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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인의 추억 - 3 - > ******** 사실 이 결혼은 나 같은 고수가 작전을 펴야 할 만큼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결혼 당사자인 내가 작전의 고수이니 어쩔 수 없이 고수가 작전을 짤 수 밖에 없었다..... 이 결혼의 조건들을 세밀하게 검토를 해 보니..... 양가의 부모들이 모두 자기의 자녀가 결혼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물론 나의 경우는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하니까..... 형인 내가 먼저 결혼하기를 희망하는 것이지만..... ...... 여자의 경우에는..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실크 블라우스에 정장 투피스를 사 주면서까지..... 선을 보게 하는 것을 보면 부모가 강력하게 결혼을 시키고 싶은 것 같다.. 그리고 그 날 저녁..그 집에서 하루를 더 자는데..... 시집을 간 언니가 영암에서 찾아와서...... 그 날 있었던.....단독회담의 진행 상황을 브리핑 받느라..... 밤늦도록....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려 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장인 후보 님과 아침을 같이 하라고 하여..... 안방에 들어가니.. 그 분은 40대 초반의 젊은 모습인데.. 나의 고향하고....아버지의 함자만 물어본다. ..... 나중에 대전으로 돌아가는 버스 터미널에서.. 여자에게 물어보니..... 자기 아버지가 두 마디나 물어 본 것은.. 내가 맘에 든다는 표시라고 한다. 물론 이 말의 진실 여부는 확인 할 수가 없다.... 아니?...이 여자...나한테 시집오고 싶어서 안달이 난 것 아녀..... ..... 하기야 여자 쪽은.....큰처남 후보의 의견이 가장 비중이 큰데..... 그 친구는 몇 년 동안 나를 몰래 관찰하였고..... 자기 동생의 짝으로 삼으려고.. 1년여 전에 내 사주팔자를 물어 보았으니..... ...... 여자 쪽에는 작전에 지장을 주는 요인이 거의 없어 보였다. ...... 문제는 내가 빈털터리라는 것이다. ...... 빈털터리가 꼭 결혼을 성공시키려면..... ...... 이 작전은 다음 주에 있을 다자 회담의 결과..... 우리 부모님의 결혼 허락을 받는 것이 1 차 적인 목표이다. ...... 우리 부모는 나보고 장가를 가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내가 결혼을 하면..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마음 속으로는 내가 결혼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였을 때에..... 어느 정도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한지.....몇 주도 안 되어..... 결혼을 하려고 한다고 하였을 때에.....우리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할까?..... ....... 이 1차 작전에 성공하는 비결은 ...... 우리 부모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 방법( ? )을 찾으면 된다. ...... 그런데 빈털터리가 부모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결혼을 할 수 있는가?..... ....... 물론 이것은 2차 작전을 수행하면서..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 우선은 1차 작전을 성공시키는 것이 급선무..... ....... 우리 부모님은 내가 번 돈을 전부 동생들의 생활비로 내 놓고 있어서..... 내가 빈털터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뭔가가 있어서.. 부모의 도움 없이도 장가를 간다고 하면..... 부모는 속는 줄을 알면서도 속을 것(?)이다..... ....... 그러려면 ...... 일단은 다음 주 회담 비용을 내가 다 준비하여야 하고..... 그 때에 은연중에 나에게 뭔가가(?) 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하고..... 나의 결혼에는 집에서 전혀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드려야 한다. ....... 그러려면 물론 공작금이 필요하고..... 내가 돈을 써야할 일이 있을 때에 항상 그러했듯이..... 또 직장 동료에게 빌려야 한다. ....... 그것도 이번에는 좀 많이..... ......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왜.. 돈을 빌려 가며..