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이나 C형 간염 또는 알코올성 간경변과 간암, 만성 간부전, 선천성 담도 폐쇄증 같은 질환으로 인해 간이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가 간이식이다.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의 간을 수혜자의 망가진 간과 대체하는‘뇌사자 간이식’과 건강한 사람의 간 일부를 떼 내 기능을 못하는 수혜자의 간과 대체하는‘생체 부분 간이식’은 환자의 생사가 오가는 일로 케이스마다 극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간 이식의 역사는 1988년 서울대 병원에서 최초로 시도된 이래 잠시 주춤했다가 90년대 중`후반 서울 아산병원에서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바로 이 때 아산병원에서 간이식에 관심을 갖고 이 분야에 본격 뛰어든 이가 바로 대구가톨릭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동락 교수다.
최 교수는 한강 이남 대학병원 중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간이식 전문의 이다. 벌써 450여 차례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26년간 외과의사의 길을 걸으면서 간이식 수술을 한 지도 올해로 17년째나 된다.
“다른 모든 의사가 마찬가지겠지만 외과의사로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소명의식이 간이식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됐죠.” 2001년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대구가톨릭대병원 간이식센터 개설 후 지금까지 최 교수가 집도한 간이식 수술은 모두 450여례. 뇌사자 간이식이 과 생체 부분이식이 포함해서다.
“간이식은 수술 자체보다 수술 후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평균 10시간 이상 걸리는 마라톤 수술은 차라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간이식 수술 실패의 대부분은 감염에 의한 사망이다. 이식 환자는 반드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 면역 억제제를 많이 쓰거나 너무 적게 쓸 경우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최 교수는 풍부한 임상경험을 통해 환자 개개인마다 적합한 면역 억제제 투여량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그에게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1년 생존율은 95%가 넘고 있다.
외국 유명 병원의 경우 간이식 생존율이 85%에 머문다는 점에 비춰보면 놀라운 실적이다. 더욱이 수술 결과를 바탕으로 최 교수가 쓴 논문 중 3편은 외국의 다른 논문에 인용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간 질환은 말기에 이르고 더 이상 내과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면 다른 장기에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이식을 해야 한다. 따라서 말기 간 질환자는 이식을 위한 검사를 하고 대기자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등록해야 하는 것이 통례이다.
“한번은 2명의 뇌사자가 동시에 발생, 36시간 동안 2례의 간이식 수술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간이식은 수혜자의 간을 통째로 들어내고 공여자의 간 또는 생체 부분 간을 이식하게 되는데 이 때도 최 교수의 노련한 외과적 실력은 빛을 발한다.
간은 간동맥과 간정맥, 간문맥, 대동맥 등 주요 혈관이 연결된 장기로서 이식 성공을 위해선 공여자의 혈관들을 자를 때 정확한 절단부위를 찾아내야 하는 함은 물론 수혜자의 혈관과 잘 연결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런 이유로 생체 부분 간이식은 뇌사자 간이식보다 훨씬 더 어려운 수술에 속합니다.”
지름이 3~5mm인 간동맥을 비롯해 지름이 2mm인 기타 혈관을 10~12번 가량 집어 연결할 때면 가장 세밀하고 정확한 솜씨가 요구된다.
이렇게 장시간의 이식과정을 마치고 난 후 최 교수가 가장 긴장하는 순간은 막아 놓았던 담관을 열어 담즙이 나오는 가를 확인할 때다. 담즙이 나오면 이식된 간이 제 기능을 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지역의 만성 간 질환자들은 이식을 위해 서울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경제적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가 되기 십상이죠. 우리 대학의 간 이식 시설과 수술경험은 서울에 있는 다른 병원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최 교수가 간 이식분야에서 쌓아온 수술기법, 사후관리는 최상의 수준이다.
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에 등록된 간이식 대기자는 수십명이며. 그 중에는 서울 등 타지에서 온 환자들도 여럿 포함돼 있다.
▩ 프로필
△1989년 경북대 의대 졸업 △89~90년 대구가톨릭대병원 인턴 △94~98년 서울아산병원 외과 전공의 △98~2000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간이식 외과 전임의 △2000~2001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간이식외과 촉탁의 △2001~2005년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조교수 △2005~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부교수 겸 장기이식센터장 . - ref 주간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