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은 담장 밖에 서 있고 옛집에 들어오려고 문기둥에 서 있네. 사람들은 많은 음식을 먹고 마시면서도 과거에 지은 업 때문에 아무도 그들을 기억하지 않네.
죽은 이를 애처롭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보시하고 이렇게 빌어야 한다네. “이 공덕이 죽은 이에게 돌아가기를! 죽은 이가 행복하기를!”
친척의 그늘에 모여든 사람들은 먹고 살 수 있게 해준 데 대해 이렇게 감사를 해야 하네. “그들 때문에 이런 것을 얻었으니 그들이 오래 살기를! 우리를 이런 위치에 있게 해준 그들에게 보답이 있기를!”
죽은 이들이 사는 곳에는 농사도, 농사지을 소도, 장사도, 장사할 돈도 없다네. 그들은 오직 우리가 주는 것만으로 살아가네. 마치 물이 언덕에서 골짜기로 흘러가듯이 여기서 우리가 주는 것으로 죽은 자들은 좋은 과보를 받네. 마치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여기서 우리가 주는 것으로 죽은 자들은 좋은 과보를 받네.
“그는 나에게 재산을 물려주었고 나를 위해 일했네. 그는 나의 가족이고 동료이고 친구였네.” 과거에 죽은 이가 우리에게 했던 일을 이렇게 회상하며 죽은 이들을 위해 공양 올려야 하네. 울고 슬퍼하며 그렇게 오랫동안 땅을 치고 통곡한다 해도 죽은 이에게 아무 소용이 없네. 거룩한 승가(僧家)에 공양 올리면 오랫동안 복덕이 되고 즉시 좋은 과보를 받네.
이렇게 친척들은 죽은 이를 위해 공양 올리고 죽은 이는 이로 인해 좋은 과보를 받으며 비구들은 힘을 얻으니 그대가 얻은 공덕은 적은 것이 아니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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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발수행자 삼형제 이야기 / 『담장 밖 경』을 설법하신 배경
“부처님이시여, 우루웰라 깟사빠, 나디 깟사빠, 가야 깟사빠 삼형제는 어떤 공덕을 지었습니까?”
그들도 또한 공덕을 짓고 아라한과만을 얻고 싶다는 서원을 세웠다. 과거 구십이 대겁 전, 그 겁에서는 띳사와 뿟사, 두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뿟사 부처님 시대에 마힌다 왕이 까시를 다스리고 있었다. 왕의 첫째 왕비가 아들을 낳아 이름을 뿟사라 지었다. 뿟사는 출가하여 위없는 깨달음을 성취하고 붓다가 되었다. 왕의 장남이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이 되었을 때, 왕의 막내아들은 첫 번째 상수제자가 되었고 제사장의 아들은 두 번째 상수 제자가 되었다. 왕은 부처님께 가서 말했다.
“나의 장남은 존귀하신 부처님이고, 나의 막내아들은 첫 번째 상수제자이고, 나의 제사장의 아들은 두 번째 상수 제자이다.”
왕은 이들 세 사람을 쳐다보고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부처님은 나의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나의 것이다. 승가는 나의 것이다.” 그는 세 번에 걸쳐 감흥어를 읊었다.
왕은 부처님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말했다. “부처님이시여, 나의 수명이 구만 년이 남았습니다. 내가 죽는 그날까지 다른 집으로 탁발하러 가지 말고 오직 나에게서만 네 가지 필수품(음식, 가사, 약, 거처)을 받도록 하시오.”
왕은 부처님의 동의를 받고 붓다와 승가에 공양 올리는 특권을 홀로 누리면서 어느 누구에게도 공양 올릴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왕에게는 세 명의 아들이 또 있었다. 둘째 아들이 오백 명의 군인을, 셋째 아들이 삼백 명의 군인을, 넷째 아들이 이백 명의 군인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자신들의 형, 뿟사 부처님께 공양 올릴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공양 올릴 기회를 달라고 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얼마 후에 국경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세 왕자는 왕의 명령으로 군대를 이끌고 출동하여 반란을 진압했다. 세 왕자가 국경지방에 질서를 회복하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오자 왕은 왕자들을 껴안고 이마에 키스하면서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원하는 것이 있거든 주저 말고 말하여라. 내가 다 들어주겠다.” “좋습니다, 폐하.”
