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자 : 2004년 5월 30일
# 날 씨 : 맑음, 무더움
# 등반인원 : 윤과장, 빨치산, 달빛, 청솔
# 구 간 : 3구간, 5구간(머구미고개 - 선두산 - 선도산 - 산성고개)
# 총 산행시간 : 7시간 34분, 순 산행시간 : 6시간 10분
# 시간별 산행일지
원주출발(05:00)
미원면 옛날식당(06:58) / 조식
머구미 고개(07:29)
산행시작(07:36)
483봉(08:34)
임도(08:48)
선두산(10:17)
선도산(11:42) / 중식 30분
현암삼거리(12:58) / 휴식 30분
공원묘지(14:02)
상봉재(14:19)
것대산 행글라이딩장(14:37)
산성고개(15:10)
# 산행후기
인시 치악예술관
윤과장 달구지는 4명을 태우고 흥업으로 신나게 달린다.
운장 왈 전번 4구간 보충 시 속도위반으로 딱지가 날라 왔다나....
뭐 그리 바쁘냐고 빨치도사가 되물으며 천천히 가자한다.
뒷좌석의 청솔낭자와 달빛마마는 자는지 조용하다.
양안치 고개를 넘자 운장은 지루했는지 청솔낭자한테 첫사랑 이야기를 해보라고 야단이다.
청솔낭자는 첫사랑이 있었으면 이렇게 혼자 사느냐고 반문한다.
달빛마마가 운을 뗀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허! 그 말도 일리가 있겠지! 그렇게 사랑이 쉽게 이루어지면 노총각, 노처녀가 존재하겠는가? 라고 중얼거리며 문득 첫사랑 여인을 떠올려 본다.
어떤 여인을 첫사랑이라고 단정해야 하는지 헷갈린다.
아무튼 첫사랑이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추억이 있다는 것이니까........
도로가 농토에는 곡식들이 뿌리를 내려 푸르름이 완연하고, 산야는 온통 녹음으로 출렁이고 있고, 소태재를 넘으니 짙게 깔린 안개는 달구지의 속도를 떨구게 하고 무더운 날씨를 예고해 주고 있다.
증평에서 좌회전하여 이티재휴게소에 들르니 문이 굳게 닫혀있고 샘물도 나오지 않는다.
묘시 미원면
하는 수 없이 미원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쳐다보니 옛날식당 문이 열려 있다.
올갱이해장국 2그릇을 4인이 나누어 먹는 아침식사, 듬뿍 넣은 시금치에 구수한 된장이 감칠나게 맛을 돋우는 해장국, 2살짜리 소주를 달빛마마가 해장하라고 시킨다.
운장은 운짱답게 한잔으로 족하고, 낭자와 마마는 절대사절, 나머지는 빨치도사의 몫이 되고 말았다.
거듭해서 술잔은 비워지고 엉나이후터리도사의 얼굴에는 이내 취기가 돈다.
달빛마마 왈 산 안내는 제대로 할지 걱정이 된단다.
청솔낭자한테 도로와 산행지도를 넘겨주며 별 무리 없는 산행이니 걱정 말라한다.
진시 머구미고개
운장과 청솔낭자는 구티고개로 향하고 머구미마을 앞 도로에서 달빛마마의 화상을 딕카에 담고 마마와 도사의 하루 여정은 시작된다.
전번 헤쳐 놓았던 절개지는 조경으로 말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울창한 숲 속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은 맑은 이슬로 가득하다.
능선까지의 가파른 오름은 마마와 도사의 얼굴에 땀방울을 맺히게 하고, 이내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진다.
봄에 피는 그 많은 야생화는 어느 샌가 시들고 알에서 갓 태어난 벌레들이 생을 이어가느라 분주하며 날짐승들의 번식기라 새소리가 바쁘고 우렁차다.
사시 임도 끝
니기다 소나무 숲 속으로 임도는 계속 이어지고 도사는 시장한지 참을 먹자며 4살짜리 소주를 꺼낸다.
마마와 도사는 오붓하게 잔을 나누며 세상사를 잊어버린다.
마마 왈 끝내주는 술도사라며 어찌리 철수오래비와 비까비까 하단다.
철수오래비는 점심은 안 싸와도 술은 2가지 이상 챙긴다나...
바람한점 없는 무더운 날씨에 술기운이 가득하니 숨은 목 끝까지 차 헉헉대며 오른다.
사시 선두산
짙은 녹음과 가스로 주위는 볼 수 없고 베다 만 아름드리 산벚나무에는 벚이 빨갛게 익어가고 있고, 뻐꾹새 울음소리만 처량하게 들린다.
달빛마마의 환한 화상을 딕카에 담고 선도산으로 향한다.
오시 선도산
온주위의 가스로 대청댐, 청주시, 상당산성은 볼 수 없고 정상 바로 밑 그늘진 공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노랑원추리도 꽃을 피우고 삿갓나물도 집을 한층 더 올리고 있다.
반주도 곁들이고 술.산(술과 함께하는 산행)의 흥에 빠져든다.
미시 현암삼거리 지나 그늘진 숲속
운장님의 전서구가 날아왔는데 아직도 3시간 이상 가야한단다.
우리하고 꼭 1시간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라 그늘진 곳으로 마마님을 모시고 시시콜콜한 잡담으로 여독을 달래본다.
어느새 4살짜리 쇠주는 바닥이 나고야 말았다.
한참을 오르니 능선아래에는 공원묘역이 조성되어있고 능선분기점에서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서니 망자들이 도열하여 누워있다.
것대산 활공장을 지나니 비로소 인간 냄새를 맡을 수 있고 길가의 망초대와 꿀풀들이 벌나비를 유혹하고 있다.
신시 산성고개
미원 개인달구지를 불러 타고 미원옛날식당에서 청솔낭자팀을 만나기로 한다.
손과 얼굴을 대충 닦고 올갱이 부침과 2살짜리 쇠주로 뒤풀이를 하니 술의 무게가 한층 다가오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신시 귀향길
달구지에 오르자마자 고개를 떨군다.
한참을 가다 운장 왈 산행 중 청솔낭자의 첫사랑 고백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나....
달빛마마님의 첫사랑 스토리도 들어볼 걸 후회하여 본다.
운장과 달빛은 보충이 끝났지만 청솔낭자는 아직도 2구간이나 남았으니 짐이 될 것이다.
달빛마마 왈 청솔낭자는 일부로 남자하고 둘이서 오붓하게 보충하려고 본대에서 빠졌다나...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옛날식당 소개
미원우체국 옆 (043) 297-0180
올갱이해장국, 전골, 민물매운탕, 새우찌개, 소곱창전골 등
맛이 죽입니다요
첫댓글 ㅎㅎㅎ술산행에 행복해하던 빨치산도사에 얼굴이 떠올라서...은근히 걱정을했는데 안내는 곧잘해서 봐주는겁니다 고마웠구요 열심히봉사하는모습 보기좋아요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어깨에 무거운 짐은 있지만... 그래두 둘이서(?)만 산행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하며 다시금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청솔 낭자님 어렴풋이 뉘신지 짐작이갑니다 둘이걷는 큰기쁨을 저에게도 기회를 주지않겠습니까? 그날 경비는 모두 책임집니다.ㅎㅎㅎ
발제비님 감사합니다. 그런데 보충산행이라 재미 없으심 어떡하죠? 저야 무진장 고맙지만............. 조만간 연락드리겠습니다.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