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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는 세 곡의 현악 4 중주곡을 썼습니다 그 중에 우리에게 Andante cantabile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이 곡(op.11, 1871년 작곡)은 그 중에 첫 번째 쓰여진 곡으로 두 번째 악장이 매우 아름답고 또 이 악장의 속도 기호가 Andante cantabile로 표기되어 있어 단순히 Andante cantabile라고만 해도 의례히 이 곡을 말하게 되었습니다 2 악장이 특히 아름답기 때문에 전악장 연주 보다는 2 악장을 독립시켜 연주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악기의 편성으로 연주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 현악 4 중주곡 제 1번은 D major이지만 2 악장은 B♭major로 되어 있습니다
악보의 아랫단에 있는 파란 점은 윗단과 화음이 다르게 되어 있는 지점입니다 특히 처음 네개의 파란 점은 위의 단에서는 모두 장 3 화음으로 되어 있었는데 전부 단 3 화음으로 변화된 지점입니다 대개 악구의 통일성을 논할 때에 악구의 처음 부분을 중요하게 언급하는데 차이코프스키 역시 형식을 생각하는 면에서 이 곡에서 두 개의 악구에 통일성과 변화를 어떻게 서로 관련시켜 생각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곡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고 역시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 곡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선 곡의 시종을 통해 지속되는 약음기를 통한 절제된 음색이 있겠고 그와 더불어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5음계가 있습니다 처음의 16 마디의 선율을 살펴보면 각 두 악구의 처음 두 마디가 7 음계로 된 것(둘째 마디에 계이름 파가 있슴)을 제외하면 나머지 6 마디의 선율이 5 음계로 된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 5 음계가 매우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 주고 있는데 처음 두 마디는 서양의 7음계를 통해 이끌고 나머지 6 마디는 동양적인 분위기로 이끌어 매우 조화를 잘 이루어 내고 있습니다 물론 셋째 마디의 마지막 음인 B flat음은 계이름으로 '파'가 되어 전체적인 구조에서 볼 때 5음계로 완전히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3~4 마디만을 볼 때는 역시 5음계가 됩니다 그것에다가 3~8마디의 8분 음표에 쓰인 비화성음들이 그 멋드러지고 애수적인 아름다움을 더 해줍니다 물론 이 음들은 멋진 비화성음이기도 하지만 차이코프스키의 의도에 따라 화성음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7 마디의 두 번째 음인 D 음은 화성음이지만 15 마디에 나타날 때에는 비화성음(Escaped tone, 에샤뻬)을 이룹니다 이와 유사한 경우는 5 마디와 13 마디의 관계(D 음 처리)에서도 나타납니다 간단한 비화성음 처리이지만 너무나 놀라운 기교로 처리되었고 그로 인해 또한 곡은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넘쳐납니다 마치 중국의 전통 음악의 한 부분을 듣는 것 같습니다 그런 동양적인 음계를 con sordino 기법과 함께 화성적으로 잘 처리해 주었기 때문에 곡은 더 아름다워집니다
또 한가지 언급할 것은 베이스의 선율선입니다 대개의 경우 서양 음악에서는 베이스의 선율선이 특별한 방향을 갖고 있는데 이 곡에서는 베이스가 그러한 기능화성적인 방향을 강하게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네 성부의 선율을 보더라도 마치 동양 음악의 한 부분을 보는 것처럼 어느 한 성부에 우선권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성부가 각자 선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물론 주된 선율은 최상성에 있습니다) 네개의 선율이 화성 구조 안에서 일치된 아름다움을 평등하게 만들어 갑니다
이 곡의 조성은 B flat으로 되어있지만 처음 8 마디에서의 조성을 보면 처음 두 마디만 B flat으로 되어 있고 다음 6 마디에서는 모두 F major로 되어 있어 5음계로 된 선율 부분과 마딧수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 이음쇠 부분의 구실을 하고 있는 마디가 세번째 마디인데 이 부분에서 그는 4분의 3 박자로 변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같은 구조를 9~16 마디에서도 역시 똑같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17 마디에서 부터 b가 시작됩니다 b는 동기 면에서 a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구조 면에서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제 