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14구간(보룡고개-입봉-조약봉-오룡동고개)
1.일시: 2015년 3월28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동
3.날씨: 전형적인 봄 날씨로 등산하기는 쾌적하고 좋았다. 다만 이번 졸업 구간의 아쉬운 점은 시원한 조망을 선사할만한 높이의 산이 없어 쾌적한 날씨에 걸맞는 탁트인 조망을 못봤다는데 있다.
4.산행거리 및 시간: 09:51:54~ 15:54:42(06:02:48)
이동, 도상거리: 8.71km, 7.01km
평균 속도 휴식 포함: 1.44km/h
휴식 제외: 2.49km/h
고도: 674~ 377(297)m
오르막 거리, 속도: 4.04km, 2.06km/h
내리막 거리, 속도: 3.80km, 2.46km/h
휴식 횟수, 시간: 4회, 02:32:41
gps 오류 횟수(터널포함): 0회
출발
작년 오월을 시작으로 금남의 정맥 능선길을 밟은 지 두달 빠지는 일년이다. 세월이 유수같다고 하지만 이제는 속도감 조차도 느끼지못할 정도로 휙휙 지나간다.
이제 또 하나의 정맥을 떠나보내야 하는 종착점에 와있다. 매번 하나의 정맥을 마치면서 느끼는 소감이지만 같은 산하, 같은 능선길이지만 왜 정맥 마다 마다 말로 표현할 순 없지만 조금씩 산행의 맛이 다른지...
식생도 그러하고 밟고 지나가는 암릉의 돌들 촉감도 다르고 흙의 냄새 또한 다르다. 오감을 열어 놓고 저들이 언제 어디서 건 막힘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열어놀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오감을 화알짝 열어놓는다.
바람도 들어오고, 파란 하늘도 들어오고, 암릉의 뽀족한 질감을 발바닥에서 느끼고, 코로 흙냄새, 나무 냄새를 구별하며 맡으니, 이몸 자체가 스스로 미묘한 정맥 능선상의 차이를 감지하는 것이다.
배워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몸이 체득한 그것 그대로, 날것 그대로 내몸 안으로 확 들어온 바로 그것이다.
여기에 말을 갖다 붙이면, 말이 녹고 뜻이 녹아 '言語道斷 心行處滅' 그 자체가 된다.
금남정맥 어느 구간 구간 애틋하지 않는 곳이 없지만 그중 그래도 개고생으로 삶과 죽음의 교차로에서 방황했던 계룡의 능선 자락이 가장 기억에 남는 구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건 안빈낙도 회원이라면 인정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안구를 정화시켜준 구간임에 틀림이 없고, 또한 굿거리 장단에 엉덩이를 들썩 들썩하게 해준 연화당 굿당과의 우연한 조우!
굿당의 생생하고 살아있는 기이한 전경을 생전 어디서 보겠는가? 아마도 그날 굿당을 우연히 조우하지 않았으면 우리 일행중 누군가는 잘못되었을 수도 있다. 그 만큼 연화당 굿당과의 조우는 기이하고도 특별한 것이었다.
아마도 계룡산 산신령의 가피로 안전한 굿당으로 인도해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든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며 대둔의 기기묘묘한 암릉과 어우러진 단풍의 바다, 그 단풍의 바다에 풍덩 빠진 구간이었고 그 명성이 허명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대둔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백색의 겨울 운장산 구간은 암릉과 쇠줄의 연속으로 이구간에서도 삶이 경각에 달려 대롱대롱 공중에 매달렸다.
금남정맥 구간중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운장산 연석산이 포진하고 있어 대둔을 포함하여 멀리 계룡의 자락까지도 조망할 수 있었던, 안구가 정화되고 행복했었던 구간이었다.
이렇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딛다 보니 어언 주화산 조약봉! 우리의 금남은 사라지고 금남호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 삼정맥 분기점에 서서 눈을 감으니 호남정맥을 따라 내려가는 안빈낙도 산악회 회원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금남호남을 출발하면 언제 다시 이 삼정맥 분기점에 다시 설 것인가?
금남이여 잘있으시라! 이곳을 다시 찾아 호남정맥을 이을 때 까지 잘있으시라!
안님낙도 산악회원들이여! 그들의 철각을, 그들의 불타는 의지를, 그들의 여망을, 그들의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를 찬탄하라!
금남호남을 거쳐 백두까지 천지신명이시여 우리의 걸음 걸음을 굽어 살피소서!
이번 마지막 구간은 접근하기가 좋아 자가용을 버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전주터미널에서 이곳 보룡고개까지는 택시로 이만원 정도 나오는 거리에 있다.
그림에서 보듯 이구간은 짦지만 오르내림이 심하다. 가파른 오르내림이 마지막 졸업 구간을 딴지 걸려고 안간힘이다.