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심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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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에서 대전으로 가는 직행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나는 공작금을 조달할 전략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같은 실의 동료들에게서.. 매달의 용돈을 꾸어 썼는데..... 이번에는 그 규모가 더 커야 하고.....좀 더 많은 돈을 조달하려면.....어떻게 하여야 할까?..... ...... 나는 그 당시에 대덕 연구단지에 있는 핵연료 개발공단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그 곳에는 회사 바로 정문 앞에 독신료가 있고..... 한 방에 2명이 같이 생활하였다. 독신료에는 근 100 여명이 있었는데.. 저녁 시간에는 휴게실에서.. TV도 보고.. 당구도 치고.....또는 어느 한 방에 모여 술도 마시고 한다. 내가 맞선을 보고 돌아온 것을 아는 동료들이.. 몇 명 내 방에 찾아오고.....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벌어지며.. 내가 하는 브리핑에 귀를 기울인다. 나는 최대한 자세히 회담 진행 상황을 이야기했는데..... 모두들 재미있다고 야단이다. 하기야 재미있으라고 하는 이야기가 재미가 없으면..... 공작금 조달 작전에 지장이 오지 않겠는가?..... 나의 이야기에 재미있어 하는 녀석들의 얼굴을 보니..... 공작금 조달은 문제없을 것 같다..... ...... 나는 다음 날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회담 결과를 알려주고.. 집에 연락해서.. 다음 주에 목포로 양가 맞선을 보러 가야 한다고 전하라고 했고.. 동생은 그 날 저녁에 전화로.. 내가 토요일 날 내장사로 와서.. 부모님과 함께.. 광주 외갓집에 들러.. 거기서 자고.. 일요일 날 목포로 가는 일정을 잡았다고 알려준다. 광주는 외할아버님이 많이 편찮으셔서 그렇지 않아도 문병을 가려고 했단다 ..... 외할아버지가 많이 아프신 것은 안 되었지만..... 이 소식은 나의 작전을 수월하게 했다. ...... 부모님과 나는 정읍 시장에 가서 외할아버지께 드릴 고기를 샀는데...... 내가 소꼬리가 기력이 쇠약해진 외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며.. 하나를 사고 돈을 내자.....은연중에 부모님들이 안도(?)하시는 기색이다. 하기야.....소꼬리에 붙은 엉덩이 살이.. 족히 대여섯근은 되니.. 소꼬리 하나 값이 장난이 아니었다. ...... 비싼 소꼬리를 선뜻 사는 아들이 대견한지.. 아니면.. 내가 외할아버지를 걱정하는 것이 대견한지.. 아니면.. 수년만에 처갓집에 가는 자신이 대견한지..... 아버지는 매우 기분이 좋으시다.. ..... 외할아버지는 노환으로 병이 깊어..... 거의 몸에 살이 없는 초췌한 모습으로 누워 계시는데..... 내가 목포로 선을 보러 간다고 하니..... 기력이 탈진된 상태에서도.....색싯감의 생년월일을 묻는다. 외할아버지는 한학에 정통하셔서.. 건강하실 때에는..... 다른 사람의 사주를 잘 풀어 주셨고..... 우리집 식구중에서는 내 사주가 가장 좋다고.... 나를 특별히 좋아하신다. 내가 색싯감의 사주를 모른다고 하자.....이번에는 성을 묻고..... 내가 정씨라고 하자.....본을 물어 보신다. 그래서 다음에 와서 알려드린다고 하였는데..... 그런 일이 있고 겨우 4일 후에 외할아버지는..... 내가 사간 소꼬리로 만든 곰국을.. 별로 드시지도 못하고.....돌아가셨다..... 혼인을 앞두고.....상가에 가지 말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여..... 나는 외할아버지의 영정을 보며..... 살그머니 마음속으로 이야기를 했다..... 할아버지.....제 색시깜은요..... 나주 정씨이고요..... 생년월일은 모년 모월 모일 모시이래요..... 그 집에서 궁합을 보았다는데요..... 겉궁합은 조금 나빠도.....속궁합(?)이 아주 좋대요..... ...... ************** 1979년 1월 7..... 34년 만에 목포에 온 부모님은 감회가 새로우신 듯..... 터미널에서 나의 후보 처가 집이 있는 목포고등학교 앞까지 오는 동안..... 이런저런 옛날 이야기를 하신다. 우리 부모님은 고향이 줄포이고.....같은 소학교를 다녔는데..... 아버지는 둘째 이모와 같은 반이었고.....어머니는 큰 고모하고 같은 반이었다. 그 후에 고창 고보를 졸업하신 우리 할아버지가 쌀과 돈이 몰리는..... 목포로 가서 북교동에 자리를 잡고.....정미소를 운영하셨고..... 장성한 자식들을 서울로 유학을 보냈는데..... 아버지는 지금의 덕수상고.....큰 고모는 이화여전.....큰삼촌은 연희전문을 나왔다. 아버지는 학교를 졸업하고.....무안군청에 다니셨는데..... 그 때에 이화여전에 다니던 큰 고모가 방학 때에 줄포에 놀러 와서..... 소학교 때에 짝꿍이던.....어머니 집에서 자면서..... 야.....너.....우리 오빠한테 시집와라....하고 꼬드겼고..... 그래서 어머니는 목포로 시집을 왔고..... 신혼을 목포에서 2년 여 지낸 후에..... 해방직전에 군산으로 이사를 했다. ...... ***** 후보 처갓집에서 있었던.....상견례는..... 약 20분만에 간단하게 끝났는데....양가 부모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집사람 후보가 다과상을 들고 와서 인사를 하고..... 