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경계탐사대 9차 탐사일정을 마치면서(2).....
3차 경계탐사는 산행에서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탐사일정이었다.
매월 2번째 토요일을 정기탐사일로 정해져 있어 어떤 일기예보에도 상관없이 추진되어져야 했다. 5월 12일 블랫재에서 운주산을 거쳐 이리재까지 종주하는 구간으로 주간일기예보에서 당일에는 새벽부터 비가 온다고 예보되어 있었다. 새벽부터 대원들의 탐사여부를 묻는 휴대전화가 연이어 걸려오고 있어 실행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난감하였으나 하늘을 보니 아직까지는 비가 오지 않아 차후를 기약하는 것은 또다른 선례를 남길 것 같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원들이 시청마당에 모여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큰 힘이 되었다.
자양면 도일리 마을 입구에서 버스에 내려 마을을 지나 블랫재에 도착하니 텐트에서 지난밤 수면을 취하던 팔순이 넘은 등산객(홍성문 88세 서울거주)을 만나게 되었다. 82세때 백두대간을 종주했으며, 지금에야 낙동정맥을 종주하게 되었다며 최소 산행일정을 4박5일 정도로 잡는다고 밝혔다. 탐사대원 모두 이구동성으로 할아버지의 열정에 입을 딱 벌리게 했다.
운주산 5부 능선부터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운주산 정상에 도착 하였을때는 운무가 끼여 조망이 전혀 안되었고 빗줄기도 굵어져 간단히 기념촬영 후 하산을 서둘렀다. 헬기장에 모여 점심을 먹는데 김밥이 빗물에 섞여 물밥으로 변했고 빗물이 얼굴을 타고 입으로 흘러들어 밥을 먹는둥 마는둥 추위에 한기가 들어 몸이 부들부들 떨려 이렇다가 안전사고가 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하찮은 산행이라도 항상 악천후의 날씨를 대비하여 산행준비에 충실해야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으며 인간을 한없이 나약하게 만들고 자연의 위대함을 세삼 느낀 탐사일정이었다.
운주산에서 이리재 구간 하산길 4~5능선쯤 인공적으로 쌓은 듯이 모이는 옛날 성곽의 형태로 보여지는 돌무더기를 영천무선햄 한기열대장이 지적해 임고면과 기계면 잇는 고갯길 지형상으로 부족형태의 경계 성곽이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측도 하였으며 우리 고장의 하찮은 돌덩이 하나라고 역사적 의미가 새겨져 있는 것 같아 다시 한번 눈길이 가곤 했다.
4차 이리재에서 도덕산 구간의 개척 탐사때는 많은 경험과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낙동정맥을 종주하는 산꾼들에 의해 경계지점과 다른 등산로가 발달되어 있어 기계면의 명산인 봉좌산을 구경하는 혜택도(?) 누릴 수 있었다. 영천지역과 경계지를 이웃하고 있는 포항시는 그 市勢의 규모만큼이나 많은 등산객들이 경계지역을 다녀간 흔적이 안내리본을 통해 나타나고 있어 한편으로는 부럽고 다시 한번 우리들의 의무감을 되새길 수 있었다.
5월 19일 김선태 선발대장외 2명이 도덕산을 목표로 개척탐사에 나섰으나 길을 잘못 잡아 기계면의 봉좌산에서 경주 안강읍 옥산서원안쪽의 호룡산 관음사 방향으로 알바를 하였다. 5월 26일 지난주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3명이 고경면 삼포리 수흥임도에서 개척탐사에 나서 김선태대장외 1명은 도덕산 방향으로 나서고 저는 이리재쪽으로 개척탐사에 나섰다. 처음 몇 구간은 시원한 나무터널 속에서 산림욕을 즐기는 기분으로 경계지점을 개척해 나갔으나 결국 봉좌산 근처에서 지난주의 실패를 되풀이 하고 말았다. 산속에서 방향감각 상실은 조난을 예고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영 다른 방향으로 길을 잡아 가다보니 찾고자 하는 영천지역은 나오지 않고 기계면의 이름도 생전보지도 못한 곳이 눈앞에 나타내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지명을 물어보니 기계면 봉계리라고 하여 도로까지 나와 지나가는 트럭을 잡아타고 이리재에 도착하니 운주산으로 봄철 직원단합대회에 온 총무과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6월 9일 제4차 도덕산 탐사코스는 제철열매를 마음껏 맛볼 수 있는 거의 환상적이라는 구간이라고 표현하고 싶네요. 전 구간이 숲속 나무터널을 걷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울창한 산림으로 덮혀 있고, 도착예정지점인 오룡2리는 뽕나무 밭으로 桑田碧海를 이루고 있어 등산으로 하체에 힘을 기르고 거시기(?)에 좋은 산딸기, 오딧로 원기회복하시면 집에 있는 분에게 사랑받는 하루가 될 것 같은 탐사여정이었다.
또, 고경면에서 우리 탐사대를 위해 도덕산 구간 탐사로를 정비해 놓아 힘들지 않고 탐사활동을 하였으며 선발대가 부착해 놓은 리본 뒷면에 탐사대의 수고를 위로하는 파이팅 문구를 자필로 응원해 주어 더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