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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이 좋으면 수시, 모의고사를 잘 보면 정시’라는 말도 옛말이 된 지 오래다. 복잡해진 입시제도에 이제는 ‘전략’이라는 말이 필수로 따라온다. 2015학년도 대학 입시는 또 어떤 점이 바뀌었을까? 족집게로 소문난 입시 전문가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가 꼼꼼하게 알려줬다.
CHECK 1
2015학년도 입시 어떻게 달라지나?
● 외국어영역 A-B형 폐지되고, 쉬워진다
2014학년도에 도입됐던 수능 영어 A-B형이 폐지된다. 작년 수능에서 영어를 잘하는 학생들은 주로 어려운 B형을,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쉬운 A형을 선택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B형을 선택한 학생들만 손해를 보았다. 잘하는 학생들끼리 경쟁하다 보니 평소보다 저조한 수능 석차를 받은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시행 1년 만에 A-B형을 폐지하고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영어를 쉽게 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 의·치대 선발 인원 증가, 이과 상위권 지형이 변한다
2015학년도에 늘어나는 의·치대 선발 인원은 약 1천 명이다. 이는 의·치대를 제외한 이과 상위권 학과의 합격점에 영향을 미칠 만한 규모다.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이 의대와 치대로 눈길을 돌리면, 나머지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이 전년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지방 의대에서는 지역 고교 출신 학생을 일정 비율로 선발해야 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이런 이유들로 서울권 소재 의대 및 이공계 학과의 지형이 큰 폭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CHECK 2
쉬워지는 수능 영어, 무슨 의미?
2015학년도 수능 외국어영역에 대한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빈칸 추론 문제가 7문제에서 4문제로 줄어든다. 2014학년도 영어 B형에 출제되었던 빈칸 추론 문제의 평균 오답률은 무려 58.7%였다. 다른 유형 문제들의 평균 오답률이 23%인 것에 비하면 2배를 넘는 수치다. 이와 동시에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생각하는 영어 듣기 역시 22문제에서 17문제로 줄어든다. 결국 누구나 맞힐 수 있는 문항 수도 줄어든다는 의미다.
교육부 발표대로 영어가 쉽게 출제될 경우 영어 1등급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또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인문계 최상위권, 자연계 의대와 치대 등에 진학하면 수시에서 최저학력 기준보다는 논술, 구술면접, 학생부 영역의 비중이 매우 커지게 된다. 한마디로 최상위권 학생이 누리던 영어 프리미엄이 사라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영어를 특출하게 잘하는 학생이라도 국어, 수학, 탐구 과목에서 뒤처진다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힘들어질 수 있다.
CHECK 3
얼마 남지 않은 수시, 어떻게 공략할까?
● 논술과 구술면접이 열쇠다
수능이 쉽게 출제되면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들도 많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들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변별력을 둘 수 있는 논술과 구술면접의 비중을 높일 것이다. 따라서 2015학년도 상위권 대학의 수시전형을 노린다면, 당락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논술과 구술면접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 대학별 전형 요소를 꼼꼼히 분석하라
2015학년도는 전체 모집 정원 중 64.2%에 해당하는 인원을 수시전형으로 선발한다. 수시전형의 형태는 학생부교과전형(59.8%), 학생부종합전형(24.4%), 실기위주전형(7.1%), 논술위주전형(6.2%), 기타 재외국민 등의 전형(2.5%)이 될 것이라는 교육부의 발표가 있었다. 발표대로라면 대학 수시전형은 다섯 가지로 간단하게 정리되는 것 같지만, 실제 대학들이 실시하는 수시전형은 선발 방식이나 반영 요소, 수시 최저학력 기준, 지원 자격 유무 등이 빼곡하게 세분화되어 있다.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자.
- 학생부 성적 100% 선발 전형
논술, 수능 최저학력 기준, 면접 등을 포함해 학생부 교과 성적 외에는 일체 다른 요소가 반영되지 않는다.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생부 교과 성적 외에 학생부 비교과 성적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 학생부로만 선발하되, 수시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전형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시 최저학력 기준의 형태가 어떤 것인지를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수시 최저학력 기준이 4과목 등급 합산일 수도 있고, 각 과목에서 일정 등급을 특정하게 요구하거나 2∼3과목만 합산하여 적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학생부, 논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전형
수능 3등급 이내 대학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내신 변별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하며,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최저 조건만 충족시키면 점수의 차이는 보지 않는다. 대신 논술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전형이기 때문에 논술 준비를 확실히 해야 한다.
