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산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시두가 없다가 때가 되면 대발할 참이니 만일 시두가 대발하거든 병겁이 날 줄 알아라.” 하시니라. [道典7:47]
선생님께서는 지금까지 천연두 환자를 다뤄보신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왜냐하면 환자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천연두는 1980년에 세계보건기구에서 지구상에서 완전히 없어졌다고 선포한 병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그렇게 선고를 할 때는 전세계 어디에든, 북극이든 남극이든 그 어느 곳에도 병원균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단지 있다면 실험실서만 실험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그런 상태를 말합니다. 천연두는 치사율이 높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렇습니까? 문헌에 의하면 치사율이 한 10%정도 된다고 합니다(참고로 북한은 더욱 강력한 천연두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치사율은 최고 50%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열 명 앓으면 한 명 정도는 죽는 것이니까 치사율이 높은 것입니다. 혹자는 10%는 별거 아니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를 들어 감기를 100만 명이 앓는데 그 중 10%인 10만 명이 죽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엄청난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10%의 치사율은 꽤 큰 것입니다. 의사의 입장으로 봐서는 사망률이 1%라도 큰 것인데 10%씩 죽는 다는 것은 상당한 것입니다. 현직 의사 선생님 가운데 천연두 환자를 다뤄본 분이 있을까요? 60세가 넘으신 노(老)의사들 가운데는 혹시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업하고 계신 분이나 혹은 대학병원에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어릴 적에 불주사라고 해서 천연두 예방주사를 맞은 기억이 있는데, 이 주사는 한번만 맞으면 어른이 되어도 그 효과가 지속됩니까? 대한소아과학회에서 발행한 『예방접종지침서』라는 책을 보면, 1975년도 접종표에는 애기가 태어난지 12∼14개월에서 한번 맞히고 그 후 4∼6세에서 다시 맞히고, 11∼13세에서 또 다시 접종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5년마다 한번씩 접종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1979년도 예방접종표에는 천연두(종두)가 빠져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천연두가 박멸되었다고 하니까 빠지게 된 것 같아요. 만약에 천연두가 발생하여 환자가 병원을 찾아온다고 한다면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대체를 하시겠습니까? 일단 보건소에 신고를 한 후에 격리 입원을 시켜야 하겠지요. 격리를 시킨다면 보통문제가 아닌데 혹시 크게 유행한다면 사회적인 혼란이 있지 않을까요? 어느 정도 혼란이 오겠지요. 요즘은 독감으로도 다 휴교를 하는데, 천연두는 전염력이 강하니까 학교는 모두 휴교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방접종을 80년도부터 안 했으니까 그 이후에 태어난 스물 서너살 쯤 이전 되는 젊은이들은 거의 학생일텐데, 당연히 학교를 다닐 수 없을 것입니다. 제 경우 만일 천연두가 확산되면 임기응변으로 어떻게 할 수 있겠지만, 개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크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일이 발생하면 정부에서 유기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고 거기에 열심히 따라가는 것 밖에는 특별한 것이 있겠어요. “천연두 바이러스가 외국에서 들어오지 않는 한 자연발생적으로 천연두가 발병하지는 않겠죠”
선생님, 소아과 개업을 하고 있는 젊은 의사들에게 물어봤더니 천연두 환자를 다룬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선생님의 경우는 어떠십니까? 내가 57년부터 의사생활을 했으니까 벌써 한 사십육칠 년 됐죠. 그런데 천연두 환자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 합니다. 물론 어릴 적에는 봤지만, 내가 의사 생활을 시작할 무렵에는 천연두 환자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면 50년대 당시 벌써 천연두 백신이 널리 사용되어 천연두가 사실상 사라진 건가요? 그렇죠. 계속해서 우두를 놨잖아요. 그 우두 때문에 천연두가 사라진 것이지요. 천연두가 없어져서, 천연두 예방접종 안 한지가 벌써 한 15년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럼 원장님도 어렸을 때 우두를 맞으셨습니까? 그럼요. 물론이지요. 일제시대 때 아무리 시골이라도 면 사무소에서 주기적으로 와서 우두를 놔 줬기 때문에, 그 당시에 우리나라 사람치고 안 맞은 사람이 거의 없었죠. 천연두는 딴 거하고 틀리거든요. 보통 홍역 같은 건 모체에서 면역을 받아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1년 가까이 지나야 홍역을 시작하지만, 천연두는 일찍부터 오기 때문에 애기 나서 서너 달만 되도 우두를 다 놨습니다. 그래서 우두 자국 없는 사람 없었어요. 그 때는 혹시 우두를 안 맞은 사람이 있으면, 면에서 주기적으로 나와 전부 놨어요. 그때 여기 팔뚝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개까지도 맞았는데, 우두자국이 이만큼 밑에까지 내려갔지요. 하여간 우두 안 맞은 사람은 없었어요. 지금은 신생아에게 별의별 예방접종을 다하지만, 그 당시만 해도 예방접종이라는 건 단 하나 우두 밖에 없었죠. 딴 건 생각지도 않았고 또 있지도 않았어요. 요즘에는 드물지만 어렸을 때는 얼굴이 곰보된 사람들을 간혹 봤습니다. 천연두를 앓으면 자연히 그렇게 생기는 겁니까?
