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긴 한가 봅니다.
주중에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었고 한북정맥 보충수업을 하기 위해
출발하는 때에도 비는 부슬거리며 대지를 적시고 있습니다.
한북정맥 첫 구간 106km를 목표로 하고 산행을 시작하였으나 폭염과 폭우로 인해
육사생도참전비가 있는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구간이 시작되기 전에
보충수업을 하자고 이야기를 해두었기에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됩니다.
덥지 않고 날파리 꼬이지 않는 너무 이른 새벽 시간이라고 할까요?
출발을 해 봅니다.
출발은 말끔한 상태로 시작을 합니다.
가야 할 마루금은 공장지대로 막혀 있어 도로를 따라 작은넉고개에
다가서니 수목장과 함께 강아지들이 시끄럽게 짖어대고 죽엽산을
향해서 젖은 수풀을 헤치며 올라서다 보니 등산로 앞을 가로막고
한창 공사 중인 건물이 보입니다.
나중에 산행하시는 분들은 돌아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야 할 듯합니다.
비는 계속해서 오락가락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안개가
한 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게 짙게 드리웁니다.
그런 와중에도 싸부님의 시그널이 길을 안내해 주십니다.
감사합니다. 싸부님^^
어둠과 안개 헤치며 한참을 걸어 만난 죽엽산입니다.
수풀을 헤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신발에서는 개구리 몇 마리가
살고 있는지 개굴거립니다.
신기해 보이는 버섯이 여기저기 많기도 합니다.
무슨 버섯 인지 모르겠지만 이뻐서 찰칵해 봅니다.
나중에 싸부님께 여쭤봐야겠습니다.
귀요미 나무의자입니다.
이쁘다 이쁘다입니다.
음식점과 카페가 보이는 거리에 내려왔습니다.
규식님께서 트랙을 무시하고 도로를 따라갑니다.
왜 그러세요 그쪽 아닌데요.
했더니...
열심히 걸어가시던 규식님께서 저 앞에 보이는 파란색 간판이
GS 편의점인 줄 알고 열심히 걸어 내려가셨던 거였답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드시고 싶어서 편의점을 찾아갔었던 것인데
편의점이 아니었습니다.
의지의 한국인 이신 규식님
한참을 더 가서 e마트 24 무인 편의점을 찾아냅니다.
야간이라 주류 판매가 안돼서 비스무리한 탄산음료와 샌드위치를
골라 먹고 나옵니다.
다시 시작된 산행
원위치해서 노고산을 향해 갑니다.
오락가락하는 비와 함께 안개가 점점 더 짙어집니다.
내리막길도 축축이 젖어있어서 많이 미끄럽습니다.
조심해서 내려섭니다.
어느새 어둠이 물러나는 시간이 왔습니다.
살며시 밝아오는 밝음이 반갑기만 합니다.
맑은 날 같았으면 벌써 훤해졌을 시간이지만
축축한 날씨와 안개 때문에 랜턴을 쉽게 벗을 수가 없습니다.
도로에 내려섰다가 다시 숲으로 들어섭니다.
숲 속에 웬 꽃이?
알고 보니 이곳에 수목장을 한 모양입니다.
싸부님께서 무슨 버섯이라 하신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다시 물어봐야겠습니다.
공동묘지도 한참을 지나갑니다.
군부대 철조망을 지나서 도로에 내려서는데 또다시 비가 쏟아집니다.
핸드폰을 꺼내기도 귀찮고 빠른 걸음으로 진행을 합니다.
축석령을 지나고 축석교회 옆으로 올라서다 보니 비줄기가 다시 잠잠해집니다.
편안해 보이는 등산로를 따라 얼마쯤 올라섰을 까요?
왕방지맥 분기점입니다.
여기서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왕방지맥이고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좌측 길입니다.
비가 그친 숲길은 운치가 있고 좋습니다.
편안한 발걸음으로 걸어봅니다.
나중에 맨발로 걸어보면 좋겠습니다.
천보산 3보루 인증장소랍니다.
어떻게 아시는지 모르게 다 알고 계시는 규식님과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찰칵해 봅니다.
헬기장과 삼각점
특이하게도 삼각점이 두 개가 나란히 있습니다.
좋아하는 아기자기 한 암릉길도 나와서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봅니다.
날도 밝았고 비도 많이 오지 않으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는가 봅니다.
여기저기 간섭해 봅니다.
노오란 색감이 보기 좋은 원추리와도 이야기를 나눠 봅니다.
땅에서는 각양각색의 버섯들이 홀로 올라오기도 하고
무리 지어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눈맞춤하며 놀고 있는 사이에 규식님은 벌써
사라지고 안보입니다.
소나무에서도 버섯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입버섯인가 싶어 찰칵해 보지만 한입버섯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확실하게 알고 있는 영지버섯입니다.
제가 산속에서 이런 버섯들과 눈맞춤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제 손보다 더 큰 버섯들이 눈만 돌리면 보입니다.