많이 변한 목포의 모습 이야기 잠깐 나누고..... ......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 나는 부모님에게 옛날 사시던 동네를 한번 둘러 볼 것인가 하고 물으니.... 아버지가 선창으로 가자고 하신다..... 우리 집은 그 당시에 10 여 년 간 각 종 음식점을 했었는데..... 아버지는 모든 재료를 손수 사 오셨고.... 특히 군산에서 식당을 할 때에는..... 새벽에 선창에 나가.....싱싱한 생선을 사는 것을 좋아하셨다. 내장사로 이사한 후에는 선창에 나갈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목포에서 살던....먼 먼 옛날의 추억보다는..... 선창에서 싱싱한 생선을 사는 실리를 택하신 것이다. 역시 상고 나오신 분은 실리에 밝아...... 특히 오늘은..... 아들이 팍팍(?) 돈을 써야 되는 날이 아닌가...... ...... 나는 군자금을 충분히 빌려온 것에 안도를 하며...... 부모님을 선창으로 모셨고.. 아버지는 오랜만에.....이런저런 생선을 고르고 흥정하는 재미에 푹 빠지셨다. 나의 양손과 어머니의 양손이 잡다한 생선 보따리로 가득 차갈 즈음에..... 아버지가 문득..... 애야.....니 색시 깜이 너무 깜해서 흠이다..... 하시고는 이런 흠(?)을 눈감아 주려면...... 내가 돈을 좀 더 써야 한다는 듯이.....다른 물건을 흥정하신다...... ......... 아니 내 색시 깜이 그렇게 깜했었나?..... 나는 아무리 내 기억을 더듬어 봐도..... ........... 노랑머리에.....구멍 뚫은 귀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사실 내가 군자금을 충분히 준비한 것은..... 내 색시 깜의 이런 흠을 무마하기 위해서 이었고...... 상견례를 짧게 한 것도..... 색시 깜의 흠을 조금만 보게 하기 위해서 이었는데.... 아버님은 잠깐 사이에 이런 옥의 티(?)를 발견하시고...... 피부색부터 흠을 잡으시니..... 아니?.....이거 내 군자금이 바닥나는 것 아녀...... 아니?.... 아버지는.....상고까지 나오시고도..... 흑진주가 더 비싼거 모르시나벼.....ㅎㄱㅎㄱ.......... ************ 이런 생각을 하며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는데..... 아버지는 더 이상 살 것이 없는지..... 어머니 손에 들린 보따리들을 받아 들고.....터미널로 가자고 하시며..... 좀 까매서 흠이지만.....다른 것은 다 맘에 든다..... 그 집 어른들하고 상의해서 결혼 날 잡아라..... 양석이( 내 바로 아래 동생 )가 4월에 결혼을 한다니..... 너는 그 전으로 잡아라..... 약혼식은 오늘 만난 것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드려라..... 하시고는......두 분이 무엇이 그리 좋은지.....빙글빙글 웃으며 가신다..... ...... 아마 마음 속으로...... 야..... 너도 살아봐라..... 진주는 흑진주가 더 좋으니라.....하시는 모양이다. 사실 우리 어머니도 흑진주인데.....아버지는 어디를 가나..... 어머니 곁에서 한시도.....떨어질 줄을 모른다...... ********* 어쨌든 나의 1차 작전은 완벽하게 성공했고.....나는 다시 처갓집으로 가서..... 승전보를 전하는 용사인양.....의기양양..... 아버지의 말씀을 전하고 결혼 날은 이쪽 어른들이 정해서 알려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나는 다음의 작전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사전 포석으로..... 내가 회사 일로.....조만간 프랑스로 파견을 가게 될 지도 모르는데..... 배우자를 초청하려면.. 혼인 신고를 빨리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이야기 하였고..... 여자 집에서도 이왕 결혼을 하기로 했으니.....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여 바로 부쳐주기로 했다..... ****** 나는 약혼자의 손을 잡고 터미널로 가면서..... 예쁘게 방실거리는 흑진주를 보고 또 보았다. ...... 그리고 내 결혼내정자로 확정되어서인지..... 노랑머리도.....뚫린 귀에서 달랑거리는 귀걸이도..... 너무 나도.....흑진주하고 잘 어울렸다. 아마 아버지도.. 우리 어머니가 조금만 젊었어도..... 귀도 뚫어주고.. 머리 염색도 시키고..... 그런 것을 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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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회사 독신료로 돌아왔고...... 내가 오기를 기다리던 동료들이..하나..둘..내 방으로 몰려들고...... 또 술잔을 돌리며.....나의 무용담을 열심히 듣는다. 특히 나와 같은 방을 쓰고 있고..... 나와 같은 실에서 근무하며.....나와 생년월일이 똑같고..... 시간만 나보다 5시진 빠른 녀석이 열을 올린다. 이 친구는 뻐드렁니에.....왕이빨인데..... 작달막한 친구들이 그렇듯이.....의리 하나는 끝내준다. 나의 군자금은 이 친구한테서 주로 나오는데..... 