그게 진피 속까지 염증이 생겨서 그런 것이거든요. 수두 역시 천연두와 같은 염증을 보이지만 그냥 겉에만 빨갛게 일어나고 곪아서 딱지 떨어지면 그만이거든요. 하지만 천연두의 경우에는 속까지 염증이 생겨, 낫고 나서도 곰보같이 되는 것이죠. 주로 얼굴에 많이 생기고 사지, 팔 다리에 많이 생겨요. 우리나라에 다시 천연두가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날 확률이 있다고 보십니까? 없겠죠. 지금은 사라졌으니까요. 천연두 박테리아가 외국에서 묻어오지 않는 한 없을 거예요. 천연두만은 그래요. 여기 책에도 이렇게 써 있어요. 우리나라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생물무기로써 퍼뜨리면 몰라도 자연발생적으로는 천연두가 생길 수가 없다는 것이죠.
특집기사를 준비하면서 소아과 전문의 몇 분과 천연두에 대한 말씀을 나눴습니다만, 이미 수십 년 전에 사라진 병이라 환자를 접촉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 미생물학을 전공하신 박사님을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찾아온 것이 최근 신문지상과 매스컴에 가끔 등장하는 천연두를 이용한 테러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얼마 전 매스컴에서 미국 부시 대통령도 천연두 예방접종을 했고 대 이라크 전쟁에 투입되는 병사들도 천연두 백신을 맞았다고 합니다. 지금 지구촌이 테러와의 전쟁으로 어수선하고, 아울러 한반도 또한 북핵위기 때문에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천연두 테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 신문보도에 의하면, 미국 CIA에서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이라크, 북한’의 다섯나라가 천연두 균을 보유하고 있다는 발표를 했다고 하는데, 대처 방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지요. 천연두 테러에 대비하는 방법은 오로지 예방접종 그러니까 백신 주사를 맞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천연두가 발병된 후에는 달리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오로지 백신을 통한 예방이 유일한 방법일뿐입니다. 원래 천연두균을 공식적으로는 미국과 러시아만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서로 폐기하기로 약속을 했었어요. 그런데 이 약속이 안 지켜졌죠. 그 후 테러를 주도하는 국가들이 생물무기로 가지고 있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죠.
천연두는 박테리아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로 오는 질병입니다. 그런데 이 천연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중에서는 크기가 가장 큽니다. 대개는 천연두 바이러스보다 10배 정도 작지요. 에이즈 감염, 이런 것도 바이러스로 오는 것인데 예방약도 없고 백신도 없는 상태죠. 또 간염은 그나마 백신이 있지만 100% 다 예방되는 것은 아니고요. 사실 바이러스성 질병 중에서 유일하게 완전히 예방된 게 천연두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천연두는 바이러스치고는 시원찮은 바이러스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967년부터 본격적으로 전세계에 예방접종을 실시했어요. 10년의 집중적인 노력 끝에 1977년에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환자 발생 보고가 있은 후 1980년에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선언을 했지요. 천연두는 지금까지 인류가 정복한 유일한 질병에 속하죠. 우리나라에서는 1959년에 마지막으로 환자가 발생되었는데, 어떤 책에는 1960년이라고도 돼 있죠. 1979년에 예방접종을 중단했고 법적으로는 1993년에 1종 전염병에서 빼버렸습니다. 이런 웬만한 내용은 대개 잘 알려진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천연두 예방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 천연두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것입니까?
