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을 마친 학생들, 삼삼오오 숙소로 들어가고 있다.
상두, 희서와 함께 엘리베이터 앞으로 와서 서는데.
수창 (뛰어오며 호들갑스럽게) 야, 어떡해! 어떡해!! 우리 담탱이 물에 빠졌대. 어떡해?!!
상두 (휙 돌아보며) 뭐? 누가 물에 빠져?
수창 우리 담임 선생님요, 고래 잡는다구 막 설치시다가....어떡해? 수영도 못하신다는데...
(발을 동동 구른다)
상두 (그대로 휙 달려 나간다)
희서 오빠!
2. # 바닷가 절벽
상두, 달려와 보면, 지환, 성길, 택구등 발을 동동 구르며 바다를 향해 “선생님!” 하 며 울면서 부른다. 상두 뒤를 이어서 희서와 진진, 진창, 수창, 학생들 몇 명 우르르 뛰어온다.
상두, 절벽 아래 바다를 보면 은환의 모자가 떠 있다.
지환 (상두가 온 것 알고 더 오바해서 울면서) 선생님!
성길 선생님! 대체 어디 계신거예요?!!
택구 이러구 있을 게 아니라 구조대원 부르자....야, 수창아. (하는데)
상두, 안색이 창백해진다.....물에 대한 공포로 눈빛이 얼핏 흔들리더니 결심한 듯 그 대로 물속으로 다이빙 한다.
희서와 진진, 진창등 우호세력들,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당황해서 “오빠!”“형!” 부르 고.
상두가 정말로 뛰어들 줄은 몰랐다....지환, 몹시 당황했다.
상두가 뛰어든 바다, 잠잠하다.
3. #숙자 횟집 방
미영, 누워 있고, 민석, 미영을 진찰하고 있다. 은환, 옆에 걱정스럽게 앉았고,
숙자, 홀에 서서 그런 민석과 은환을 못마땅하게 본다. 상두 때문이다.
은환 어때, 민석씨? 우리 미영이 괜찮겠어?
민석 ...그렇게 심하진 않은 거 같으니까, 안정을 좀 취하면 괜찮을거야.
은환 서울에 올라 가 봐야지. 수술 있다 그랬잖아.
민석 응...(시계보며) 가야지.
희서 (지환을 사정없이 때리며)이 나쁜 자식아! 어서 상두 오빠 구해! 상두 오빠, 건져 내!!
지환 (몹시 겁을 먹고 바들바들 떠는) 수영을 할 줄 알아야 건지지...이런 바다 나도 무섭 단 말야.
수창 (잔뜩 겁에 질려) 너무 안 나오는 거 아냐?....이러다 죽으면 어떡해? (성길을 떠밀 며) 야, 니가 한번 들어가봐.
성길 싫어, 나두 무서워. (택구를 보면)
택구 난 맥주병이야, 맥주병!!
상두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지환 일당들도 두려움에 하얗게 질린 상태다.
희서 구조대 불렀어?
진진 응, 부르러 갔어.
이때, 은환, 민석, 숙자와 함께 안색이 창백해져서 뛰어온다.
은환 (넋이 나가 있는 사람 같다) 상두, 어떻게 됐어?
진진 (울먹이며) 물밖으로 안 나와요. 죽은 거 같애요, 선생님.
희서 (울음이 터진다) 상두 오빠, 선생님 때문에 물에 뛰어들었단 말예요....수영도 못한다 그랬는데....선생님 구한다구 뛰어들었단 말예요....살려내요, 선생님이 살려내요!!
은환,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바다를 보다가....절벽 한쪽에 떨어져 있는 상두의 신발을 본다.
은환, 눈빛이 흔들리나 싶더니 그대로 바다로 뛰어든다.
민석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경악해서) 은환아!!
지환 (경악) 누나아!!
숙자 언한아!!
지환 안돼요! 매형까지 죽어요!!
민석 놔! 이거 놔, 지환아!! (그대로 물속으로 뛰어든다)
지환 ......(울컥 울음을 터뜨린다) 내가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 했어....엉엉엉.....
5. #물속
은환, 물속으로 깊게 잠수해 가며 애타는 눈길로 상두를 찾는다....그리 잘하는 수영 실력이 아닌지라 약간의 호흡 곤란을 느낀다.
이때, 은환, 무언가를 발견한 듯 눈빛이 흔들린다.
저 앞으로 상두가 의식을 잃고 물살에 휩쓸려 떠가고 있다....은환, 상두에게 다가 가며 손을 내미는데....거의 손이 닿을락 말락 하는 순간,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허 우적거리는 은환.....상두를 바로 앞에 두고 의식을 잃는데....
6. #보건소 외경(밤)
민석의 자동차, 서 있다.
7. #보건소 입원실
링거 주사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의식을 잃은 상두와 은환, 각각 침대에 누워서 링거를 맞고 있다.
민석, 넋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은환의 침대옆에 앉아 은환의 손을 꼭 쥐고 있다. 숙자, 한쪽에 서서 기가 막힌 심정으로 상두와 은환을 번갈아 보며 한숨을 쉰다.
민석 (괴로운 듯 한쪽 이마를 계속 부비다가)...숙자씨.
숙자 와예?
민석 은환이랑 차 상두....두 사람 얘길 좀 해 줄 수 있어요?
숙자 ....두 사람 머슨 얘기예?
민석 그냥...아무 얘기라두 좋으니까....은환이랑 차 상두...(하다가 잠깐 말을 멈춘다. 가슴 이 뻐근해 온다. 인정하고 싶지 않다. 일어난다.) 아닙니다. 전 그만 가봐야 겠습니 다.
숙자 언한이 깨나는 것도 안 보고 고마 가실라꼬예?
민석 서울에 급한 일이 좀 있어서요.....(침대 한켠에 놓인 겉옷을 집어 든다)
숙자 저기...의사 선생님예.
민석 (보는)
숙자 언한이 상두한테 고마 보내주몬 안댐니꺼?
민석 (흠칫)
숙자 선생님 겉은 사람은 언한이보다 헐씬 훌륭하고 좋은 여자들 줄을 서 있을낀데....언 한이는 상두한테 보내주몬 안댐니꺼?
민석 (애써 따뜻한 웃음 지으며) 은환이 잘 좀 부탁드립니다. (정중하게 인사하고 나간 다)
숙자 의사 선생님! (따라 나간다)
병상에 그대로 의식 잃고 누운 상두와 은환.
잠시후, 은환, 천천히 힘겹게 눈을 뜬다. 애틋한 시선으로 상두를 보는.
8. #보건소앞
민석, 자동차에 올라타 시동을 건다....숙자, 차 앞에 서 있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멍해 있던 민석, 깍듯하게 숙자에게 인사하고, 그대로 차를 몰 아간다.
9. #보건소안
은환, 상두에게 시선 떼지 않은 채 그대로 바라보고 있다.
이때, 숙자, 문 열고 들어선다.
숙자 가시나, 정신 차릿네.
은환 (계속 상두에게 시선을 준 채) 상두...괜찮은 거지? 별일 없는 거지?
숙자 내가 참 콧구멍이 두 개라서 숨을 신다(쉰다)....머 이런 것들이 다 있노, 진짜!
은환 (천정을 보며) 미안해....말을 할려구 했는데, 나한테두 너무 기막힌 얘 기라...어디서 부터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입이 안 떨어지더라.
숙자 시끄럽다, 가시나야.....아이구, 징그럽아라.,..징그럽아라....살다살다 느그뜰거치 징그 럽은 종자들은 첨 본다, 내가.
은환 ....미안해....
숙자 좀전에 니 애인이라카는 의사 선생님이 나가면서 내한테 물어보더라.
은환 ......
숙자 옛날에 느그 둘이 얼매나 사랑했는지....느그 둘이 서로한테 대체 우떤 존재 였는 지....내거치 무식한 년은 대게 대답하기 애럽거로 물어보대?
은환 (쓸쓸하게 웃는)
숙자 그래서, 십게 대답했다, 내는....지금하고 똑같이예, 이래 징그럽게 좋아했심니더.
은환 (눈물이 그렁해진다.)
숙자 서로 목숨을 내나도 안 아깝을 만큼 그래 지독하게 징그럽게 사랑했심니더, 상두 머시마랑 언한이 가시나랑.
은환 (상두를 돌아본다. 볼을 타고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상두 ......
10. #남해 길
민석, 차를 몰아가다 갑자기 급브레이크 밟고 끼익 차를 멈춘다.....괴로운 표정으로 핸들에 머리를 박아버리는. F.O.
