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지통(持統)여왕
7세기 신라의 선덕(善德)여왕과 진덕(眞德)여왕 재위 무렵에 일본에도 두 명의 여왕이 존재했는데 바로 제명(齊明)여왕과 지통(持統)여왕이다.
제명여왕은 백제계로 두 번이나 왕위에 올랐고, 지통여왕은 신라계의 여왕이었다.
특히 제41대 왕으로 기술되고 있는 지통여왕(686~697년)은 지혜와 행동력을 갖춘, 강렬한 개성을 지닌 탁월한 정치가였다고 한다.
그녀는 672년, 일본사 최대의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고구려계 천무왕(天武王)의 왕후였고 남편이 죽자 대를 이어 왕위에 오른다.
(4) 덴무천왕(天武天王)은 고구려 막리지대상(莫離支大相)에서 밝힌 대로 천무왕은 「일본서기」에 병사한 것처럼 기술되어 있으나 왕자들에게 시해당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즉 천지왕의 아들 고시(高市)왕자가, 자신의 이복 동생을 왕위 계승자로 지목한 천지왕에게 불만을 품고 천무와 공모하여 쿠데타를 일으켜 성공했으나 천무에게 배신당했고, 그래서 마침 자신의 연인을 아버지 천무에게 빼앗긴 대진(大津)왕자를 선동하여 천무를 살해했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 시해 계획에 왕후 지통이 관여해 함께 모의했거나, 묵인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오늘 이야기는 이 지통여왕이 꽤나 먼 길을 오가며 밀회를 즐겼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만엽집」의 시 두 편을 이용해 해석하고 있다.
천무왕이 죽자, 왕위에 오른 지 3년째부터 지통여왕은 당시 일본의 도읍지 아스카에서 중부 지방인 나라의 요시노(吉野)를 자주 오갔다고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다(걸어서 하룻길, 두 달에 한 번꼴로 7년 동안 서른한 번).
「일본서기」에 행차의 목적은 기록되지 않았기에 학자들이 추측하기를 ‘그 지역이 천무왕이 칩거하며 쿠데타를 모의했었던 추억의 장소라 정책 구상을 하기 위해서 였다’, ‘요시노의 산은 신성한 산이었기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였다.’
등등의 해석을 하고 있지만, 작가는 「만엽집」에 실린 두 편의 시의 해독을 통해 다른 해석을 한다.
하나는 천무왕의 첫 번째 애인 액전왕(신라 또는 가야계 여성)의 작품을 통해서이고, 또 하나는 천무왕의 아들인 궁삭 왕자(어머니가 백제계)의 시이다.
놀랍게도 작가는, 우리의 옛말로 이 시를 읽으면, 지통여왕이 성행위를 하러 다니고 있다는 시가를 각각 영남의 사투리, 호남의 사투리로 읊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표현은 이두문자의 이중성을 이용해 성행위를 표현한 것 같지만 사실은 역모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만엽집」은 우리 고대어로 엄격히 표기된 노래다. 한 자, 한 어구에 천금의 뜻을 실어 깊은 은유를 시도하고 있다’며 우리 고대인의 뛰어난 슬기에 거듭 감탄하고 있다.
그렇다면 요시노(吉野) 행차의 상대는 누구였을까?
작가는, 어쩌면 앞서 쿠데타에 동참한 고시(高市) 왕자(백제계)가 실질적인 권력을 장악했고, 지통여왕은 명목상의 왕이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유롭게 요시노(吉野)행차를 할 수 있었지만, 고시(高市)가 죽자, 딱 멎는다.
그리고 지통여왕의 주관으로 후계자를 정하는 회의가 열려 42대 문무(文武)왕이 탄생한다.
이 문무는 죽은 남편 천무의 아들이며, 바로 지통의 연인이라고 주장한다.
액전(신라 또는 가야계 여성)과 궁삭(천무왕의 아들로 어머니가 백제계)은 「만엽집」의 시가를 통해 그것을 비난했던 것이란다.
「일본서기」에서는 문무를 지통여왕의 손자로, 할머니 덕에 열다섯 살에 왕위에 올라 스물다섯 살에 요절한 인물로 기록하고 있으며, 그의 재위 기간이 일본 고대사에서 가장 빛나는 10년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요시노(吉野)에 칩거하며 신라계 지통여왕의 줄기찬 후원으로 8세기 초 일본의 왕위에 오른 유능한 사나이,
그는 과연 지통의 손자인가? 그는 과연 스물다섯 살에 죽은 유약한 왕이었을까?’
작가 스스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노!’라고 외치며 한일 고대 교류사는 「만엽집」과 더불어 이제부터 새로 규명해나가야 할 황무지라고 외친다.
이 글은 1993년 5월 30일부터 조선일보 일요판에 연재된 기획물 ‘노래하는 역사’를 간추린 내용이다. 더불어 스크랩한 신문의 뒷면에 실린 30년 전의 사회 실상을 추억하는 내용을 덧대었다.
작가 李寧熙(1931-2021) 선생은 이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화작가, 한국일보 기자, 논설위원을 역임하였다.
* 만엽집(萬葉集·まんようしゅう /만요슈)
8세기 나라 시대에 편찬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 모음집( 20권 4,516수).
5세기부터 8세기까지의 시가이지만 대부분 7세기 초반에서 8세기 중반에 지어짐.
당시 일본에는 문자가 없어 우리의 향찰(이두 문자)와 비슷하게 일본어 발음을 한자로 표기.
그러나 문자에 대한 해석이 완전하지 않아, 여러 가지로 번역되고, 현재도 정확한 의미가 불분명한 것들이 있다. 만요슈의 많은 노래는 중국, 한반도(특히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30년 전쯤에
관객 100만 돌파.... 한국영화 신기원
영화 <서편제>가 상영 2백4일 만에 백만 명을 기록했다는 기사이다.
120만 돌파도 문제없다는 자랑과 함께 ‘외래문화가 지배했던 우리 문화 전반에 우리 것의 재발견의 붐이 일어나게 한 <서편제 신드롬은> 우리 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할 사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당시 1백만 명이 넘는 관객동원 영화는 <사랑과 영혼>, <클리프행어>, <원초적 본능> 이란다.
(그래도 이 네 편의 백만 명 중엔 끼어 있었구나. ㅎㅎ)
학생층 코미디프로 선호
그 많던 코미디프로는 다 어디로 갔을까? 하긴 TV 앞에 앉아 있을 아이들도 없다.
<뽀뽀뽀>나 <TV유치원>도 없어진 것 같던데....
도서 소개
○ 이희재씨(1952년생)씨는 대학교수 이후 2010년 화가로 데뷔했단다.
○ 유상옥씨는 여성이 아니다. 55세에 코리아나 화장품을 창업한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