세 왕자는 왕의 제의를 받아들이며 대답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아들들에게서 아무런 요구가 없자 아버지는 다시 말했다.
“아들들아, 원하는 것이 있거든 주저 말고 말해보아라. 내가 모두 들어주겠다.” “우리의 형인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싶습니다. 이것 외에 다른 포상은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그것만은 허락할 수 없다.”
“저희들이 영원히 공양 올리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면 칠 년 동안만 공양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그것만은 허락해줄 수 없다.”
“좋습니다. 그러면 육 년 동안만, 아니면 오 년, 사 년, 삼 년, 이 년, 일 년 동안만, 이것도 아니 된다면 칠 개월, 육 개월, 오 개월, 사 개월, 삼 개월 동안만이라도 공양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것도 허락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삼형제에게 각각 한 달씩 삼 개월 동안 공양 올릴 권리를 누리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좋다. 삼 개월 동안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도록 하여라.”
삼형제에게는 집사와 재산관리인이 있었다.
집사는 많은 일을 도와주는 사람과 요리사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삼형제는 집사와 재산관리인을 불러서 말했다.
“우리는 앞으로 삼 개월 동안 사미십계를 받고 나무껍질로 물들인 가사를 걸치고 부처님과 함께 살 것이오. 우리가 없는 동안 음식을 준비해서 공양 올리는 것은 그대들이 할 일이오. 그대들은 매일 구만 명의 비구들과 천 명의 군인들에게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올리도록 하시오. 오늘 이후로 우리는 묵언을 할 참이오.”
삼형제는 천 명의 부하들과 함께 십계를 받고 사미가 되어 가사를 걸치고 사원에 머물며 계를 지키고 설법을 듣고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성실히 시봉하였다.
재산관리인과 아내는 삼보에 대한 심신이 깊었다. 그는 왕자들의 창고에서 곡물을 꺼내와 집사에게 넘겼다. 집사는 일만 천 명의 친척들과 함께 음식을 준비하여 부처님이 계시는 승가에 공양 올렸다. 그때 사악하고 나쁜 친척들은 아이들이 쌀죽과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을 달라고 울고 보채자 승가에 공양 올릴 음식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들은 스님들이 공양을 마치고 남은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스님들에게 올리기도 전에 먼저 아이들에게 가져다주었다. 이 친척들은 점점 탐욕스러워져서 아이들에게 음식을 주면서 자기들도 먹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맛있는 음식을 보기만 하면 먹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 사악한 친척들은 모두 만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스님들에게 올릴 음식을 먹어버렸기 때문에 죽어서 아귀로 태어났다.
삼형제와 천명의 부하들은 함께 천상에 태어나, 천상에서 인간계로, 인간계에서 천상계로 윤회하면서 구십이 대겁을 보냈다. 이것은 삼형제가 그때 아라한과를 얻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공덕을 지은 결과이다. 그들이 세운 서원은 단지 아라한이 되는 것이었을 뿐이다. 나는 이런 영광스런 자리를 주는 데 있어서 편애하지 않는다.
그 친척들은 아귀로 태어나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옮겨 다니면서 위빳시 시키 웨사부 부처님이 지나가는 동안에도 아귀로 있었다. 아귀들은 수명이 사만 년인 현겁(現劫)에서 까꾸산다 부처님에게 다가가 배고픔을 호소하였다.
“우리가 언제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나의 시대에는 먹을 것을 얻을 수 없다.
내가 지나간 후 커다란 땅이 일 요자나 솟아오를 때 꼬나가마나 부처님이 출현하실 것이다. 그분에게 물어보도록 하여라.”