11. #숙소앞 (이른 아침)
아직 새벽의 푸른 여명이 걷히지 않은 시간.....은환, 숙소에서 나온다.
12. #동굴(이른 아침)
초췌한 상두, 동굴속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발걸음을 멈춘다. 동굴 한쪽 벽에 써놓은 흐릿한 글귀들을 본다....‘은환이는 상두를 사랑한대요’ ‘은환이는 내숭 백단이래요’
상두, 피식 웃는다.
이때, 누군가 상두의 눈을 가린다.
상두, 돌아보면, 17살의 은환이 환하게 웃으며 서 있다.
상두 (별로 놀래지도 않고 빙긋이 웃으며) 그동안 잘 지냈어?
은환(17) (말없이 웃으며 고개 끄덕이며)
상두 되게 많이 오구 싶었었는데....어떻게 10년이 걸렸네, 여기 오는데.
은환(17) (그저 웃는)
상두 (스르르 쪼그리고 앉는다) 피곤하다.
은환(17) (상두의 옆에 쪼그리고 앉는다.)
상두 니가 있어서 버텼어....너무너무 힘들어서 매일 매일 주저 앉구 싶었었는데.....그래 두....너 때문에 버텼어.
은환(17) (가엾다는 듯 보는)
상두 근데....이젠....지친다....피곤해....(17살 은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으며 잠 이 든다.)
은환(17) ........
카메라, 동굴위로 뚫린 하늘을 비추다 다시 상두와 17살의 은환을 비춘다.
상두,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 깊은 잠을 자고 있다....성인, 은환이다.
잠을 자던 상두, 천천히 잠에서 깨어난다....문득 고개를 돌려 보다가 은환임을 알고 는 놀라고 당황하는데.
은환 (따뜻하게 웃어준다)
상두 ....(당혹스럽다) 여긴 어떻게 알구 왔어?
은환 우리 둘이 비밀 장소잖아.
상두 (피식 웃고 일어서며) 애들 찾겠다. 그만 가시죠, 선생님...(앞서 가려는데)
은환 나 이제 거짓말 안 할래!
상두 (그 소리에 발걸음 멈춘다)
은환 거짓말 안할래, 상두야!
상두 (그대로 굳은 듯)
은환 (눈물이 주룩 흐른다) 사랑해!
상두 (한대 맞은 듯 멍한...눈가가 그렁해진다.)
은환 오래전부터 사랑했구, 지금두 사랑하구, 앞으로도 그럴거야!....사랑해!
상두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그렇게 서 있는 두 사람.
13. #병원 휴게실(창가가 보이는)
민석, 팔짱을 끼고 굳은 표정으로 서서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세라, 열 개쯤 되는 쇼핑 봉투 들고 낑낑거리며 오다가 민석을 발견한다.
세라 선생님!
민석 (돌아보는)
세라 (활짝 웃으며 민석에게 다가와 쇼핑 봉투 하나 주며) 이거 하나 가지세요, 선생님.
민석 이게 뭡니까?
세라 와이셔츠랑 넥타이요....백화점에서 샀어요. 되게 비싼 거예요.
민석 (당황하며) 이걸 왜 저한테....
세라 저 부자가 됐거든요....에이, 기분이다. 하나 더 가지세요...(하며 민석에게 쇼핑 봉투 를 하나 더 준다)
민석 (기가 막힌데)
이때, 저편에서 만도, 보리와 손잡고 오다가 세라를 발견하고.
만도 세라야!!
세라 삼촌!! 보리야!! (하며 쇼핑 봉투 낑낑거리며 들고 달려간다)
민석 (의아한게 보는)
만도 아니, 이게 다 뭐냐?
세라 선물이예요, 선물! 상두꺼랑 삼촌꺼랑 우리 보리꺼랑.....(쇼핑 봉투 내려 놓더니 핸 드백에서 봉투 하나 꺼내서 만도에게 준다)
만도 (좋아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이건 또 뭐냐?
세라 삼촌 용돈요..
만도 (봉투를 열어보면 십만원짜리 수표 5장 정도 들어있다, 허억! 숨이 넘어갈 것 같은 표정으로 다시 수표를 확인하고는 가픈 숨을 몰아 쉰다.)
세라 제가요, 앞으로는 일주일 마다 이만큼씩 용돈 드리께요.
만도 너 줬다가 다시 뺏으면 똥구멍에 뭐 나는 거 알지?
세라 그럼요.
만도 이게 지금 꿈인가 생신가...(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다시 봉투의 돈을 확인해 보는)
민석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고 있는)
세라 보리야...받어. 이거 다 니 선물이야.
보리 (좋아서 웃으며) 고맙습니다.
만도 (휙 주위에 아무도 없나 확인하고 세라 귀에 대고) 너 복권 당첨 됐냐?
세라 복권은 아니구요, 저 아주 부자가 됐어요, 삼촌.
만도 뭔 수로 니가 갑자기 부자가 돼?
세라 엄말 찾았는데요....엄마가 굉장히 부자시더라구요.
만도 그래? 잘 됐다...축하한다, 세라야. (세라와 악수하고)
민석 ......
만도 견적은 한번 뽑아봤냐? 얼마나 뜯어낼 수 있겠디?...(하다가 이건 아니지 참) 어머 니가 근데 어느 정도 레벨의 부자시디?
세라 이따만한 아주 으리으리한 족발집을 하나 갖구 계시던데요?
민석 (흠칫한다....그렇다면? 혹시?.....)
만도, 세라에게 온갖 아양을 떨며 보리와 함께 병실쪽으로 간다.
민석, 당황한다.....은환 엄마가 그럼 세라의 생모란 말인가?
심란(E) ...어제는 꿈을 꾸는데...우리 팔란이가 엄마! 하면서 나한테 뛰어와서 내 품에 안기 는데....얼굴을 보니까 바루 보리 걔잖어....얼마나 놀랐던지....
민석의 당혹스런 표정 감추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다. F.O.
14. #서울 거리 인서트
시간 경과.
은행잎 노랗게 물들어 가고....가을이 성큼 다가선 활기찬 서울 거리의 모습.
M (핸드폰 벨소리-마이클 잭슨 Billie jean정도)
15. #대형 쇼핑 센터 식품관
쇼핑 카터에 식료품을 담은 상두, 음악에 맞춰 마이클 잭슨의 뒷걸음 춤을 추며 진 열된 식품들을 카터에 담는다. 몹시 흥에 겨웠다.
쇼핑하던 사람들, 재밌다는 듯 상두를 쳐다본다.
이때, 무심한 표정의 한 아줌마, 상두를 툭 치며.
아줌마 전화 왔어, 총각.
상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아, 제 핸드폰이었나요?....(몰랐다는 듯이 핸드폰을 꺼내서 발신자 확인하고는 잠깐 머리 굴리는 표정 짓고-카터 밀고 걸어가며 핸드폰 받는)
어이, 누님이씨요?....나가 요짐 쪼까 바쁘요.....내일도 바쁘고 모레도 바쁘고 앞으로 지속적으로다 바쁠거 같은디?.....누님이 싫어진 것이 아니고라....(시식용 음식 하나 집어 먹고) 아줌마, 나 사실은 제비다? 그리구 나, 고향도 전라도 아니다?....속았지?
주위에 있던 사람들, 기가 막힌 표정으로 상두를 본다...상두, 그제야 아차 하며 다 시 카터를 밀며 야채 코너로 가서 야채들 담으며.
상두 (천연덕스럽게) 아줌만 그래두 내가 만난 아줌마중에 그나마 인간적으로 동정이 가 서 하는 말인데....아줌마 있지, 남자 믿지 마....아줌마한테 섹시하다, 예쁘다 말도 안되는 소릴 하는 놈들은 백 퍼센트 돈 보고 달려드는 사기꾼이라구 보면 돼....
(배추잎 하나 뜯어서 맛을 보다가)...아, 또 그렇게 상심하면 내가 맘이 아프 지.......(걸음을 멈추고 서서 진심으로) 그래두 아줌마, 사랑은 있다?.....아무리 구질구 질한 인생이래두, 인생에 한번쯤은...(따뜻한 미소가 떠오른다) 진짜 사랑이 온다, 신기하게?....그니까 너무 낙심하지마, 응?....내가 아줌마 위해서 기도해주께.....행복해 야 해, 아줌마....빠빠....
상두, 핸드폰을 보며 “전주 누님”이라고 적힌 번호 하나를 지운다.
