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신화 - 객귀 사마장자와 저승 고지기 우마장자(서정오/현암사)
2023.9.12. 한지혜
*객귀 사마장자와 저승 고지기 우마장자의 내용:
인색하고 심술궂은 사마장자와 마음씨 고운 우마장자의 이야기. 자기대신 키우던 말을 저승으로 보낸 사마장자는 죽은 뒤에도 저승에 들지 못하고 객귀가 되어 떠돌고, 우마장자는 저승 곳간을 지키는 고지기가 되었다.(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장자풀이 (長者풀이)
정의 : 호남 지역의 씻김굿에서 불리는 서사무가(敍事巫歌).
내용 : 이 무가는 정초에 횡수막이를 할 때에 구송하기도 한다. 「장자풀이」와 같은 내용의 서사무가는 함경도 함흥 지역과 그 부근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를 일컬어 달리 ‘셍굿’(聖人굿)이라고 부른다. ‘셍굿’은 여타의 서사무가가 복합되어 있으며, 「장자풀이」와 동일한 내용의 무가가 삽입되어 있다.
지금까지 채록된 장자풀이계 서사무가는 모두 4편이다.
① 손진태본: 『조선신가유편(朝鮮神歌遺篇)』(鄕土文化社, 1930). 이 자료의 명칭은 ‘황천혼수’로 되어 있다. 이른 시기에 채록되어 초기의 「장자풀이」 무가의 모습을 보여준다.
② 배성녀구연본: 『한국무가집(韓國巫歌集)』Ⅲ(集文堂, 1979). 전라북도 고창지역에서 채록된 무가로 명칭이 ‘장자풀이’로 되어 있다. 비교적 완벽한 서사구조로 이루어졌다.
③ 오복례구연본: 『한국무가집』Ⅱ(集文堂, 1979). 이 자료의 명칭은 ‘명두굿’이라고 되어 있으나, 무가의 내용 ②와 거의 같다. 고흥지역에서 채록되었다.
④ 이어인련구연본: 『한국무가집』Ⅰ(集文堂, 1971). 이 자료의 명칭은 ‘장자풀이’로 되어 있으며, 부여(扶餘)에서 채록되었다. 이상의 무가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어느 고을에 사마장자가 살고 있었다. 부자이긴 해도 인심이 고약하고 조상과 신령을 잘 위하지 않았다. 이에 여러 신령이 저승왕에게 가서 사마장자의 징치를 하소연하였다. 저승왕은 중으로 변장하여 사마장자의 집에 동냥을 갔다. 사마장자는 화가 나서 쇠두엄을 퍼주고 내쫓았다. 사마장자 며느리는 쌀 서 되를 시아버지 몰래 퍼주었다.
이러한 일이 있은 뒤에 사마장자가 꿈을 꾸었는데, 아들과 딸은 좋은 꿈이라 했으나 며느리만은 죽을 꿈이라 하였다. 이러한 꿈 해몽을 들은 사마장자는 며느리를 내쫓았다. 그런 뒤에 사마장자는 깊은 병이 들었다.
이에 문복을 하자, 점쟁이는 쫓아낸 며느리를 불러들이라고 하였다. 이 말을 좇아 며느리를 다시 부르고, 쌓아놓은 노적을 헐어 동네 사람들을 초치해 먹였다. 그리고 저승사자가 오는 길목에 저승사자를 먹일 사자상을 차리고 기다렸다. 저승사자 셋이 나타나 차려놓은 밥상을 맛있게 먹었다.
사마장자에게 융숭한 대접을 받은 세 저승사자는 머뭇거리며 난처해하였다. 사마장자와 같은 사주로 태어난 이웃의 우마장자를 잡아가려 했으나, 우마장자는 워낙 신령을 잘 위했으므로 감히 범접하지 못하였다. 그러자 며느리가 같은 사주를 지닌 시아버지의 백마를 지목하자 저승사자는 백마에 갓 씌우고 옷을 입혀 데려갔다.
저승왕은 백마를 칼산지옥·옥산지옥으로 보내서 온갖 고초를 겪게 하였다. 아무 죄 없는 백마는 사마장자를 저주하였다. 백마의 저주로 인해 사마장자는 꿈자리도 사나워지고 몸이 말라갔다. 문복을 하니 백마의 저주 때문에 그렇다며 백마를 인간으로 환생시켜야 고난을 면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 그래서 앞노적·뒷노적을 헐어서 씻김굿을 하였다. 백마는 사마장자의 씻김굿으로 칼을 벗고 다시 인간으로 환생하였다.
「장자풀이」는 씻김굿의 기원을 말해주는 서사무가로, 억울하게 죽은 넋을 달래는 사령제의 기원과 내력을 밝혀주는 무가라 할 수 있다. 「장자풀이」의 기본 골격에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복합되어 있다.
인심이 사나운 사마장자의 악행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장자못설화」의 수용으로 보인다. 장자못이 생성되는 내력은 사마장자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과 흡사하다. 전국적으로 광포한 성격을 보이는 「장자못설화」가 변용되어 있는 점이 흥미롭다. 또한 저승사자를 따돌리는 이야기도 민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자풀이」는 서사무가로서 긴요한 구실을 한다. 첫째, 무속적 사생관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를 반영하고 있다. 이승과 저승이 분리되지 않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는 무속의 사생관이 가지는 특징이다. 「장자풀이」는 이를 잘 보여준다.
