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 백영희 목사님 설교 요약 메모 비사
이것은
서부교회 편집실에서 발간했던 메모에 얽힌 이야기이다.
백 목사님의 설교에 은혜를 받고 있던 나는
설교의 요점을 요약한 내용 몇 가지를 A4용지에 기록하여 일하는 자리의 벽에 붙여 놓았었다.
어느날 문석표 목사가 벽에 붙어 있는 설교 요약이 적힌 것을 보고
"이게 뭡니까?" 라고 물었고
나는 "목사님 설교의 핵심을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라고 했더니
문석표 목사는 "그거 복사해 줄 수 있습니까?"라고 하였고
나는 편집실장의 동의를 얻어 복사를 해 주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것을 요약해 놓은 것을 복사해 달라는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이 많이 생겨났다.
내가 메모의 내용을 바꾸어 붙여 놓으면
그것을 또 복사해 달라고 하는 요청이 줄을 잇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던 어느날 백영희 목사님이 나를 부르셨다.
5층으로 올라가 "편집실 김희준입니다. 목사님께서 부르셔서 왔습니다."라고 하자
나와서 문을 열어주시며 "들어오너라"라고 하셨다.
그런데 문을 여신 목사님은 종이 한 장을 손에 들고 계셨다.
"이리 와 앉아라"
"네,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너, 이거 네가 한 거냐?"라고 하시며 손에 들고 계시던 종이를 보여 주셨는데
설교를 요약해서 복사한 것이었다.
"네"라고 대답했더니
목사님은 미소를 머금은채 메모 종이를 잠시 보시더니
"너 이런 거 더 있나?"라고 하셨고
"네, 조금 더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더니
"그거 다 모아서 가져와 봐라"라고 하셨다.
며칠 후 설교 요약 메모를 갔다 드렸더니
"너 이거 책으로 만들어라"고 하셨다.
며칠이 지난 후 메모 작업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보자고 하셔서
메모 가본을 만들어 다시 목사님께 가져갔더니
"이거 양이 좀 적은 거 같은데 더 많이 모아봐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내 설교에 너처럼 은혜를 받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것을 해 놓은 사람이 있을 것이니
직원들에게 말을 해서 최대한 많이 모으라"고 하셨다.
나는 자료 수집을 위해 교회의 직원들(편집실, 중간반, 행정실, 주일학교)에게 내용을 전달했으나
당시 주일학교 총무로 있었던
장영목 전도사의 부인 음성희 선생만 요절지 노트에 다섯 가지를 적어서 가져왔을 뿐이었고
다른 사람은 가져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나의 노트에 있는 설교 메모를 좀 더 정리하여 내용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또 다시 얼마 시간이 지난 후
목사님께서 다시 메모 작업의 진척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물으셨다.
"자료를 모으기 위해 직원들에게 말했으나 음성희 선생 외에는 아무도 가져오는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그래! 내 설교에 은혜를 받는다고 하면서 이런 것 정리하는 사람이 그렇게도 없어!"라며 실망감을 나타내셨다.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나
기도실을 다녀오시던 목사님은 나를 부르시고 메모 자료 수집이 어떻게 되어가는가를 물으셨다.
더 가져온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직원들한테 말을 안 한 것 아니야?"라고 하시기에
"아닙니다. 교회의 직원에게는 모두 알렸습니다."라고 하였더니
그때 마침 옆에 있던 이영인 선생이
"아닙니다. 우리는 메모 자료 수집에 대해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영인 선생의 그 말은 나를 모함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직원들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장영목 전도사의 부인 음성희 선생은 다섯 개라고 할지라도 가져올 수 있었겠는가?
(이영인 선생은 나에게 잘못을 몇 번 지적받은 후에
"김 선생님은 실수를 안 하는지 두고 봅시다."라고 말하며 나를 벼르고 있었다.)
이영인 선생의 말에 나는 "분명히 전 직원에게 알렸습니다."라고 대답하였고
목사님은 "그만 됐다. 그대로 책을 만들어라"라고 하시며
"이 책을 팔아서 나오는 수익금은 니가 다 가져라"고 하셨다.
