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9일 꽤나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을 향한
우리의 여정은 동유럽, 발칸 정복이다
“춥지 않겠니??”
친구들의 한결같은 반응에도 아랑곳하지않고 겨울 추위까지 대비한 방한복 정도야 준비할 수 있다.
장장 11시간 30분을 대한항공으로 교체 갈아타고 날아가 8시간 시차가 있는 독일의 관문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여러분은 괴테의 도시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했습니다
게르만의 국가, 유럽은 물론 세계 경제 대국을 자처할 독일은 우선 깨끗한 공기를 자랑하며 우리 앞에 나선다.
착륙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교외의 나지막한 주택들은 나를 안심시킨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체코의 국경을 넘은 우리의 강행군은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이라도 되는 듯 호기롭다
오스트리아의 잘츠캄머굿이나 잘츠부르크는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나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우리를 매료시키고도 남는다.
볼프강 호수서 본 알프스산맥은 아직도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스키어들을 부르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호수에서는 김일성이 감탄하여 숙박했다는 호텔을 가이드가 소개한다.
귀국 후 음악방송에서 슬로베니아 류블랴나 심포니 실향 연주를 중계하기에 경청하며 금방 그리워진 뛰어난 풍광을 생각했다.
그래..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지.
그전에는 예사로웠을 그들의 연주를 들으며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음악도 아름다울 수 있는가 보다는 발상을 하며 고소를 머금는다.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에선 매스컴의 요란한 노출 탓인지 살짝 실망하며 헝가리로.
다뉴브의 진주로 불리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야경은 너무 아름다워 나를 차라리 고독하게 만든다.
동유럽, 발칸 2대 야경이라느니, 동유럽 파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이라느니, 여행사의 미사여구가 밉지 않은 일생에 꼭 한번은 보라고 강력히 추천한다.
비엔나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다.
2010~2018년 9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라고 발표하는 예술의 도시 비엔나.
내 인생 전반부를 채색할 정신분석학자 프로리그가 공부하고 활동한 비엔나의 상징 같은 슈테판 성당 앞에서 사진 한컷.
체코에서 만난 “프라하의 봄”은 현지 가이드의 슬픈 이야기 탓인지 바츨러프 광장의 사유는 복잡하다.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자유화 운동은 불법 침략한 소련군의 군사개입으로 큰 희생을 치르지만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을...
그래도 1989년 공산정권을 몰락시킨 벨벳 혁명은 “프라하의 봄”시위 당시 공산당을 반대한 극작가 출신 바츨러프 하멜은 12월 29일 대통령에 당선된다
관광객으로 혼잡한 프라하의 구 시가지를 엔틱 카에 탑승하여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란 한국가요를 들으며 선글라스 밑으로 흐르는 눈물을 감추는 나는 추위에 눈물인가 슬픔에 눈물인가~
프라하에도 지금은 단풍이 가득한 가을이 지나가고 축제
분위기를 맘껏 즐기는 낭만이 가득한 겨울이 오고 있겠지
(프로필)
眞如 최일숙
안성출생, 한경국립대학교 원예학 석사학위 취득, 청암문학 시 부문 등단, 청암문학작가협회 부회장, 평택아동문학 회원 안곡문학 작가상, 한경국립대학교 총장 공로상 수상.공저 민조시집 『안성장날』 『고삼호수』 『고추잠자리』 『가을하늘』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