자기 주머니에 없으면.....지가 나서서 어디서 꾸어다 준다. 그 외에 실 동료..입사 동기..학교 동창..낚시 친구..포카 친구..술 친구..등등이 내 방을 기웃거린다. 특히 현재 연애 중인 친구들은 더 열심이다. ..... 그 당시에 내가 한 달에 받는 월급이....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나지만..... 약 15만원 정도이었고..... 내가 직원 상조회에서 융자받을 수 있는 금액이 30만원이었다. 나는 뻐드렁니를 꼬드겨...그 친구보고도..융자신청을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사는 여동생에게 전화해서.. 이번 달에는 내 월급을 보낼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결혼을 한 이후에는..... 상조금을 매달 6만원씩 갚아야 하고.. 생활비도 있어야 하고 하니.....서울에 돈을 조금밖에 부칠 수 없으니..... 니가 좀 고생을 하여야 될 것 같다고 했다. ...... 내 착한 여동생은 그 동안 도와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하고.....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결할 터이니.....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 이렇게 해서 내가 조달할 수 있는 결혼 자금은 약 75만원이 된다. 그 당시와 지금은 약 10배 정도의 가치 차이가 있으니..... 지금 돈으로 치면.....약 750만원이 된다. ...... 나는 집의 도움을 안 받기로 했으니.....내 결혼 자금은 이것이 전부이다. 그리고 이 돈으로 무사히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한다. ...... 이러한 생각들을 하면서 손에 잡히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데..... 목포에서 전화가 와 3월 며칠로 날을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저녁때에 독신료로 다시 전화가 왔는데..... 2월 11일이 더 좋을 것 같은데.....하고.....내 의견을 묻는다. 나도 2월 달에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했다. 그 이유는 늦게 해 봐야 결혼 자금이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목포까지 왔다 갔다 하는 비용도.....큰 부담이었다. ...... 그리고 무엇보다.....회사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나는 그 당시에 연구원 초년병이 하기에는.. 좀 비중이 큰 일을 맡고 있었는데..... 일의 진척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어쩌면 조만 간에 외국으로 파견을 가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 나는 결혼을 하고.....얼마 같이 살아보지도 못하고..... 떨어져 살고 싶지는 않았다..... ..... 그 당시에는 외국에 파견을 갈 때에.. 자기의 배우자를 데리고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장기 파견을 가는 사람들은.....일단 남자가 먼저 가고..... 6개월이 지나서 자기의 짝을 초청하여야 했다. ...... 나는 생명선(?)이 별로 길지 않은 내 배우자가..... 내가 외국에 있을 때에 어떻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 그래서 외국으로 파견을 안 가려면..... 현재 내가 맡고 있는 일을..... 내 스스로 성공시켜야만 하였다..... ..... 만약 내가 스스로 해결하지 못 할 기미를 조금이라도 보이면..... 이 일의 책임자인 실장이 나를 외국에 내 보내..... 필요한 기술을 배워오게 할 수 밖에 없었다..... ...... 그런데.. 사실 이렇게 하기에도 근본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데.. 내가 맡아서 하고 있던.. 그러한 일은.. 어느 나라에서도.. 가르쳐 주는.. 나라가 없으니.. 어디에 가서 슬쩍 훔쳐와야 하는데.. 그러한 기술을 훔쳐가라고.. 가만이 있을 나라가 어디에 있을지.. ..... 아마 내가 결혼을 해서 곤란했던 사람은..... 우리 부모님.. 여동생들.. 이외에도.....나의 상관인 실장 님이었을 것이다. ..... 아니 그 이외에도..... 내 주변의 몇 명의 여자들도 당혹스러워 했고..... 또 독신료에 있던 노총각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 나는 10 여일 전 만 해도.....전혀 생각지도 안 했던...... 결혼을......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은 상상도 해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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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독신료에서 선을 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군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러한 이야기가 소문으로 여기저기 퍼져 나가자..... 