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나물)
우리 식문화의 근원은 나물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곰이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으로 변했다는 단군신화에서 보듯,
나물은 가장 오래된 전통식품임에 틀림없다.
그랬던 우리네 나물이,
우리의 삶과 함께해온 그 나물이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구식문화에 상당부분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참살이에 대한 관심은 다시 자연의 먹을거리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가난하고 소박한 나물이 어느새 건강을 지켜주는 진정한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선인들의 목숨을 지켜 주었던 구황식품 나물.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높아만 가는 요즘에는 현대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음식이 되고 있다.
여기에 맛과 향까지 더해지니 나물찬가를 부를만하지 않은가.
가난하고 소박한 음식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그 옛날의 선비들처럼 말이다.
“나물먹고 물마시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도다!”
하는 기개로 나물을 사랑하고 또 노래했다는 선비처럼,
우리도 나물반찬 서너 가지에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자부심을 가져봄직 하다.
나물처럼 안전하면서 진실한 맛도 드무니까.
나물 채취의 올바른 방법
우리는 나물을 캔다는 말을 자주 쓴다. 하지만 나물은 캐서는 안 된다.
달래나 냉이처럼 뿌리를 먹는 것들을 빼고는 뜯어야 한다.
나물을 뜯을 때도 줄기를 끊어 더 이상 싹이 자랄 수 없게 해서는 안 된다.
잎을 뜯고 원 줄기는 남겨두어야 다른 사람들이 또 뜯을 수 있다.
또 줄기를 살리면 꽃을 피워 나물의 번식에도 도움이 된다.
한 장소의 나물을 모두 다 채취해서도 안 된다.
일부분만 채취 후 장소를 옮겨야 내년에도 그 후에도 나물을 채취할 수 있다.
나물을 뜯는다는 건 훼손이 아닌 공생의 관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발에 밟히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가짐으로 뜯어야 한다.
자연이 훼손된다면 인간에게도 피해가 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인간도 결국 자연의 일부 아닌가. 자 그럼 나물 찾아 자연으로 떠나 볼까요.
(벌개미취)
가을에 무리지어 보랏빛 꽃을 피우는 벌개미취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는다.
(얼레지)
원추리와 더불어 비교적 이른 봄에 싹이 올라온다. 끊는물에 살짝 데쳐 말렸다가 먹는다.
나물중에 가장 부드러운 맛이라 할 수 있다. 줄기의 쫄깃함도 매력적이다.
꽃을 피우기 전이다.
(인진쑥)
달여서 약용한다
(삼잎국화)
쌈으로도 먹는다.
(두메부추)
부추의 특성인 매운맛은 순하고 씹으면 미끌한 점액질이 많다는 게 느껴진다.
두메부추 밑부분.
(쑥부쟁이)
들이나 논가에서 주로 자란다. 쑥과 국화향을 결합한 듯하다.
(벼룩나물)
벌금자리라고도 한다. 개울가나 밭에서 잘 자란다.
생으로 초고추장에 무쳐서 먹는다. 줄기를 씹는 맛이 좋다.
귀농해서 산나물 농사를 짓고 있는 산채원
(머위)
머위는 그늘이 진 습지에서 잘 자란다. 또랑가 언덕에 있는 머위밭이다.
남녘땅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물이다.
벌써 꽃도 피웠다.
물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머위꽃)
(달래)
들달래보다 산달래가 더 맛과 향이 진하다.
작년에 강원도 방태산에서 달래를 캐와 술을 담가놓았다.
달래를 캤다.
달래장에 밥을 비벼먹곤 하지만 두부를 지져서 달래장에 무치는 방법도 있다.
(자운영)
콩과 식물인 자운영은 이른 봄 논둑에 무리지어 자란다.
자운영을 뜯어 놓았다.
(자운영 꽃)
(누룩치)
누리대라고도 한다. 누린내가 거부감 생길만 하지만 한 두번 먹고나면 그 독특한 향에 빠지고 만다.
고급 산채에 속한다.
누룩치와 비슷하게 생긴 식물이 있는데 독초이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줄기를 잘라서 속이 비었고 하얀 액체가 나오는 게 누룩치다.
요즘은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나물이 되었다.
(파드득나물)
반디나물이라고도 한다.
(곤달비)
곰취와 흡사하게 생겼다. 줄기에 홈이 파인게 골달비다.
(피나물)
습지에서 잘 자란다. 줄기를 자르면 피처럼 빨간 유액이 나와 피나물이라 한다.
