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 오마키展 / Shinji Ohmaki / painting
2009_0903 ▶ 2009_0924 / 월요일 휴관
Shinji Ohmaki_Echoes-Crystallization "Happiness in Everyday Life" Exhibition_2008
Installation view at Contemporary Art Gallery, Art Tower Mito
Photo by Daici Ano, Courtesy of Contemporary Art Center, Art Tower Mito
초대일시_2009_090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선컨템포러리
GALLERY SUN CONTEMPORARY
서울 종로구 소격동 66번지
Tel. +82.2.720.5789,5728
www.suncontemporary.com
일본 작가인 신지 오마키를 만나게 된 곳은 일본이 아니라 서울에서 였다. 그는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2006년, 3개월간 서울에 머무르면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를 만난 자리는 일본 큐레이터인 유코 하세가와와 미디어 시티 서울의 오프닝이 끝나고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 그는 쌈지 스페이스에 레지던스를 하기위해 서울에 왔다고 하였고 몇 주일 후 그의 작업실을 방문하였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다루는 스페이스 작업과 바닥 설치 작업에, 그리고 건물을 빨간 천으로 감싸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의 작업실을 방문한 후, 그를 전시에 초대하고 싶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전시를 같이 할 수는 없었다. 그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열리는 오픈 스튜디오에 이야기하던 작업을 완성하였다. 그는, 글씨를 잘못 쓰면 지우는 화이트로 가느다란 망에 지도같은 형태의 작업을 하였다. 하얀색으로 된 그의 작업은 빛에 의해 형태가 보이는 작업으로 글씨를 지우는 화이트가 지우는게 아니라 어떤 형태를 만들어 보여준다는 점과 공간과 공간 사이를 막기도 하고 비쳐 보이기도 하는 점이 흥미로왔다. 형태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 추상적인 형태로 보이기도 하는 그의 작업이 가진 이중적인 구조, 그의 작업이 가진 미학적인 아름다움과 신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신지 오마키의 작업에서 만나게 되는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Shinji Ohmaki_Shinji Ohmaki_Echoes-Crystallization "Happiness in Everyday Life" Exhibition_2008_detail
Installation view at Contemporary Art Gallery, Art Tower Mito
Photo by Daici Ano, Courtesy of Contemporary Art Center, Art Tower Mito
꽃 ● 꽃은 신지 오마키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이다. 그가 만드는 꽃은 유한성을 가지고 있다. 여러가지 색의 꽃은 바닥에 놓이고 관객이 밟고 지나가게 되면서 꽃의 형태는 사라지거나 원래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스텐실 기법을 사용한 그의 꽃은 안료 상태로 바닥에 놓여 관객이 발로 밟을 수 있게 놓여있고 관객이 지나간 후 안료가 섞여서 원래의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바뀌게 된다. 꽃의 종류는 전시 장소에 따라 그 지역의 꽃의 모습으로 제작된다. 꽃을 형상화한 안료가 관객들에 의해 뭉개지고 섞이는 과정을 보여주고 여러 색이 혼합되어 꽃의 형태는 희미하게 남게 된다. 여러 가지 색의 꽃 작업이 생과 동(움직임)을 나타낸다면 흰색의 화이트를 이용한 하얀 꽃은 죽음과 정(조용함)을 의미한다.신지 오마키는 2005년 두전시에서 여러 가지 색의 꽃 작업과 흰 꽃 작업을 시세이도 갤러리와 동경화랑에서 동시에 보여주어 꽃의 작업의 다른 면을 보여주었다. 이번 선 켄템포러리 전시에서는 한국에서 발표하지 않았던 흰 꽃 작업을 전시한다. 흰 꽃은 수정액과 수정 가루를 함께 이용하여 굳힌다. 멸종 위기에 놓인 꽃은 반복하여 그린다. 부서지고 무너져 가는, 사라져 가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삶 속에서 작지만 소중한 것, 놓치고 보지 못하기 마련인 세계를 연마한 아크릴 판을 통해 비추어 바라보도록 만든 흰 꽃 작업은 빛의 상태에 따라 꽃의 형태가 보이기도 하고 안 보이기도 한다.
Shinji Ohmaki_From workshop "Where have the flowers gone?"_2003
Installation view at Chiba City Museum of Art (Chiba, Japan), photos by Kouich Hayakawa
보이지 않는 요소들 ● 신지 오마키는 보이지 않는 요소를 보이게 만드는 작가이다. 2008 요코하마 트이엔날레에서 보인 「Memorial Rebirth, 2008」는 비누 방울이 나오는 기계 장치로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기간에 요코하마 곳곳에서 옮겨 다니며 보여졌다. 비누 방울을 가지고 놀았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여러개의 비누 방울 기계에서 나오는 비누 방울은 바람에 달리다가 사라져 버린다. 「Linial Air-Descend, 2006」는 여러겹의 선들이 천장에서 바닦으로 내려오며 공간을 만든다. 「Linial Air, 2003」은 석고를 이용하여 사람이 누워 있는 공간을 만든 작업이다. 상상이 가능한 공간을 제시하는 작업을 통해 존재가 사라진 이후의 존재를 제시한다. 선 컨템포러리 전시에서 신지 오마키는 5행의 요소인 불, 물, 금, 공기, 태양을 사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천이 여러 레이어로 되어 있는 작업은 일상에서 놓치는 풍경을 다시 보게하는 것과, 변해가는 순간들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레이어된 천은 존재가 있지만 다른 형태로 변화한 상태, 즉 액체가 기화하여 수증기가 되는 것처럼 사라지는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형태를 나타낸다.