둘째, 이승과 저승의 이계관에서뿐만 아니라 사령제의 기원을 말해주는 점도 특이하다. 맺힌 원을 푸는 것이 씻김굿이라면 그러한 굿이 어떻게 성립되었나를 밝혀준다. 셋째, 한국서사무가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다. 서사무가의 종류는 실로 다대(多大)한데, 호남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채록되어 씻김굿과 일정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자풀이」는 무속과 무가에서 긴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서사무가:소설이나 설화와 같이 줄거리를 갖춘 서사 양식에 속하는 무가
씻김굿:전라도 지역에서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천도굿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객귀 (客鬼)
정의 : 집밖이나 객지에서 죽은 사람의 혼령을 가리키는 민간용어. 무속용어.
내용 : 잡귀의 하나이다. 불행한 죽음이라고 믿어지는 자살 · 타살 · 수사(水死:익사) · 교통사고사 등에 의해 죽은 귀신은 일정한 집에 좌정하지 못하고 ‘손[客]‘처럼 떠돌아 다닌다 하여 객귀라고 한다. 특히, 객지에서의 죽음을 ‘객사‘라 하는 점을 강조하여 ‘객사귀‘라고도 부른다.
집밖에서 죽는 것을 극히 불행한 죽음으로 여기는 것은 죽는 당사자의 불행뿐만 아니라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붙어서 탈이 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을 지경에 있는 사람을 되도록이면 집안으로 옮겨 운명하게 한다.
심지어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도 운명하게 될 때는 집으로 옮기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미 밖에서 운명한 시체는 집안으로 옮기지 않는데, 그것은 객귀가 된 망령으로부터 탈이 날 것으로 믿는 데서 오는 공포감 때문이다.
객귀는 일정한 정처가 없기 때문에 마을이나 거리를 방황하다가 관혼상제와 같은 비일상적인 행사나 사람들이 약해진 틈을 엿보아 침입한다.
마치 거지가 구걸 행각을 하는 것처럼 음식이 많은 잔치에 잘 나타난다. ‘색다른 헝겊‘, ‘색다른 음식‘에 잘 붙어서 인체 안으로 침입하면 병이 나는데, 이러한 병은 다른 병과 구별된다.
이때는 갑자기 오한이 나며 입맛이 없다고 하는데, 남자가 더 심하고 여자가 가볍다고 한다. 이 상태를 흔히 ‘객귀 들렸다‘고 하며 이를 치료하기 위하여 ‘객귀물림‘이나 ‘ 푸닥거리‘를 한다. 이 의례는 주로 귀신이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주술을 통해서 객귀를 쫓는 것이 특징이다.
조밥을 지어 간단한 나물류의 반찬을 바가지에 담아놓고 그것이나 먹고 어서 빨리 먼 곳으로 가라고 큰 소리를 치면서 칼로 위협하고, 칼을 던져 그 끝이 밖으로 향하는 것을 보아 객귀가 나간 것으로 간주한다.
즉, 그것으로 병이 치료된다고 믿는다. 이러한 간단한 의례는 반드시 무녀만이 아니라 가정주부나 다른 사람도 행할 수 있다.
객귀는 아무에게나 붙을 수 있으며 집안으로 들어오면 탈이 나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 굿의 뒷전거리나 거리굿에서 이들을 집단적으로 풀어 먹이는데, 주술적 의례인 점에서는 객귀물림이나 푸닥거리와 마찬가지이다.
객귀도 일정한 의례를 통해서 받들면 조상이나 수호신이 될 수 있다. 즉, 자손이나 마을사람들이 굿을 하여 모시면 신으로 승격되는 것이다.
잡귀:정체를 알 수 없는 잡스러운 귀신
푸닥거리:잡귀에 의한 병을 치료하기 위해 행하는 무속의례
조밥:멥쌀에 조를 섞어 지은 밥
거리굿:동해안 일대 어촌에서 행하는 별신굿의 맨 마지막에 진행되는 굿거리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야기 중에서
“나는 이 집 장독간의 철융신인데, 이 날 이 때까지 사마장자한테서 밥 한 그릇 물 한 모금 얻어먹지 못하였소. 괘씸하기 짝이 없으니 어서 잡아가시오.”(130페이지)
이승의 사마장자는 말을 대신 저승으로 보내고 난 뒤 줄곧 꿈자리가 사나워서, 점쟁이에게 물어 보니 말이 원망하는 울음소리 때문에 그렇다고 하기에 씻김굿을 했어. 닷새 동안 씻김굿을 하는데, (중략)족쇄가 풀어져서 사람으로 환생했어.
사마장자는 그 뒤로 삼 년을 더 살다가 죽었는데, 저승 명부에서 이름이 지워진 탓에 죽은 뒤에도 저승에 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도는 객귀가 되었다는 거야.(132페이지)
*감상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