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금은방 풍경이 그렇듯이 봉황 당은 연탄난로에 올려진 노란 주전자에서 진즉
부터 물이 끊고 있고, 주인장이 진열장 벽 쪽으로 비좁게 줄을 맞추고 있는 숫자
시계를 건성건성 닦고 있습니다. “아저씨 야구할래요?”요새는 금값이 18K한 돈에
팔 때 109,000원 살 때 130.000인데 그 때만해도 20만원을 육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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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4K로 한 냥 반을 목에 걸고 5돈은 반지로 끼고 다녔는데 반지도 목걸이도
어디로 갔는지 목이 허전합니다. 선우와 금방 아저씨가 공터에서 캐치볼을 합니다.
“살살 던질 게요 아저씨.” 정봉이가 비밀연애를 유지하기 위해 동룡이 친구들에게
김치 복음 밥으로 한 턱 쏜답니다. 정팔 이랑 덕선이가 비가 올 모양인지 기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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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가 않습니다. 나도 모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봅니다.
이쁜 년 보라가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 사법고시를 보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합니다.
알바 한 달 보장과 비밀 유지를 당부하고 나오는 류 해영은 이번 “응쌍팔“의 히어로가
분명합니다. 저는 과거엔 청순가련형이 좋았는데 이젠 청승맞은 건 싫고 보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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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차고 보이시한 여자 그리고 똑똑한 여자가 좋아졌습니다. 공 효진, 김 옥빈 이후로
류 혜영은 제 로망입니다. 일화가 통장의 적금 불어나는 것을 보고 좋아 죽습니다.
자린고비로 수년을 살다가 빚만 갚아도 좋은 모양입니다. 이만기가 천하장사를 몇
년째 휩쓸고 있고, 주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고 아나운서가 누가 쫓아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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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멘트를 합니다. 전통 때나 박통 때는 개발이라는 것이 무궁무진하게
있어서 경기 하나는 좋았습니다. 모니 뭐니 해도 경제의 기본은 머니가 아닙니까?
덕선의 진학 상담을 위해 일화는 덕선의 학교를 찾아가고,
수도권4년제는 힘들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일화는 다리의 힘이 풀리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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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득 주눅이 들은 덕선의 손을 붙잡고 괜찮다며 복도를 걸어가는데 제가다 미안합니다.
그러게 공부 좀 하지 그랬어. 제 막내딸 예주가 외고를 가야하는데 못 가서 풀이 죽어
있을 것입니다. “예주야 괜찮아, 아빠가 널 제일 잘 알아, 넌 글도 잘 쓰고 회화에 소질이
있어서 웹툰이나 에니메이션 하면 잘할 거야, 3년 동안 언니한테 데생을 배우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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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선이가 대문 앞 계단에 앉아서 세상 짐을 다 지고 앉아 있는 것을 정팔 이가 먼저
봤는데 망설이다가 택 이에게 인터셉트를 당합니다. 그러게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잖아. 여자는 힘들 때 따뜻한 말 한마디면 반은 넘어 오는데 왜 그랬어. 보라가
첫 월급 탔다고 덕선이 용돈에 일화 화장품 그리고 동일이 와이셔츠까지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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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는 여러모로 매력덩어리입니다. 선물 챙기는 센스는 여자의 매력중 하나입니다.
20-2번 안방학동 가는 버스가 저를 20년 전으로 타임 슬립 시킵니다.
정봉이가 가나 초콜릿을 전해달라며 뛰어오고 정팔 이는 기사에게 10초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공부 못하는 정봉이가 정팔 이보다 잘하는 것 하나는 사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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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사이에 고민하지 않고 사랑에 목숨을 거는 것입니다. 정 팔아 알았냐?
택이 아빠를 우습게 알았다가 여럿 다칩니다. 선우에 이어 정환 이 아빠가 알력 기를
들고 설치더니 기어이 일을 내고 맙니다. “여보!” 미란이 혼비백산 달려가는 것이
서방이 허리를 다친 모양입니다. 그렇잖아도 시원찮은 서방이 허리를 다쳤으니 큰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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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방정식 근의 공식 ax 1 +b x+c=0,a≠0에서 왜 1이 나오느냐고 덕선이 묻습니다.
덕선이 개과천선을 하려고 몸부림을 쳐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러게 수학은 기초가
필요한 과목입니다. 저도 수학을 덕선 이처럼 2차 방정식에서 포기했는데 수도권 내
대학에 가려면 포기하지 말고 꼭 수학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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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성준은 의사가 없어서 수술을 못하는 상황인데 부원장이
직접 수술을 해준다니 이렇게 고마울 때가 또 있겠습니까? 동일이 딸내미가 사다준
와이셔츠를 꺼내들고 좋아 죽습니다. 저는 딸 둘을 키우면서 종이 카네이션이랑 연필
편지 받고서 20년을 보관 했었는데 만약에 와이셔츠라도 선물을 받는다면 말할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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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할 것입니다. 정팔이의 라이벌 최 택 사범이 시합 도중에 아버지 전화를 받고 병원
원장에게 손수 전화를 건 모양입니다. 요새도 2차 진료를 받기위해서는 백그라운드가
있어야 입원을 할 수가 있는 사회가 대한민국 사회입니다. 성준이 입원한 병실에 두 아들과
미란이 지키고 앉았는데 제가 왜 부러운 것이지요? 저는 이런 상황이면 한 달이라도 웃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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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할 것입니다. 케이블 TV에서 처음으로 공개강좌를 연다고 하니 덕선 이는 열 공해야
할 것입니다. 일화가 남편의 한 맺힌 꼬막타령을 탑을 쌓아 잠재웁니다. 음식은 아마도
동일 네가 젤 잘해먹는 것 같습니다. 선우 네는 오이소박이를 해 놓고 선영이 오빠야 를 부릅니다.
꼬막은 껍질이 두껍고 빗살이 투박한 벌교 꼬막이 최고입니다. 물론 값이 3배는 비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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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막이나 오이소박이는 울 어머니 표가 최고입니다. 꽃게 무침은 벌써부터 군침을 돋게 만들지요.
바람 잘 날 없는 쌍문동 악동 중에 이번엔 롱룡이가 오토바이 시고를 내서 지구대에
붙잡혀있습니다. 친구 4명에 보험 왕 엄마, 학 주까지 와서 동룡을 데려가는 이 동네 저도
한 번 살고 싶습니다. 저는 유치장은 샐 수 없을 만큼 들락거렸는데 늘 혼자해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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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기념으로 동룡과 덕선이 나미의 “인디안 인형처럼‘에 맞춰 한 바탕 댄싱을 하는데
택 이가 입을 쩍 벌려 보고 정팔 이가 하이에나처럼 친구의 반응을 관찰합니다.
보라가 선우를 만나 비엔나커피를 마십니다. 뭔가 할 말이 있는 모양인데 말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선우냐, 나 사법고시 준비하려고” ‘그러면 우리 헤어지는 거 아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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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스무 살 무렵 명동의 코스모스 백화점8층에서 미스 박 누나를 쫓아다니면서 처음으로
비엔나커피를 마셔봤는데 달짝지근해서 먹었지 맛도 몰랐습니다. 그 누나도 보라처럼
예뻤는데 제 나이가 쉰 둘이니 그녀는 지금쯤 할머니가 되었을 것입니다. 아, 옛날이여!
비엔나는 오스트리아의 수도지만 지금도 그대는 내 심장의 수도입니다.
2015.12.25.fri. 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