나하고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던 여자들에게서.. 항의가 들어온다. 나는 애써 변명하고.....사과하고 하였지만.. 마음 속으로는 여간 즐거웠다. 나는 취직을 한 후에도.....나를 위해서는 쓸 돈이 거의 없어..... 데이트다운 데이트 한번 제대로 못하는 나에게..... 그녀들은 대부분 시큰둥하였다..... 그 중에서 지난 여름 회사에서 개설한 캠핑 장에서 즐겁게 같이 놀았던..... 한 여직원에게 바로 10여일 전에.. 앞으로 정식으로 사귀자고 하였는데..... 그 여직원은 거절을 하였고..... 그 소식을 들은 다른 여직원들은 잘했네.. 못했네.....를 하던 중이었다..... 또 한 건은 지난 가을에.. 대학 동창의 처남 소개로 전주에 살고 국민학교 선생을 하는 여성을 만나서 3번쯤 가난뱅이 데이트를 하였는데..... 최근에는 몇 번 연락을 해도 이상하게 틀어져서 연락이 안 되었다. 나는 가난한 나를 그녀가 만나기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데 내가 부모님을 모시고 목포에 가 있던 날.... 그 여성이 친구 처남과 같이 독신료로 나를 찾아 왔다고 한다. 나는 친구에게.....친구 처남에게.....그리고 그 여자 분에게 전화로 사정을 이야기하고.....즐거운 마음으로 사죄를 했다. 그 외에도 여동생들이 자기 친구 중에서 누구누구가 서운해한다는 둥..... 하는 이야기를 전화로 알려 온다. ..... 아마도 내가 킹카였는데.....나도.....그녀들도..... 그것을 미쳐 알아보지 못하였고.....내 처남이.....그리고 내 흑진주가..... 나를 찜하자.....그제서야 알아보고..... 한꺼번에 앙~앙앙~거리는 것 같았다. .....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내 주변의 여자들은 정리가 되었고..... 다음은 우리가 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중대사였다. 나는 대전에서 사는 둘째 이모님을 찾아가 의논을 하였는데..... 그 당시 선화동 성결교회의 집사님이었던 이모님이 교회 신도의 집을 소개해 주었다. 그 집은 선화동 산마루 중턱에 있는 무명용사탑 근방에 있었는데.....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되는 이태리 풍의 양옥이었고..... 나는 그 집의 구석방 하나를 사글세로 10달에 20만원을 주고 얻었다. 그 방은 약 2평쯤 되는 크기에 반 평 정도의 부엌이 딸려 있고.... 그 부엌문을 통해서 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출입이 매우 편리하였다. 결혼을 하려면 주변 정리를 하고..... 살집을 장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그 외에도 잡다한 것이 해결되어야 한다..... 그 중에는 각자가 해결해야 할 것도 있지만..... 둘이서 함께 다니며 해야 할 일도 많이 있다. ..... 우리는 주말에 만날 수밖에 없는데...날자가 잡히고.....결혼하는 날까지..... 5번의 주말이 남아 있었다. ..... 우리가 첫 번째 주말에 하기로 한 것은...... 약혼자가 내장사에 있는 우리 집에 와서 우리 집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특히 이번 토요일( 1월 13일 )은.....우리 할머니의 기일이어서..... 대부분의 우리 식구들이 다 모이니..... 한꺼번에 인사를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었다..... 더구나 지난 목요일( 1월 11일 ) 혼인 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받았다는 전화를 나한테서 받은 약혼자는..... 정신적으로는 이미 나의 아내가 되어 있었고..... 그래서 손주 며느리의 자격으로.....할머니의 제사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나는 토요일 오후에 정읍에서 약혼자를 만나.....함께 집으로 갔다. 거기에는 중신아비인 내 동생도 와 있었고..... 다른 동생들과 가까운 친척분들도 있었다. 일단 인사를 간단하게 하고......늦은 점심에 술 한잔 걸치고 난 후에...... 나는 약혼자와 집에서 500메타쯤 떨어진 곳에 있는 할머니 산소에 갔다. 그러나 산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멋진 옷차림에 롱부츠를 신은 약혼자가 가파른 산길을 오를 수는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할머니 산소가 보이는 큰길에서 할머니에게 장가간다고 신고를 해야 했다. 그 곳은 내장사에서 백양사로 넘어가는 구불구불한 갈치재의 초입인데..... 가을에는 경치가 좋아 많은 차가 다니지만..... 겨울에는 차량통행이 별로 없다. 할머니의 산소는 그 당시에 그 갈치재의 초입에서..... 급경사의 산을 50미터 정도 올라간 위치에 있었고.....우리 집은 그 곳에서 내려다보이는데...... 내장사 버스 종점 바로 옆에서 조그만 식당을 하고 있었다. 나는 멋쟁이 약혼자의 손을 잡고 흔들면서.....할머니.....