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추억>>
김달호
최후의 망실공비* 지리산 떠난 뒤에
가랑잎 학교 지나 천왕봉 올라서서
구름이
눈 아래 있으니 날개가 돋아났다
산중의 폭포 아래 모닥불 피워놓고
달님이 앉은 소(沼)에 선녀가 내려올까
나무꾼
잠 못 들고서 밤새워 지킨 허망
덕천강 원당보**에 지리산 잠겨 있고
윤슬이 노래하고 추억은 꿈결같다
천왕봉
눈 덮이는 날 실루엣이 선명하다 .
* 망실공비 : 인민군과 연락이 되지 않아서 잃어버린 공비를 칭한 이름.
정순덕이 1963년 11월 체포되었고, 다음 해 1964년 여름 친구들과 천왕봉에 올랐다.
** 원당보는 진주시 수곡면 원외리에 있으며
수곡면과 하동군 경계를 이루는 보에 지리산 천왕봉이 어린다.
<<피난 길>>
구명 줄 보따리에
아이들 들쳐업고
고무름* 깊은 산중
피난 길 생활고에
내일을
아무도 몰라
애태웠던 시간들
* 고무름에 피난을 갔는 데, 지금 어딘지 아쉼하기만 하다.
끝
김달호 ;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강남문인협회 감사, 남강문학회 서울 부지회장
(사)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서초문학상, 석탑산업훈장 수훈.
저서: <상사맨은 노라고 말하지 않는다>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