상두 12시 23분 현재, (손가락 접으며) 세 명 정리!
16. #심란 족발집
은환, 발걸음 소리 죽여서 들어온다. 심란, 등을 보인 채 족발뼈에서 살을 발라내고 있다.
은환, 냉장고에서 소주 두 병 꺼내고, 살을 발라낸 족발뼈를 두 개 슬쩍 훔쳐 들고 가게를 나온다.
17. #은환집 마당
은환, 개집앞에 쪼그리고 앉아 커다란 족발뼈 하나를 들고 우걱우걱 뜯어먹고 있다. 심난한 표정으로 소주병도 옆에 놓고 한 모금 쭉 마시고.
은환 앞으로 짱가, 은환과 같은 족발뼈를 핥아먹고 있다.
은환 (먹던 족발을 놓고 짱가를 들어올려 보며) 미안해, 민석씨.....민석씨한테 내가 얼마 나 못할 짓을 하는 건지, 얼마나 내가 잔인한 사람인지 다 알아....천벌을 받을 거야, 난....민석 씨한테 상처 준 거, 민석씨 맘 아프게 한 거 그 벌 하나두 안 빠뜨리구 다 받으께...(하다가 고개 절래절래 흔들며) 못해, 못해.....(짱가를 다시 내려 놓으며) 죽 어두 말 못해.
이때, 지환, 하드 쪽쪽 빨며 DVD 테잎 빌려들고 들어서다가 은환의 하는 양을 물 끄러미 본다.
은환 짱가야...니가 그냥 민석씨 였음 좋겠다....(우울한 표정 짓다가 다시 우걱 우걱 뼈를 뜯어 먹으며) 차 짱가!..그렇게 핥아 먹지 말구, 누나처럼 이렇게 살점을 골라서 뜯 어 먹어야지...으이, 아깝게...(짱가가 먹던 뼈를 들어 자기가 살을 발라 먹는다)
지환 와, 엽기다! 엽기! 어떻게 개가 먹던 걸 먹냐?
은환 짱간 개가 아니구, 우리 식구야.
지환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며) 다른 사람이 지금 누나 모습 보면 미친 여잔 줄 알어.
은환 (괴롭다는 듯 다시 소주 한 모금 마시고 족발뼈를 신경질적으로 우왁스럽게 뜯어먹 는다)
지환 완전히 공포다, 공포....(테잎 한쪽에 놓고 족발뼈 홱 뺏으며) 누난 개가 아니구, 사 람이야! 사람!
은환 줘어...아직 덜 발라 먹었어.
지환 고마해. 고마해, 응?...무슨 스트레스 받는 일이 또 있는지 모르겠지만.....누나야! 내 가 동생이라서 봐주는 거지, 매형이 누나 실체를 알면 오만정 다 떨어져서 삼십 육계 줄행랑 쳐요!
은환 줄행랑 치라 그래!! 줄행랑 치면 고맙지, 난. (다시 심난해지는 표정)
지환 (어이가 없는 표정 짓는데)
이때, 지환의 핸드폰 울린다.
지환 (핸드폰 받으며) 어, 수창아....비디오 빌리러 갔었어....그래애? (멍하니 심난한 표정 으로 앉아 있는 은환을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다가 집안으로 들어가며 계속 통 화 한다) 아냐...어, 그래서?....
은환, 괴로운 표정 지으며 다시 소주병 들어 마시려다가 문득 지환이 두고 간 DVD 테잎을 본다. '남자 친구에게 10일안에 차이는 법‘이라는 타이틀의 비디오다.
보리 병실앞에 선 민석, 서늘한 시선으로 창을 통해 병실을 보고 있다.
병실안에 세라, 잠든 보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애틋하게 지켜보고 있다.
민석의 시선에...세라의 얼굴 위로 심란의 얼굴이 O.L.되어 보인다.
민석, 고개를 흔들다가 심난한 표정으로 다시 세라와 보리를 본다.
이때, 이런 민석을 보는 시선이 있다.
민석, 창가에 서서 창밖을 보고 있다. 상두,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서 정중하게 두손 으로 내민다.
상두 드세요, 형...샘.
민석 (받아 들어 마시고 창밖으로 시선을 준 채) 이제 완연한 가을이다, 그치?
상두 ....(눈치 살피며) 네, 샘.
민석 (창밖에 시선 둔 채) 하던 대루 해. 왜 안하던 짓을 하구 그래?
상두 (그제야) 눈이라두 그냥 파악팍 쏟아졌음 좋겠다. 그치요? (곤혹스러운 듯 식은 땀을 닦는)
민석 (상두를 돌아보다가) 시계 좋다?....싸모님한테 받았냐?
상두 야!...(화를 내려고 하다가 아니지....) 좋으면 너 주까?.....이거 오리지날이거덩....(시계 풀며) 니가 차구 있는 거보다 훨씬 비싼거야.....(민석에게 내밀며) 자, 너 가져.
민석 .....나한테 죄 지은 거 있냐?
상두 ....(대답 못한다) 아니 뭐....이브가 선악과를 따 먹는 순간부터 원래 인간이 죄 많은 동물이였지요.
민석 니가 왜 이러는지 대충 짐작은 된다....(다시 창밖을 보며 커피 마시고)
상두 ......
민석 너한테 해주구 싶은 얘기가 있는데....(상두보며) 아직은 안 할래.....너무 쉬운 게임은 싫거든.
상두 좀 쉽게 말해 줄래? 뭔 소린지 하나두 못 알아 듣겠다, 나는?
민석 (피식 웃고) 언젠가 내가 얘기 했었지? 넌 나한테 안된다구.
상두 (안되긴 뭐가 안돼, 게임은 끝났는데, 자식아....웃음이 나오려는 입을 손으로 가린 다)
민석 (안스럽다는 듯 상두를 보며) 그래, 넌 나한테 안돼....처음부터 안되는 거였어...(상 두 어깨 툭툭 두드려 주며, 종이컵 주며) 커피 잘 마셨다....(들릴 듯 말 듯) 불쌍한 자식....(그대로 걸어간다)
상두 (가리고 있던 손바닥을 떼면 흐흐흐...흘러 나오는 웃음) 불쌍한 건 너지, 쨔샤...아, 표정 관리를 못하겠네, 진짜....(민석이 간 방향에 대고 꾸벅 인사하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의사 선생님.....(민석이 먹던 커피 마시며) 정말 좋은 놈인 데....우리 보리가 좀만 더 컸어두 사위 삼았으면 딱 좋을 놈인데...(커피를 목에 넣 고 꿀렁꿀렁하며 장난하는)
만도 너 뭔 짓을 한거야?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거야, 자식아!!
상두 (캑캑거리며) 사,..삼촌...나...수..숨 막혀..
만도 이 자식을 대체 어떻게 죽여놓냐, 이떻게 죽여놔, 이 자식을...엉?
상두 (혀를 쏙 빼고 목이 졸려 기절한 시늉을 하는)
만도 (바로 속는다. 깜짝 놀라 손을 뗀다) 상두야!....상두야! 죽었냐?....차상두! 상두야...
상두 (눈 번쩍 뜨며) 왜 그러는데?...어디서 당하구 와서 나한테 분풀이야, 엉?
만도 아우, 이 자식을 그냥....(하며 한 대 치려는데)
상두 (만도의 팔목을 탁 잡는) 장 마담한테 머리털이라두 뽑혔냐? 오씨 아줌마랑 양다리 걸친 거 들켰지?
만도 (화를 삭이려 애쓰며) 너...삼 곱하기 삼이 뭐야?
상두 갑자기 웬 삼 곱하기 삼? (와중에도 장난치는) 넌센슨가?
만도 (다른 손으로 상두 뒤통수 탁 때리며) 삼 곱하기 삼이 뭐야, 새꺄!!
상두 팔!
만도 아, 머리는 정상인데 자식이....너 신사동 사모님한테 니가 제빈 거 다 불었다며?
상두 .....응.
만도 나 지금 그 사모님한테 수금 들어갔다가 간신히 목숨만 건지구 도망쳐 왔어, 임마.
상두 (잡고 있는 만도의 손을 놓으며, 진지하게) 삼촌, 나 인제 그 짓 안 할래.
만도 뭐?
상두 안 할래...죽인다 그래두 안 할거야, 인제.
만도 보리는? 보리 치료비는 그럼?