Shinji Ohmaki_From workshop "Where have the flowers gone?"_2003_detail
Installation view at Chiba City Museum of Art (Chiba, Japan), photos by Kouich Hayakawa
사라짐 ● 신지 오마키의 작업은 남아 있기 보다는 사라진다. 바람을 따라 공기에 휘날리는 비누 방울이나 바닥에 뿌려진 안료도 「Kiseki」에서 볼 수 있듯이 버려진 쓰레기를 이용한 작업에서도 사용이 중단된 재료를 사용하고 전시가 끝난 후에 없어진다. 그의 작업이 가진 임시성과 사라져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프로젝트는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태도가 반영된다. 삶의 유한성을 수용하고 거리를 두고 인생을 바라보고 일상에서 느끼지 못하는 부분들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노력을 보여준다. 여러 겹으로 만들어진 커튼 작업은 일상에서 보거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을 겹을 통해 많은 부분을 볼 수 있도록 만든다. 천이 여러 레이어로 되어 있는 작업은 일상에서 놓치는 풍경을 다시 보게하는 것과, 변해가는 순간들을 드러내는 작업이다. 레이어된 천은 존재가 있지만 다른 형태로 변화한 상태, 즉 액체가 기화하여 수증기가 되는 것처럼 사라지는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형태를 나타낸다.
Shinji Ohmaki_Echoes - Crystallization_Crystal, White-out, Acrylic, Canvas_
15×14cm_2009
이동 ● 더 이상 작가들은 한곳에 머물러 작업을 하지 않는다. 신지 오마키도 한곳에 머물지 않고 이동하는 작가이다. 처음 그를 만나 곳이 일본이 아닌 서울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북경과 광저우에서 전시를 같이 하였다. 그의 작업은 한곳에 머무르며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장소를 찾아 그 장소의 역사와 이야기를 만드는 작업이다. 그의 비누 방울 작업은 2010년 남대문과 서울의 다른 장소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이야기가 있는 장소를 찾아 작업을 옮기고 보여준다. 그가 만드는 꽃 작업에서도 전시되는 장소에서 발견되는 꽃은 이용한다. 그가 이동하고 이동한 장소를 작업에 반영하는 모습과 전시나 작업이 진행되는 장소의 특성을 반영을 작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Shinji Ohmaki_Echoes - Crystallization_Crystal, White-out, Acrylic, Canvas_
120×120cm_2009
진행중 ● 신지 오마키의 작업은 진행중이다. 장소나 지역이 전해지면 그의 작업은 전개 된다. 머물지 않으며 움직이고 진행중인 그의 작업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흥미 진진하다. 그의 작업은 지역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만들어 진다. 어렵지 않은 어휘를 사용하는 그의 작업을 관객이나 지역민들이 손쉽게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그가 다루는 작업 내용의 깊이는 깊고 쉽지 않음에도 쉬운 단어를 선택하는 방식에서 관객은 공감을 하고 접근을 용이하게 만든다. ■ 김선정
Shinji Ohmaki_Echoes - Crystallization_Crystal, White-out, Acrylic, Canvas_
120×120cm_2009
일본작가 신지 오마끼는 도쿄 예술대학 조각과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와 쌈지 스페이스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그는 주로 규모가 큰 설치작업을 통해 작품의 완성 단계에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게 하거나 작품 안에서 움직임을 유도하는 특징을 보여준다. 특히 2000년 도쿄 시에서 주관하는 “Tokyo Wonder Wall 2000 (도쿄 원더 월 2000)”에서 수상한 이후 일본뿐 아니라 미국, 유럽 아시아에 있는 갤러리와 미술관, 공공기관으로부터 초대받아 많은 설치작품을 전시해왔다. ●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는 한국에서의 개인전으로는 처음으로 신지 오마끼의 새롭고 더 향상된 에코(Echo)시리즈와 평면 작업들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는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갤러리 공간 전체를 설치작품으로 만듦으로써 평범한 공간이 관객의 감각을 일깨우는 새롭고 비일상적 공간으로 전환되도록 하며, 예술작품과 삶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현재 그는 8월 11일부터 도쿄 The Global Environment Information Center 에서 열리고 있는 “이것은 쓰레기인가? (Is it Waste?)” 전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과 환경, 사회와의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신지 오마끼의 작품 주제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으며 오는 9월에 열릴 상하이 컨템포러리 아트페어에서는 “무엇이 컨템포러리아트인가”를 주제로 각국의 큐레이터, 평론가들이 함께 하는 포럼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의 작품 「유메노시마: 꿈의 섬」, 「유타카타:거품」은 경기도 미술관에 소장되어있으며 2003년 타로 오카모토 기념상 특별상, 2005년 미국 맥코믹 트리뷴 수상 후보로 지명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