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팀이 정상에 모여)
1.산행 참가 동기
1)가족 동반:김종무(鄭),김지훈(朱),남장현(崔),류창하(文),유병식(白),이인우(朴),정인수(洪)
2)단독 출장:김종민,김종철,노재창,박성준,박순서,신윤식,양명륭,정현복,홍민선,한수복
이상 24명
2.산행 시간
가일리 주차장 10:40
정상 11:50(~12:40:점심)
마당소 13:30
용소 14;50
주차장 14:20(~16:30:뒷풀이)
3.산행 落穗
500여 명의 老少 동문들이 가족과 함께 어울려 봄바람을 쐬고 꽃구경을 하는 定例 봄산행이다.
포근한 봄기운에 흠뻑 젖은 봄山의 情趣를 느끼며 아기자기한 산길을 나름대로 알뜰하게 걷고 내려와 꽃그늘 아래에 모여 술 한 잔 나누는 산행은 가볍게 쉬어가는 산행이자 즐겁게 먹고 마시는 消風 산행이니 꿩 먹고 알 먹는 산행이자 도랑치고 가재 잡는 산행인가.....
아쉽게도 오전에 비가 조금 온다 한다.화창한 봄날씨라면 더욱 좋겠지만 예보된 비도 오후 들면서 그친다 하니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닌가....
압구정동을 출발한 열 몇 대의 차량이 가평군 설악면의 산길로 들어 서니 山河를 적시는 실비는 그치는 듯 하지만 산들은 온통 안개로 뒤덮여 視野가 별로 좋지 않다.
그 대신 산입구 나무들이 피어낸 연록색 새이파리들이 꽃보다 아름다운가...이 맘때의 이파리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오늘 산행은 북쪽 가평에서 밋밋한 능선의 경사를 따라 2km를 걸어 양평쪽 정상에 이른 다음 너덜이 널린 4km 남짓의 물흐르는 계곡을 따라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 오는 시오리 코스이다.
널찍하게 닦여진 산길이 물기에 젖어 있고 산중의 나무들도 안개에 촉촉하게 젖어 있다.잠시 옛기억을 떠올린다.
이름과 활동이 독특한 某 子午線 탐방대를 따라 국토를 巡禮한 어느 여성 대원의 이름을 따 이 산이 有名山이라 불린지 25년이 되었다 하고 예전에는 마유산이라 불렸다 하는데 이 산의 밋밋한 능선을 따라 862m 고지의 정상에 오르면 용문산 줄기가 펼쳐지는 모습이 볼 만하다고 하였고 하산길의 맑은 물 짓쳐 내리는 계곡의 경치가 秀麗하지만 비오는 날이면 미끄러운 바위와 너덜을 조심하라고 하였는데....
나중에 방심한 南모가 헛발을 디뎌 제대로 넘어졌는데 2-3m 아래의 계곡으로 나동그라질 때 밧줄에 어깨쭉지가 걸려 致命傷을 모면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스런 일인가....무릎팍과 정강이가 제대로 긁혀 꽤 아프고 목욕도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분명 어느 곳으로부터의 加護가 있었슴이 분명하다.
20여 년 전 어느 가을날 도토리를 주우러 이 산에 가족 나들이를 왔다가 고개를 빳빳히 쳐든 독사를 만나 가슴이 덜컥 내려 앉은 기억도 떠올려지고....
산길 입구의 노랗게 피어난 작은 들꽃에 接寫 사진기가 몰려 든다.이름이 괴불주머니라 하든가....비에 젖은 생강 나무꽃도 반갑다.
산길이 높아질수록 안개가 짙어 진다.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나타났다 안개에 잠기고 아직 잎을 피워 내지 못한 회갈색 나무 줄기들이 안개에 젖다가 사라진다.그냥 휘적휘적 안개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한 시간 만에 정상에 이른다.
아쉽게도 용문산쪽 조망을 즐길 수 없다.선두팀의 정상 기념 사진을 찍고 숨을 돌리니 으슬으슬 정상의 찬 기운이 느껴진다.당연히 정상주 한 모금 하여야 하는가....
어느 곳이나 정상에 이른 기쁨이 있는 법....호박색 액체를 정상주 삼아 한 모금 들이키고 고소한 아몬드 몇 알 씹어 추운 기분을 물리쳐 본다.
정상에 이른 동기들이 억새밭 언저리에 옹기종기 모여 배낭속의 요깃감들을 모두 꺼내 산중에서의 먹고 마시는 행복한 시간을 즐긴다.매실주를 덜어 오고 과일을 깎아 오고 색다른 간식을 준비해 준 모든 부인들의 정성에 눈이 시원하고 입이 즐겁다.
다시 수염을 기른 朴파바로티가 유부 초밥과 부침개에 찌개까지 곁들여 한 상 푸짐하게 제대로 차려 내고 화곡동의 朴치과는 달콤하게 말린 감고지도 돌리는데 文씨부인께서 술안주로 황태 구이까지 여러 마리 차려 내시니 그 정성이 고맙다.
말이 쉽지 음식을 조리를 해서 산꼭대기까지 지고 올라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나중에 산 아래에서 잘 익은 수박까지 쪼개 먹었으니 柳씨네 덕택에 산중의 살림살이가 많이 나아진 느낌이다.
