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수림 사이에는 청솔모가 오르락내리락 거리며 놀고 곧 태어날 새끼를 기다리는 사슴가족이 있는 전남 여수시 선원동에 위치한 호남석유화학사택(이하 사택)을 찾았다. 이곳의 단지 입구에 멋지고 탐스럽게 피어있던 넝쿨장미가 지금은 깔끔하게 내년을 위해 전정작업을 끝내고 쉬고 있다. 단지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나도 깔끔하게 정돈된 나무들이 사택이 아닌 수련원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사택 환경을 중요시하는 호남석유화학 이정표 공장장은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환경친화적 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정병인 관리실장과 사택을 돌아보며 직접 휴지를 줍고 그때그때 필요한 업무에 대해 논의하는 등 공장일 못지않게 사택관리에도 애정을 쏟고 있다.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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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 실시한 아나바다자어에서 자원봉사한 부녀회원들이 한자리에 | 사택 부녀회는 전 세대의 부녀자가 부녀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화요일에 청소 및 분리수거를 위한 모임을 겸하고 있다. 부녀회에서는 지난 5월 아나바다 장터에서 발생한 수입금 600여만 원으로 인근 초등학교 결식아동 15명에게 식대보조를 지원했다. 또 정부에서 지원을 못 받는 여천동 거주 불우이웃, 지체장애아 등 40명에게 쌀 20kg과 라면 한 박스를 지원하는가 하면 쌍봉사회복지관 중증장애인시설 건립자금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부녀회원들에게 걷는 회비와 공장에서 지원되는 1,000만원의 지원금으로 쓰레기 봉투를 구입해 청소를 함은 물론 매월 영세민과 독거노인 6명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고등학생 한명에게 분기별로 학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텃밭에서 나오는 농산물을 쌍봉사회복지관, 노인사회복지관 등에 무상공급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텃밭에서 키운 배추와 무를 이용해 김장김치를 직접 담가 불우이웃에 기증해 주위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사택의 텃밭은 모두 13종류의 야채를 키우고 있는데 동별로 구간을 나눠 이웃과 같이 텃밭의 잡초를 제거·수거하면서 주민들이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만들고 쌈 채소를 이용해 함께 식사를 준비하면서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다. 또 사택 내 잔디를 제거한 것으로 만든 거름을 이용해 무공해로 싱싱한 야채를 지속적으로 먹다보니 식단에도 신선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광순 부녀회장은 “전 부녀자가 부녀회원이기에 단합이 잘되고 부녀회원들의 적극적이고 헌신적인 봉사 덕분에 사택이 아닌 우리 집이란 말이 아이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요가교실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귀띔한다. 자연 속 궁전 만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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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사 벚꽃이 아름드리 피워 단지가 너무나도 아름답다. 굳이 벚꽃 구경을 갈 이유가 없다고 한다. | 앞으로 이곳은 자연의 싱그러움을 더욱 강조해 단지를 꾸밀 예정이다. 정병인 관리실장은 “텃밭에 대한 주민의 반응이 너무 좋고 인근 사회단체에서 무공해에 싱싱한 야채라고 소문이 나 사택에서 재배한 야채를 수시로 많이 얻고 싶다는 주문이 쇄도할 정도”라며 “지속적으로 부녀회를 도와 텃밭 가꾸는 일에 동참할 것임은 물론 5군데의 묘목장에서 삽목해 키우고 있는 금목서, 장미, 철쭉 등이 크는 대로 단지 내 적재적소에 식재해 사택 정원수 가꾸기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단지 입구 넝쿨장미 밑으로는 철쭉을, 뒤편에는 현재 식재돼 있는 대나무를 더욱 늘릴 예정이다. 그래서 앞으로 사택하면 철쭉과 대나무로 어우러진 자연속의 궁전이라는 인식이 들도록 꾸며볼 계획이다. 이 밖에도 사택에 있는 72종류의 수종 중 유실수인 매실, 은행, 단감, 앵두, 살구, 복숭아나무 등을 올해까지는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고 내년부터는 부녀회에서 관리해 입주민들이 함께 수확하며 결실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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