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과 불안한 소식이 동시에 들려옵니다. 불안한 소식은 북한의 동향이고 기쁜 소식은 소설가 한강이라는 분이 노벨 문학상을 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땅에서 전쟁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비극임에도 불구하고 별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답답하고 한심합니다.
그러한 기저를 한 번만 깊이 생각해 보면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없애버리겠다는 폭력적이고 배타적인 생각들이 깔려 있습니다. 전쟁은 결국 그런 적개심과 배척에서 시작됩니다. 한강의 소설은 일관되게 그런 배척과 획일과 폭력의 문화와 세계에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공감에서 시작된 듯합니다. 그래서 한강이 받은 노벨 문학상은 사람에 대한 존중과 다름에 있어서의 공감에 대한 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내 생각과 나의 가치관과 다름에 대해 배척하는 문화는 궁극적으로 상대를 말살하려는 것으로 나아갑니다. 지금 우리 안에도 다름에 대해 쉼없이 뒤에서 말을 만들고 분열을 조장하려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가 같은 생각을 강요하면, 그래서 다른 생각과 가치를 없애려고 덤빈다면 얼마나 경직되고 살벌한 세상이 될까요?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발전이라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을까요?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다양성 안에서의 조화로움에서 시작됩니다. 하느님께서 세상 피조물을 제 종류대로 만드시고 그것이 자기 색깔과 모양대로 살아가는 것을 보시니 좋아하셨습니다. 각자 생긴 대로 각자 모양대로 그것이 하나로 어우러질 때 참된 세상의 아름다움은 꽃핍니다. 문학과 그러하고 음악도 그러하고 모든 예술과 모든 학문이 그러합니다. 획일적인 것을 강요하는 문화에 대해서 그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그 공동체는 건강해집니다. 우리 성당의 레지오는 그런 의미에서 아름답고 건강한 레지오 마리애가 되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요셉관 배관 공사를 좀 해야 합니다. 건물이 지어진 지 30년이 넘었지만 한 번도 배관 공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주철로 된 배관들이 부식되고 막혀서 수시로 여기저기서 배관이 터집니다. 총회장님께서는 제 거실의 처진 천장을 걱정하셨는데 저는 그것도 그것이지만 배관을 전체적으로 한번 손을 봐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추워지기 시작하면 어디 나가 있기도 곤란하고 해서 지금 공사를 하는 것이 맞겠다 싶습니다. 아마도 10일 정도는 걸리지 싶습니다. 아무래도 다음 주 한 주는 방을 비워야 되는 상황이 되지 싶습니다. 어디 근처 성당에서 숙박하면서 우리 성당으로 출퇴근을 해야 할지 생각 중입니다. 그러면 한시름 놓지 싶습니다.
“가을비 내려와 내 마음 적시네!”라는 노래 가사가 자꾸 떠오르는 오전입니다. 다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첫댓글 노벨 문학상 수상을 두고도 색깔을 입히고 폄훼 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웠습니다.
"채식주의자"는 어떤 내용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 할만큼 어렵고 힘들어 중도하차? 한것 같아요.
"작별하지 않는다" 와 "소년이 온다" 는 한여름 물 한번 주는이 없어도 작지만 단단하게 피어있는 들꽃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하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그의 시 "괜찮아" 를 읽으면서는 토닥토닥 위로도 받았지요.
다름이 틀림이 아닌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성백 봉사자님,
독서왕~!!
킹 왕 짱~^^
가을비 내려와 성령의 단비가 되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