누구라도 술 한 병 담아 오는 것이 괜찮은 일이겠지만 남을 위해 精誠의 손맛이 밴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조금 차원이 다른 것이리라..... 노랗게 잘 말려 진 黃太는 바다의 精氣,바람의 정기,햇볕의 정기가 고루 들어 간 完全 식품이라 하지 않는가....산 아래에서 식당조를 自任한 兩總(동기회,산우회) 두 사람에게 試食의 기회가 없었든 것은 조금 미안한 일인가...
한 시간 남짓을 정상 부근에서 넉넉하게 쉬고 계곡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어느 정도 내려 오면서 산길의 경사는 평탄해지고 대신 너덜길이 계속 된다.
생강나무꽃 피어나고 진달래 꽃 색깔이 유난히 고운 계곡에 물이 적당히 넘쳐 흐른다.용소쯤인가 바위에 앉아 쉬며 맑은 물로 땀에 젖은 얼굴도 씻어 내고 계곡에 깃든 봄情趣를 만끽한다.
好事多魔에 불행중 다행인가...어찌어찌하여 南모가 계곡에 굴러 떨어지고도 찰과상 정도로 그쳤으니....틀림없이 神佛께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겠지만 약간의 술기운에 몸이 조금 유연한 덕분이었나...
모두 자리를 잡고 삼겹살을 구어 본격적인 뒷풀이를 시작한다.삼겹살 구이에 어울리는 웰빙 채소류의 준비야 항상 無心居士와 洪씨부인께서 수고하시는 것이지만 오늘 버섯류를 준비한 崔씨부인이 깜짝 선물을 선보인다.
고소한 들기름을 쇠판에 둘러 김장 김치 섞은 부추(정구지) 부침개를 익숙한 솜씨로 말랑말랑하게 지져내는 것인데 南모의 입맛에 맞으니 아마 다른 사람의 입맛에도 대충 맞으리라....더구나 봄 부추는 사촌하고도 나누어 먹지 않는다는 계절의 채소이고 모든 재료에 인공 조미료는 절대 사절이다.
소주가 여러 병 있으니 포도주만 한 두 병 구색을 갖출 겸 꺼내 놓고 로비 듀 양주를 돌아오는 찻속에서 꺼내겠다고 생각했는데 冷麵居士가 슬그머니 맥주 일만cc를 손수 조달해 와 왜 洋酒가 없냐고 물어 보니 안 내어 놓을 재주가 없다.
스무 명 남짓의 대식구를 위한 폭탄주(양주+맥주) 제조에 양주 한 병은 鳥足之血에 불과하고 언발에 오줌누기와 다름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소폭(소주+맥주)이 이어지고 쥐어 짜는 듯한 "꼬폭"(꼬냑+맥주),"드라큐라 포폭"(포도주+소주+맥주)도 등장한다.서서히 취기가 올라 간다.
날씨가 흐리지만 예비용 대문 사진을 찍고 모두 모여 끝내기 校歌 행사도 마치고 서울로 돌아 온다.
돌아 오는 찻속에서 몇 모금 더 마시며 박파바로티와 대선배님(10회)의 歌曲(아마 오 솔레미오 같은 이태리 가곡인 듯)熱唱을 들으며 잠시 귓전에 울리는 인간 목소리의 떨림의 섬세함을 즐겨 본다.남한강물이 저녁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출렁거리는데 듣기 좋은 목소리도 귓전을 타고 마음에 출렁거린다.
압구정동에 도착해 그대로 헤어지기 아쉬운지 冷麵居士의 평양 냉면 布施가 뒤따른다.제법 먼 길을 걸어 냉면 한 그릇 같이 하는 것은 結束을 다지는 의미가 있는가....만두 시켜 소주 한 모금 더 마시고 시원한 냉면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알뜰히 다 마신다.아마 인공 조미료는 넣지 않았겠지....
오늘도 조금 過飮인가....
2008.4
章
(깊어지는 안개)
(시원한 물 짓쳐 내려오는 계곡)
(능선의 생강나무 꽃)
(계곡의 생강나무꽃)
(봄계곡에서 잠시 閑談을 즐기며)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계곡의 진달래)
(단체 기념 사진 1)
(단체 기념 사진 2)
첫댓글 모두 즐겁고 活氣찬 산행이 되셨기를~~~ 항상 즐겁고 행복하소서 ~~~ 그 시간 소생은.. 女동생 생일party에서 香酒池속에 靑料理林안에서 급기야 정신을 잃고 @#$%^&*()_+ 오늘 아침에야 겨우 還生할 수 있었읍니다.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먹고 마시고를 산 위에서, 산을 내려와서, 서울에 돌아와서, 하루에 세 번을 하였으니 배는 점점 남산만해지고...
무릎팍 깨졌다는데 물어 보는 인사가 없구만...약정 중위 金약사! 섭섭하오!!
남령이야 입만 성하면 된거 아닌감 ? ㅋㅋㅋ
가벼운 찰과상 정도인것으로 오해했음다 ~ 다른 藥公들이 2분이나 있었는데 영~ 도움이 되지 못한듯 하군요
세월이 약이랍니다.........약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소리라지만......
그날 술기운에 피떡이 된지도 모르고...27회 김승원이 쓰러진 나를 일으켜 주었소.목욕도 아직 못하고 대일 밴드도 못붙이고 그저 후시딘 연고만 바르고 있소..걷는 데는 지장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