보여요...... 제 약혼자예요..이쁘지요..저 이번에 결혼해요..하고 소리쳤지만...... 왠지 맹숭맹숭하였다.....그래서.....우리 여기서 뽀뽀하는 것을 할머니에게 보여주자고 하니......약혼자가 주변을 살핀다...... 그래서 괜찮아......여기 아무도 안 와.....하는데.......그래도 쭈밋거린다. 그리고 하필 그 때 꾸불꾸불한 길을 돌아 차 한대가 내려 온다...... 젠장 ..... 다시 차가 안 오는 것을 확인하고...내가 어설프게 포옹을 하며 입을 내밀어 약혼자의 입을 맞추려고 하는데......이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겨우 살짝 스치는 것으로 끝이 났는데...... 이것이 우리들의 첫 키스이었다. ...... 우씨......영화를 보면......다들......쉽게 잘 하던데..... 이럴 줄 알았으면......미리 연습이라도 좀 할걸.....우씨...... 아니 이 여자..... 생기기는 영화배우 뺨치게 생기고는..... 워찌......뽀뽀도 하나 제대로 못한다냐......우씨...... ....... ...... 나는 좀 무안하기도 하고.....좀 창피하기도 해서..... 시무룩하니 집으로 돌아 왔는데..... 아니.....이 여자 왜 이런다냐...... 이 여자가...... 내 동생하고......뭐가 그리 좋은지 신나게 웃고 떠든다...... 그리고 내 동생이 내 처남하고 같이 군대 생활을 할 때 있었던 무용담을..... 마치 자기도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것 같이 맞장구를 친다...... ...... 자기 오빠 어디에 곰바리가 나고.......기압을 받다 잘못 맞아 고막이 터져서 어쩌코.......양석씨가 오빠랑 같이 목포에 왔을 때에 저쩌코....... ...... 아이쿠.....이 여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를 찍어요...... 우씨......아까...... 뽀뽀할 때에 제대로 찍지...... 우씨.....우씨..... ...... 우리집은 할머니의 제사를 모시러 온.....식구들로 복잡거려..... 우리는 제사 초반만 참석하고....자리를 조용한 곳으로 옮겼는데..... 그 곳은 내 동생의 친구가 경영하는 여관의 가장 조용하고 아늑한 방이었다..... 우리는 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시며......밤늦도록......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갔고......한참 바람을 잡던 동생이..... 나에게 잘 해보라는 눈짓을 하고는.....슬그머니 사라진다. ...... |
************ 내 동생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난 이후의 일을..... 유감스럽게도 나는 지금 잘 기억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이 날 저녁에 둘 사이에 있었던 일을.....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당시에는....결혼식을 하지 않고 첫날밤을 보내는 것이..... 일종의 흉으로 받아 들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군자금을 지원하는 동료들에게.....흉을 잡히고 싶지 않았을 것이고..... 또 다른 누구에게도.....그 일을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결혼식 전에.....내 기억으로는 약혼자와 3번 같이 잤는데..... 결혼한지 몇십년이 지난 지금.....그것을 공개한다고 해도..... 누가 나를 흉보지는 않을 것이다. ...... 제 1회전은.....동생이 남기고 간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것이었다. 우리는 동생이 사라지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불을 끄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고.....그 다음날 아침 10시쯤..... 막내 동생이 깨우는 소리에...깜짝 놀라 일어나 정신 없이 옷을 주어 입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집으로 가서 아침을 먹었고..... 동생들과 같이 내장사를 구경한 후에..약혼자는 영암 언니 집으로 가고.... 나는 대전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1회전에서 생성된 모든 파일에..... 극비사항이라는 빨간색 도장.. 미성년자 관람 불가라는 파란색 도장..... 무단 반출 금지라는 노란색 도장을 찍어..... 내 기억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비밀실에..꼭 꼭 숨겨 버렸었다. 나는 이 추억담을 쓰며..좀 더 사실에 충실하기 위하여..... 그 비밀실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알록달록한 꽃 도장이 찍힌.. 몇 개의 파일 뭉치가 들어 있다. ....... 이 1회전에 관한 파일은..... 내용이 얼마 안 되고.....그 것도 초점이 흐릿하여..... 그 내용을 잘 알아 볼 수가 없다. 아마 그 날 저녁에 웃고 떠들면서 마신..... 술기운에 카메라의 초점을 잘 못 맞춘 모양이다..... 