상두 일단 우리집 전세금 월세루 돌리구, 팔수 있는 거 다 팔구....제비짓만 아니면 무슨 짓이든 하께...벽돌두 나르구, 신문두 배달하구...파출부라두 뛰께....잠두 안 자구, 밥 두 안 먹구, 오줌두 안 누구...일만 하께.
만도 (기가 막힌) 이 자식이...
상두 나 줌 봐줘, 삼촌....지금두 숨도 못 쉬게 더러운 놈인데....생각같에선 표백제 푼 물 에 3박 4일쯤 들어갔다 나오고 싶게 드런 놈인데...더 이상 더러워지구 싶지 않 어....(고개 세차게 흔들며 정색하며) 안 할래...때려 죽여도 안해, 이제!!
22. # 레스트랑 외경(밤)
23. # 레스트랑 안
민석, 은환을 기다리고 있다. 늦네?...하며 시계를 보는데.
밖에서 실랑이 하는 소리 들린다.
은환(E) 얜요, 개가 아니구 제 동생이라니까요....
민석 (은환이 목소린데....돌아보는)
24. #레스트랑 입구
은환(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화려하고 천박한 의상과 화장), 짱가를 데리고 (개줄 로 묶어 손에 쥐고) 매니저(女)와 종업원들과 실갱이하고 있다.
은환 좀 들여 보내 주세요, 언니.
매니저 죄송하지만, 안됩니다....저희 업소 규정상 애완견은 데리고 들어가실 수가 없습니 다.
은환 아 참, 이 언니 정말....손님들한테 폐 안가게 제가 조용히 데리구 있는다니까요.
민석 은환아. (은환의 옷차림과 화장에 더욱 어이가 없고)
은환 민석씨....(매니저, 민석에게 인사를 한다) 언니, 저기 강민석 선생님 잘 아시죠? (뻐기듯) 여기 사장님과 강민석 선생님이 친구라는 것두 알구 계시죠?
매니저 ....죄송합니다. 그래두 곤란합니다.
민석 (은환에게 무슨 일이냐는 표정)
은환 아, 진짜...아는 처지에 자꾸 이렇게 깐깐하게 나오시면 저희 삐져요, 진짜.....민석씨! 민석씨가 빽 좀 써줘...우리 짱가 좀 데리구 들어가게 해달라 그래.
민석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은환의 팔을 한쪽으로 잡아 끌며) 나줌 봐, 은환아.
민석, 은환을 한쪽으로 끌고 가고, 은환, 짱가를 묶은 줄을 슬그머니 놓는다.
민석 너 왜 그래, 갑자기?
은환 (오바해서 싸가지 없이 말하는) 아니...저 사람들 왜 저렇게 융통성이 없어? 사장님 친구한테 이래두 되나? 민석씨 친구한테 말해서 저 언니 짤라 버리라 그래.
민석 (점점 기가 막혀) 은환아.
은환 손님은 왕이잖아...왕이 말이야, 개를 끌고 오건 소를 몰고 오건.. (하는데)
이때, 매니저, “아악”하고 비명 지른다.
민석과 은환, 돌아보면, 매니저, “아우 몰라...”하며 방방 뛰고 있다.
종업원, 짱가를 묶은 개줄을 잡고 “야 임마!” 하며 짱가를 혼낸다.
은환 짱가야....(하며 달려온다)
민석 (같이 오며) 무슨 일입니까?
종업원 이 개가 매니저 님 구두에다 실례를....(다른 종업원 와서 냅킨으로 매니저 구두 위 를 닦아내고)
은환 어머나....(짱가를 쓰다듬으며) 짱가야. 끙가 했어?....자알했다, 짱가....우리 짱가 인제 속 되게 시원하겠네?
민석 (기가 막힌 듯 보고)
매니저와 종업원들도 어이없다는 듯 은환을 본다.
은환 (자신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씨익 웃어보이며) 얘가 그동안 변비에 걸려 갖구 고생을 엄청 했거든요....짱가야! 다 쌌어? 시원하게 마저 더 싸지?...옳지, 아랫배에 힘주고.....끄응...
민석 (어이가 없다)
25. #민석 차안(달리는)
민석, 표정이 굳어서 운전하고 있고, 짱가를 안은 은환, 민석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은환 화 났어, 민석씨?
민석 ......
은환 미안해...괜히 나 땜에 친구한테 쪽 다 팔리구....근데 뭐 그럴 수도 있지 뭐...그깟 일 루 화를 내구 그래? 남자가?....쫌팽이 같이...
민석 (울컥하는 화를 삼키며)....너 옷은 그게 뭐야?
은환 왜? 디자인이 이뻐서 사 입었는데, 안 이뻐?
민석 학생들이라두 만나면 어떡할라 그래?
은환 뭐 선생은 여자두 아닌가?......내가 그동안 참고 있어서 그렇지, 나 이런 스타일 되 게 좋아해.
민석 (한숨 푹 내 쉬고)....배, 안 고파?
은환 당근 고프지.
민석 뭐 먹으러 가까?
은환 으응......(하다가 짱가 귀를 가리고) 멍멍탕.
민석 (자기 귀를 의심하며) 뭐?
은환 (짱가 들을까봐 입만 벌려) 보신탕....(입맛까지 다시며) 아, 생각만 해두 군침이 돈 다.
민석 (빨간 신호등 앞에서 끼익 차를 세운다)
은환 내가 되게 잘하는 집 아는데...글루 가까?
민석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는 표정으로 은환을 보는)
은환 아, 민석씬 못 먹나?....먹어보면 되게 맛있는데...민석씨가 못 먹는구나?....그럼 아무 거나 민석씨 좋아하는 거 먹자.
민석 .....(황당한 표정 간신히 수습하며) 니가 그렇게 먹구 싶음....먹자.
은환 (어...이게 아닌데....잠깐 당황하는)
26. #보신탕집안
은환과 민석, 테이블에 앉아 있다.
남비에선 전골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
은환, 웃고는 있지만, 당장이라도 토할듯한 표정....냄새를 맡지 않으려고 숨도 코로 쉬지 않는다.
민석 다 끓었나보다. 먹자....
은환 으응.....(내키지 않은 듯 숟가락을 천천히 가져다 국물을 떠서 입으로 가져오다가 와락 구토끼를 느낀다. 숟가락 놓고 일어서며) 잠깐 화장실 좀 갔다 오께. (급하게 넘어질 뻔하며 뛰어 나간다)
민석 (어이없다는 듯 은환을 보는....문득 쟤가 대체 왜 안하던 짓을 하고 저러나? 의구심 이 생긴다)
27. #화장실
은환, 토할 듯이 헛구역질 해 댄다....죽을 상을 짓는.
28. #보신탕집안
민석, 음식에는 손 대지 않고 물만 마시며 곰곰히 생각하고 있다.
이때, 핸드폰 벨소리 들린다. 은환의 핸드백에서 나는 소리다.
민석, 잠깐 망설이다가 은환의 백을 뒤져 핸드폰을 찾다가 DVD 테입을 발견한다.
‘10일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핸드폰 벨소리는 마침 뚝 그치고.
민석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난다....그랬구나...은환이가 그래서 그렇게 황당한 짓을 했었구나...비로소 정리가 된다.
민석, 은환이 손수건으로 입을 닦으며 오는 것을 보고 얼른 테입을 백에 넣는다.
민석 왜? 속이 안 좋아?
은환 (코를 막고 오며) 나 있지....갑자기 짜장면이 먹고 싶어졌어.
29. # 중국집
테이블에 짜장면 두 그릇을 놓는 손...상두다.
상두 (앞치마하고 위생 수건도 쓰고) 맛있게 드십시오, 손님.
상두, 한쪽으로 와서 앉더니 커다란 양푼이에 담긴 양파를 까기 시작한다.
상두 (주방에다 대고) 아줌마! 양파 다섯 자루만 까면 돼요? (눈이 따가워 어쩔 줄 모 르는)
30. # 중국집 밖
만도, 가게 밖에서 갑갑한 표정으로 그런 상두를 지켜 보고 있다.
만도 하, 저 자식 정말...미친 거 아냐?
만도의 시선에 보이는 상두, 열심히 재채기하며 눈물 흘리며 궁상스럽게 양파를 까고 있다.
31. # 중국집 안
상두, 열심히 양파를 까고 있는데, 주인 아줌마(40대 중반), 나와서.
주인 보기는 영 시원찮아 보이더니 총각이 일을 참 잘하네.
