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에 대해 공부를 해 보고자, 구입했던 도서...
고통 구경하는 사회라는 제목을 보고서는
사회에 대한 다양한 고통을 설명하고 그 고통을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
어떤 생각을 가져야 되는지를 안내하는 도서로 생각했다.
일정 부분 맞는 부분도 있지만, 이는 기자생활을 하면서 사회에 존재하는, 그리고 직접 부딪힌 고통을 안내하고 있다.
(사실 안내라는 표현이 맞는지... 매우 어색하다. 단어의 한계임을 느낀다.)
어떻게 보면 '뉴스의 윤리에 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자의 초점과 시각, 그리고 사회에서 고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안내하고 있는 도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3가지를 느꼈다.
1. 기자라서 그런지 생소하고 (나만) 처음 겪는 단어가 많았다.
덕분에 검색하고 기록하는 등 단어의 풍성함과 매력을 느껴본다.
2. 문장의 솔직함과 고통에 대한 글쓴이의 내면을 담고 있다.
하나의 사건과 사고, 거기에 따른 고통에 대해 다양한 생각과 고민, 번뇌가 보였다.
물론, 쉼표가 많거나 비유 등이 많아 한 문장을 이해하는데 어려움도 있었다.
3. 뉴스를 다시 생각하고 보게 되었다.
뉴스는 고통을 취재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 고통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왜 이런, 혹은 방법으로 고통을 담았을까? 의미는 무엇일끼?
고통을 생각하게 되고 '왜'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다.
도서에 나에게 의미로 다가왔던 문장을 몇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 저널리즘은 진실을 전달하고 정보와 지식을 널리 공유하여 사람들이 더 나은 판단을 하도록,
세상을 더좋은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게되어 있다고 믿는다.
@ 우리가 고통을 보는 이유는 다른 이의 아픔에 공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연대를 통해 느슨한 공동체를 일시적으로나마 가동하여 비슷한 아픔을 막아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 극악무도한 일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을 손가락질하고 욕하는데는 일견 속시원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개인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그 방향을 틀어야 한다.
범죄가 일어나도록 방조하는 사회구조와 가벼운 처벌을 일삼는 사법 시스템을 가리켜야 한다.
@ 고통을 착취하고도 변화를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시대착오적인 오만인지도 모르겠다. (난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되지 않는다는 패러독스에 빠진다.
@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고통일수록 사람들에게 더 잘 알려질 수 있다는 순환논리가 완성된다.
@ 언론 스스로가 갈등을 만드는 행위자가 되고 있는 않은지 우려되어서이다.
@ 억압의 맥락을 자른 보도는 억압을 재생산하고 기존 질서를 공고하게 만드는데 기여하곤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원진 맥락을 복구하는 작업이다.
@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사적인 애도를 겪어내는 이들을 위해 사회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이다.
@ 고통의 전달은 필연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혹은 공감과 연대를 요청한다.
때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시적 공동체가 꾸려진다.
@ 기자들은 뉴스를 통해 행동과 변화의 가능성이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한다. 가능한 걸까?
"진정으로 어려운 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 믿을 만큼 인간성에 대한 충분한 신념을 가지는 것이다"
- 마리 콜빈(종군기자) -
@ 세상의 변화라는 건, 개인들의 자유로운 반응 속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화학작용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뉴스는 고통이다. 타인의, 다른 지역, 사건사고 등등... 에 대한 고통이다.
우린 면역력이 생긴 것처럼 타인의 고통을 그냥 받아들인다.
방송사에도 그렇지만, 온라인에서는 조금 더 스펙터클하다. 그래야지 조회, 구독, 알람 설정으로 이어진다.
고통을 재단한다. 고통을 진통제처럼 우린 복용한다.
글쓴이는 고뇌한다.
'고통의 저널리즘이 안방에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볼거리로 전락해 남의 고통을 무례하고 폭력으로 소비하는
유해한 저널리즘이 될지,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끔 하고 사회적 공감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윤리적 저널리즘이 될지'...
고통을 통해 우리사회는 연민과 감정을 교류하고 상호작용하는 것은 어떨까?
그들이 고통을 내어주는 것은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그들이 고통을 통해 생산해 낸 씨앗을 공동체에게 주고 희망과 가능성을 열게 해 주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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