2 바이올린을 제외한 나머지 성부가 캐논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며 각 성부의 진행이 발전적인 구조를 갖고 있는 점이 a와 다릅니다 a에서는 texture에 거의 변화가 없고 한결 같았으나 b에서는 악구의 구조가 발전적인 구조를 취하므로 4+4+2+2(또는2+2+2+2 )+2+2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19 마디에 나타나는 64 분 음표는 복잡해 보이지만 턴 꾸밈음의 실음을 악보로 풀어 놓은 것입니다 이 음형은 후에 더 구체적인 음형으로 나타납니다 b에서의 전체 구조 흐름은 초반부는 자신의 선율을 a에서 가져와 진행하고 있지만 중반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약간씩 발전을 해가며 a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연결구의 역할을 해 나갑니다 아래에 b의 후반부인 25~32 마디 까지의 간략화된 화성 진행을 모아보았습니다
이 악보를 보면 처음 네 마디는 두 마디씩 짝을 이루는 구조이며 5,6 마디는 그 작업이 2분의 1로 축소된 것을 베이스를 통해 알 수 있으며 마지막 두 마디는 a로 돌아가기 위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3 마디 부터는 제 1 바이올린의 한 마디의 브릿지를 거쳐 앞의 a가 완전히 그대로 반복 됩니다
50 마디부터 B가 시작이 되는데 53 마디 까지는 A와 연결시켜 주는 브릿지가 되고 54,55 두 마디는 B에 대한 도입부가 됩니다 이 B 부분에서의 구조에 특별한 것이 보입니다 그것은 도입 부분부터 첼로에 보이는 고집저음(固執低音,Basso ostinato)입니다 이 고집저음은 B의 전체를 통해서 끊임없이 지속 되는데 첼로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고 제 2 바이올린 그리고 비올라와 짝을 이루어 계속 같은 음형을 반복합니다 내성의 두개 악기도 F음과 D♭음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데 화성 진행의 변화를 위해 다섯 차례 G♭과 C가 등장할 뿐 첼로와 함께 끊임없이 고집악구를 반복합니다 이 부분은 B flat minor로 보는 것이 전체 구조에 타당성이 있지만 D flat major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첼로의 두번째 8분 음표가 반음 진행을 지속하여 네번째 8분 음표에서 D flat major의 딸림음이라고 볼 수 있는 A flat에서 D flat major의 으뜸음이라고 볼 수 있는 D flat 음으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어쨌건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에서 확실한 장단조 내지는 기능화성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환타지를 완성해 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B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게 되어 있지만 음악은 오히려 절제 되어져 최대한 필요한 음들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더욱 아름답습니다 그야말로 불필요하게 과장시키기 위한 음들이 없고 영혼의 진수만을 표현한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여기에서의 악구 구조는 다소 불규칙적입니다 악구 구조는 전체적으로 여덟 마디 씩 규칙적으로 되어 있으나 선율이 나타나는 부분은 세마디 단위로 된 부분들이 많으며 나머지 한 마디는 휴지부로 되어 있는 불규칙적 구조입니다 56 마디부터의 선율 구성을 보면 <3+휴지마디>+<4>+<3+휴지마디>+<3+휴지마디>의 구조가 지속이 됩니다 58 마디의 제 1 바이올린에 등장하는 마지막 8분 음표의 A flat 음은 7음으로 되어있는데 이것은 2도 하행해 해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것이 마치 D flat major의 딸림음인 것 처럼 62 마디에서 D flat 음으로 해결 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A flat 음은 같은 선율이 뒤에서 반복 될 때 82 마디에서는 B flat으로 나타나 완전한 3 화음을 이룹니다 그러한 두 가지 다른 입장으로 해석되는 것을 통해 이 곡에 대한 그의 화성적인 의도를 알 수 있습니다
80 마디 부터는 고집저음의 형태가 약간 달라집니다 제 2 바이올린이 선율에 가세를 하기도 하며88 마디 부터는 또 다시 아래 성부의 악기들과 함께 고집저음을 연주합니다 첼로에 나타나는 음형의 형태에도 변화가 있으며 85 마디에는 B flat minor의 7음이 되는 A음이 등장하여 이끔음의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61 마디의 비올라가 D flat에서 C로 2도 하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던 것에서 온 것입니다 이렇게 고집악구가 형태를 조금씩 변화시켜 가는 것은 97 마디에서 부터 다시 나오는 A'로 돌아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한 계획으로 볼 수 있습니다
