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서 하는 것 중에 으뜸은 걷기와 영화보기가 아닐까 합니다.
어릴 적부터 혼자 영화보기를 좋아했답니다. 이 영화도 동네 영화관에서는 상영하지 않아 옆 동네로 지하철을 타고 건너가 보고 온 영화입니다. 혼자서 보는 영화의 매력은 절대 영화를 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고독하게 영화 안으로 풍덩 빠져 들기 때문이에요. 보면서 옆을 의식하지 않아도 좋고, 영화관을 빠져 나오면서 떠들지 않아서 좋습니다. 홀로 영화보기는 오랫도록 맘에 간직하는 영화가 됩니다. 홀로 영화보기를 강추합니다. ㅎ
<페이스 오브 러브> The Face of Love,
주연: 아네트 베닝(니키 역), 에드 해리스(톰 역).
감독: 아리 포신
내 사랑, 내 모든 것……
그날, 내 사랑이 떠났습니다.
그를 잃은 순간, 나도 사라졌습니다.
다시 한번 그를 볼 수 있다면, 만질 수만 있다면..
그런데 오늘,
그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있는 미술관에서 나는 숨이 멎을 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환영처럼 내 사랑을 완벽하게 닮은 남자.
그가 나를 사랑할수록, 내가 이 사람을 원할수록
나는 혼란스러워집니다.
내 사랑은……
5년 전 바닷가에서, 내 심장마저 멈추게 한 그 사람일까요?
내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든 이 사람일까요?
남편이 바다에 익사한 후 니키는 홀로서기를 힘겹게 시작합니다. 남편과 추억했던 장소 중 하나가 미술관인데 그곳엔 5년 동안 가지 않았죠. 그런데 어느날 미술관에 가게 됩니다. 이제야 비로소 남편과 사별하고 치유의 시간이 끝나가는 거 같았죠. 그런데 미술관에서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한 톰을 만나게 되면서 니키는 정신없이 혼란에 빠지고 톰을 사랑하게 됩니다.
아니 예전의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죠. 그런 사실을 모르는 톰은 니키에게 그림을 가르쳐 주고 다시 사랑하는 여인을 그리기 위해서 오랫동안 놓아두었던 물감과 붓을 찾아 캔버스에 그리기 시작합니다.
니키와 톰은 사랑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니키는 남편을 잊지 못합니다. 남편의 흔적, 손길, 빈자리, 냄새..
남편의 죽음에 관한 트라우마가 5년이 지났지만 사라지기는 커녕 남편과 똑같은 얼굴을 한 톰에게 남편을 투영해서 사랑한다고 착각을 하고 남편처럼 대하려고 합니다. 니키는 남편과 닮았기 때문에 톰을 사랑했지 만약 닮지 않았다면 사랑했을까요?
아닐겁니다. 그러니 니키는 톰을 사랑한 것이 아니고 남편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이 사실을 이웃과 딸에게 숨겼는데 드디어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화는 절정에 오릅니다. 니키는 톰을 데리고 남편과 헤어졌던 장소.. 바닷가로 데리고 가서 톰에게 남편에게 못다한 말을 울부짖으며 쏟아냅니다. 이제야 톰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떠납니다. 이것으로 둘의 관계는 정리가 되고..
1년 후..
니키는 톰에게 초대장을 받게 되는데 고별전시회 엽서였습니다. 톰이 세상을 떠나고 고별전시회를 연다는 초대장이었습니다. 전시회 그림은 니키의 모습으로 가득했습니다. 톰은 진심으로 니키를 사랑했던 것이죠...
우리는 진실로 사랑했던 사람을 잊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남편의 익사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톰은 마지막 유작을 니키가 수영을 하는 모습을 그려서 남깁니다. 이 그림을 통해 이겨내길 바랬을 톰의 사랑은 절절하기만 합니다. 남편을 보내고 슬퍼하는 아름다운 영화이야기..
눈이 내려 외롭다면
페이스 오브 러브를 보세요~~~
<포토일기 1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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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4.12.02 2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