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교육과정중에
하늘재샘의 진두지휘하에
우리 8기들이 초심을 가지고
실제적인 처녀작으로
앞으로 현장실습으로 짓게될
하동 살림집에 쓰일 하차된
목재를 새로 입양한
지게차를 이용해 재정리하고
먹칼만들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대목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목재 원통깍기에 요즘 신식목조건축에는
일본말로 로구로 우리말로는 목선반이라는
편리한 기계도 있음에도
전통적인 방법 원형기둥을 깍기 위해서...
그리고 감히 기계로는 표현하기 힘든
묘하게 떨어지는 선형이 아름다운
처마곡선등으로 대표되는
우리 전통건축양식을
제대로 카피할 수 있는 대목수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
목공기계를 사용하지않고
기본적인 공구 즉, 깍낫, 전동홈대패(사쿠리),
전동대패, 도랭이판과 곡자, 먹통과 먹칼만으로
채벌된 상태 그대로의 원목을 16모깍기,
이어서 깍은 16모원기둥을 손대패로
32모로 이를 다시 64모로...
가장 원형의 근사치에
가깝게 다듬은 뒤 순식간에
왕찌맞춤에 까지 들어갔습니다.
중간에 해프닝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실습재로 쓸 원목이 약간 굽어서
괜찮겠지 했는데...
먹줄 튕긴후 굽어진 원목에
대략난감...을 넘어 좌절 ㅜㅜ
정말 어려웠지만...
구세주 하늘재샘의 TIP으로도
'내 재주가 이것밖에 안되는구나!'하고
자칫 포기할 수 있음에도
입버릇처럼 하늘재샘께서
저희 학생들에 하시는 말씀~
'말로 다 설명이 안된다!
몸으로 느껴야 한다!'는 말씀에
이렇게 생긴 원목, 저렇게 생긴 원목을
맘껏 붙잡고 계속 시도하다보니...
작업속도도 붙고... 정밀도도 높아지고...
살짜기 자연스럽게 도둑처럼
감이 찾아오더군요...^^*
이후 연이은 실습교육과정으로
공방옆 바깥채 기숙사앞에 널브러진
서까래를 자연스러운
한옥고유의 유선형 서까래로
깍으려땐 할때는 확실히
어색한 엔진톱 그리고 전동홈대패,
전동대패 다루는 것도 수월한 느낌! 팍!팍!
요즘은 다시 앞서 말한
하동 살림집에 각재를
치목 즉, 다듬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도반들은 먼저 개판(?)을 치고 있지요!
제대로 개판쳐야 되는데...
개판치는 게 이렇게 힘들줄은...
오늘은 선생님이 먼저번에 일러준
목공기계 즉, 수압대패를 아용해서
개판을 치목했었는데...
오늘은 작업효율을 올리기 위해
방법을 달리해 전통적인 우마위에
개판을 올리고 고정용 클램프를 채운 뒤
전동대패를 이용해서 다듬는 방법으로
난공불락처럼 보이던 가득 쌓인
제멋대로 생겨먹은 각재를
정신없이 다듬는 작업했네요.
내일 오전중에는 개판 다 칠 것 같네요.
ㅍㅎㅎㅎ
한옥 배우러 왔으면 한옥의 짓기의
교육과정에 충실히 열중해야 했건만...
맘 잘 맞던 8기 회장 대성형님의
때아닌 중도사퇴로 인한 공석으로
돈복은 어디로가고
요노무 일복 많은 것도
대물림인지...
사회에서 아직 물빠지지않은
성급한 마음을 비우려 노력하며
나름 막내 우스게로 부르는 별칭
'밀까리' 지나~ 총무를 보조하는
자진해서 머슴생활중입니다.
각기다른 기호와 입맛에 따라
도반들의 목구멍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로 주가 되어야할 교육엔
불청객처럼 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엇그제 또다시 삭발을 했는데도
그 버릇 고치지 못하고
자꾸 변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뭘 바라고 뭘 바래서
하는 것은 아닌데도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는
가끔은 저의 엉뚱한 면에
다소 오해도 있지만...