- 학생부, 구술면접,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전형
구술면접은 논술과 달리 질문지를 사전에 풀어보고 면접관 앞에서 구두로 정답 혹은 정답 도출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형식이다. 이과의 경우, 수학이나 과학에 대한 질문으로 구술면접을 치르게 된다. 사실상 교과형 심층면접인 것이다. 이처럼 구술면접 형태가 교과 심화형인지, 지원 동기나 자기소개서 내용을 위주로 진행하는 일반 면접인지 미리 확인해두어야 한다.
- 적성고사 실시 대학, 주로 학생부와 적성고사로 선발
대체로 3∼6등급대의 학생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그러나 2015학년도부터 적성고사를 전격적으로 폐지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앞으로는 사실상 적성고사로 진학할 수 있는 경우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CHECK 4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이것만은 알아두자
● 국어와 수학에 집중할 것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약해지면 결과적으로 정시에서는 수학, 국어, 탐구의 변별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15학년도 입시에서는 국어와 수학 점수가 정시 지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정시는 선발 비중이 낮으니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2015학년도를 기준으로 정시 선발 비중은 35.8%로 수시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서울권 대학을 기준으로 보면 선발 비중이 최소 23.8%에서 최대 65.1%에 이른다.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이뿐만 아니라 수시 이월 인원이 대거 정시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정시 준비를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
CHECK 5
학생부 관리 스마트하게 하기
몇 해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입학사정관제전형이 올해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학생부로 대학에 들어갈 방법은 없는 것인가? 아니다. 2015학년도 대입부터 시작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목하자. 학생부를 토대로 잠재력 있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새로운 전형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기록, 자기소개서, 학교 추천서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얼마만큼 연결되어 있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바뀐 입시제도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각각 38.4%, 15.6%로 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졌다. 따라서 학생부의 여러 항목 중 학생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개입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더 치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선행되어야 할 부분은 학생의 진로와 적성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학생부에 기재되는 활동과 자료들을 진로와 적성에 연관 지을 수 있어야 한다. 교내 활동과 경시대회 등은 희망 학과와 전공 적성에 적합한 쪽으로 범위를 좁혀 접근해야 한다. 학년에 맞춰 일관성 있는 구성을 갖추어나가되 불필요한 자료는 과감히 삭제하자.
● 자기소개서, 임팩트가 중요하다
면접관들의 질문을 유도할 만한 매력적인 이야기들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물론, 본인의 진로 적성과 일맥상통해야 한다. 자신만의 개성이 확실해야 잠재적인 능력과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PD가 되고 싶다면 어떤 분야의 PD가 될 것인지,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 또, 자기소개서에는 보통 고교 3년간의 활동을 기재하므로 고교 1학년 때부터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자기소개서 양식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CHECK 6
의·치·한의대, 교대의 변화
● 전체적으로 늘어난 수시 비중
2015학년도에는 전년도에 비해 의·치·한의대 모집 인원이 대폭 늘어나고, 그중 46%가량을 수시에서 선발한다. 교대의 경우에도 2015학년도에는 전체의 45%를 수시에서 선발한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2%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서울 주요 10개 대학뿐만 아니라 경기와 지방 주요 국립대, 교대, 의·치·한의대 선발 인원을 살펴보면 상위권, 중위권, 하위권 관계없이 수시모집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 보면 2015학년도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주요 대학들이 수시모집을 약간 줄이고 정시모집을 늘렸지만 여전히 수시의 비중이 크다. 따라서 대학 입시에서 수시 지원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전국 36개 의대, 어떻게 선발하나?
의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이과 수능 응시생의 1% 이내에 들어야 한다. 특히 주요 의대는 0.14% 안에 들어야 순탄한 합격이 가능하다. 2015학년도에는 36개 의대에서 2천3백10명을 선발하며 수시로 49.6%를, 정시로 50.4%를 뽑는다. 수시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과 논술 및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고, 정시는 90%가 수능으로 당락이 결정된다. 의대 수시는 수능 3개 영역 중 최소 2개에서 1등급, 나머지 1개 영역에서 2등급 이내를 갖춰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CHECK 7
이제는 필수가 된 EBS, 200% 활용법은?