아니면 첫 키스의 실패를 만회하려고..내가 너무 허둥댔을 지도 모르고..... 아니면 관객이 없는 연극을.. 내 약혼자가 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 이러한 것을 뭐하러 비밀실에 넣어 두었을까..... 아마도..... 첫날밤의 가장 큰 비밀은.. 볼 만한 내용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각 종 예술 작품에서는.. 왜 그것을 그렇게 미화시켰을까..... ..... 나는 이러한 의문을 가슴에 품고.. 2회전에 관한 파일을 열어 보았다. 이 파일은..... 그런 대로 내용도 있고.....초점도 잘 조정이 되어 있으며...... 아주 신비하고 예술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 아마..... 예술 작품에서 이야기하는.....첫날밤이 이런 것이 아닐까..... ...... 3회전에 관한 것은..... 몇 편의 짧은..... 요즘 유행하는 플라쉬 같은 것인데..... 진행 속도가 빠르고..... 대체적으로 코믹한 분위기이다...... ...... 아마도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우리들의 첫날밤으로 기억이 되는 것이 아닐까. ...... 나는 3개의 파일 중에서.....2번째 파일이 제일 맘에 들었다..... ...... 이것은 2번째 주말에 있었던 일이고.....배경은 목포 처갓집이다..... ...... 나는 약혼녀의 형제들과 인사를 나누고..... 몇 가지 결혼 절차에 관한 간단한 상의를 하였는데..... 결혼식은 목포에서 하고.....나는 살집을 마련하는 것 등 이었다..... ...... 약혼녀는 먼 길을 오느라 피곤할 터인데..저녁을 먹기 전에 목욕을 하라고 하며.. 집 근방의 공중 목욕탕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목욕탕 입구에서.....들고 온 보따리를 내 주며..... 목욕 후에 갈아입으라고 한다. ..... 안으로 들어가서 펼쳐 보니... 그것은 세면도구와 각 종 내복 한 세트이었다..... ..... 따뜻한 목욕탕 물에 몸을 담그며.... ..... 아..... 이 여자가 벌써부터.....지 신랑을 챙기기 시작하는구나..... ...... 나는 무척 겸연스럽기도 하였지만.....일면으로는 흐뭇하기도 했다. 그리고 목욕을 마치고.....갈아 입은 새 속옷은 학교 다닐 때에 입어보고..... 수년만에 처음 입어보는 것이었다. 새 옷의 감촉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좋은 여자를 마누라로 얻는다는....생각이 들어서인지..... 처갓집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이...둥둥 떠가는 것 같았다. ..... 싱글거리며 들어오는 나를 맞으며.....약혼녀는 시내로 가서..... 구두와 양복을 맞추어야 한다고 하며.....저녁도 나가서 먹자고 한다. ..... 한 겨울의 저녁.....거리는 제법 쌀쌀하였지만..... 오동포동하게 안기는 미녀와.....팔짱을 끼고 걷는 나는..... 온 몸에서 뭔지 모를 열기가 솟아오른다..... ....... |
나는 이 날에 있었던 모든 일들을..... 어떻게 글로 표현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아주 오랜 동안 하였다. 왜냐하면..... 이 날이 내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날이었기 때문이다. ..... 나는 우연찮은 기회에.....나의 청춘의 한 때를 회고하는..... 혼인의 추억이라는 제목의..... 이 글을 쓰면서..... 내 인생에서..그 한 때에 있었던 일들을..있었던 일 그대로 쓰기로 하고... 지금까지.....내가 확실히 기억하지 못하는 세부사항을 ..... 내가 했음직한 것들로..... 채우면서 글을 썼는데..... ....... 이 날 있었던 일들은.....사실 나도 믿을 수가 없어서..... 정말 있었던 일을.....사실 그대로 쓰기가 어렵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쓴 글 중에도..그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정말 그랬을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이 있었을 것이고.... 앞으로 쓸 글 중에도..... 그런 것이 많이 있을 것인데..... 이 날 있었던 일을..... 꼭..... 이 글을 읽는 분이..... 그대로 믿을..... 이유도..... 필요도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그 때의 일을.....있었던 사실 그대로 적는 것이..... 전체의 흐름으로 보아 맞을 것 같다. ......... |
