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낸다고 다 보내집니까!
가슴에 응어리로 남아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보내려 바둥바둥 애를 써봅니다.
'메꽃'이란 꽃이 있었습니다.
마치 나팔꽃 같기도 하여 처음엔 그런가 하였더니, 얫기억을 더듬어보니, 그건 나팔꽃이 이니고 '메꽃'이란 거였습니다. 물론 그땐 그 꽃 이름도 몰랐던 시절이었지요.이룸이 뭔 대수인가요. 그냥 먹는 거면 다 좋았답니다.
메꽃은 꽃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은 있습니다만,
아주 어릴 적 에닐곱살이 되기도 전에 그 꽃은 꽃이라기 보다 우리들의 간식이었지요. 나만 그런가도 몰라요.
가을 논에, 아마 벼를 베고난 논이겠지요, 거기서 하얀 줄기가 엉클러져 있어서 그걸 걷어올리면 줄줄 딸려나오는 여러 하얀 줄기들. 삶았지요. 물론 내가 삶음 건 아닐테고.
그걸 먹는 거라는 걸 누가 가르쳐줬는지, 맛이 참 좋았어요, 마치 고구마 맛 같은 게, 그러나 약간 아린 맛이 혀꿑 목줄기에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우적우적 많이도 먹었답니다. 그땐 없어서 못 먹던 시절이었으니, 그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지금 생각해보니,
그 메꽃이란 게 지금 6월을 우작스레 붙잡고 있나봅니다.
난 감자꽃만 여름에 피는 건줄 알았더니, 그 메꽃도 여름, 꼭 이맘 때에 피어 가을에 곡식처럼 우리에게 먹을거리로 돌려주었네요.
그래도 슬프고 가슴 아픈 6월에 그나마 먹는 추억을 알려준 메꽃이 너무나 고맙습니다.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기쁨이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하고 아름다운 추억이네요.
또 찾아보아야 겠어요, 내게도 많은 좋은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아내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