상두 (애교스럽게 웃으며) 나 이쁘지, 아줌마? 이쁘구 일두 잘하는데 돈 많이 줘야 해. 응? (윙크를 하는)
주인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며 뺨을 도닥거리며 안으로 들어간다)
상두 (아차하며 중얼거리며) 아, 버릇이 또 나오네.....안돼, 차상두! 반칙이야, 이건!... 잊 어! 잊어야 돼! 넌 이제 제비가 아냐! (근엄한 표정 지으며 열심히 양파를 깐다.)
32. #민석 차안
짜장면을 입가에 묻힌 은환, 아이스크림을 혀로 핥아 먹고 있다.
민석, 그런 은환을 보다가 다시 앞을 본다....차라리 서글프다.
은환 짱가야....너두 한 입 먹을래?.....(짱가의 입에 대 주고)...민석씨....민석씨두 한 입 먹 을래? (짱가가 입 댔던 아이스크림 내미는데)
민석 (난처하게 웃으며) 됐어, 난.
은환 맛있는데에? (혀로 다시 핥아 먹는다)
민석 (슬프다)
33. # 심란 족발집 앞
민석의 차, 와서 멎고, 민석, 차에서 내려 은환쪽 문을 열어준다.
은환, 짱가를 끌고 차에서 내리며 민석의 눈치를 살피며.
은환 민석씨, 표정이 안 좋다?
민석 아냐, 내가 뭘....
은환 안 좋은데 뭐. 나한테 화 났어?
민석 화 안 났어.
은환 화난 거 같은 데 뭐.
민석 안 났어.
은환 에이, 났잖아...났으면 났다구 솔직히 말을 해.
민석 안 났어.
은환 (정색하고) 민석씨가 도인이야? 왜 거짓말을 하구 그래? 화난 거 맞잖아.
민석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그래, 화 났어.
은환 ......내가 엄청 밉겠다?
민석 그래, 미워.
은환 엄청 꼴보기 싫겠다, 그럼?
민석 .....그래.
은환 (눈치 보며 조심스럽게) 그럼...앞으로 다신 내 꼴 안 볼래?....민석씨 어머님두 나 별 루 안 좋아하시는데...만나지 마까, 우리?
민석 (쓸쓸한 표정으로 은환을 보는)
은환 아니...그러니까....괜히 나 만나서 혈압 오르면 민석씨 건강에두 안 좋구...(하는데)
민석 (갑자기 은환을 꼭 껴안아버린다)
은환 (어, 이럼 안되는데....당혹스럽다)
세라(E) 이 집 주인 없어요?! 주인 어디 갔어, 주인!!
은환, 민석, 세라의 고함 소리에 놀라서 족발집쪽을 본다.
34. #족발집 안
세라, 족발과 쟁반국수, 보쌈, 소주등 한상 가득 시켜놓고 앉아서 시비 걸고 있다.
세라 (숟가락으로 테이블 신경질적으로 두드리며) 주인 없냐구!!
지환 (한쪽에서 만화책 보며 족발 먹고 있다가 짜증난 표정 지으며 세라에게 가며) 무슨 일이신데요?
세라 (지환은 본 척도 않고) 주인 없냐구, 아줌마?!
지환 제가 주인인데요!!
세라 (그제야 보는)
지환 (위협적으로) 제가 주인 아줌마 아들이예요, 왜!
세라 (그럼 얜 내 동생?.....눈빛이 흔들린다.)
지환 왜 그러시냐구우!!
세라 너...몇살이야?
지환 에?
세라 이름이 뭐야, 너?
지환 (어이없어) 하 참....호구 조사 나오셨수?
이때, 은환과 민석, 가게 안으로 들어선다.
세라, 민석과 은환의 모습에 당황하고, 민석도 세라의 모습에 당황한다.
은환 어?.....보리 언니네?....안녕하세요? 여기까지 어쩐 일이세요?
지환 아는 사람이야, 누나?
민석 (세라를 서늘한 표정으로 보고)
세라 (당혹함 감추고 짜증 부리며) 이 집 족발 맛이 왜 이래요! 무슨 말고기두 아니구.... 이걸 지금 먹으라구 주는 거예요?
지환 아, 저 아줌마가 정말...
은환 (지환을 말리고 세라에게 다가가) 제가 잠깐 맛을 볼께요...(새 젓가락으로 족발 집 어 맛을 본다)
세라 (얄밉게 보고 있다)
민석 (난감하기만 하다)
은환 괜찮은데?....(조심스럽게) 맛만 있는데요, 전.
세라 맛있어?....맛있으면 너 혼자 다 먹어!! (벌떡 일어선다)
은환 이보세요.
세라 이걸 음식이라구 팔구, 그 돈 받아서 이렇게 떵떵거리며 잘먹구 잘 사냐, 니네는?
은환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세라 지나치긴 뭐가 지나쳐!...무슨 놈의 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하냐? 나쁜 짓 하는 사람 들은 당연히 벌을 받구, 죄값을 치러야 되는 거 아냐? 이렇게 잘 살아버리면 곤란 한 거 아냐?!!
은환 (버럭) 야!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을 해?!!
세라 (은환의 고함소리에 잠깐 흠칫하고)
민석과 지환은 각각의 입장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고.
은환 너! 거기 가만 있어!!.....(하더니 세라 상에 놓여 있던 소주를 벌컥벌컥 마신다)
민석 은환아!
세라 (어쭈!하며 비웃듯이 보고)
은환 (거의 반병쯤 꿀떡꿀떡 마시고) 너, 니가 나한테 뭐라 그러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데, 우리 엄마가 만든 족발갖구 뭐라 그러는 건 절대루 못 참어! 사과해! 당장 사과 해!!
세라 사과 좋아하시네...니네 엄마 한테 인생 그렇게 사는 거 아니라구 그래!! 천년 만년 잘 먹구 잘 사나 내가 똑똑히 지켜 보겠다구 그래!!
은환 (폭발한다) 우리 엄마 욕 하지 말라 그랬잖아!!....(달려 들어 세라의 머리칼을 움켜 쥔다)
세라 (같이 은환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싸운다)
민석 은환아! 세라씨!! (말리려고 하는데)
지환 (민석을 잡으며) 말리지 마요, 매형!! 저 기집앤 좀 당해야 돼!! 누나! 머리채를 확 뽑아버려!! 채은환! 화이팅!!
민석 지환아, 임마...(지환의 힘을 당해내지 못하고)
이때, 심란, 배달을 마치고 들어서다가 안에서 벌어진 상황에 기함을 하며.
심란 뭐..뭐야...저...저 년이....(한쪽에 놓인 빗자루 들고 오며) 너 이 년! 우리 은환이한테 손 못 떼!! (하며 세라의 엉덩이를 힘껏 때려 버린다)
세라 (비명 지르며 주저앉고)
은환 엄마아!!
심란 가만...이 년이 그 싸가지 없던 그 년 아냐!!
세라 (눈물이 그렁해서 찢어질 듯 심란을 흘겨 본다)
심란 이 년이...뭘 잘했다구, 어딜 어른한테 눈을 치켜뜨구...(하며 다시 한 대 내려칠 듯 하는데)
은환 (세라를 가로막고 선다) 진정해, 엄마....내가 잘못했어, 내가 먼저 싸움을 걸어서 그 래.... 진정해, 엄마!!
세라 (벌떡 일어서며) 야, 참 대단한 엄마하구 딸이네....감동적이네요. 역겨워서 못 봐주 겠네, 진짜!
심란 저, 저 년이....
은환 엄마아...(하며 심란을 껴안으며 말리고)
세라 나 족발 값 못 줘! 진단서 끊어서 보낼테니까, 치료비나 물어 줄 생각해, 아줌마! (절룩거리며 휙 나가버린다)
심란 뭐 저런게 다 있어! ...놔아...나 못 참어! (은환이 꼭 붙들고 있다) 이거 놔!!
은환 엄마! 참어! 엄마가 참어! 내가 잘못한거라니까!!
민석 (그런 심란과 은환을 암담한 표정으로 보는)
35. #거리
세라, 눈물이 그렁해서 이를 앙물고 심란에게 맞은 엉덩이를 만지며 걸어가고 있다.
세라 (이를 앙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그 기집애가 딸이라구?.....딸이라구우?..(기가 막 힌듯 웃는)
이때, 크락션 소리 들린다.
세라, 돌아보면, 민석의 차, 세라 옆으로 와 멎는다.
민석 (차창문 내리고) 타세요.
세라 ......
36. #민석 차안
민석, 운전하고 있고, 세라, 옆자리에 타고 있다.
세라 ....선생님.
민석 네.