교육부에서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을 70% 이상으로 높인 다음부터 EBS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실제 많은 학생들이 수능 실패 원인으로 EBS 교재를 충분히 학습하지 않은 것을 꼽을 정도. EBS는 이제 절대적이지만, 무턱대고 교재만 붙들고 있다가는 효과가 반감된다. 수준별, 시기별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수험생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
● 상위권 남은 시기 학습전략
- 7~9월 : 오답 확실히 잡고, 고난도 문제에 도전하라
<EBS 수능특강>의 고난도 문제에 도전할 차례다. 물론, EBS와 비연계된 교재도 함께 봐야 한다. 만점을 위한 심화학습의 마무리를 다지는 것이다. 문제당 시간을 정해놓고 풀어본다. <EBS 수능완성>에서 오답 문항이 생기면 그 문항의 복습에만 그치지 말고 유사 기출 문제와 변형 문제까지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 10월 : 고득점을 향한 실전 연습에 돌입하라
이 시기에는 고득점을 위한 실전 연습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BS 수능기출플러스>, <EBS N제>, <EBS 수능특강파이널 실전모의고사> 등 고난도 실전 문제가 많은 교재를 여러 권 풀어보고, 수능 기출 문제들도 함께 풀어봄으로써 약점을 보완할 시기다.
● 중하위권 남은 시기 학습전략
- 7~9월 : 문제 해결력을 키워라
6월까지 학습한 기본개념을 <EBS 수능완성>을 통해 다시 확인한다. 기출 문제와 EBS 문제를 풀어보며 문제 해결력 향상에 주력하는 동시에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훈련도 병행해야 한다. 이때 <EBS 수능완성>의 모든 문항을 풀기보다는 각 유형별로 1∼2개만 정리해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신이 취약한 단원은 건너뛰지 말고 EBS 강의를 들어서라도 학습할 것을 권한다.
- 10월 : 모의고사로 감각을 익히고, 부족한 개념은 복습해라
<EBS 수능특강파이널 실전모의고사>를 중심으로 실전 감각을 익힌다. 또, 지금까지 공부했던 <EBS 수능특강>, <EBS 수능완성>의 오답 문항을 다시 풀어보면서 부족한 개념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참고로 수능 시험의 실전 감각을 기르기 위한 모의고사는 <EBS 수능완성> 실전 편의 모의고사 6회분과 6월, 9월에 실시하는 평가원 모의고사만으로도 충분하다.
족집게 Q & A
하늘교육 임성호 대표가 알려준
평가원 모의고사 필살 공략법
6월 모의고사 결과는 일반적으로 그해 수능에 응시할 수험생들의 전체적인 수준을 가늠해보는 지표로 활용된다. 다시 말해 6월 평가원 모의고사 결과를 토대로 수험생들의 수준을 파악해 9월 평가원 모의고사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결국 9월 모의고사야말로 11월에 치를 수능의 영역별 난이도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지난 6월 모의고사, 어땠나요?
영어 만점자 비율이 무려 5.37%로 역대 최다 인원이었습니다. 외국어영역에서 만점을 획득해 1등급을 받더라도 서울 중상위권 대학 진학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1문제만 틀려도 2등급, 그 이상 틀리면 3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 거죠.
상대적으로 언어, 수리 비중이 커졌습니다. 언어의 경우 만점자 평균 비율이 1.26%, 수리 역시 1.62%로 비교적 변별력 있게 출제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금년도 입시의 당락은 언어와 수리 영역이 좌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탐과 과탐, 만점자 비율 차가 큽니다. 사탐의 경우 과목별 만점자 비율이 최고 5.53%에서 최저 0.24%까지 나타났습니다. 과탐 역시 최고 2.79%에서 최저 0.24%로 차이가 컸습니다. 결국 어떤 탐구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9월 모의고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대개 9월 모의고사에서는 외국어영역이 어렵게 출제됩니다. 하지만 올해에는 실제 수능에서도 영어를 쉽게 출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만점자 비율이 3%를 넘어갈 수 있습니다. 단 하나의 실수로 등급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언어, 외국어, 수리영역의 경우 이미 본인의 성적이 어느 정도 확정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반면, 탐구영역의 경우에는 남은 기간의 학습에 따라 충분히 성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아직 과목을 확정하지 않은 학생이라면 사탐은 사회문화와 생활과 윤리, 과탐은 지구과학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성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남은 3개월,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다양한 문제를 접하면서, 고득점을 위한 심화학습을 이어갈 때입니다. 오답률이 높은 고난도 문항을 집중적으로 풀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위권 학생이라면 본인과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주로 어디에서 틀리는지 수능 기출 문제와 모의고사 오답률을 체크하고 그에 맞는 학습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합니다. 하위권 학생이라면 기본개념을 지속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섣불리 단계를 건너뛰지 마세요. 최소한 기본개념에 관한 문제는 틀리지 않는다는 학습 습관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