그들은 꼬나가마나 부처님께서 출현하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여쭈었다. 꼬나가마나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의 시대에는 먹을 것을 얻을 수 없다.
내가 지나간 후 커다란 땅이 일 요자나 솟아오를 때 깟사빠 부처님이 출현하실 것이다. 그분에게 여쭈어 보거라.”
그들은 굶주림의 고통을 참으며 기다렸다가 깟사빠 부처님이 출현하시자 다가가서 여쭈었다. 깟사빠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나의 시대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내가 지나간 후 커다란 땅이 일 요자나 솟아오를 때 고따마 부처님이 출현하실 것이다. 그때 그대들의 친척 빔비사라가 왕이 될 것이다.
그가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그 공덕을 그대들에게 회향한다면 그대들은 천상의 음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부처님 사이의 기간이 그들에게는 내일과 같았다.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자 빔비사라 왕은 첫째 날 부처님께 공양 올렸지만 그들에게 공덕을 회향하지 않았다. 그들은 밤이 되기를 기다려 왕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끔직스러운 소리를 질러댔다. 밤새 잠을 못자고 무서운 소리와 형상에 시달린 왕은 날이 밝자 웰루와나 사원으로 달려가 부처님께 어젯밤의 끔찍스런 일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대왕이여, 구십이 대겁 전, 뿟사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 이 아귀들은 그대의 친척이었습니다. 그때 그들은 비구 승가에 올려야 할 음식을 먹어치웠기 때문에 아귀로 태어났습니다.
그들은 계속 아귀로 윤회하면서 까꾸산다 부처님, 꼬나가마나 부처님, 깟사빠 부처님께 언제 음식을 얻을 수 있는지 여쭈었고 부처님들은 대답하셨습니다.
그들은 대왕이 공양올리고 공덕을 회향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젯밤 그들이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운 이유입니다. 대왕께서 공양을 올렸지만 그들은 그 복덕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부처님이시여, 그러면 제가 다시 공양 올리고 공덕을 회향한다면 그들은 그 복덕을 받을 수 있습니까?” “대왕이여, 그렇습니다.”
다음날 왕은 부처님과 비구 승가를 초청했다. 다음 날이 되자 부처님은 비구들과 함께 왕궁에 도착하여 준비된 자리에 앉으셨다.
왕의 옛 친척이었던 아귀들도 왕궁에 와서 담장 밖에 서서 왕이 자신들에게 공덕을 회향해 주기를 잔뜩 기대하며 담장 밖에 서있었다. 부처님은 신통으로 왕이 옛 친척들인 아귀들을 볼 수 있게 하였다. 왕은 여러 가지 많은 음식을 올리고 나서 부처님 손에 공덕수를 부으며 말했다.
“이 청정수를 부음으로써 오늘 올린 공양 공덕이 나의 옛 친척인 아귀들에게 돌아가기를 기원합니다.”
그가 보시 공덕을 친척아귀들에게 회향했을 때 아귀들 앞에 천상의 음식과 감로수가 나타났다. 아귀들은 음식과 물을 먹고 건강한 외모와 다섯 감관을 완전히 회복하였다.
다음날 아귀들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왕에게 나타나자 왕은 또 부처님께 와서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어젯밤에는 아귀들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왕은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대왕이여, 당신은 가사를 보시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왕은 부처님이 계시는 비구 승가에 가사를 보시하고 말했다. “이 보시 공덕을 저의 친척인 아귀들에게 회향합니다.”
그가 이렇게 보시공덕을 회향했을 때 아귀들은 온갖 보석으로 치장된 천상의 옷을 입게 되었다. 이제 아귀들은 아귀의 형상을 벗고 천신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부처님은 신통으로 왕의 친척들이 행복과 부귀영화를 누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왕은 이 모습을 보며 기뻐했다.
부처님은 보시에 대한 이익에 대해 법문하시며 담장 밖 경(Tirokuṭṭa Kanda, Khp.7)을 설하셨다.
첫댓글 적광선배님 덕분에 불교공부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고맙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