세라 아까 그 집 딸이랑 결혼하실거예요?
민석 .....그럴 생각인데요.
세라 (피식 비웃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세요. 선생님이 뭐가 부족해서 그따위 기집애랑 결혼을 하세요?
민석 ...말씀이 지나치시네요.
세라 결혼하지 마세요, 선생님....우리 보리가 좋아하는 선생님이니까 진심으로 충고하는 건데요. 선생님까지 불행해지는 거 원치 않아요.
민석 (세라를 보다가 서늘하게 피식 웃으며)....무슨 뜻입니까?
세라 선생님 여자친구요...행복하게 살도록 제가 절대 그냥 놔두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민석 (흠칫하며 세라 보다가 다시 앞을 보는)
세라 전요 세상에서 제일 나쁜 인간이 남의 자릴 빼앗구 남의 걸 가로채는 인간이라 고 생각해요.
민석 ......은환이가 세라씨가 가진 걸 가로채기라두 했습니까?
세라 ......(대답 않는다)
민석 은환이하구 저 꼭 결혼합니다.
세라 (보는)
민석 그래서... 세라씨가 은환이한테 내리는 벌....제가, 막아줄겁니다.
세라 (어이없다는 듯 보는)
민석 (세라를 향해 사람좋게 웃어주고 앞을 보고 운전해 가는....웃고는 있지만, 눈빛은 매섭다)
37. #은환방
은환, 들어와서 침대에 힘없이 턱 드러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는데.
잠시후, 은환의 핸드폰 울린다. 은환, 핸드폰을 들어서 본다. 발신자 이름에 “차상 두” 라고 씌여 있다.
은환의 얼굴에 미소가 감돈다. 은환, 폴더를 열고 핸드폰을 가만히 귀에다 댄다.
은환 ........(아무 말 하지 않는)
38. # 중국집 주방
장갑을 끼고 커다란 다라이에 그릇들을 설거지하고 있는 상두....핸드폰을 어깨와 뺨 사이에 끼운채 역시나 아무런 말 없이 미소만 짓고 있는.
39. #은환 욕실
칫솔질하고 있는 은환, 한손으로는 핸드폰을 귀에 댄 채 역시나 아무런 말 없이...
40. # 중국집 주방
설거지한 그릇을 마른 행주로 닦는 상두....여전히 핸드폰을 귀에 대고 아무런 말 없이 미소만 지으며....은환을 느끼는.
41. #은환방
씻고 잠옷으로 갈아 입은 은환, 화장대앞에 앉아 로션을 바른다...핸드폰 귀에 댄 채.
42. # 중국집 홀
상두, 의자를 테이블에 얹고 빗자루로 홀을 청소하고 있다....핸드폰은 귀에 대고.
43. #은환 방
은은한 조명등만 켜진 방
은환, 졸린 눈을 간신히 뜨고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다....졸린 눈을 감았다 떴다 하 다가...결국 스르르 잠에 빠져 든다. 핸드폰이 툭 떨어진다.
44. #중국집 홀
깨끗하게 정돈된 홀....상두, 허리를 두드리며 둘러보다가 핸드폰에 대고 말하는.
상두 ....잘자, 은환아....
상두, 얼굴 가득 미소 떠올리며 하품을 하며 홀의 형광등을 끈다.....암전. F.O.
45. #골목길(어두운 새벽)
아직 날 밝기 전 깜깜한 어둠 속.
상두, 뛰어다니며 신문을 돌리고 있다...힘들고 피곤해서 잠깐 주저앉지만, 다시 일 어 서서 뛰는....시계를 보면 4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46. #은환방
조명등만 은은하게 켜진방. 곤히 잠들어 있는 은환.
47. #골목길
가로등 불빛이 서서히 엷어지고 있다.
상두, 뛰어다니며 신문을 배달하고 있다.
48. #보리 병실
보리도 곤하게 잠들어 있고, 만도, 간이 침대에서 쪼그리고 잠들어 있다.
새벽의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다.
49. #골목길
환하게 밝은 아침....상두, 온 몸에 땀이 가득해서 골목을 뛰며 신문을 배달한다.
50. #은환방
커튼 사이로 완전히 밝아진 아침 햇살이 비춰든다....여전히 꿈나라를 헤메고 있는 은환.
51. # 은환 학교 외경(낮)
52. #은환반 교실
은환, 칠판에다 수학 문제 쓰고 돌아서며 학생들에게 설명을 한다.
이때, 은환의 눈에 들어오는 상두.
상두, 책을 세워 가리고, 뭔가 열심히 열중해 있다.
은환, 갸웃하다가 다시 돌아서며 수학 문제를 설명한다.
상두, 바늘로 실내용 슬리퍼에 장식용 구슬을 달고 있다.
희서 뭐해요, 오빠?
상두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 대 보이고) 돈 벌어.
희서 (의아한)
은환 (등을 돌린 채 수학 문제 설명하고 있다)
상두 (잠깐 바느질을 멈추고 은환을 본다....미소가 흐른다....그래, 은환아...이제부턴 너한 테 한점의 부끄러움도 없이 살께....)
희서 (은환에게 시선이 향하고 있는 상두를 질투어린 눈길로 보는 )
상두 (씨익 미소 지으며... 은환은 비록 보지 못하지만, 머리위로 하트를 만 들어 보인다.)
53. #교정 잔디밭
점심시간이다. 학생들, 빵 봉지 들고 먹으며 장난하며 지나간다.
은환, 구름다리 위에서 어딘가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
상두, 슬리퍼가 가득 담긴 비닐 봉지 옆에 놓고 열심히 바늘로 장식용 구슬을 달고 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이때, 교장, 순애와 함께 점심 먹고 이쑤시게로 이빨 쑤시며 오다가 상두를 발견한 다.
교장 어이, 차군!
상두 (그 소리에 고개 돌려보다가 교장과 순애를 향해 까딱까딱 고개만 숙여 보이고 다 시 일에 열중한다)
교장 (피식 웃으며 상두에게 다가간다)
순애 (얼른 따라붙고)
교장 (상두옆에 앉으며 슬리퍼 하나 들어서 보며) 뭐하는 건가, 이게?
상두 돈 벌이 해요.
교장 돈 벌이?....(황당한 표정짓다가) 이렇게 해서 한 켤레에 얼마나 받는데?
상두 (시선은 계속 슬리퍼에 두고)...죄송하지만, 좀 거들어 주기라두 하시면서 질문을 하 시면 안될까요?
교장 (머쓱한 표정 짓다가...슬리퍼 하나를 들고 순애에게도 하나를 준다) 어떻게 하면 되 는 건데?
상두 간단해요. 여기 구슬을요...이 슬리퍼에다 바늘루 끼시는 거예요.
교장과 순애, 상두가 시키는대로 따라하고.
은환, 쟤가 대체 왜 저런 일까지 하나 잔뜩 의아한 표정으로 보고.
교장 돈이 얼마나 궁하길래 학교까지 와서 이런 일을 하나?
상두 상당히 몹시 절대적으로 궁하죠....돈만 된다면 63층 꼭대기에서라두 뛰어내릴 수 있 을 거 같애요, 지금 심정으론!
순애 (깜짝 놀라며) 안돼요, 차 선생...(하다가 아차 )상두야!...무슨 그런 끔찍한 생각 을 하세요? 차 (선생하려다가)...상두야?
상두 ...교장 선생님, 어디 돈 되는 일 아시는 거 없으세요?
교장 글쎄.....(구슬을 꿰며) 취업난이 워낙 심해서 말이야, 요즘은....집안에 일이라두 생 겼나?
상두 뭐 그냥 봉양해야 될 노부모두 계시구....토끼 같은 자식...(하다가) 내가 정말 이러 구 학교나 다니고 있을 때가 아닌데...(고민하는) 휴학이라두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순애 (펄쩍 뛰며) 학업에는 다 때와 시기가 있는 건데 여기서 포기하시면 안돼...지(하려 다 말고)...제가 가지고 있는 통장이 몇 개 있는데....필요하시면 빌려줄 수도 있는 데....
상두 아녜요, 됐어요.....전 굶어 죽어두 여자가 주는 돈은 안 받아요, 인제.
은환 .....(그대로 지켜 보고 있다)
교장과 상두, 순애, 줄줄이 앉아서 열심히 슬리퍼에 구슬 꿰는 일을 하는데, 저 앞 으로 창호, 테니스 라켓을 들고 휘파람을 불며 지나간다.
교장 어이! 박 선생!