더 이상의 자료를 제출하는 사람이 없고,
내게 있던 것만으로 메모 소책자를 발간하기 위해 편집을 하고 있던 어느날 이영인 선생이 찾아왔다.
그리고는 "목사님께서 메모 작업을 나에게 맡기라고 하셨다."고 하면서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그냥 내어서는 안 되고
교리적으로나 신학적 등의 면에서 문제가 없도록 오랜 시간 검토를 하고 책을 발간해야 한다."고 하였다.
나는 이영인 선생에게
"정말 목사님이 이 작업을 이영인 선생님께 맡기라고 하셨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영인 선생은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나는 세 번 똑 같은 질문을 하였고 이영인 선생은 그렇다고 대답하여 메모 편집 자료를 넘겨주었다.
나는 이영인 선생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목사님이 일처리를 이렇게 하지 않을 분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영인 선생이
"이런 것은 교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에 신중하게 출간을 해야 한다."는 말을 목사님께 드렸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목사님은 편집 작업까지 넘겨 받도록 하신 것이 아니라
나의 편집 작업에 문제가 없더록 교리적인 면으로 함께 검토하고 의논을 하여 도와주라는 것이었다.
실수나 빈틈이 없는 행동을 지향하신 목사님이셨기에
편집 작업 자체를 내가 하지 못하도록 지시하셨다면
나에게 직접 그 작업을 중단하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고 말씀하시든지
이영인 선생에게 그 작업을 넘기라고 하셨을 것인데
나에게 목사님은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셨고
메모의 편집과 발간은 내가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계셨다.
또한
설교 메모가 나로 말미암아 교단에 퍼지기 시작했던 것을 목사님이 아셨고
나에게 메모를 만들게 하신 분이셨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작업을 넘기게 하면서
직접 나에게 말씀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통해 말씀하실 분이 아니었고
그것을 출간해서 수익금을 니가 갇도록 하라는 말씀을 하신 이후에는
메모 작업의 진척을 나에게 한번도 물으신 적이 없으며
편집 작업을 넘긴 후에도 이영인 선생에게 작업을 넘겼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하신 일이 없다.
나는 속으로
"메모의 판매 수익금을 내가 모두 가지라고 말씀하신 것을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 하셨기에
그 수익금을 내가 가지지 못하도록 시기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도
돈에 얽힌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마음이 없었으므로 편집하던 것을 넘겨주었고
메모의 마지막 마무리 편집 작업은 이영인 선생의 동생인 이신영 씨에게 맡겨졌다.
분명히 이영인 선생은
문제가 없도록 신중하게 책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을 했었는데
그 작업물을 내게서 받아간지 불과 한 달 여만에 메모의 순서만 조금 바꾸어 메모 소책자를 발간했다.
마치 엄청나게 오랜 시간 연구하고 검토하고 해서
언제 출간할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것처럼 말을 했는데
편집하고 있던 자료를 넘겨 받은 불과 한달 남짓 지나 메모를 발간한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애정이 깃든 메모가 다른 사람의 손에 의해 출간이 되었다.
그리고 발간된 메모는 순식간에 총공회 산하의 많은 성도들에게 사랑받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비록 메모 책자의 발간을 다른 사람이 했을지라도
그 내용은 모두 내 손으로 기록한 것들이다.
음성희 선생이 준 다섯 가지도 열여섯가지 구원과 같이
이미 요절지로도 내어준 것들이었으며, 모두 나의 메모 속에 포함된 것들이었다.
총공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주옥같이 생각하는 메모가 그렇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고
메모가 세상에 나오는 과정에 이런 비사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메모의 첫페이지 일러두기에
메모는 백 목사님의 설교를 필기한 몇 교인들의 4년치 메모를 모은 것이라 하였으나
실제로는 나 한 사람의 메모만 기록되어 있다.
이런 일들이 되풀이 되며 백 목사님은 나에게 많은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셨다.
그리고는
"너는 적어도 500명이 넘는 교회를 맡아 목회를 해야 한다"는 말과
"너는 큰 하나님의 큰 종이 될 것이다."라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