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입술과 입안이 헐거나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걸 본 주위사람들은 대개 "많이 힘든가 보다." 또는 "피곤한가 보구나. 좀 쉬도록 해라."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피곤하거나 지치면 입술과 입에 병이 생긴다는 뜻인데, 과연 이 말은 옳은 것일까?
답부터 먼저 말하면, 사실이다. 원래 입안이나 입가 또는 입술 주위에 생기는 염증이나 궤양 등을 구내염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입안 점막에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의 총칭으로 보면 된다. 임상적으로는 크게 감염성인 것과 비감염성인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여기서 감염성인 것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침입이 원인이며, 비감염성인 경우는 자극이나 알레르기 또는 영양불량, 당뇨병, 요독증, 악성 빈혈 등과 같은 내부 질병의 경우를 손꼽을 수 있다.
하지만 감염성인 경우에도 사실 내 몸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일어난 것이기에, 역시 인체의 허약함을 근본원인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입안에는 항상 세균이 있지만, 몸의 면역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될 때는 세균에 대한 억제력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피로, 수면부족 등으로 체력이 떨어져 면역력이 저하되면, 그 억제력이 약해지고 따라서 세균의 활동성이 증가해 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일단 심열(心熱)증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기서 심장은 한의학적인 심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체의 마음과 생각을 주관하는 장기로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도한 스트레스나 기타 원인으로 상부에 열이 몰려서 생긴 경우는 열을 식혀주는 처방을 응용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심한 구취가 동반되는 경우는 위장에 열이 있는 것으로 보기도 하며, 피가 탁해지고 열이 많아진 현상으로 보거나, 습열(濕熱)이나 허열(虛熱)증상으로도 파악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반복적으로 구내염을 앓다보면, 스스로의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위험까지도 생기는데, 이 중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바로 '베체트씨병'이다. 이 병은 반복되는 구강궤양, 외부 생식기 궤양, 안구 염증의 세 가지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난치병인데, 일반 구내염의 치료법에 추가적으로 면역체계를 강화시키는 처방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그러므로 만약 반복적으로 입에 궤양이 생기고, 더불어 생식기와 눈에 궤양과 염증이 반복되면, 서둘러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