창호 (돌아보고) 아, 교장 선생님!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두에게는 찜찜한 시선주고)
교장 테니스 치러 가세요?
창호 예...점심먹구 배나 꺼트리게 장 선생이랑 한 게임 할려구요.
교장 그럼...(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창호 (의아한 표정으로 걸어간다)
교장 힘들게 운동할 거 없이 좋은 일이나 하시면서 배 꺼트리시래요. (하며 슬리퍼 하나 를 꺼내서 준다)
창호 (의아한) 이게 뭡니까?
교장 우리 학생이 생활고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겠다 맘 아픈 소릴 하는데...백짓장도 맞 들면 낫다잖아요.
순애 십시일반이라는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
창호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상두 보면)
상두 (일에만 열중해 있는)
은환, 약간 황당한 표정으로 잔디밭쪽을 보고 있다.
교장, 상두, 순애, 창호, 나란히 앉아 궁상스럽게(?) 실내 슬리퍼에 구슬을 달고 있 다. 교장과 순애, 이빨로 실을 끊으며 자신의 일처럼 열심이고, 창호, 상두를 못마땅 하게 흘겨 보며 궁시렁거린다.
은환 (의아하고, 황당하다....)
만도(E) 그래, 너 잘났다, 자식아.
54. # 병원 휴게실
보리, 같은 병동 친구와 만도의 얼굴에 립스틱으로 장난하며 낄낄거리고 있다.
만도 (자면서 잠꼬대) 잘났어, 자식아....내가 죄인이다, 그래...내가 나쁜 놈이다, 임마.
간호사들, 새우깡 놓고 앉아서 비디오(‘천녀유혼’같은 왕조현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보고 있다.
보리, 간호사들 사이에 고개 내밀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비디오 화면을 응시한다.
모니터 화면 안의 여자....틀림없는 엄마, 왕조현이다....너무너무 반갑다.
간호사1 왕조현 정말 이쁘다.
간호사2 얼마전에 잡지에 나온 거 봤는데, 미모가 하나두 안 변했더라.
보리 (자랑스럽게) 우리 엄마예요.
간호사1 어, 보리야. 언제 왔어?
보리 우리 엄마 되게 이쁘죠?
간호사2 (어이없다는 듯 웃고) 저 사람이 니네 엄마라구, 꼬마야? 쟨 왕조현이야, 홍콩 영화 배우.
보리 (어리둥절) 아닌데....우리 엄마예요.
간호사1 (간호사2에게 눈짓주는)
간호사2 (눈치 못채고) 얘 진짜 깜찍하다...그럼 니네 아빤 장국영이야? (하는데 간호사1이 꼬집어 버린다)
보리 (당혹스러운)
56. #일각
보리, 힘없이 털레털레 걸어 와 목걸이 뚜껑을 열어본다.
눈물이 그렁해지는 보리.
보리 ....거짓말 쟁이. (눈물이 후드득 흘러 내린다)
보리, 걸고 있던 목걸이를 빼서 홱 팽개쳐 버리고 돌아서서 어디론가 간다.
57. #병원앞 로비
보리, 눈물이 그렁해서 어디론가 털레털레 걸어간다.
보리 사라지고 나면 세라의 모습 나타난다. 세라, 기운이 쭉 빠진 힘없는 표정으로 털레털레 걸어온다.
58. #학교 복도
상두, 옷안에다 뭔가를 숨기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쪽으로 올라간다.
은환, 저 편에서 오다가 상두를 의아하게 본다.
59. #옥상
상두, 누가 없나 주위를 둘러보며 오다가 품안에서 파스를 꺼낸다.
조끼를 벗고, 웃옷 단추를 열고 손을 뻗어서 목에 파스를 붙이고, 오른쪽 어깨 죽지 아래로 파스를 붙이려는데, 손이 닿지 않는다.
은환, 옥상으로 들어서다가 파스를 못 붙여 쩔쩔 매고 있는 상두를 발견한다.
은환, 다가 가서 상두의 손에서 파스를 뺏는다.
상두 (흠칫하며 돌아보고)
은환 어디야? 여기서 왼쪽? 오른쪽?
상두 왼쪽...(은환이 여기? 하면) 좀만 더 아래.
은환 (파스를 붙여준다) 니네 집...어떻게 된거야? 집에 무슨 일 있어?
상두 (당황) 아니...뭐...어느 집이나 일이야 항상 있는 거 아닌가....요? (옷을 껴입고)
은환 접때, 니네 집에 한번 찾아 갔었는데, 주소가 잘못 된 거 같더라?
상두 (흠칫)
은환 그 집엔 애 아빠랑 할아버지가 살구 있다 그러더라구?
상두 아아....그게 그러니까....사정상 위장 전입을 좀 했거든...요.
은환 (잠깐 생각하다가) 아버지 사업, 부도라두 나셨어?
상두 (잠깐 당황하다가 고개 끄덕이는) 어, 쫄딱 망했어, 우리집.
은환 (눈물이 핑 돌며) 어떡해? 어떡해?.....세상에...어쩌다가 그렇게 됐어?
상두 뭐...인간사 새옹지마라고나 할까...요?
은환 그랬구나....그런 사정이 있었구나......난 것두 모르구...(울먹이며) 너 되게 힘들었 겠다.
상두 뭐.....그렇지 뭐.
은환 (가슴 아프게 보다가....상두의 손을 꼭 잡는다) 우리 인제 같이 나누자, 상두야.
상두 ......
은환 슬픔두 기쁨두 괴로움두 같이 나눠.....힘들면 나한테 기대, 응?
상두 (울컥한다. 감정 감추려고 느물거리며) 사나이 체면이 있지, 어떻게 여자한테 기대 냐? 쪽발리게?....어깨두 비리비리해 갖구 머리만 대두 부서져 버릴거 같구만.
은환 ....우리 저녁에 같이 밥 먹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상두 (좋은 표정 잠깐 짓다가...아, 일해야 된다.) 안돼, 바뻐요.
은환 ....(서운한) 시간 많이 안 뺏으께. 저녁만 같이 먹어.
상두 안돼애....시간 없어요.
은환 ....한 두 시간두 안돼?
상두 ...(고개 젓는) 안돼.
은환 (삐졌다) 튕기는 거야, 지금?
상두 (씨익 웃으며 시계 보고) 수업 시작하겠다. 가시죠, 선생님.
은환 나올때까지 기다린다?
상두 (보는)
은환 너한테 꼭 만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아니 동물이 있어....고수부지루 일곱시까지 나와. 바빠두 딱 한시간만 내.
상두 (잠깐 생각하다가 큰 적선한다는 듯 고개 끄덕이는)
은환 (그제야 씨익 웃는다)
60. #병원 로비
민석, 이리 저리 둘러 보며 보리를 부르며 찾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 기도 하고.
이때, 만도와 세라, 허겁지겁 뛰어온다.
세라 (보리의 목걸이 손에 쥐고 있다. 새파랗게 얼어서) 어떡해요....우리 보리 어떡해?
민석 경찰에 신고는 하셨죠?
세라 ....예.
만도 언젠가 내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어요...어떻게 사기를 쳐도 지 새끼한테까지 사기 를 치냐, 그 놈은?
민석 전 차 가지구 이 근철 돌아볼테니까요....보리 할아버님이랑 세라씬 병원안을 샅샅히 뒤져 보세요. (뛰어 나간다)
세라 (울상이 되어) 보리야....어떡해.....상두한테 연락해봐야 되는 거 아녜요?
만도 내가 자꾸 지랄을 치니까 핸드폰을 꺼버렸어, 자식이....이 자식은 어디가서 처 박혀 있는 거야, 근데?
세라 (생각해 보는)
61. #플래시백
3회-평상에서 자고 일어나 지각이라고 학교 가야 된다며 양말을 다급하게 껴 신던 상두.
5회- 슈퍼앞. 교복을 입고 가던 상두.
6회-교복을 입고, 태산고등학교 부르며 택시를 타던 상두.
62. #병원 로비
세라 (....중얼거리는) 태산 고등학교....
만도 세라야....난 경찰과 닥터샘이랑 합동으로 보리 찾아볼테니까, 넌 상두한테 메시지두 남기구 계속 연락을 좀 해봐. 응?...(보리야! 부르며 뛰어나간다)
세라 ......
63. #은환 학교 정문앞
저 학년 학생들, 수업 마치고, 하교 하고 있다.
이때, 교문앞으로 와서 서는 세라(머리 스타일 표 안나게 스카프 정도 머리에 쓰 고), ‘태산 고등학교’ 명패를 확인한다.