가급적 연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과 같이 분명한 진리는
세상에 사람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니깐요!
약간의 스트레스도 있지만...
낙천적인 삶을 동경하는 목표에
꽂혀 있는 요즘
옛말에 '오르지 못할 산은
쳐다보지도 말아라!' 했건만
산을 좋아하는 저에겐 고문처럼
입학전부터 한동안 늘 맘은
덕유산 향적봉에 있었습니다...
바라보기만해도 좋은 산~
지금 생각해보면 밥빌어 먹을 짓이라
생각되는 아주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산악구조대 지원도 심각하게 고려했던
나름 산을 너무 사랑한 지난 과거가 있어
더더욱 그러했었지요.
개인적으로 산을 오를 때
많은 것을 생각도 하고 정리하며
마음에 활력을 불러 넣어주고자하는
목적에 오르는 것이라
왠만하면 혼자 오르기를 즐기고
누가 뭐라하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오르는 것이
상책인데...
모처럼 지난 일요일 아침,
평소 흘러가는 세월은
계산않고 팔굽혀펴기 묘기로
노익장을 과시하며
큰소리 뻥뻥치는
올해 환갑인 스마트 권 형님께서
카톡절친으로 실없이 농담하며
웃고 다니는 '인생이 모두 구멍이다!'라는
외치는 '천장지구'라는 사람이
아주 헐렁해보이는지...
수차례 회피성 발언에도 불구하고
얕보듯 겨울산행에 가자고 조르더니...
급기야 '인생은 모두 허당이고
산은 그냥 바라만 보는 것이여!'라는
허당 최뭐여 형님까지 절 버려두고
험하기로 유명한 송계사입구-횡경재코스를
먼저 산을 오른터라...
끌에 찍혀 오른쪽 발이
다소 완벽하지 않은데도
지난 민수 어린이의
어처구니없는 조난해프닝에
나름 많이 놀라서...
30여분 터울을 두고
강철판로 된 코와 바닥이 심어져 있는
6인치 무거운 안전화를
등산화삼아 천천히 뒤따라 올랐습니다.
송계사-횡경재 구간 등산로는
평상시에도 가파르고 험난한 길로
알려져 있고 앞서 예상한데로
길은 눈으로 다져져
굉장히 미끄러웠고
해가 짙은 구름에 가려 응달진 부분은
더욱 위험스러웠습니다.
더군다나 등산화도 아닌 안전화에...
산을 오른다는 건...^^;
나름대로 미쳐 준비하지 못한
아이젠 대신 지난 읍내 장보기때
다이소 매장에서 구매해뒀던
스프레이체인으로 살짝 바닥창에
꼼수를 부려...(이처럼 산악구조대 교육때
들은 산악생존요령 같은게 도움이 많이 되죠!)
덕분에 다행이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이어폰에 팟캐스트
'다큐멘터리 역사를 찾아서'를
들으며 신나고 맘 편했습니다.
반가운 횡경재에 다다를 무렵
허당 최머여 형님께서
얼굴이 많이 상기된 상태로
앉아 있었습니다.
제가 준비해온 막걸리를 소주잔에
서로 부어 목을 약간 축인뒤
큰소리 땅땅치고 앞서간
스마트 권 형님이 보이질 않아서...
혼자 생각 그리고 허당형님도 스마트 권 형님
산 좀 타는데 싶어서...
전화통화가 되지 않아
전화기 꺼둔 것보니...
조난사고 등 긴급상황에 대비해서
꺼둔 것인가보다하고
별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허당형님과 보조를 맞춰
실없는 농담을 하면서...
능선을 따라 향적봉을 향했습니다.
어느 덧 몸도 풀리고...
가속도를 낼 사이...
발걸음을 제촉해서
향적봉 대피소에 다다를 찰라
통화를 시도했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나 죽다 살았다.. 기어오다시피해서
간신히 대피소 안에 들어왔으니
니네들 빨리 와라! 나 돈도 없다...'