독성이 있어 어린 순을 데쳐 물에 담가두었다가 먹는다.
원 이름은 '노랑매미꽃'이다. 습지에서 잘 자란다.
줄기를 자르면 양귀비과 식물처럼 유액이 나오는데 피처럼 붉어서 붙은 이름이다.
이른 봄 어린순을 잘라 나물로 먹고 있지만 이 식물 자체에는 독성이 있다.
어린 순 만을 따서 데친 후 물에 한참 우려내야 독성과 쓴맛이 덜어진다.
빨간 액체가 나온다
좀 더 자세히
(원추리)
양지바른 얕은 야산에서 주로 자란다. 얼레지와 함께 가장 먼저 올라오는 산나물이다.
원추리와 비슷한 식물이 있어 혼동하기 쉽지만 원추리는 연두색이고
잎을 뜯어 맛을 보면 순한 맛이 난다.
알콜해독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하니 주당들에게 좋은 나물이라 하겠다.
계곡물 옆에서 자라고 있다. 원추리가 자라고 나면 다른 산나물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순을 막 피우기 전이다.
원추리가 먹기 알맞게 자랐다. 시장에서 재배 원추리는 사와서 하루만 지나도
시들고 노랗게 쇠어지지만 자연에서 자란 원추리는 며칠이 지나도 생기가 있다.
(산부추)
산에서 자라는 부추다. 뿌리는 쪽파만큼이나 크다.
첫 순은 부드럽고 향기롭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반부추보다 훨씬 질겨진다.
그 강인한 느낌이 때론 산부추의 매력이기도 하다.
물론 향과 매운맛도 훨씬 뛰어나다. 산부추인지 확인차 끝을 잘라 먹어서 저렇다.
자라고 있는 산부추. 원추리와 마찬가지로 얕은 야산에서 자란다.
산부추에 가까이....
좀 더 가까이.
요건 옆에 있는 산부추
산부추를 밭에서 재배하고 있다.
(명이나물)
산마늘이라고도 한다. 단군신화에 곰이 마늘을 먹었다는 대목이 있다.
그 당시에 마늘이 어디있겠는가. 이 산마늘이 단군신화에 나오는 마늘이 아닌가 추론한다.
장아찌와 김치로 담그고 쌈으로도 먹는다.
울릉도 산마늘은 내륙보다 잎이 넓고 크다. 맛은 좀 약한 듯하다.
나물의 올바른 섭취법
(취나물&머위)
나물은 한 가지만 먹기보다 되도록 여러 가지를 함께 먹는 게 좋다.
어린 나물들은 동물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약간의 독성(생화학물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를 함께 먹으면 독하거나 강한 성분을 중화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한가지만 먹었을때 보다 풍미나 맛의 어우러짐도 높아진다.
여러가지 나물을 한 상에 올리는 산채정식이나 산채비빔밥이 좋은 예다.
나물과 독초의 구별법
맛객이 알고 있는 상식선에서 나물과 독초의 구분법을 알려드립니다.
일단 눈으로 확인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 좋다고 나물역시 마찬가지다.
식용식물은 대체적으로 둥글스럽게 생겼고 시각적으로 편안하다.
반대로 독초는 날카롭게 생겼거나 불규칙적이고 보기가 싫다.
잎을 뜯어서 냄새를 맡아보는 방법도 있다. 나물은 풋 냄새거나 한약재냄새 등,
기분 좋은 냄새가 난다. 독초는 구린내거나 역겹다.
그래도 구분이 안 된다면 줄기를 끊어본다. 식용은 맑은 액체거나 하얀 유액이 나온다.
독초는 칼라가 있거나 검다. 처음엔 하얗다가도 금세 검게 되기도 하니 주의한다. 식
용식물 중에 피나물처럼 붉은 유액이 나오는 것도 있다.
피나물 역시 독초다. 그래서 어린순을 따 데쳐서 아리고 쓴 맛을 우려낸 후 식용한다.
두릅도 딴 후 잠시 후면 검게 변하는데 독초이기 때문이다.
다만 독이 강하지 않아 데쳐 아린 맛을 뺀 후 먹는다.
위의 나물과 독초의 구분법은 어디까지나 나물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 한해서이고
초보자는 확실히 알고 있는 나물이 아니면 채취하지 않는 게 좋다.
전문가와 동행 하면서 설명을 듣는 것이 나물을 배우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