아이들, 화려한 세라의 옷차림을 흘끗거리며 보고 지나간다.
세라 (막상 학교까지 오긴 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야할지 막막하다)
64. #교장실
교장, 돋보기까지 끼고 슬리퍼에 구슬을 열심히 달고 있다. 이빨로 실을 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데.
이때, 노크 소리 들린다.
교장 네, 들어오시래요.
교장실 문 열리고, 창호, 세라와 함께 들어선다.
창호, 세라에게 “저희 학교 교장 선생님이십니다.” 얘기하면, 세라, “안녕하세요” 꾸 벅 인사하고.
교장 누구시래요?
세라 할아버지가 이 학교 대빵이시죠?
교장 (의아하게 보는)
창호 (인사하고 나간다)
세라 사람을 좀 찾을려구 하는데....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야 할질 모르겠어요.
교장 누구를 찾으시는데요?
세라 차상두요!
65. #은환 교실
순애의 수업 시간이다.
상두, 슬리퍼와 바늘을 쥔 채 꾸벅꾸벅 졸고 있다. 희서, 불안하게 상두를 보고.
순애, 그런 상두를 안스럽게 보며 계속 수업한다.
이때, 그런 상두를 지켜보는 시선.
66. #교실 복도
은환, 그런 상두를 애틋하게 지켜 보고 있다.
이때, 수업을 마치는 종소리 울린다.
67. #교장실
교장, 컴퓨터앞에 앉아 인터넷에 접속하며 세라에게 이리 와 보라고 손짓한다.
세라, 교장 옆으로 가서 모니터를 함께 지켜본다.
이때, 모니터에 “차따리” 메인 화면이 뜨고, 상두와 차따리 회원들이 함께 찍은 사 진 바탕화면에 깔려 있다.
교장 (상두를 가리키며) 아가씨가 찾는 차 상두가 이 차 상두 맞드래요?
세라 (...놀라며) 상두야!!
68. #은환반 교실
상두, 뺨을 책상에 붙이고, 잠들어 있다. 희서, 상두의 입가에 흘러내린 침을 닦아준 다.
은환, 종례 하기 위해 교탁으로 와 선다.
반장, 차렷! 경례! 하고.
은환 오늘 종례는 별 다른 건 없구, 다음주에 양로원에 봉사 활동 나가는 거 조별로 준비해야 될 사항들이 있는데....(하는데)
이때, 교실문 노크 하는 소리 들린다.
은환, 고개 돌려 보면, 한 여학생, 문을 열고 은환에게 인사하며.
여학생 저기...차상두 오빠, 교장실로 좀 오시라는데요?
은환 (잠들어 있는 상두를 본다)
69. #교장실
세라, 기가 막힌 표정으로 만도와 핸드폰하고 있고, 교장, 그런 세라를 물끄러미 지켜 본다.
세라 보리 아직 못 찾으셨어요, 삼촌? (울먹이며) 아우, 보리야......상두는 찾았어요....상두 지금 학교에 있어요....아뇨, 그 학교가 아니구요.
교장 (갸웃하는데)
이때, 노크 소리 들리고, 상두, 들어선다.
상두 찾으셨어요, 교장 선생님? (졸린 얼굴 부비며 교장에게 인사하다가 눈 앞의 세라를 보고 기함을 하는)
세라 (핸드폰 내리며) 상두야!
상두 (숨이 멎는 것 같다)
교장 차 군을 급히 만나고 싶다구 손님이 찾아오셨어.
상두 (충격받아 멍해 있다가 얼른 자리를 피하려는데)
세라 클났어, 상두야...보리가...보리가 없어졌어.
상두 (보리라는 소리에 흠칫)
세라 왕조현이 지 엄마 아니란 거 알아갖구....가출해 버렸어, 보리가.
상두 (세라를 휙 돌아보는)
세라 (울컥) 니 딸이 없어졌다구! 보리가 없어졌다구!!
교장 (놀라는)
상두 (그대로 뛰어나간다)
70. #운동장
상두, 안색이 창백해져 있는 힘을 다해 뛰기 시작한다.
상두 (중얼거리는) 보리야...보리야....
세라 (뒤따라 나오며) 같이 가, 같이 가, 상두야.....(상두를 뒤쫓기 시작한다)
71. #일각
은환, 종례 마치고 나오다가 미친 듯이 뛰어가는 상두와 세라의 뒷모습을 본다.
의아한 표정 짓는.
72. #민석 차안
민석, 차를 운전하며 여기저기 둘러보고 있다. 보리의 모습,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민석, 초조한 표정으로 얼굴을 부비는데, 저 앞 상가 건물앞에 힘없이 쪼그리고 앉 아 있는 보리를 발견한다.
민석 (반가와서) 보리야!!
73. #상가 건물앞
민석, 차에서 내려 보리에게 달려온다.
민석 보리야!
보리 (기운없이 앉아 있다가 눈물이 그렁해져) 선생님..
민석 (보리를 안아주며) 우리 보리 없어져서 선생님이 얼마나 놀랬는지 알아?....할아버지 랑 아빠랑 다들 되게 많이 걱정하셔....가자.
보리 (고개 젓는)
민석 왜?
보리 안 가요, 싫어요.
민석 보리야아...
보리 (강건하게 소리치는) 아빠 미워요. 싫어요. 안 가요!!
민석 (난감하게 보는)
74. #병원 일각
온 몸이 땀으로 젖은 상두, 미친 듯이 보리를 찾고 있다.
상두 보리야! 보리야.! 차 보리!!.......(절규하는) 보리야!!!
상두, 밖으로 뛰어나가려는데....이때, 민석의 차, 상두앞으로 와서 멎는다.
상두, 멍한 표정으로 민석의 차를 보는데.
민석, 차에서 내려 상두를 서늘하게 보더니, 뒷 좌석 문을 열어 보리를 안아 내린 다.
상두 (눈에 눈물이 그렁해진다) 보리야....(보리에게 다가가며 이리 오라며 손을 벌리는데)
보리 (눈물이 그렁해서 상두를 흘겨보며 민석에게 딱 달라 붙으며 상두를 외면한다)
상두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민석 (어떻게 인생을 이러구 사냐?....한심하게 상두를 보는)
상두 (볼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흐른다....)
75. #고수부지(밤)
은환, 짱가와 함께 한강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
은환 짱가야....지금 너 누구 만나러 나왔는지 알어?.....그 사람이 너 보면 아마 반가와서 쾍 까무라지면서 이렇게 말할거야.....(상두 흉내) 짱가야! 우리 짱가가 이렇게 이쁜 짱가 2세를 낳았구나....(눈물이 그렁해진다) 이렇게 이쁜 새끼를 세상에 낳구 죽었 구나....(하다가) 괜히 울면 어떡하지?.....아냐, 기뻐할 거야....너 보면 죽었던 니 엄마 가 살아온 거 처럼 되게되게 좋아할 거야, 상두 형아....그치? 짱가 2세!
은환, 시계를 보면 7시가 가까워 오고 있다.
76. #보리 병원 외경(밤)
77. #보리 병실복도
민석, 기가 막힌 표정으로 보리 병실안을 보고 있다.
78. #보리 병실
상두, 무릎 꿇고 앉아 손을 들고 벌 서고 있다.
보리, 이불 푹 뒤집어 쓰고, 엄마아...엄마아...하며 울고 있다.
만도, 상두와 보리를 번갈아 보며 난감한 표정 짓고 있다.
만도 보리야...아빠가 잘못했대잖아...아빠, 지금 보리한테 용서 빌려구 벌서고 있다? 봐 봐. 니가 한번 봐봐.
보리 (엄마아...부르며 계속 이불 뒤집어 쓴 채 울고)
상두 (그대로 벌을 선 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잘못했어, 보리야....아빠가 죽을 죌 졌 어....한번만 용서 해줘....한번만 용서해주면 다시는 너한테 뻥 안치께....잘못했어, 응?
보리 (계속 엄마를 부르며 울고)
상두 (돌아버릴 것 같다. 발이 저려와 어쩔 줄 몰라하며) 보리야...아빠가 어떡하까?.... 니가 아빠보구 콧구멍에다 코끼리를 넣으라면 코끼리라도 넣으께....보리야, 울지마, 제발....건강에 안 좋단 말야, 제발 울지 마....응?
이때, 세라, 병실문 열고 들어선다.
상두를 흘겨보다가 “엄마아” 부르며 울고 있는 보리에게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