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겁했던 크루즈 여행 3
케치칸(Ketchikan)
아청 박혜정
7박 8일 동안 정박하며 들리는 도시는 케치칸, 주노, 스케그웨이 3곳이다. 내가 탄 배는 편도라서 3개의 도시를 거치면서 가지만 왕복의 경우에 주노는 알래스카 주도(state capital)라서 어느 배나 들리는 것 같고 나머지 2개 도시는 회사마다 조금은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정박하는 동안 배에서 내려 관광을 하려 했는데, 관광은 언제 신청해야하는지, 또 관광을 하기위해 만나는 곳은 어디인지 등 아이디어가 없었다. 흘려듣던 말을 생각해보면 택시를 타고 관광을 하거나 다운타운을 다녀왔다는 말만 들어서 관광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알쏭달쏭했다.
전 날 배에서의 프로그램과 대충의 장소를 익히려고 배안관광(?)을 했을 때 안내 데스크 쪽에 줄이 길게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궁금해서 살펴보니, 관광을 신청하는 줄이었다. 케치칸에서 할 수 있는 관광은 40종류가 넘었다. 신청할 때에는 각각의 관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는 책자를 보고 선택하면 된다. 배가 정박 해 있는 시간이 아침7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8시간 30분 동안이라 짧게는 1시간 30분의 케치칸 덕 투어(Duck Tour,수륙 양용 버스 관광)에서 부터 길게는 6시간의 낚시(Halibut Fishing)가 있었다. 우리는 그 중에 가격과 시간을 고려해서 트로리(Trolley)를 타고 케치칸 하이라이트 관광을 선택했다.
어디에서 떠나는 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몇 시까지 어디로 나오라고 안내가 되어있었다. 우리 배에서 내린 사람들을 위한 관광이라 모이는 장소가 배에서 내려서 바로, 아니면 배 안의 어느 장소로 되어있어 미아(? Lost Adult는 따로 적절한 단어가 없는 듯)가 될 일은 없었다. 케치칸은 항구 앞이 바로 다운타운이라 굳이 관광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시내구경을 걸어서 할 수 있다. 또 2불을 내고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토템공원으로도 갈 수도 있다. ‘미리 미리 예습을(?) 했다면 비용을 얼마 안들이고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아깝다….’ 꼭 다녀 온 다음에 후회하고 다른 분들께 경험을 나누어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려고 이렇게 글을 쓰느라 고생(?)중이다.
케치칸은 알래스카의 “관문 도시”로 명성이 높다. BC주의 프린스 루퍼트에서 북쪽으로 90마일 거리에 있고 연어가 주 수입원이었던 1930년대에는 연간 2백만 통을 생산하는 11개의 통조림 회사가 있었다. 또한 연간 200인치 가까운 강우량으로 경이롭게 신록이 우거져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토템 폴이 전시되어 있는 도시이다. 그 외에 볼거리는 럼벌잭 쇼(Lumberjack Show), 골드 러쉬 시절 많은 탐험가들이 몰려들었던 크릭 스트리트(Creek Street)가 있다.
아침 7시 20분에 배 바깥에서 트롤리 버스를 타려고 나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부터 서둘러서 아침 5시 30분부터 문을 여는 식당으로 갔다. 아침이어도(내게는 새벽?) 관광을 하려는 사람들로 식당이 붐볐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트롤리 버스에 올랐다. 시내를 관광하고 토템 폴(Totem Pole)로 유명한 삭스맨(SAXMAN Village)에 도착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토템을 보유한 공원이다. 알래스카 남동쪽에 거주했던 틀링깃(Tlingit)과 하이다(Haida) 원주민들의 전반적인 문화에 대해 설명을 듣고, 그들의 전통 겨울 집을 그대로 복원한 곳에서 이들의 언어와 역사에 대해 배울 수 있으며 Edwin C. Dewitt Carving Center에서는 원주민들이 토템을 만드는 것을 관찰하고 직접 실습도 가능하다.
관광을 마치고 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지도에 표시가 되어있는 무료 Wi-Fi가 되는 상점으로 갔다. 며칠 동안 카톡을 확인하지 못해서 혹시라도 제자나 수업에 대한 급한 연락이 왔을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카톡을 열어 보았다. 카톡이 열리는 순간 세상과 연결된 느낌이다. 급한 연락에 답을 하고 편히 시내구경을 했다. 점심을 사먹자니 혹시라도 맛이 없을까봐 맛이 보장된(?) 배로 돌아와서 바비큐 파티를 하는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에는 배안의 프로그램을 찾아다니기로 했다.
프로그램을 세어보니 아침부터 밤까지 80가지가 넘었다. 그 중 오후 프로그램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지방을 빨리 태우는 법, 미술 세미나 두 가지였다. 하지만 시간이 겹쳐서 어느 것 하나만을 선택해야 했다. 둘 중 살 빼는 것은 제일 관심사이지만 알아도 잘 안 되고 해서 피카소와 막스에 대한 세미나를 듣기로 했다.
세미나는 카페에서 했는데, 카페가 그 시간에는 세미나 실로 변해서 강의를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피카소(Picasso(1881~1973 스페인)에 대해서는 영어를 배울 때 프리젠테이션을 한 기억이 도움이 되었고, 막스(Peter Max 1937~ 독일)에 대해서는 생소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을 하며 비주얼, 팝 아티스트로서 유명하다. 1969년 라이프지의 표지 모델과 특집기사, 각종 TV 등에 출연했고, 지금 탄 배의 외부에 그린 그림과 비행기, 운동화, 차 등에도 그림을 그린다. 색채가 피카소에서 보듯 굉장히 컬러풀하고 화려하게까지 느껴졌다. 덕분에 미술 부문에 대해서는 정보가 잘 없었는데 요즘에 뜨는 작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저녁식사 후 1000명 정도(정확히는 모르고 나의 눈대중으로)가 들어가는 극장에서 서커스를 보았다. 매일 2차례씩 같은 공연을 시간을 바꾸어서 한다. 그곳에서 공연하는 팀들은 라스베이거스의 수준 정도로 뽑는다는 것을 전에 들은 바가 있었다. 역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원래 계획은 밤에 수영까지 하려했지만 너무 늦어서 다음에 하기로 하고 내일의 관광을 기대하며 잠을 청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