보룡고개 휴게소 공사 현장이다. 저뒤로 보이는 주유소 뒷길이 정맥길이다.
내려오는 버스에서 내내 잠을 안자고 이빨을 쉴새없이(2시간 40분 동안)깠지만 아직도 할말이 남았나 보다.
전주 터미널에서 이곳 보룡고개까지 택시비 이만냥.
뒤로 보이는 곳이 정맥길이다.
입봉 도착 10시 44분. "니뽕"이라고 하기도 한다나 뭐라나!
봄바람이 살랑 살랑부니 '바람' 은 벌써 자는 겨?
드디어 삼정맥 분기점에 다와 가는 것 같다.
삼정맥 분기점 도착 11시 54분.
드디어 금남정맥 졸업! 그런데 어째 무덤덤하네!
삼정맥 분기점 동영상!
삼정맥분기점에 조약봉 표지석이 묻혀있다. 일부러 묻어 놓은 건지 비바람에 묻힌 건지 알 수가 없다. 이 비석의 기단석은 반대편 능선에 나뒹굴고 있던데...
조약봉의 '봉'자가 특이한데 옥편에도 안나오고 봉우리'봉'자가 아니고 무슨'봉'자인지 알 수가 없다.
허거걱! 금남정맥 졸업 퍼포먼스!
배꼽빠지는 줄 알았다! 다음 금남호남정맥 졸업할 때는 빨래판 복근을 제발 보여다오!
일단 배들은 안나왔으니 합격!
'바람'은 숨을 쉬는 겨 안쉬는 겨?
점심 동영상! 먹는 내내 아무도 출몰하지 않았다.
개인땅 경계표시.
노랑제비꽃! 노란 꽃잎이 한층 도드라져 보인다
번듯한 정상 표지석보다 오히려 정감가는 막돌로 된 정상석!
봄의 진저리 아우성!
이곳에서 드디어 마이산의 특이한 산의 형상이 잡힌다. 어언 전라북도의 심산에 든 것이다.
벌써 운장산과 연석산 능선길이 아스라하다.
오룡동고개 도착 3시 47분. 다음 구간은 동물 이동로 위로 지나면 된다.
이곳에서 또 이빨을 까면서 부른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전주터미널까지 택시비 사만냥을 달라고 한다. 오천원을 깍으니 안된단다 그럼 천원은 깍아주나?
'그윽한 미소'는 차마 이소리는 못하고 묵묵히 사만냥을 지불한다. 전주터미널에 도착하여 바로 4시 55분 차를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딱선생'이 밖에서 시간 때우느라 어슬렁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전주의 유명 막걸리 집을 뒤로 하고!
남부터미널로 도착하면 항상가는 그집 순천집! 그집의 대표 매뉴 참꼬막 데침!
이건 그냥 깔 수가 없어 전문적으로 까는 도구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 쫄깃 쩔깃한 감칠맛은 어느 무엇과도 비교가 안된다.
'그윽한 미소'는 이 참꼬막 마니아인 것이다.
삼합 이건 또 '딱선생'이 죽도록 싫어하는 음식! 그러나 내가 또 좋아하는 음식! 호 불호도 천인 천색인 것이다.
참꼬막을 깐 자태! 보이질 않는가 저 꼬들 꼬들한 감칠 맛이!
이건 누구나가 다 좋아하는 해물 파전.
이동영상에는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이집은 특히 내가 좋아하는 홍어탕을 저렴하게 파는 집이다. 한그릇에 7천냥인데 어디서 건 먹어볼 수 없는 가격이다. 거기다가 이곳은 강남 아닌가! 너나 할 것 없이 한숟갈씩 뜨고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가장 강력한 걸로 달라고 했으니...
'딱선생' 왈 "차라리 썩은 걸 먹지"! 그래 맞다 차라리 썩은 걸 먹는 것이 이보다는 나을 거다! 그러나 이걸 먹으면 나는 스트래스가 풀린다. 그댓가로 아구창이 다 헤지긴 하지만서도...
시간이 남아 한판을 치러갔는데 누가 누가 이겼을 까나?
오늘은 '딱선생'도 힘을 못쓰고 '그윽한미소'도 힘을 못쓰고 해서 결국 건 돈은 모조리 국고에 귀속이 되었다. 마지막 '딱선생'의 안간힘도 '그윽한 미소'의 고함소리도 허공속으로 잦아들고 말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각자의 집으로 고고씽!
금남정맥을 무탈하게 졸업한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시.
첫댓글 고생들 많았다...퍼포먼스도 좋았고..청학이 언급 했듯이 금남은 뭐니뭐니해도 계룡산 정상 부근 헤메고나서 오밤중에 무엇에 홀려 연화당으로 내려온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래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