82 마디의 B flat음은 앞에서 한 번 언급을 했었는데 앞에선 두 차례 계이름 '솔'(7음)로 나타났었으나 여기에선 '라'로 등장하여 충만감을 이루고 그리고 음을 두마디 후에 D flat으로 높여 감정을 고조시켜 이 악장에서의 클라이맥스를 만들었습니다 88 마디 부터는 A'로 돌아가는 연결구로 악상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97 마디 부터는 A'로 앞의 A의 선율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지만 첼로를 제외한 모든 성부가 똑같이 선율을 유니슨으로 반복합니다 앞의 A에서는 a+b+a의 구조였는데 여기 A'에서는 선율이 등장할 때 유니슨이나 옥타브로 중복하여 선율의 음량을 상당히 확대하여 반복하고 있고 선율 구조도 a 부분이 8 마디가 확대 되어 있습니다 앞에서는 8마디의 주선율을 한 차례만 반복하였는데 여기에서는 두차례를 반복하여 선율을 강조하고 있고 반면에 앞의 A에서는 b 다음에 a 가 한 차례 더 나오지만 여기에서는 더 이상 나오지 않습니다 차이점을 쉽게 보여 주면 다음과 같습니다
A-a(16마디)+b(16마디)+a(16 마디)
A'-a(24마디)+b(16마디)
물론 A'의 b(122~137)는 확실한 자기 선율을 연주하지 않고 역시 앞에서 B로 갈 때와 같이 B'로 가는 연결구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122 마디부터 b'가 되는데 처음의 두 마디만 앞의 b의 선율 형태로 나타나서 3 마디 후에 동형 진행의 형태로 반복할 뿐 선율은 여기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여기에서는 25마디에서 부터 등장했던 화성진행에 기초하여 B'로 가는 연결구를 만드는 것이 주된 임무 처럼 보입니다 122 마디에서부터 136 마디 까지의 화성을 보면 그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122~123 -I도
125~126 -IV도
128~136 -VII7/V-I46-V7-I
이 B에서 뒷부분의 a가 생략이 되었지만 130 마디의 비올라에서 주선율이 단편적으로 등장하며 기억을 되살려 줍니다
138 마디부터 B'가 시작이 됩니다 앞의 B와는 다른 몇 가지 점이 눈에 보이는데 우선 앞과 같이 고집 악구는 지속 되지만 형태는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이제 종지로 가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음표가 많이 간략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과 더불어 B flat minor로 선율이 나왔었는데 여기에서는 같은 선율이 옥타브 이상 낮추어지고 조성도 B flat으로 바꾸어졌습니다 단조로 만든 선율을 장조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러한 방법은 차이코프스키가 작곡 기법으로 가끔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점점 모든 움직임이 간략하게 정리가 되어지고 종지가 가까워지는 느낌이 듭니다 B'에서 역시 A'처럼 선율을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지는 않고 B에서 쓰인 선율들을 기억을 되살리는 정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53 마디의 제 1 바이올린에서부터는 고집악구에서 변화되어 저속 화음으로 진행하는 아래 세 악기를 반주로 하여 5 음계적 진행을 해 오다가 162 마디부터는 반음계 진행으로 색채를 부여하며 2악장의 코다를 시작합니다
코다에 쓰인 음형들은 2 악장 전체에 쓰인 음형들을 모아 재결합한 것으로 A와 B에 흩어져 있던 것들을 동시에 사용하였습니다 167~168 마디의 경우 제 1 바이올린의 선율은 A의 b(30 마디)에서 가져 오고 아래 세 악기의 반주는 B(54마디의 내성 악기 음형)나 B'(138 마디의 아래 세 악기 음형)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172 마디에서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주선율의 모티브를 반복하며 계류음을 만들어 해결합니다
이때 차이코프스키는 계류음을 해결할 때 해결 화음이 지난 후 해결음을 등장시켜서 음악에 대한 미련을 남깁니다(계류음 해결의 원칙이지만 해결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해결음 D는 아래 성부 화음에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곡의 마지막 두 마디는 변격 종지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에 변격 종지를 만든 것은 이 곡에 5음계적인 요소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 5음계가 7음계(Diatonic scale, 온음계)보다 변격 종지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첫댓글 imslp에서 다운 받은 악보인데 모양이 좋지는 않아 보입니다 다운 받은 상태가 원래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