흔히 생물학전 세균전으로 쓰일 수 있는 것으로는 페스트(흑사병)나 얼마 전 신문지상에 자주 올랐던 탄저균이 있어요. 그런데 페스트는 치료제로 좋은 것이 나와 있고, 탄저균도 항생제가 있기 때문에 환자마다 개별적인 치료가 가능해요. 하지만 천연두는 바이러스 자체를 죽일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치료가 안되는 거예요. 오로지 우리 몸의 면역기능으로만 퇴치할 수 있는 것인데, 미리 백신을 통해 면역을 시켜 놓으면 발병이 안 되지만, 이미 병이 발생된 상황에서는 자기 면역이 생겨서 병을 이기든지 아니면 사람이 죽든지 하는 것이죠. 바이러스는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치료제가 없어요. 제가 얘기하는 치료제란 원인이 되는 미생물을 죽이는 약, 그러니까 원인 치료제를 말하는 겁니다. 우리가 자주 앓는 감기도 바이러스잖아요. 감기도 원인 치료제가 없다고 하죠. 그렇지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잖아요? 그것은 원인 치료가 아니고 증상치료죠. 후유증으로 오는 것을 의사가 치료하는 것입니다. 열이 오르면 열 내리는 약을 처방하고 기침이 나면 기침을 멎게 하는 처방을 하고 이렇게 대증치료를 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천연두는 원인 치료제가 없고 오직 면역만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나이가 어느 정도 든 어른들은 초등학교 시절 불주사를 맞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렇게 예방접종을 받으면 천연두에 영구면역이 되는 것인가요? 예방접종의 효력은 학문적으로는 5년 정도입니다. 사실 면역이란 것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거든요. 영구면역이란 일단 천연두를 한번 앓았던 사람의 경우에나 해당합니다. 어떤 사람은 천연두 예방접종의 효력이 15년을 간다고 말하기도 하던데요? 예방접종 한번 했다고 평생 가는 것이 아니고 한 5년 정도 효과가 지속됩니다(백박사가 인터뷰를 마친 후 기자에게 준 자료에는 3∼5년으로 되어 있다). 그렇지만 5년이 지나서도 사람에 따라서는 면역력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어요. 면역 지속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르거든요. 한편 보통 5년이라고 할지라도, 그 이전에 천연두에 걸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면역이라는 것은 일종의 유전적인 반응이에요. 면역이 강하게 생기는 사람도 있고, 똑같은 백신을 맞더라도 약하게 생기는 사람도 있고 상당히 다양하다고 봐야 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람을 말할 때 몸(체력)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말입니다. 백신을 맞았을 때 면역이 생기는 강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하여튼 백신을 지속적으로 맞다 보면 환자가 줄잖아요. 그리고 나중에는 환자가 없어져 버릴 수도 있고요. 그러면 감염원, 전염원이 없어지니까 지금같이 전세계적으로 천연두가 없어진 거죠. 결국 바이러스를 퍼트릴 수 있는 씨가 말랐으니까, 전염원이 없어졌으니까 면역이 없어도 상관이 없는 시대가 된 것이죠. 치사율이 몹시 높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인가요? 10∼40%죠. 하지만 이것은 옛날의 통계수치입니다. 그러니까 천연두가 박멸되기 이전에 자연감염이 성행할 때를 말하는 거죠. 당시는 어느 정도 강한 면역을 지닌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많았을 것이라고 봐요. 하지만 지금은 물과 공기 등의 환경오염이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게 심화되어 있잖아요? 요즘에는 감기에 걸려도 과거와는 달리 잘 낫지 않고 오래간다고 해요. 그리고 지금은 천연두 자연감염 자체가 없어진지 이미 상당히 오래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되고요. 최근 천연두가 발생한 적이 한번도 없으니까 치사율의 정확한 수치는 모르죠. 통계를 잡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달리 실험할 동물도 없고요. 왜냐하면 천연두는 사람이 유일한 숙주거든요. 소 같은 경우는 천연두 바이러스가 아니고 우두 바이러스에요. 천연두 바이러스는 유일하게 사람에게만 감염돼서 병을 일으키죠. 나이든 세대는 어려서 예방접종이라도 맞았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약한 면역이 남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전혀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세대에게는 오랜 기간동안 자연감염 자체가 없었으므로 어느날 갑자기 천연두에 노출이 된다면 사망률이 훨씬 더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나이든 세대가 안전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천연두 예방접종은 역사적으로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입니까?