막상 도착해서 장난이겠거니 싶어
향적봉 대피소 주변 매점을
둘렀봤는대도 사람이 없어
행여나 관리인에 권중식씨라고
여기 있는지 물으니...
처음엔 모르겠다더니...
좀있다 그건 모르겠고 안동에서 온
탈진한 어르신이 대피소 안에 있다고
안내해주었습니다...
상봉하자마자 무려 찐빵 7개를
혼자 후루룹...
(저희 도착전에도 급히 먹었다는 후문...)
거기에다 육개장사발면에
생수물을 벌꺽벌꺽...
보기에도 체력저하에 따른
저체온증 초기증상에
꾸준한 자기관리도...
아무런 준비운동없이
단지 의욕만 앞세워
겨울산을 얕보고 오른터라
근육이 뭉쳐 다리에 심한 쥐가나서...
오금을 펴지도 못하는 상태에
이르러 그나마 앞서 대피소 관리인의
친절한 응급조치에 더해
저의 추가적인 응급조치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대피소에 주무시든지...
아니면 저는 발길을 돌려
혼자 내려가서 차편을 준비할테니
함께 산을 오른 두분은
무주리조트로 내려가는
곤도라를 타고 내려가서
기다리실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이야기는 시간날때 계속~~
저질러 놓고
정리와 마무리가 또 안되네요^^*
얼마전까지 저희 8기와 소목과정을 함께
수학했던 초저녁 대금연주가
아주 기가막혔던 자유인 철하형님을
본받고자 상징성 있는 콧털과
자칭 소정리이장이라 칭하던
'모스피란'이라는 진딧물농약사면 주는
모자를 즐겨쓰시던 찐빵형님이 인수인계한
모자를 차용해와 모자도 쓰고
거창읍내 장날 장보러 갈때
도반들 만류에도 용감하게
자신이 거창에 농사짓는 현지인인양
쓰고 다니고 콧털도 기르고...
행색이 그래선지...
말 안했는데도 시장정육점에서
감자뼈 더 넣어줘~ 쾌재!!!
얼마전 작업중 무릎을 부딪혀
들른 콧수염이 멋지신
원장님이 계신 위천면 정한의원에서도
동병상련인지 꽤재재한 몰골에 대한 염민인지
3만원상당의 경혈공짜~ 쾌재!!!^^*
너도 나도... 계사년 올 한해
부디 쾌재에 쾌재만 있으라!
첫댓글 ^^ ^^*
장편 연재로 들어가겠는걸요
그러고보니
여기 덕유산한옥학교엔
늘 드라마틱한 반전이 있는
소설같은 얘기가 아무리퍼도
샘솟는 샘물처럼
무궁무진하답니다.
오늘 오후부턴 비오고
낼부터 영하10도로 내려간답니다.
입춘이라 겨울 다 지나
고뿔걸리면 섭죠...
아무쪼록
조심하세요.^^*
ㅋ~~ 이야기가 듣고 싶어집니다.
지난 이야기니 말이지만
너무 덕유산을 무시하는 듯 합니다. ㅎㅎ
우리 나라에서 네번째로 높은 산인데
서른 넘으면 이립이고
마흔이면 불혹이라 하였건만
하늘재 선생님의 덕유산을
경시한다는 댓글보다
정확히는 자기 자신을 심지어는
대자연 즉, 거대한 폭풍우 앞에
한조각 돛단배일 수밖에 없는
한낱 나약한 인간이...
대사도 소사도 아닌 일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이것을 레져라 이것을 휴양이라 하는건
호기라기보단 치기어린 객기라 하겠습니다.
나름 산악구조자격증이 있는 저 자신도
왠만한 작은 산을 올라도
준비운동은 물론이요.
안전을 기원하는데...
요즘 등산객들 대다수가
안전과 생존에 필요한 장비와 보단
패션에 치중하는 안타까움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