한꺼번에 다 알려고 하다가는 모두 까먹을 듯해서
하나씩만 배워 보기로 합니다.
이 아이는 나중에 싸부님께 여쭤보고 배워봐야겠습니다.
이름 모를 이쁜이들과 눈 맞추다 보니 어느새 내려서야 할 곳에 다가섭니다.
사진 찍으면서 배터리를 너무 많이 소모한 것일까요?
골프장 옆으로 내려서기만 하면 되는데 핸드폰이 사망을 하십니다.
더 이상 이쁜이들을 담을 수 없다니 어쩔 수 없지요.
골프장 옆으로 내려서니 싸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배터리 없다고 하니 보조배터리 충전을 해주시고 금방 심폐소생술을 해주셔서
내려서는 곳 사진을 담아 봅니다.
골프장 내려 선곳에서부터 샘내고개 까지는 아파트공사와 군부대 등으로 인해
붕붕이로 빠르게 이동을 해서 저번주 마무리 하지 못한 한북정맥 1구간을
무사히 마무리합니다.
아침 일찍부터 문 여는 식당이 없지만 규식님이 자주 가시는 새벽 6시부터 문을
연다는 단골집인 아구찜 식당으로 이동해서 아침부터 맛깔나면서 묵직한 아침
을 열어봅니다.
그리고...
정기산행이 취소되어 붕 떠 버린 규식님
그런 규식님의 분신인 붕어빵 아드님과 함께...
모처로 이동을 해서 여름휴가 대용으로 숯불바비큐와 함께...
바비큐가 익어갈 동안 차조기를 듬뿍 넣은 오징어해물전과
삼치구이에 막걸리와 맥주로 빗소리 들으며 여름밤을 향해 달려 봅니다.
빗소리와 함께 익어가던 숯불바비큐도 너무 맛있게 물들어 가고
아주 제대로 된 짧은 산행 길고 긴 뒤풀이를 즐겨봅니다.
첫댓글 무더운 사무실에서 서류 제쳐두고~
환한 얼굴로 미소를 지어가며 보충산행 후기 즐거이 감상했습니다.
근무 중에 농땡이 치기가 제 전공입니다. ㅋㅋ
사진도 잘 찍어주셔서 즐거이 보고 있는데
비가 와도 좋네요..^^
버섯 애네들은
이름을 모른체 올려주셔서 - 공부하기는 안되었네요 ㅋㅋ
빨리 다류대장님께 여쭤보고 답을 구한 후
다시 한번 수정해서 올려주셔야할듯 합니다. 그래야~ 저도 자꾸 공부를 하겠죠?
더운 날씨도 사람의 열정에는 어쩔 수 없는 걸 느끼게 해주시는 후기
고맙습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ㅋㅋ
어머나!!
습하고 더운날에 서류마저 제쳐 두시고 제 산행기를
즐겁게 감상을 해주시다니 감개무량입니다. 부리나케님
근무중 농땡이 전공 이시라는 말씀에 잠시 빵 ㅎㅎ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부리나케님께서 환한 얼굴에 미소짓는
모습을 상상해 버렸지 뭐에요.
햇살이 따가운 것 보다는 차라리 보슬비 내리는 날이 산행하기는
더 좋은것 같아요. 이런것도 싸부님을 닮아 가나봅니다.
버섯 이름 모르는게 너무 많아습니다.
요즘 산행중에는 싸부님께 일일이 물어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버섯들이
앞을 다투며 올라오고 있습니다.
싸부님께서 무슨버섯 이라고 알려 주셨는데 한귀로 들어 왔다가 다른귀로
나가 버렸네요.
아무래도 싸부님께서 알려 주신 필살기를 배우려면 몇년은 머리가 고생해야
할듯 합니다. 한번산행 갈때마다 하나씩 배워보는 필살기를 써봐야 할듯 합니다.
저도 아직은 잘 모르니 하나씩 함께 배워 보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다음부터는 모르는것은 꼬박꼬박 여쭤보고 이름표 달아 볼게요.
다 알려 주실지는 모르지만요.^*^
우중에 한북정맥을 이어가셨네요.
큰넓고개, 작은넉고개, 죽엽산, 노고산 등 친숙한 지명은 아직도 남아있네요.
왕방지맥 분기점을 지나 샘내고개 전 황폐화된 곳은 여전한 모습입니다.
덕분에 오랜 추억을 되새겨 보구요.
남은 구간도 여름철 건강 유념하는 산행 되세요.
두분 수고많으셨습니다. (대문에 올린 국사봉 사진 멋져서요.^)
아무래도 뒤로 미뤄두면 언제 하게 될지 몰라서
시간 될때 해야할듯 해서 우중에 한북정맥을 보충수업을 했습니다.
PC로 로그인 하고 들어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제 사진이 대문에 떠억 하니 걸려 있어서요.
에이원방장님께서 걱정해주시는 덕분에 9정맥 안전하게
이어갈수 있을듯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