 참 멀리서도 오셨네요~....."
"첫 출전인데요......(서운한 마음가득)"
잠시 나눴던 얘기를 가슴에 새기며 대회를 정리해 볼까 합니다.
사람이 걷는 10발자국이 개미에게는 엄청나게 긴 여정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아직 초보인 제겐 5km가 풀코스만큼 엄청난 거리인데...
5월 29일 도로변에 세워진 파란빛 차량 뒷쪽에 포마클의 로고를 보았습니다.
뭔지 모를 나태함과 힘겨움속에서 봄을 보내고 있던 제게 왠지 모르게
그 로고가 끌렸습니다. 무작정 인터넷에서 이곳을 찾아 노크하고.
100m도 못 뛰고 헥헥거리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마음 99%
그래도 해 보고 싶은 마음 1%를 안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12주면 5km달릴수 있다는 인터넷 기사를 보고 또 한번의 망설임..
그 때 "할 수 있어요. 시작이 반이예요.함께해요"라고 제 손을 잡아주신
많은 선배님들 덕분에 용기를 얻어, 5주만에 5km를 뛰게 되었습니다.
양복바지에 런닝 입고 뛰는 70세 가까이 된 할아버지, 10살남짓도 안 되 보이는 동네 꼬마녀석들
1km정도 되니까 그냥 거기서 돌아오는 사람들...
동네 잔치 같은 그 분위기 속에서 과연 내가 첫 대회라고 이렇게 의미를 두었는데
약간의 실망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연습한걸 생각하며 꾸준이 천천히 뛰고 또 뛰고..
그 사람들을 제치고 서서히 앞쪽으로 다가가고 나니..
저처럼 마라톤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무리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km즈음이었던 것 같아요. 글쎄 10km사람들 또 5km 선두가 벌써 돌아오고 있지 않겠어요 ?
어 ? 난 아직 여기까진데 ? 이런이런..좌절..
출발전 2km까지는 슬슬 워밍엄 2km부터는 속도를 내고....라고 말씀해 주신 회장님의 말을
새기며 자~~슬슬 속도내 볼까라고 잠시 달렸다가 와락, 숨이 차서 헥헥..
그리고 반환점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할 즈음~
목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괜히 TV에서 선수들이 물 마시는 거 떠올라서
물 한모금 마시고~
반환점을 돌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리고 슬슬 앞선 사람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저기 가는 저 아저씨~앞질러봐야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속도를....그리고 앞지르는 순간의 쾌감^^
다음은 저 사람~이렇게 몇 명을 앞지르고
그다음 목표는 꾸준히 아주 천천히 달리는 그**마의 한 여성회원..
그래 저 사람을 목표로 내가 앞서보자...라고 마음먹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이렇게 달렸습니다
결승점이 보일때 즈음 도로변에 서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만 보고 저를 응원해 주는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962번 화이팅~! 이라는 목소리..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는 골인점이 내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힘차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달려온 것의 두배,세배..
머릿속으로 "사진찍어주니까 마지막에 미소 띄고 어깨 벌리고"라고 가르쳐주신
선배님들의 말이 떠오르긴 했지만 이미 인상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지고..
그대로 넘어져 버릴것 같이 힘들었지만, 100m 달리기 골인마냥 힘차게 뛰었습니다.
사회자의 "포항마라톤 클럽 962"번 이라는 목소리가 들리고 나니 끝이 난 것 같았습니다.
근데 왜 눈물이 나려 하는지
혹시 옆에서 볼까 혼자서 숨고르는데 묘한 감정이 교차되었습니다.
포기 하지 않았다는 대견함. 주위 사람들에게 얘기했던 말에 약속을 지켰다는 생각..
그냥 좋았습니다^__________________^
이제 다음은 10월 동아마라톤을 목표로 열심히 도전해 보려 합니다.
그 땐 지금만큼의 이 설레임과 감동이 덜하겠죠?
어떻든 많은 선배님들 덕분에 무사히 첫 출전을 마무리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첫댓글 2007년 영덕대회 처음 다녀온뒤 남겨둔 후기입니다~이 글 찾아내고 나니 새로운 각오가 생기네요^^ 올해 영덕 가면 벌써 3회째나 되네요.
세상나서 제일 맛나게 물을 마셨던 작년 영덕마라톤대회는 저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어느 한의사 왈! "자신의 몸이 물을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서 물을 마셔야만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지, 몸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물은 오히려 해롭다." 는 말을 떠올려봅니다. 마라톤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달리고 난 뒤의 물! 바로 최상의 음식! 이쁜 부장님! 올핸 하프까지만 도전해봅시다! 홧팅!
네~올해는 꼭 하프까지 도전하려고 합니다. 할 수 있겠죠 ?
마라톤만큼 정직한 운동은 없을 것입니다. 몸만들어진 만큼만 달리게 하지요. 꾸준히 하셔서 건강도 유지하시고 포마의 다크호스도 한 번 되어 보세요. 전산부장님 홧팅입니다.
포마의 다스호스 ? 말만 들어도 좋아요~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천천히 꾸준이 연습 하시여 올해는 하프에 완주 하시길 기원 합니다,,,
네~포마 유니폼 입고 자신있게 뛰려고 하프도전중입니다~화이팅!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지요. 올해 쯤엔 풀 당당히 해야 합니다. 제가 책임 지겠습니다. 중간에 퍼지면 업고라도 뛰겠습니다. 길을 만들어 봅시다. 김부장님 !!! 힘 !!! 마라톤 후기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고문님..풀은 올해좀 힘들것 같아요^^ 내년에 풀뛰면~도와주세요
부성씨! 토끼띠의 힘을 보여주세요. 저 역시 아직 마라톤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는 초보인지라 조언이라는 말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네요. 울 집사람도 좀 지나면 같이 뛰려고 하니 앞으로 대회 있을때 집사람과 저랑 같이 함께 달려봅시당...아뵤~~~
네~~입문한지 얼마되고 되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도 시작한지는 2년 넘었는데 아직도 10km ^^ 열심히 화이팅~!
"야망과 꿈을 가진 사람만이 목적을 성취할수있다" 운동도 취미생활의 일부분이긴 하나 목표없이 운동을 하면 짜릿한 성취감을 맛 볼수없듯이 가을의 전설을 향하여 용맹스럽게 주로에서 야심차게 달리면서 클럽의 업무에도 정열을 불태우시는 김부성 전산부장님 멋집니다...맡은바 소임을 다하며 주어진분야에 최선을 다하는것이 진정한 프로겠지요? 최선을 다하는 열과성에 힘찬 박수를 보내며...올 가을에 개인의 마라톤 일정에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그 날을위해...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