****** 1979년 1월 20일 토요일의 저녁은.....그냥 평범한 저녁 중의 하나인데..... 낮에 있었던 감격의 여운으로.....온 몸과 맘이 들 떠 있는 나에게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였다..... ...... 우리는 평범한 경양식 집에서.....붉은 포도주를 곁들인 스테이크를 먹고..... 미리 연락이 되어 있어.....친밀하게 맞이하는 축하 인사를 받으며..... 내 몸의 치수를 재는 양복점 주인 아저씨.....내 발의 사이즈를 재고..... 여러 가지 디자인의 구두를 선보이는......구둣방 아저씨..... 내 손가락에 이런저런 사이즈의 반지를 끼워 보는.....보석점 아줌마..... ....... 이러한 모든 것이 나에게는 신기하기만 한데..... 마치 이러한 것은 매일 한다는 듯이.....능숙하게 주인들하고 인사하고..... 주문하고 하는.....이 여자..... ....... 나에게는 이러한 것.....하나 하나가 다 충격이었다..... ....... 아....지금...이 여자는 영화를 찍고 있는 거야...... ........ 나는 영화 속의 엑스트라인양......둥둥 뜨는 내 발걸음을 겨우 가누며...... 위풍당당한 여주인공의 팔에 안겨.....이리저리 끌려 다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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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모든 것들은.....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다 하는 것인데..... 갑작스럽게 결혼을 하는 나에게는.....상당히 많은 것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 그리고 결혼하기 위하여 하여야 하는.....많은 잡다한 것들에 대하여..... 특별히 생각해 보지 않은 나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당혹스럽기도 하고.....신기하기도 하였다. ..... 나는 얼얼한 기분으로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콜롬방이라는 간판이 걸린 빵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 약혼자는 자기 아버지가 좋아한다고.....크림 빵을 주문하고..... 나를 위해서 단팥 빵을 주문한다. 진열대 앞에서 빵을 봉투에 넣는 종업원을 보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이 여자는 효녀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나를 마주보며 그녀가 문득 내 입가에 손을 댄다. ...... 나도 어떤 착각에 빠져.....손으로 그녀를 감싸며.....얼굴을 내밀다..... 우리 둘은 후다닥 놀라 떨어지고..... 빵을 담던 종업원이.....의아한 눈으로 우리를 보다가..... 다 담아진 빵 봉투를 내민다..... ..... 우리는 뭔가에 쫓기듯이.....그 곳을 나와.....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그녀의 집은 목포고등학교 정문에서..... 골목길을 돌고 돌아 50 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데..... 보름달이 휘영청 밝은 골목길을 우리는 팔짱끼는 것만 허용된 커플인 냥하고..... 애써 구석진 그늘을 피하며.....집으로 들어 갔다. ..... 지금 이 낡은 파일을 반복해 가며 들쳐보며...... 지난 일을 회고하니..... 아마 그 때 그 빵집에서..... 그녀가 내 입가에 손을 대려 한 것은..... 종업원이 봉투에 담는 단팥 빵에 자극이 되어..... 맞선 첫날 이 곳에서 빵을 먹을 때에..... 내 입가에 붙어 있던 단팥의 환상을 보았던 것인데..... 그 때에 그것을 자기가 바로 때어주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다..... 지금 그 단팥의 환상을 보고..... 문득 손을 내밀어 때어 내려고 했던 것이고..... 첫 키스에 실패한 나는 그것을...... 키스를 하자는 환상으로 보았던 것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감독의 큐를 받은 것 처럼.....얼굴을 접근시키다.....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NG 소리에 놀라 떨어진 것이다. 이러한 돌발 사태는..... 연애하는 청춘 남녀에게는.....수시로 일어나기 마련인데...... 그 것이 성공을 했던.....아니면 불발로 끝이 났던..... 이러한 돌발 사태는 항상..... 우리를..... 그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알 수 없는..... 새로운 세계로 끌고 간다. ....... 그 날 우리 두 사람의 몸 속에는.....알 수 없는 무엇이 들끓고 있었고..... 우리는 그것이.....매우 위험한 것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 우리는 대문 안으로 들어가며......방금 통과한 그 골목길은...... 온갖 함정이 도사린 위험한 곳이었고..... 여자의 부모와 형제들이 기다리는..대문 안은 절대 안전한 곳이라는 듯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그러나..... 그 날 밤의 열기(?)는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 *************( 다음에 계속 ) |
첫댓글 ㅎㅎㅎ 손에 땀을 쥐어가면 읽은 한 편의 연애소설? 우와~ 정말 재미있네요.다음편이 기대됩니당~
우와~~~재밌당ㅎㅎㅎ ~~~!!저도 다음편 기대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