영국인 의사 제너에 의해 1776년에 시작됐어요. 당시는 목장에서 소젖 짜는 아가씨들이 많이 있었잖아요. 우두에 걸린 소의 젖을 짜다가 아가씨들이 우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거에요. 그러니까 소젖 짜는 여자들이 우두 발진에 접촉해서 감염이 되는 거죠. 그러면 약한 천연두 증상이 나타나거든요. 그 후에 소젖 짜는 아가씨들은 천연두에 감염이 되더라도 큰 병이 안 되는 것을 알았어요. 제너가 살았던 시대는 곰보가 많았을 때인데, 이상하게도 소젖 짜는 아가씨들은 곰보가 없는 것이죠. 여기서 힌트를 얻은 제너가 우두를 앓는 사람의 발진, 그걸 가지고 접종을 시작한 거죠. 지금도 천연두 백신으로 우두를 사용합니까? 지금은 그걸 안 쓰고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써요. 처음에 제너나 우리나라의 지석영 선생님도 우두법을 썼지요. 하지만 그 후로는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씁니다. 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천연두 바이러스와 이웃사촌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요. 유사한 바이러스지만 병원성은 없고 이 예방접종을 받으면 천연두에 대하여 면역을 일으키는 거죠. 천연두는 어떻게 전염되는 것입니까? 콜레라 같은 것은 수인성 전염병이라 음식을 끓여먹으면 예방된다고 하는데, 천연두의 경우 감염되는 것을 알고 미리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습니까? 주로 공기감염과 접촉감염이에요. 접촉감염은 천연두가 피부 발진을 일으키기 때문이죠. 달리 말하면 상기도 점막이나 피부접촉을 통해서 전파되는데, 만일 극장과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천연두 환자가 기침을 하게 되면 금방 전염될 수가 있죠. 그러니까 호흡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것인데, 쉽게 생각해서 재채기나 기침을 하게 되면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와서 상대방에게 옮아간다는 말입니다. 이것을 비말감염이라고 해요.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면 미세한 물방울들이 대기 중에 뿜어져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환자가 기침할 때 전염성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죠. 따라서 이럴 경우에는 안면 마스크와 같은 보호 장구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옛날에 천연두가 박멸되기 이전에 자연감염이 될 때에는 주로 어느 계절에 발병했습니까? 주로 호흡기로 퍼져나가니까 겨울철이 많았지요. 그것은 결핵 같은 것도 마찬가지여요. 밀폐된 공간에 감염자가 있을 때 옆 사람에게 전염이 잘되거든요. 결핵도 약이 좋아서 환자가 줄어든 면도 있지만, 사실 주거 환경이 좋아져서 자연 감소된 것도 많아요. 예를 들어 1965년에 중국에 결핵 환자가 5%였는데 지금은 1% 이하로 줄어들었어요. 그것은 약이 좋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우선 환경이 바뀐 거예요. 우리 어렸을 적에는 작은 방에서 일곱 여덟 식구가 겨울철에는 완전히 문 닫고 살았잖아요. 만일 천연두가 자연발생적으로 다시 발생한다면 봄, 여름보다는 겨울에 크게 발병할 수 있다고 봐도 됩니까?
