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수록 커지는 문화 나눔]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지난 19일 광주 농성 문화의 집에서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아이들은 작은 스틱으로 리듬을 만들고 콩가 등 타악기들도 직접 두르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상한 교육문화 공동체-결’(이하 결)이 삼성 고른기회 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중인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꼬마들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었다.
‘결’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진행하는 ‘악기와 만나자’ 이외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참여하는 ‘노래 부르는 아이들’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엄마가 중국인인 김선회(월산초 3)군은 “콩가라는 악기를 처음 보는데 쳐 보니 재미있었다”며 “리듬을 공부하는 것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일곡도서관이 진행한 ‘즐거운 실버 연극단’에 참여했던 16명의 노인들은 연말에 ‘갓쓴애’라는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연극배우’(?)로도 데뷔했다.
강의를 진행했던 조미연 강사는 “연극이라는 걸 처음 해보신 노인분들은 작은 것 하나를 배울 때도 너무 감사해 하셨다”며 “무엇보다도 노인분들은 늘 자신 없어 하셔서 연극을 하면서 귀한 존재, 사랑받는 존재라는 걸 알려주려 애썼다”고 말했다.
문화를 생활 속에서 느끼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연이나 전시를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직접 체험해 보며 즐기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특히 저소득 계층, 노인, 장애인을 비롯해 최근 급격히 늘어난 다문화 가정 등 문화 사각 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소외 계층을 위한 문화교육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진행하는 사회문화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으로 진흥원은 아동보육시설이나 문화의 집 등에 문화 강사를 파견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1대 1 매칭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지원한다.
최근 선정작업을 마친 광주(2억4천만원) 지역의 경우 등 국악 실내악단 ‘여디디야’의 ‘10대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프로그램 들강달강 어린 엄마’ 등 아동·장애인·노인·다문화 부문에서 24개 사업〈표 참조〉이 확정됐다.
또 각화장애인직업재활 센터나 노인복지관 등 지역의 장애인·노인 관련 시설 역시 예전과 달리 자체적으로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 추세로 참가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문화예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프로그램 개발이다.
각 문화예술단체와 관련 기관들이 다양한 아이템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예를 들면 최근 각종 기관이나 단체가 많이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 관련 프로그램의 경우 지나치게 ‘한국화’ 쪽으로만 방향을 맞춰 아쉽다는 지적이다.
‘결’의 박형주씨는 “한국 문화를 가르치되, 자국 문화에 대한 것들도 프로그램에 함께 녹여 내는 게 필요하다”며 “오히려 다문화 가정들의 경우 각국의 문화를 아우르는 진정한 문화 메신저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대부분 지원 사업이다 보니, 지원이 끊긴 후 사업의 연속성 등도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교육이 일회성으로 그칠 수 있고, 프로그램 운영기관의 노하우가 사장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공모에 뽑히지 못하더라도 프로그램이 지속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 단체들과 협력기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양 단체가 자율적으로 연계해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자체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창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퇴생 등을 대상으로 연극 교육을 진행했던 김종필씨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의 경우 많은 효과가 있었다”며 “지원 없이도 서로가 필요할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네트워킹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서 ‘결’의 움직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은 2월말로 사업이 끝나는 다문화 가정 아동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3월부터는 학교에서 진행한다.
다문화 연구학교인 광천초등학교와 공동으로 진행할 이번 프로그램은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이 학교 안으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일종의 교육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문화예술 교육의 수혜자로 시설이나 기관에 소속된 이들이 아닌, 개인을 발굴하는 것도 시급하다.
각종 시설은 교육을 ‘골라서’ 받기도 하지만 개인들은 혜택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문화예술단체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들도 바로 이 부분이다.
필요성은 알지만 개인 대상자를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2008년 노인 대상 공모 사업에 선정된 전통문화예술단 ‘굴림’은 올해도 직접 대상 노인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노인 복지 시설과 연계하는 게 사업을 추진하는 데 수월하기는 하지만 ‘집안’에 있는 노인들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굴림’의 김백설씨는 “개별로 회원을 모집하는 게 몇배로 힘들지만 혜택이 진짜 필요한 어르신들을 교육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일보]
첫댓글 일곡도서관 수업이야기가 나와서 옮겨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