자연 발생??? … 만일 그렇다면 옛날 개념으로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옛날에는 사람들이 겨울철에 따뜻한 곳, 밀폐된 곳으로 모였으니까요. 그리고 여름철에는 문을 다 열어 놓고 살았잖아요. 과거에는 학교도 여름철에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수업을 했으니까요. 따라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고 여름철에 가장 적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급격한 주거환경 변화로 볼 때 꼭 계절을 따질 수는 없지 않을까 해요. 왜냐하면 도시에는 여름철에도 에어콘 틀어놓고 문을 꼭 닫고 있는 큰 건물들이 많잖아요. 그리고 지하철이나 공항의 대합실 같은 곳은 많은 사람들이 대량으로 움직이는 곳이거든요. 만일 테러로 인해 발생한다고 하면 계절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요. 천연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환자에게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가요? 잠복기는 대략 7∼17일로 알려져 있는데 평균 12일 정도예요. 잠복기에는 바이러스에 노출 후 3일 안에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어요. 잠복기를 거친 후에 갑자기 발병되는데 초기 증상은 감기증상하고 똑같아요. 열나고 식욕 떨어지고 불쾌감, 가벼운 기침, 몸살 이런 것이죠. 그리고는 천연두 특유의 피부 발진이 시작되죠. 피부 발진이라면? 그것은 도약적으로 여러 단계가 있어요. 처음엔 불그스레한 반점이 생기다 솟아나는데 구진이라고 해요. 그리고 여기에 물이 차요, 수포라고 하죠. 다음엔 이것이 곪아 가지고 농포가 돼요. 다음에 딱쟁이(갑피)가 생기고 딱쟁이가 떨어지면 흉이 되죠. 그래서 곰보가 되는 거예요. 천연두는 이러한 과정이 전 몸에서 따로따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일률적으로 생겨요. 주로 얼굴하고 사지에 생기는데 이러한 과정을 다 합쳐서 피부발진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러한 피부발진은 수두의 그것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알다시피 수두도 발진의 과정을 거치지만 앓은 후에 흉이 생기지는 않죠. 또한 수두와 천연두의 발진과정은 차이가 있어요. 그것이 뭐냐 하면 수두는 발진의 여러 종류가 동시에 주로 몸통 쪽에서 생깁니다. 발진도 보이고 구진도 보이고 농포도 보이고… 하지만 천연두는 그게 아니라 전 몸에서 시간을 따라 단계적으로 생긴다는 것입니다. 얼굴과 사지에서 일단 구진이 생겼다가 그 다음에 수포가 생기고 다시 농포가 생기고… 이렇게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죠. 이것이 예전에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특징인데 요새는 환자가 없으니까 이 지침이 도움이 되지가 않죠. 잠복기 때 환자 자신이 감염 사실을 알 수 있는 몸의 변화가 혹시라도 있습니까? 잠복기 때는 전혀 모르죠. 물론 열도 나지 않고요. 잠복기는 바이러스가 들어와서 우리 몸에서 증식하는 기간인데 시간이 지나 어느 정도 증식이 되어 우리 몸에 있는 세포가 파괴되어야 그것을 느끼거든요. 피부 발진이 나타나기 전에 바이러스가 서서히 증식하는 기간이 그게 바로 잠복기죠. 만일 자신이 천연두에 노출되었다고 생각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잠복기가 대략 12일 정도니까 곧바로 예방접종을 하면 효과가 있다는 것이죠. 의심이 되면 말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예로는 광견병이 있습니다. 미친개한테 물렸을 때 바로 예방접종을 하면 치료가 되거든요. 이것을 ‘노출후 예방접종’이라고 하는데 미친개에게 물린 것이 확실하다면 그 때 예방 접종을 해도 늦지가 않아요. 왜냐하면 광견병은 주로 뇌에 반응을 일으키는 것인데 잠복기가 길거든요. 다리 같은데 물려서 뇌까지 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천연두에 걸리면 낫더라도 보기 흉한 곰보 흉터는 누구나 다 생기는 것입니까? 옛날에 천연두에 걸렸다고 다 곰보가 되지는 않았잖아요. 병의 정도는 사람에 따라서 다른 것이니까요. 병에 걸렸지만 도중에 면역이 생겨서 낫는 사람도 있고, 끝까지 가서 흉터가 생기는 사람이 있을 수 있죠. 물론 죽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과거에 천연두를 앓았는데 괜찮은 사람도 가끔 있었잖아요. 병이라는 것은 항상 극단까지 가는 것은 아니죠. 특히 미생물 감염은 그냥 잠복기만 거치고 자기도 모르게 낫는 경우도 있고, 병의 정도가 아주 약하게 끝나는 사람도 있고 중증으로 가는 사람도 있고, 이렇게 아주 다양한 거죠. 그러니까 만일 천연두 바이러스에 갑자기 노출되면 다 죽는 게 아니라, 그 중에서 면역이 빨리 생겨서 낫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면역이 전혀 없는 상태라 그때부터 잠복기를 거치면서 면역이 생기는 거죠. 사람에 따라서는 저항력이 잘 생기는 사람은 전혀 병에 안 걸릴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고 봐야죠. 치사율이 예전에도 10∼40% 였지만 지금은 뭐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만일 천연두에 걸린다면 자기가 면역이 빨리 생겨서 이기는 수밖에 없는데 워낙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죠. 결국 천연두에 노출되기 전에 백신 접종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천연두 백신 예방접종 계획이 있습니까? 미리 할 수도 있지만, 문제제기가 안 됐으니까 그런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는 못했습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천연두를 이용한 테러의 가능성이 있다면요? 그러한 가능성이 있다면 당연히 백신 접종을 하겠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